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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입니다.

헌터는 독학으로 강해진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작가돌
작품등록일 :
2021.12.27 22:11
최근연재일 :
2023.03.27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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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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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2.04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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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폭풍의 언덕 작전(2)

DUMMY

*


“똥. 떵. 어. 리.”


내게 망설임은 없었다.

멈춤도, 버벅임도 없다.

꼭 필요한 말을 효율적으로 내뱉었다.

가슴에서 울화같이 터져나온, 벼리고 벼려 절제된 진심이었다.


내가 망설였던 이유는 간단하다. 이들에게 동질감을 느끼고 연민했기 때문이다. 엄마와 함께 살면서 아저씨 아줌마라 부르며 따랐던 사람들이다.

하지만 스킬 『권위』 『위압』 『카리스마』는 나를 완전히 다른 인격으로 만든다. 행동에 거침이 없고, 오만하며 자신감에 차오른다.

지금 내 눈에 보이는 건 진실을 외면하는 겁쟁이들 뿐이다.


“당신들 눈엔 이 보고서가 거짓으로 보이나?”

“아니 저기 이보게··· 왜 갑자기 반발을··· 그렇게 위협적으로 나오면 무섭잖아······.”


처음엔 날 올려보던 사람들이 조금씩 고개를 숙이고 눈을 피했다.


“다시 한 번 묻겠다. 당신들 눈에 이게 거짓으로 보이나?”

“ ······ ”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답은 이미 정해져 있고, 너희는 대답만하면 되는 그런 질문.


나는 보고서를 쥔 손에 힘을 줘 사정없이 꾸겼다.

진저리가 난다.

보고서는 누가 보아도 믿을 수 있도록 쓰여졌다.

그러니 이들이 이러는 건 다분히 감정적이란 뜻.

그들은 믿을 수 없는 게 아니라 믿기 싫은 것이다.

연맹과 콩이 그런 미친광이들이란 사실을.


“알면서 왜 이러는 거지? 애초에 너희를 사지로 내모는 건 그들이다. 내가 아니라.”

“그건 당신과 마마손이 먼저 선전포고를···”

“우리가 먼저 하지 않았어도 그쪽에서 먼저 했을 거다. 보고서 말미에 적혀 있을텐데.”


나는 구겨진 보고서를 펴 마지막장을 그들에게 내보였다.

그들도 이미 본 내용이다.


-《연맹》 내부 통신망: 인위적 던전 러쉬는 발각의 위험성이 큼. 대신 마마손과 황진호 간의 은원을 이용, 콩 헌터단을 지원해 해당 지역을 초토화시키는 데 활용.


말인즉, 던전 러쉬로 창신동 일대를 중심으로 종로구를 날리는 대신 콩-마마손 전쟁을 이용하자는 뜻이다.

그리고 이건 내가 선전포고를 하기 전에 연맹과 황진호 사이의 오고간 내용이었다.

그들은 이미 첩보를 통해 황진호와 마마손의 전쟁이 가까웠음을 알았고 황진호가 선전포고를 하도록 종용하고 있던 것이다. 운이 없게도 그전에 내가 선전포고를 해서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았다.

이래서 급발진이 무섭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가는데 괜히 움직였다 계란 맞았다.


“그들은 너희를 버러지보다 못한 존재로 보는데 그런 그들을 믿는다면 너희들이 똥떵어리가 아니고 뭐지?”


─울컥.


여기저기서 울음이 터졌다.

화는 내지 못하겠고 당면한 상황과 진실에 억울함이 터진 것이다.

루팡 특급 배송에 밀려 사양길에 접어든 슈퍼마켓 주인 아줌마.

옆집 담벼락을 빌려 장사하던, 재개발 되면 이젠 어디가냐고 걱정했던, 애 넷 딸린 노점상 아저씨.

나는 그들을 묵묵히 쳐다봤다.

안타까움이 일었지만 『권위』와 『카리스마』로 억눌렀다.


그 와중에 유일하게 소리치는 이가 있었다.


