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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입니다.

헌터는 독학으로 강해진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작가돌
작품등록일 :
2021.12.27 22:11
최근연재일 :
2023.03.27 16:58
연재수 :
7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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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7,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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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2.27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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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강남 세브란스 병원 던전 러쉬(3)

DUMMY

“마마손 헌터님!!! 덕분에 우리 가족 모두 살았어요!”

“당신은 우리의 희망! 던전 클리어 고고씽!”


던전에 다다랐을 때 여기저기서 환호가 터져나왔다. 외상 센터에서 내가 구조했던 사람들이었다.

태어나 처음 받아본 대접에 나도 모르게 영웅 행세를 했다.


"기억해주세요. 히어로 활동을 하는, 여러분의 친절한 헌터 마마손입니다. 하하하."


상황은 빠르게 수습되고 있었다. 세계 헌터군 《아미》는 저들의 안전을 보장할 것이다.


“형니··· 아니 마마손 헌터님. 정말 멋지십니다.”


뒤에서 길동의 목소리가 들렸다. 은솔미의 눈치를 봐서인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였다. 은솔미는 여전히 나를 의심스럽게 쳐다보고 있었다.


“그나저나 슬슬 유튜브 라이브 켜야 하지 않을까요? 구독자 끌어모을 좋은 기회인데.”

“안 그래도 상태창을 조작하고 있어.”


일단 라이브에 들어가기 전에 해야 할 일이 있었다. 신분 세탁. 송민우에서 마마손으로 변신했으니 송민우이 흔적을 지워야 했다. 채널명부터 소개글, 아이디 등등. 기존에 있던 영상까지 싹 다 지웠다.

어느 새 옆에 바짝 붙은 길동이 은솔미가 들리지 않게 속삭였다.


“근데 형님. 정말 아무도 모를까요? 원래 구독자들은 그대로 있을텐데.”

“걱정마 다 생각이 있으니까. 준비 다 끝났으니까 캠 키자.”


길동은 비장한 얼굴로 상태창을 조작했다.


위이이잉─


몇 분 뒤 공중캠 여섯 대에 우리 머리 위로 날아들었다. 그것들은 대여가 아닌 길동의 소유였다.


“잘 찍어라. 최저시급 보다 더 쳐줄테니까 긴장하라고.”

"넵! 찍새!"


황 가에서 내쳐진 뒤 돈이 없는 그에게 나는 부업으로 찍새를 제안했다. 이익배분율 2대 8로.

조회수가 많이 나오면 배분율 조정해준다고 했으니 설렁설렁하진 않겠지.


길동이 AI자동비행을 실행했다. 그러자 각 캠들이 포지션으로 이동했다. 로우 앵글, 클로즈업 풀숏 등등 따분하지 않을 화면 구성이었다. 6개의 화면은 편집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실시간으로 편집되며 전송될 것이다. 이를 위해 무려 1000만원 가까운 어플리케이션 구입비가 들어갔다.

만만치 않은 지출이었지만 뭐··· 한 번 사는 인생 묻고 더블로 가는거지.


라이브가 켜지자 구독자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강남 세브란스 던전 러쉬 상황과 맞물리며 일반 시청자들도 꽤나 입장했다.


◎사이다패스: 뭐여 이거? 분명 송민우 채널이었는데?

◎대장장이 컨트롤씨 브이: 저건 또 뭐임? 왠 고무장갑 뒤집어쓴 변태임?


키자마자 날아드는 채팅들.

휴.

다행이 날 알아보는 사람들은 없었다.


“안녕하세요. 처음 인사드립니다. 던전 러쉬 상황이라 길게는 말씀 못 드립니다. 공략에 나서야 하거든요.”


◎사이다패스: 아따 너 뭣이여? 니미럴 지랄 연병하고 자빠졌네. 우리 민우 어디갔냐?


아따 아저씨 욕이 찰지네. 언제부터 날 그렇게 챙겼다고.

