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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입니다.

헌터는 독학으로 강해진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작가돌
작품등록일 :
2021.12.27 22:11
최근연재일 :
2023.03.27 16:58
연재수 :
7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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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07,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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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2.27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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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강남 세브란스 병원 던전 러쉬(1)

DUMMY

강남 세브란스 병원, 서울남동부 권역외상센터


“휴. 이제야 좀 자리를 잡겠네.”


홍길동과 내가 강남 세브란스에 도착한 지 1시간.

그동안 우리는 응급실과 외상센터를 10번 왕복하는 개삽질을 해야만했다.


응급실로 갔더니···


“여기 자리 꽉 찼어요. 보아하니 다발성 손상 같은데 외상센터로 가봐요.”


그래서 외상센터로 갔더니···


“뭐에요? 사지 멀쩡해서 잘만 걷네. 걸어들어오는 사람은 안 받아요.. 응급실로 가봐요.”


이 쥐랄이다.

그렇게 열 번을 왕복한 결과, 외상센터에 안착했다.

진짜 죽겠다.

홍길동은 내가 끌고오다시피 했으니 말 다했다.


우리는 가까스로 병상에 누웠다.

하지만 30분이 지나도록 달라지는 건 없었다.

진통제 한 방만 넣고 누구도 거들떠 보지 않았다.


“응급처치라도 해줘요! 길바닥에 언제까지 둘 셈입니까!”


내 외침이 무색하게 의사들은 우리를 지나쳤다. 의료진의 눈에는 우리가 술 취해 쓰러진 취객만도 못했다.


“형님 저 이젠 어질어질해요···”


내출혈 때문인지 얼굴이 창백했다. 이대로 두면 안되는데···


외상센터 복도에 대기 중인 환자만 어림잡아 수십 명.

던전 노동자거나 근근히 먹고 사는 소시민들이었다.

그들에게 주어진 구원은 진통제뿐.


“이 씨부랄들아! 콩 헌터단이고 나발이고 우리가 먼저 왔고 부상도 더 심한데 왜 저 놈들이 우선인데?!!!”


실려온 아들을 붙잡고 아버지가 소리쳤다. 그러자 다른 이의 고함에 고함이 더해지며 소동이 커졌다.

분노는 정당했다.

지금껏 치료를 받은 환자는 전부 콩 헌터단원이었으니까.

명백한 차별.

한국 특유의 의료시스템이 낳은 괴물이었다.

한때 <콩>이었던 나 역시 막상 차별의 대상이 되니 참담하기만 했다.


“자자 진정들하세요. 저 분들은 강남구를 지키는 콩 헌터단의 거점 파티원들입니다. 오늘 훈련 중에 사소한 사고가 있었나 본데 이 분들 빨리 치료하고 봐해드릴게요.”


거점 파티는 던전 러쉬 발생시 거점 구역을 지키는 헌터단의 파티다.

근데 무슨 벼슬도 아니고, 죽는 데 순서가 있지 계급이 있나.

슬슬 빡이 차올랐다.

이 새끼들, 진짜 안 되겠네.


나는 이불을 걷고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러곤 쓱, 주위를 둘러봤다.

배에 힘을 모으고


─후.


복식호흡으로 소리쳤다.


“은솔미씨 어디계십니까!"


저승사자를 불러야지.


"솔미씨, 여기 환자들 치료해주셔야죠!”


내 외침에 서슬퍼런 눈빛들이 날아들었다.

메스를 든 의사가 칼잡이로 변하는 광경.

모두가 내 입을 막으려고 달려들 때 거대한 외침이 센터 안을 뒤흔들었다.


“이게 지금 뭐하는 짓들입니까?!!!”


훗. 사실 15분 전쯤에 이미 연락해뒀지.



*



그녀는 서초구 사고지역으로 지원을 나간 상태였다.

그곳에서 더 머무를 계획이었는데 내 연락을 받고 급하게 달려온 것이다.


“거기요. 손 놀지말고 당장 환자들한테 붙어요."


그녀의 한마디에 밀렸던 치료가 시작되었다.

복도에 널부러져 있던 환자들을 옮기고 여기저기서 힐링의 빛줄기가 터져나왔다.

고작 전문의 2년차의 카리스마.


"콩 헌터단원은 좀 닥치시고요. 계속 그러시면 다른 병원으로 전원시킵니다.”


거기다 콩을 볶아먹는 센스까지.

이것이 진정한 은솔미의 저력이다.


그녀는 힐링계 각성자로 연세다대 의과대학/의과마탑/의과아카데미의 수석 입학, 수석 졸업자이자 존스홉킨스 병원에서 최연소 협력 외상외과의사를 지낸 수재였다.

거기다 아버지가 한국 외상외과의 거목은 이국중 교수의 제자이자 현 보건복지부 장관.


배경도 배경이지만 사람 자체가 거침없다.


“와 진짜 멋지네요. 얼굴도 이쁜데··· 카라스마까지 있고···.”

“그러게···”


홍길동이 눈을 반짝이며 은솔미의 동선을 쭉 쫓았다.

다행이 내 씁쓸한 미소는 보지 못했다.