“이··· 이이···. 취소혀드라고. 똥떵어리라니! 똥떵어리라니! 네 놈이 나한테 사간 계란이 몇이어? 고추장 떨어졌다며 슈퍼마켓 김여사한테 빌려간 고추장은 몇 통이고. 우리끼리 고운 정 미운 정 쌓아놓고 네 놈이 그 말이 뭐당가!”


양계장 사장이 위협적으로 도축칼을 휘둘렀다. 칼끝은 이제 자신의 배가 아니라 날 향해 있었다.

나는 잠깐 망설였다.

이제와 다시금 친절하고, 농담 따먹기 좋아하는 송민우로 돌아가야 하는가.


“지금 여러분들에게 필요한 건 말이지···”


그럴 수 없다, 나는.

지금 이들에게 필요한 건 나의 항복도, 위로도 보호도 아니다.

내가 진실을 알기에 나는 나에게, 그리고 이들에게 더욱 가혹해져야 한다.


실제로 황진호와 《연맹》이 하려는 미친 짓.

나조차 가늠할 수 없는 거대한 음모.


무엇보다···

이제 다가올 독립 전쟁에서 이들이 살아남으려면···

【역사】의 진실을 깨닫고 미치지 않으려면···

스스로 일어나야한다.

스스로 일어나는 방법은 스스로 누구인지 아는 것에서 시작한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내 음색은 사람이 사라진 골목처럼 고요하고 삭막했다.


“우리가 인간일 수 있게 하는 건 원숭이와 다르다는 생각이 아니라 원숭이에서 진화한, 원숭이와 같은 존재라는 데서 시작한다.”


어쩌면 나는 잠시잠깐 망설였을지 모른다.

이건 모욕이며 인격 말살이고, 폭력이었다.

그럼에도 할 수 밖에 없었다

누군가 총대를 메야 한다면 지금은 나밖에 없다.


“여러분이 똥떵어리가 아니라면, 똥떵어리가 아니라는 자기 위안이 아니라 스스로 똥떵어리라는 자각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



“이··· 이이··· 멍충이···”


신수영은 남몰래 이를 갈았다.

주민과 상인들은 가게를 나간 지 오래였다.

그녀는 그들의 눈빛을 일일이 확인했다.

열등감, 증오, 실망, 허무, 혼란.

온갖 감정으로 범벅되어 눈은 생기를 잃었고 눈물이 땅을 적셨다.

바로 저 멍청이 송민우 때문에.


그럼에도 송민우는 태연자약하게 앉아있다. 자자 저기 저 떡볶이가 누지지 않도록 젓고 양파를 송송 썰어 넣는 모습을 보라. 그 어떤 떨림도 없이 장인의 여유가 보인다. 그따위 말을 짓거리고도 저리 평화롭다니!

자신이 한 일에 매우 뿌듯해 하는 것 같아 배알이 뒤틀렸다.


“바보 멍청이···”

“뭐냐 신수영. 미친 거냐?”


꽈당─!


순간, 신수영은 놀란 나머지 의자에 앉은 채 뒤로 자빠졌다.

둔탁한 통증의 뒤통수를 어루만지며 송민우를 노려봤다.


“뭐에요 지금!!! 설마 독심술 뭐 그런 거까지 배운 거에요?”

“무슨 소리지? 넌 아까부터 다 말하고 있는데.”

“뭐뭐...뭐 내가··· 언제···”


이런 젠장.

흥분하면 속마음을 입 밖으로 내뱉는 버릇이 있는데 그게 나온 모양이었다.


“의견이 있다면 똑바로 말해라. 사람 앞에 두고 앞담화 까지 말고.”

“크흠··· 헷켁케.”


신수영은 헛기침을 하며 일어나 송민우를 노려보았다.

그의 시선은 오만하다 못해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었다.


“뭐··· 판을 깔아주신다면야 말하지 못할 것도 없죠.”


신수영이 잘잘못을 가리려는 그때 누군가 못마땅한 솔#의 하이톤으로 물었다.


“근데 이 년은 뭔데 우리 회의에 끼는 거지? 나이도 어린 게.


음조위였다.

그녀가 자신을 위아래로 훑어보는 통에 신수영은 대단히 불쾌했다.