흠흠. 나는 목소리를 가다듬은 다음에 입에 침을 묻히고 거짓말을 했다.


“전 이 채널을 송민우로부터 사드렸습니다. 이제부터 송민우 채널은 마마손 채널로, 유튜버는 저 마마손입니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채팅이 쏟아졌다. 내 근성을 욕하는 놈들도 있었고 쌤통이라는 녀석들도 있었다. 내가 이정도까지 국민 욕바지였나 싶었다.

상관은 없었다. 어치피 이제부턴 마마손으로 가니까. 이번 레이드를 통해 마마손의 이름을 알리면 그것으로 된 거다.


나는 은솔미를 돌아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은솔미도 어색한 미소로 대답을 대신했다.

준비는 끝났다.


우리는 던전 게이트로 들어갔다.



***



◎박은수: 저거 세브란스 병원 은솔미 선생 아닙니까?


던전 안으로 들어간 뒤에 은솔미를 알아보는 시청자가 있었다. 그와 동시에 은솔미의 신상이 삽시간에 공유되었고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박은수: 근데 뭡니까. 고작 저런 여의사로 레이드나 뛰고?

◎조좌룡: 보니까 인원도 세 명인데 죽고 싶어서 환장했나? 거점 파티가 1차 공략 시작했다고 개나소나 다 붙네.

◎나미리: 변태 새끼랑, 성깔 있어 보이는 여자, 왠 고딩??!! 이 조합 실화??


대부분 조롱과 비난.

그 중에서도 은솔미에 대한 반응은 선을 넘었다. 일종의 질투였다. 천상계에 있던 그녀가 이런 찌질이 집단에 들어오다니. 자존감이 낮은 자들에게 일종의 보상심리처럼 작동하는 것이다.


‘연세다대 의대 나오면 뭐하냐. 이런 찌질이들이랑 어울리는데.’


거기다 ‘연세다대 나왔다고 레이드 전문 헌터들 깔보는 거냐’와 같은 비난까지 뒤섞여 이상한 억측이 난무했다.


{훗. 꼴에 머리 깨나 쓴 듯한데 모욕이 말이 아니군. 내가 도와주지. 날 몇 번 휘둘러라. 유튜브인지 라이브인지의 민심을 얻어주지.}


하···

떡주걱한테까지 무시 받다니.

자존심 상하네.

하지만 딱히 걱정할 건 없다.

이 정도 무시가 있어야 무대가 빛난다.


[끼에에에에엑!]


푸슈슈슉──.


아니나 다를까.

눈 앞에 나타난 고블린에 은솔미가 행동을 개시했다.


[뭐야 이거 왠 놈들이 또 들어와선]


푸슈슛─!


썰고


[몬스터에 대한 예의가 있지··· 고작 나이프로··· 으악···]


푸슛─.


찌르고.


정확히 말하면 나이프가 아니라 수술용 메스였다.


“홍··· 길동씨라고 하셨나요? 고블린 어그로 좀 끌어주시겠어요? 그럼 좀 더 효율적일 거 같아요.”

“넵!”


그리고 자연스럽게 길동과의 협력을 이끌었다.

지시 받는 걸 좋아하는 길동으로썬 거부할 의사 따윈 없었다.


“우오오오오. 스킬 피냄새 발동!”


제발 부탁인데 스킬명은 말하지 말자··.

『피냄새』가 발동하자 고블린들이 뒤집어까며 발광했다.


[뭐냐. 이건.]

[이건 함정이다. 어그로 스킬이라고 무시...]

[젠장 마음과 달리 몸이 간다. 몸을 주면 다주는 건데··· 아 피냄새 피냄새!!!]


의지와 달리 따라가는 몸.

수백에 달하는 숫자였다.


“잘 버텨주세요!”

“네!”


눈이 돈 고블린의 배후에서 은솔미가 메스질을 시작했다. 척추를 끊고, 동맥을 끊고, 숨통을 끊었다.