저런 여자가 실은 내 여자친···


“이제 두 사람 좀 봐줄게요.”


우리의 시선을 느꼈는지 은솔미가 다가와 말했다.


“어쩌다 이런 거에요? 생각보다 심각한데?”


진찰은 동시에 이뤄졌다.

은솔미의 눈에서 빛무리가 반짝였다.

왼쪽은 길동을, 오른쪽은 나를 향했다.

스캐닝 스킬을 통해 엑스레이처럼 우리의 몸을 투시하는 것이었다.

의과 마탑을 나온 마법사들과 달리 각성자가 진학하는 의과아카데미 졸업생답게 치료는 스킬을 통해 이루어진다.

힐광선이 날로 벼려졌고, 이곳저곳을 자르고 쑤셔댔다.


“정말 왜 이런 거에요? 또 우향우?... 아 그 자식은 죽었지. 그러고 보니 우향우는 어떻게 죽였어요?”


영상을 봤다는 말에 고개를 들어 그녀를 보았다.

어떤 기대를 품은 채.

칭찬 비스무리한 걸 바랐는데 돌아온 대답은 기대와 달랐다.


“진짜 성상납?···”


뭔가 민망한지 얼굴을 붉힌다. 장난끼어린 분노와 약간의 지탄도 섞여있다.

난 허털하게 한숨지었다. 그럴 리가 없다는 건 은솔미가 더 잘 안다.

이내 자상한 미소와 함께 내 볼을 툭, 치곤 다른 환자에게 가버렸다.


“장난치시긴.”


근데 짧은 스킨십 때문일까.


-우리 사귈래요?


옛기억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사귀자고 말한 건 그녀였다. 잠깐 벙쪘다. 날 뭘 보고? 아버지는 복지부 장관에 할아버지는 헌터왕의 오른 팔이자 금창 헌터단 부단장이었던 인물. 현대의 귀족 영애가 바로 은솔미였다.


-그냥 좋아.


되도 않고 개연성도 없고 뜬금포인 고백에 나는 해시시 웃었다.

향기가 너무 좋았다. 스웨터에서 풍기는 섬유유연제 향기며 머리가 찰랑이며 흩어지는 샴푸향까지.

그 향기에 취해 나는 덥석 미끼를 물어버린 것이다.

그렇게 꼬여서? 한달을 사귀었다. 꿈만 같았다. 악취로 가득했던 내 인생은 봄 향기가 가득해졌다. 하늘은 맑았다. 구름이 몽실거렸다. 해가 지면 생기 넘치는 노을로 물들었다.

다 좋았다.

그녀가 헌터를 그만두고 자신과 결혼하자고 할 때까지.


“형님 뭡니까. 이 핑크빛 분위기는????”


홍길동의 음흉한 눈이 도끼질을 해댄다.

뭔가 착각하고 있는 모양인데 난 그녀를 싫어한다.

아이 헤잇 허


“뭔소리야. 핏빛이겠지. 저 여자하고 나는 웬수다.”

“에이이이~ 사랑의 물결이 넘실넘실~~ 로맨스의 흐름이 덩실덩실~~ 어줍잖은 로맨스는 구독자들 떨어져 나간다지만 전 형님의 로맨스를 지지합니다!”


하 참. 창창한 이 십대라 연애 본능 꿈틀되나.

미안하지만 이 몸은 헌터왕이 되실 몸이다. 그 전까지 노맨스에 비혼주의다.


“쓸 데 없는 얘기는 됐고. 앞으로 할 일에 대해서 논의해보자.”


그래. 진짜는 이거지.

내가 세워둔 계획을 처음으로 실행할 타이밍이다.



*



“일단 지금 중요한 건 황진호의 발을 묶는 거야.”


내 눈은 똑똑, 떨어지는 링거를 향해 있었다.

일주일 뒤면 황진호는 <주인들의 사냥터>로 떠난다.

그렇게 되면 말짱도루묵

그곳부턴 황진호와 나의 격차는 따라잡기 불가능한 수준이 된다.

녀석의 발을 묶고 그동안 강해지는, 그 두 가지 미션이 존재하는 것이다.


“에이. 그게 어떻게 가능해요. 그것도 지금 당장.”


녀석은 지나다니는 간호사들을 힐끔거렸다. 그러자 그녀들도 우리 주변을 서성였다.

눈빛들이 상당히 매혹적이다.

황진호도 그렇고 황 가의 피는 정말···

얼굴에서 빛이 홍길동을 못마땅하게 쳐가보며 내가 말했다.


“그러니까 말이지.”


긴 설명이 될 것이다.

'그것'이 발생하기 전에 끝내야지.


“주인들의 사냥터로 떠나려면 막대한 자금을 조달해야 돼.. 몇 백억이 애들 코묻은 돈이 될 정도로 조 단위가 들어간다고. 그 돈이 어디서 나올 것 같아?”

“흠···”


녀석의 머리가 갸우뚱한다.

하지만 눈은 간호사들에게 고정되어 있다.


중견 헌터단이라도 자체 예산으로 조 단위의 자금을 조달할 순 없다.