“아줌마는 뭔데. 아줌마 나이 많다고 유세해? 갑자기 왠 나이 타령?”

“이 년은 자기 주둥이가 제 목을 조른단 사실을 모르는구나. 송민우. 이 아이는 너의 밤친구라도 되나? 아니면 마마손과 나눠 쓰는···”


순간 신수영은 자신이 뭘 들은 것인지 귀구녕에서 피가 나는 것 같았다.

밤친구?

그 뭐야 살 부대끼고 뭐 그런 거?


그녀는 송민우 쪽을 돌아봤다.

미동도 없는 돌부처의 표정.

왜인지 여기서 발끈하면 지는 것 같아 신수영은 잠자코 있었다.

얼마 뒤 송민우가 입을 열었다.


“죄송하지만 더이상의 무례는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더러운 말로 저 녀석과 저를 엮지는 마시죠.”

“하. 그건 내가 하고 싶은 말이라고 송 선새무니이임.”

“넌 잠자코 있어라.”


뭔가 뒤틀린 목소리로 핀잔을 주곤 위엄있게 말했다.


“이 녀석 또한 마마손의 요청으로 온 손님이니 의견을 말할 권리가 있습니다.”


요상한 분위기를 뽐내는 송민우.

원래 이 사람에게 이런 포스가 있던가?

숙연한 분위기가 이어져 모두 침묵을 지켰다.

괜히 무게를 잡는 게 못마땅했지만 신수영은 참고 넘어갔다.


“그럼 나.이.어.린 제가 한 말씀 올리지요. 저는 아까의 똥떵어리 발언과 어그로는 아주 멍청한 짓이라고 생각합니다. 송 선새무니이임 딴에는 충격 요법으로 그들의 말을 돌려세우려는 것 같은데···”


신수영은 잠깐 동안 그들의 처지에 감정을 이입해봤다.

서민들의 삶이 얼마나 팍팍한가.

월세 좀 아끼겠다고 반지하에 살면서 곰팡내, 고양이 오줌 찌린내 다 견디고.

먹고 살기 지옥 같은데도 그 목숨 스스로 끊을 수 없어 죽지 못해 사는 삶.

신수영도 다 겪어본 삶이었다.


“그런 사람들한테 똥떵어리라니! 그러면 그 상처 받은 사람들이 얼씨구나 하고 우리 편을 들겠냐고요. 이건 전략이고 협력이고 이전에 인간으로서의 문제입니다. 송 선새무니임 당신은 인간으로서 실격이에요 실격!”


괜한 흥분에 신수영은 자기도 모르게 얼굴을 붉혔다.

너무 막나갔나.

슬그머니 송민우의 눈치를 보았다.

눈을 감고서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응? 뭐지 동의하는 건가.

뭔가 수긍의 의미로 그러는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하다.

송민우가 자신에게 보이는 모습이란 거부, 거절, 반대, 선긋기, 거리두기, 철벽치기 뭐 그런 그것들이라 수긍, 동의, 인정 등등등은 매우 불편하고 어색하며 싫다.

그녀는 말을 마치고, 천천히 자리에 앉았다.

그래도 할 말은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었다.


“그런건가··· 나는 인간 실격인가.”


얼마 뒤 드디어 송민우가 입을 열었다.

신수영과 마찬가지로 다른 이들 역시 그의 입에 집중하고 있었다.

만약 저 입에서 헛소리가 나온다면 신수영은 당장 마마손님을 데려오라고 소리칠 생각이었다.


“그래 그런 거야. 마마손과 다르게 나는 인간 실격이지. 마마손은 히어로 활동을 하는 이웃들의 친절한 헌터니까.”


무슨 얘기를 하려는 것일까.

갑자기 마마손의 얘기나 꺼내고.

이상하게 공기가 촥 가라앉으면서 신수영은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았다.

분위기가 그랬다.

송민우가 사람과 상황을 압도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하지만이라고 말하는 순간과 동시에 문이 열렸고, 수 십 명을 등 뒤에 둔 한 중년이 모습을 드러냈다.