내가 바랐던 장면.


◎박은수: 뭐야 저 여자? 장난 없는데?

◎조좌룡: 오 ㅅㅂ 존나 섹시하네.

◎김철수: 메스 실화냐?


이 무대 1막의 주인공은 은솔미다.

내가 그녀를 택했던 이유. 그리고 내가 직접 시청자의 민심을 달래지 않았던 이유.

바로 그녀의 전투를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힐 능력 못지않게 뛰어난 전투 센스.

자세한 얘기는 듣지 못했지만 그녀는 전쟁을 겪은 메딕이었다. 레이드가 어색하긴 해도 살상엔 어느 정도 있숙한 헌터였다.

물론 전투만 있는 건 아니었다.


“솔미 누님! 이제 힐 넣어주실 타이밍입니다. 버프 스킬도 있으시면 부탁드리고요.”

“알겠어요. 바로 갑니다!”


어느 새 홍길동의 누나라는 말이 튀어나왔고, 은솔미는 그런 홍길동을 존대하며 지시를 따라줬다.


생각보다 죽이 잘 맞는데?


홍길동의 몸은 많이 상해있는 상태였다. 방어구를 입긴 해도 어디까지나 저급들. 아티팩트와 각종 장비를 가문에 빼앗겼다. 그 때문에 황금마차해서 급조한 대여 장비들이었다.

곧 은솔미의 힐이 그를 감싸 안았다. 빛의 물방울이 상처를 파고들며 살을 아무렸다.


“오. 감사합니다. 누님. 아주 좋은··· 잉?”


엄청난 회복 속도에 눈이 휘둥그레진 길동.

예상했고 보고 싶던 반응이었다.

힐의 속도, 질, 양 모두 압도적인 그녀가 괜히 강남구 권역외상센터의 에이스인 게 아니다.


“혀니이··· 아니 마마손 헌터님. 장난 아닙니다. 힘이 샘솟습니다 우오오오오오!!!”


그리고 내가 기대하고 있던 힐 능력까지.


◎제니바: 오 저거 오버힐 아닌가요?


은솔미의 모습을 보며 제니바가 채팅을 개시했다.

오버힐은 단순한 치유를 넘어서 힐을 저장하는 개념이다. 힐을 근육과 지방 세포 곧곧에 저장시킨다. 그리고 상처 입을 때마다 몸이 자연 치유하도록 강제한다.


◎정준하: 오버힐??? 처음 들어보는데?


오버힐은 S급 헌터라 해도 재능이 아니면 얻을 수 없는 스킬이다.

이건 피에서 피로 전해지는 유전.

금창 헌터단의 힐러, 빠더 데레산 집안이 그렇고, 세계군 아미의 의무사령부 준장도 그랬다.

아버지가 보건복지부 장관씩이나 되니 어찌보면 너무나 당연했다.


이 여자 갖고 싶다···

아니아니. 여자로서가 아니라 힐러로써.


“언제까지 팔짱만 끼고 지켜보실 건가요?”


내가 가만히 있는 게 영 이상했던지 은솔미가 핀잔을 줬다.

말과는 달리 잘만 하는구만.

이미 우리를 공격하던 고블린은 십여마리가 채 되지 않았다.

보통 탱커와 딜러가 협력할 때 나올 살상효율이 은솔미의 딜링에서 나오고 있었다.


“오버힐까지 쓰시는 분이 하실 말씀은 아니죠? 나 빼놓고 자기들끼리 다하면서 뭘 새삼스럽게.”


난 찡긋 웃어주었다.



*



입구에서 고블린을 썰어버리고 우린 지체없이 나아갔다. 걷는 내내 발부리에 고블린의 시체들이 걸렸다. 콩 헌터단의 거점 파티가 사냥한 녀석들이었다.


“사냥 실력이 대단한데요? 1차 공략에 실패했다곤 해도 정말 우리에게 기회가 있을까요?”