그렇다고 황금전자에서 돈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

황금전자의 비자금은 전부 형 『황제』황요환의 몫이다.


“아! 바로 여기! 강남구 거점 지역.”


오호. 여자들한테 정신 팔려 있는 줄 알았더니.

역시 황 가의 자식답게 맥락 파악이 빠르다.


“그래. 강남구로부터 받는 세금만 6500억이야. 거기다가···”


정부 지원, 기업들의 후원과 독지가들의 기부.

이 모든 걸 합치면 한해 받는 돈만 1조를 넘어선다.

콩 헌터단 1년치 예산의 절반 해당하는 이 돈이이 바로 <주인들의 사냥터> 여정 자금이 되는 것이다.

강남은 그 자체로 콩 헌터단의 금맥.


“강남구 거점을 타격해 자금을 끊자는 말씀?”

“그렇지. 이해가 빠르네.”

“흠··· 그전에 우리 목숨이 끊기겠는데요?”


길동이 그제야 날 바라봤다.

대화의 집중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길동의 눈에 가득한 건 불신이었다..


강남구 거점 독점권을 뺏을 방법은 세 가지


첫 번째는 거래를 통해 얻는다.

두 번째는 단장 간 대결로 얻는다.

세 번째는 거점 파티의 1차 공략이 실패할 경우 던전 공략권이 풀린다. 그때부턴 먼저 공략하는 헌터단이 독점권을 갖는다.


이 중 어느 하나 불가능에 가깝다.

길동의 불신도 일 리는 있는 셈.

나는 콩 헌터단의 눈치를 살피며 길동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지금은 그런데 곧 있으면 알게 될거야.”


나는 시계를 보았다.

앞으로 약 10분.

시계를 바라보는 내 얼굴은 잠자리에 드는 아이처럼 평온하다.

유튜브만 켜있었다면 이렇게들 말했겠지.


◎사이다패스: 민우야 넌 다 계획이 있구나.

◎대장장이 컨트롤씨 브이: 아저씨 그거 그만 좀 하셈? 그거 기생충 표절임. 유튜브 제재 안 들어오나?


하. 눈에 선하구만.

아쉽게도 황진호와의 계약으로 유튜브는 켤 수 없다.

그러나 그 자리를 시스템 메시지가 대신한다.


「스킬 『킹리적 갓론』」

「10분 뒤 던전 러쉬가 발생합니다」


조용한 시간이 느릿하게 흐른다.

추론의 증명은 가까워오고─

실패는 멀고 성공이 가깝다.


위이이이잉───!


요란한 사이렌과 함께 경보령이 스피커를 때렸다.


“경보 발령 경보 발령. 던전 생성 중. 8등급 던전 생성중. 8등급 던전 생성중. 모든 이용자 및 진료진께선 방공호로 대피하기 바랍니다.”


자 기회가 왔다 민우야.




전개와 캐릭터, 개연성에 대한 조언, 지적을 감사히 받고 있습니다. 쪽지와 댓글 남겨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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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시간과 방의 정신(2) 22.04.21 46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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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1이 2를 쌈싸먹음(1) 22.03.20 55 1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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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공학자(1) 22.02.25 50 1 13쪽
55 폭풍의 언덕 작전(3) 22.02.13 55 1 14쪽
54 폭풍의 언덕 작전(2) 22.02.04 58 1 17쪽
53 폭풍의 언덕 작전(1) 22.02.02 60 1 18쪽
52 폭풍의 전야(3) 22.02.01 61 1 17쪽
51 폭풍의 전야(2) 22.01.31 70 1 17쪽
50 폭풍의 전야(1) 22.01.30 68 1 21쪽
49 도박결의(3) 22.01.29 74 1 23쪽
48 도박결의(2) 22.01.26 63 1 21쪽
47 도박결의(1) 22.01.25 71 1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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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액션 베이스볼(2) 22.01.19 75 1 14쪽
44 액션 베이스볼(1) 22.01.18 71 2 15쪽
43 메가잭팟(3) 22.01.17 86 2 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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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스승의 은혜(3) 21.12.27 86 1 15쪽
31 스승의 은혜(2) 21.12.27 88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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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F급의 제자들(3) 21.12.27 104 1 17쪽
27 F급의 제자들(2) 21.12.27 111 1 15쪽
26 F급의 제자들(1) 21.12.27 118 1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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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F급의 아카데미(4) 21.12.27 121 1 18쪽
22 F급의 아카데미(3) 21.12.27 136 1 20쪽
21 F급의 아카데미(2) 21.12.27 133 1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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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강남 세브란스 병원 던전 러쉬(4) 21.12.27 188 2 20쪽
15 강남 세브란스 병원 던전 러쉬(3) 21.12.27 191 2 17쪽
14 강남 세브란스 병원 던전 러쉬(2) 21.12.27 213 2 17쪽
» 강남 세브란스 병원 던전 러쉬(1) 21.12.27 235 3 11쪽
12 항복 21.12.27 248 3 13쪽
11 1번 시나리오(2) 21.12.27 257 4 17쪽
10 1번 시나리오(1) 21.12.27 307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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