“인간 실격인 내가 사람들을 설득시켰다.”


신수영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



“우리는 사과를 받아야겠어··· 송 사장.”


양계장 사장은 우리 틈에 앉아 물잔을 홀짝였다.

그의 등 뒤엔 창문을 들여다보는 수십의 주민이 있었다.

그는 그들을 대표하여 온 것이었다.


“우리가 똥떵어리 같은 삶을 산다고 똥떵어리는 아니잖여. 황진호의 노예는 아니잖여.”

“ ··· ··· ”


나는 침묵을 지켰다.

여기서 말을 섞는 건 적절하지 않았다.

사죄의 자세는 내가 노린 효과를 반감시킬 뿐이고, 계속 된 위압은 이들을 도망가게 할 뿐이다. 지금은 듣는 게 최선이다.


“하지만 그 전에 분명히 하지. 그 보고서를 읽고 황진호에 대한 신뢰를 철회하기로 했어.”


부끄러운지 양계장 사장은 고개를 푹 숙이고 한숨을 쉬었다.

어깨가 부르르 떨렸다.

자괴감과 분노.

하지만 나는 그들의 용기가 보였다.

정유미는 반색하며 말했다.


“잘 생각하셨어요. 저희와 협력해주시면 큰 힘이 될 거에요!”


해맑게 웃는 그녀는 언제나 낙관적이다.

하지만 삶에 영혼조차 더럽혀진 이들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아니제. 그래도 분명히 할 건 분명히 해야지.”

“네?”

“조건이 있어. 우덜도 협상이란 걸 해볼라고.”


정유미가 슬그머니 나를 쳐다봤다.

나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야 대화가 통하기 시작한 것이다.

나는 그에게 물잔을 건네며 물었다.


“뭡니까?”

“공학자들을 설득해.”


물잔을 건네받은 양계장 사장이 냉수를 들이키곤 건물 내부를 둘러봤다.

리모델링을 했지만 허름하기 짝이 없는 마마손 분식집.

여기서 오합지졸들이 모여 황진호를 상대한다.

내가 생각해도 기가 차는 일이다.


“실은 우덜도 은연중 알고 있었제. 이건 다 쇼다. 빈민구제랍시고 황진호가 우리에게 자선을 베푼 건 제 사리사욕 챙기려는 거다. 그래도 어째. 먹고 살기 급급하고, 황진호 같은 영웅을 우덜 가슴 속에 채워놔야 버틸 수 있는데. 그게 다 살자고 하는 일 아녀?”

“지당한 말씀입니다.”

“그러니 공학자들을 설득해서 데려와. 그럼 자네 편에 서줌세. 아니 우덜도 군사 훈련 받은 민초들인께 아예 황진호랑 싸워줌세.”


그러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물론 대리인인 송 사장이나 앞세우고 뒤에 숨는 양반이 그럴 수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건 마마손을 지칭하는 말이었다.

용건이 끝나자마자 양계장 사장 자리에서 일어났다. 필요한 대화 이상을 나누기엔 우린 너무 많은 선을 넘었다.

나가려는 그를 내가 붙잡았다.


“사과 받으신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긴장한 나머지 양계장 사장은 잊고 있던 모양이다.


“아 그래야지. 받아야 하고 말고. 사과하게. 그것도 조건이네.”

“죄송하지만 저는 사과할 생각이 없습니다.”

“뭐?”


지금까지 애써 참고 있던 분노가 터져나왔다.

그 자리에 있던 모두 역시 경악했다.

신수영의 이 미친놈하는 표정이 적나라하게 보였다.

왜 다된 밥에 똥을 싸지르냐고.

그냥 고개만 숙이면 되는데 거만해가지곤!


“뭐...뭐··· 네놈···! 우리가 이렇게 양보했는데도!!!”


양계장 사장이 당장이라도 멱살을 잡겠다는 듯 걸음을 내질렀다.

그런 그를 무시한 채 계속 말했다.


“저는 똥떵어리를 똥떵어리라 했을 뿐. 사과란 모름지기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는 거 아닙니까. 전 잘못하지 않았습니다.”