처음엔 얼떨결에 따라온 은솔미였다. 그러나 사냥이 지속되면서 나름 승부욕이 발동한 듯 싶었다. 물론 레이드의 익숙하지 않은 은솔미가 모르는 게 있었다.


“던전의 공략은 단순히 사냥하고 좀 달라요. 핵을 공략해야 하거든요.”

“핵이요?”

“네.”


나는 잠시 코를 막고 숨을 골랐다.

시체 썩는 냄새로 골이 아플 지경이었다.

음산하고 거대한 공동. 그로테스크한 나무들과 끝을 알 수 없는 미로.

나도 6등급 고블린 군단 던전은 처음이라 영 적응이 안됐다.


“상시 던전과 달리 러쉬 던전은 핵이 있어요. 그 핵을 공략해야 몬스터 생성이 끝나요.”

“핵은 보스 몬스터 그 자체 맞죠?”

“네. 보스가 가지고 있는 핵의 특성은 전부 재각각이에요. 그에 따라 공략법도 달라지죠. 거점 파티가 공략에 실패했다는 건 보스 파악이 덜 됐단 뜻인 거에요.”


내 말을 듣고 은솔미가 곰곰히 고민하더니 입을 열었다.


“아! 그럼 2차 공략에 들어가려면 보스를 파악해야 한단 거네요? 그러려면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그렇죠.”

“근데 강남구 거점 파티는 정예 아닌가요?”

“그렇긴 하죠···”


나는 씩 웃었다.

강남구 거점 파티는 콩 헌터단에서도 정예들만 모였다. 그랬기에 주인들의 사냥터 출발 훈련에도 참석않고 3개조 풀파티 전원이 남아있던 것이다.

정예 단원의 재능과 능력은 루키 헌터단 중에선 최상단에 위치할 것이다. 하지만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신생 헌터단에 가까워 경험이 부족하단 것.

내가 알기로 콩 헌터단이 강남 거점을 획득한 이래 공략 조건이 까다로운 던전 러쉬는 발생하지 않았다.


◎박명수: 야 장난하냐? 너희가 뭐라고 강남 던전 러쉬를 공략해? 마빡에 피도 안 마른 새끼들.

◎아내는 플스를 공유기로 안다: 꼭 되도 않는 새끼들이 정치질 트롤짓하지.


아니 이보게. 정치질은 안했는데?

은솔미와 홍길동의 활약에 잠잠했던 민심이 다시 들끓는다.

욕 한 사바리 시원하게 해주고 싶지만 민심은 곧 천심. 바보 같은 시청자를 그래도 사랑하마··· 응? 이거 흰수염 대사 아닌가.


“하든말든 우리 마음이지 왜이리 말들이 많아.”


구독자들의 반응에 은솔미의 표정이 퉁명스러워졌다. 유튜브 경험이 없는 그녀에겐 꽤 불편한 상황일 것이다.

저 사람들이 저래 보여도 나중 가면 충성 구독자가 될 거라며 그녀를 달랬다.


“근데 마마손 헌터님은 보스에 대해 뭔가 알고 있죠? 그렇게 느껴지는데.”


고블린의 경동맥을 차례로 끊어내며 은솔미가 물었다.

할튼 눈치는 빨라가지고.

나는 짐짓 겸손 떠드는 것처럼 입을 앙 다물었다. 아직 둘러될 이유가 생각나지 않았다.

그때 시스템 메시지가 울렸다.


「『킹리적 갓론』이 자신의 등장을 손꼽아 기다립니다」


아 뭔가··· 이 자식도 에고스러워지는데.

설마 에고 스킬이란 것도 있나?



***



던전의 중심.


“이런 젠장. 지원 파티는 안 오는 거냐?”


거점 파티의 대장 정우성이 고블린의 목에 박힌 도끼를 빼내고 있었다.