“이 애미애비도 없고, 똥 싸다가 똥독 올라 뒈질놈!!!”

“다만.”


내 음색이 어마어마한 기세로 가게 안을 잠식했다.


“보여주십시오. 제가 틀렸다는 것을. 공학자는 반드시 설득할 겁니다. 그러면 그때 아저씨와 주민분들이 일어나 스스로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십시오. 그때··· 이 전쟁에서 승리하는 순간에 저와 마마손이 여러분 앞에서 허리를 숙이겠습니다.”


나는 싸가지가 없다.

그럼에도 결연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상한 설득력은 힘을 얻는다.


양계장 사장은 머뭇머뭇 있다가 체념한 얼굴로 발걸음을 돌렸다.


“설득이나 하고 말혀··· F급인 자네나, 그런 자네를 내세우는 마마손한테 그런 능력이 있을 성 싶지만··· 두고보지···”


가게 밖에서 웅성거림이 커지더니 이내 문이 닫혔다.



***



며칠이 지났고 주민들의 원성은 눈에 띠게 줄어들었다. 간혹 계란을 투척하거나 술 먹고 와서 ‘마마손 마마손’거리며 가게에 오줌 싸는 주정뱅이가 있었지만 사람들은 그냥 우리를 무시했다.

원망스럽긴 해도 내가 틀린 말은 한 것은 아니고, 그들도 은연 중 우리에게 기대를 걸고 있단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 기대에 어긋나면 아마도 그들은 우리를 다시 물어뜯을 것이다.

나도 내가 내뱉은 말이 있으니 공학자들을 설득하지 못하면 모두 내 잘못이다.

하지만···


“형님 공학자들 설득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요.”


길동이 가게 안을 왔다갔다하며 말했다.

주민들과 단판을 지은 직후, 나는 길동에게 을지로4가 공학지정구역의 공학자들과 접촉하라고 부탁했다.

이 전쟁에서 공학자들은 삼무법자 못지 않은 핵심 세력이었다.

문제는 그들이 이미 연맹의 사탕 발림에 넘어갔다는 것.


“애초에 그들에게 용산구 땅을 거저준 게 다 이유가 있었다니까요.”


을지로4가 공학지정구역이 재개발 되면서 공학자들은 용산구로 대거 이주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신수영이 가져온 보고서에도 나와있듯, 그것은 그들을 달래기 위한 보상일 뿐이었다.

그들은 과학, 기술, 산업의 한 축이었고, 《연맹》이 획책한 이 계획에서 절대 피해를 입어선 안되는 존재였다.


“어차피 공학자들이야 이번 전쟁에서 얻을 게 없어. 《연맹》이 뭘 줬든 안 줬든 우리들 편은 안 될 거라고.”


무심하게 지켜보던 음조위가 말했다. 그녀는 두 발을 식탁에 올린 채 손톱을 다듬고 있었다.

남일처럼 말하는 게 영 못마땅했다.


“근데 좀 아쉽긴 해. 우리 애들, 대규모 전쟁은 겪은 적이 없어. 그래서 병기가 부족하거든. 공학자들이 우리 편이면 괜찮은 병기는 갖출 수 있을텐데. 거대 결전 병기도 그렇고.”


내가 그들을 끌어들이고자 했던 이유를 음조위가 제대로 짚었다.


이번 전쟁의 핵심은 총 세 가지.


-전력과 전술

-황진호와의 대장전

-병기의 문제


삼무법자와의 협력으로 전력이 상당히 올랐고, 전술은 나의 킹리적 갓론으로 이미 계획해뒀다. 황진호와의 대장전은 개인적으로 풀 문제다.

하지만 병기의 문제는 아직 풀지 못했다.


나는 비아냥거리는 음조위를 한 번 쥐어박을까 하다가 참았다. 그녀는 협력자다. 내 편이다. 아군이다. 절대 무서워서 참는 건 아니다.

떡볶이 그릇에 떨어지는 손톱을 못마땅하게 보다가 나는 신수영을 보았다.

저 마음만 앞서는 멍청이는 여전히 시무룩해진 채 바닥만 쳐다보고 있다.

마마손을 도우려고 했는데 자꾸 이래라 저래라 하는 내가 밉겠지.


“신수영.”


그윽한 음색으로 그녀를 불렀다.

이제부턴 저 녀석의 도움··· 아니 허락이 절대적이다.


“따라와라.”

“뭐뭐··· 또 왜요··· 나 집에 갈건데.”


나는 그녀의 거절을 무시한 채 자리에서 일어났다.

팔짱을 끼고 툴툴대며 뻣팅기던 녀석은 ‘왜 저래 개극혐 극혐 극혐’거리며 나를 졸래졸래 쫓아나왔다.




전개와 캐릭터, 개연성에 대한 조언, 지적을 감사히 받고 있습니다. 쪽지와 댓글 남겨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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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시간과 방의 정신(5) 22.05.06 36 1 13쪽
63 시간과 방의 정신(4) +2 22.04.22 47 1 12쪽
62 시간과 방의 정신(3) 22.04.21 38 1 11쪽
61 시간과 방의 정신(2) 22.04.21 46 1 12쪽
60 시간과 방의 정신(1) 22.04.20 46 1 12쪽
59 1이 2를 쌈싸먹음(2) 22.04.19 44 1 13쪽
58 1이 2를 쌈싸먹음(1) 22.03.20 55 1 18쪽
57 공학자(2) 22.02.25 51 1 16쪽
56 공학자(1) 22.02.25 50 1 13쪽
55 폭풍의 언덕 작전(3) 22.02.13 55 1 14쪽
» 폭풍의 언덕 작전(2) 22.02.04 59 1 17쪽
53 폭풍의 언덕 작전(1) 22.02.02 60 1 18쪽
52 폭풍의 전야(3) 22.02.01 61 1 17쪽
51 폭풍의 전야(2) 22.01.31 70 1 17쪽
50 폭풍의 전야(1) 22.01.30 68 1 21쪽
49 도박결의(3) 22.01.29 74 1 23쪽
48 도박결의(2) 22.01.26 63 1 21쪽
47 도박결의(1) 22.01.25 71 1 20쪽
46 액션 베이스볼(3) 22.01.22 65 1 20쪽
45 액션 베이스볼(2) 22.01.19 75 1 14쪽
44 액션 베이스볼(1) 22.01.18 71 2 15쪽
43 메가잭팟(3) 22.01.17 86 2 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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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이 망할 놈의 엠티(1) 22.01.12 74 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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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스승의 은혜(4) 21.12.28 102 1 16쪽
32 스승의 은혜(3) 21.12.27 86 1 15쪽
31 스승의 은혜(2) 21.12.27 88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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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F급의 제자들(4) 21.12.27 110 1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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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F급의 아카데미(2) 21.12.27 133 1 20쪽
20 F급의 아카데미(1) 21.12.27 151 1 19쪽
19 합의(3) 21.12.27 150 1 14쪽
18 합의(2) 21.12.27 154 2 16쪽
17 합의(1) 21.12.27 193 2 16쪽
16 강남 세브란스 병원 던전 러쉬(4) 21.12.27 188 2 20쪽
15 강남 세브란스 병원 던전 러쉬(3) 21.12.27 191 2 17쪽
14 강남 세브란스 병원 던전 러쉬(2) 21.12.27 213 2 17쪽
13 강남 세브란스 병원 던전 러쉬(1) 21.12.27 235 3 11쪽
12 항복 21.12.27 248 3 13쪽
11 1번 시나리오(2) 21.12.27 257 4 17쪽
10 1번 시나리오(1) 21.12.27 307 3 13쪽
9 분식집 대박 21.12.27 375 5 13쪽
8 합류(3) +2 21.12.27 432 5 15쪽
7 합류(2) 21.12.27 570 7 24쪽
6 합류(1) 21.12.27 976 11 15쪽
5 복수(2) 21.12.27 1,111 13 14쪽
4 복수(1) 21.12.27 1,470 15 14쪽
3 각성(2) 21.12.27 1,912 18 13쪽
2 각성(1) +3 21.12.27 2,449 2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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