현재 그를 포함한 30명의 헌터 단원들이 고블린과 사투를 버리고 있었다. 핵을 중심으로 쏟아진 고블린. 그 숫자만 수천···

잠실 경기장보다 거대한 공동은 고블린의 꼬린 내와 함성으로 가득찼다.


[끼에에에엑 침입자를 막아라!!!]

[왕의 진군을 막는 녀석들을 죽여버려라!!!]


6등급 던전은 물론 고블린 군단도 처음이었다. 그럼에도 실패를 생각진 않았다. 그래봤자 고블린일 뿐이고, 정우성 자신은 C0급.

거기다 강남구 거점 파티는 C급에서도 엄선된 단원들이었다.


‘내 판단은 틀리지 않았어.’


지원이 오기까지 버티기만 하면 됐다.

하지만···


“훈련 때문에 연락이 닿지 않습니다. 인근 거점도 다른 던전 러쉬 처리로 지원이 불가하다 합니다.”

“지금 장난하냐? 던전 러쉬라고 해봤자 전부 9등급 8등급일 것 아니야?”

“그렇긴 한데··· 그쪽도 출발 훈련으로 인원이 많이 빠져서···”


판단 미스였다.

좋은 실력과 재능, 잠재력.

그 때문에 <주인들의 사냥터> 출발 훈련에 예외였다. 지원이 어렵다는 걸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젠장. 시민들까지 포기하고 왔는데 공략 실패하면 완전 모가지다 모가지!”


던전으로 향하기 전 시민들은 살려달라고 아우성쳤다. 정우성은 그들을 무시하고 던전으로 달렸다.

어차피 죽어도 다시 태어날 거지들, 노예들.

솔직히 사람이 죽는 게 달가운 건 아니지만 가치로 따졌을 때 불필요한 일이었다. 버러지들의 생명을 살릴 바에 한시라도 빨리 던전을 공략하는 게 나았다.

하지만 모든 건 결과로 말한다.


─당시엔 던전 공약이 최대 다수를 살릴 유일한 길이었습니다


공략에 실패하면 그건 변명이 될 뿐이다. 그래서 어떻게든 공략하려고 버틴 건데···


[죽여봐죽여봐~ 죽일 수 있다며! 왜 못 죽이는 건데!!!]


이 던전의 핵, 보스 몬스터.

고블린 군단장.

족히 5미터는 넘는 괴물.


사실 고블린 군단장은 8등급 최상위 몬스터에 지나지 않았다. C0급인 정우성에겐 어렵긴 해도 공략이 가능한 몬스터.

문제는 버프였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버프가 고블린 군단장을 보호하면서 정우성의 공격을 상쇄했다.


“6등급 던전 안에선 보스가 무적의 버프를 받는 건가···”


6등급 던전은 <주인들의 사냥터> 입구에나 생성되는 던전. 당연히 강남구 거점 파티가 경험했을 리 없었다.

정우성은 자신의 판단 미스를 뼈저리게 후회했다.


“일단 퇴각한다. 우리가 여기 있는 이상 던전 밖으로 나가진 않을 것이다. 던전에 숨어서 뒤를 도모한다.”

"대장님··· 퇴로가 이미 막혔습니다."

"뭐?"


뒤를 돌아봤다. 고블린 천여 마리가 공동의 입구를 막아서고 있었다.

다리에 힘이 풀려 정우성이 휘청였다.

아차 싶었다.

고블린 군단장은 지능이 높다. 적이 도망갈 구멍 따윈 남겨 놓지 않는다.


“이제 어쩝니까 대장. 마력도 그렇고 포션도 떨어져서 더이상 힐은 불가능합니다.”


죽이고 죽여도 고블린은 리젠된다. 그에 비해 거점 파티의 체력은 점점 줄어갔다. 그걸 아는지 고블린의 기세는 더욱 높아졌다.


[쳐라 이게 마지막이다!]


군단장의 외침과 함께 수천의 고블린이 일제히 달려들었다.

그리고 그때였다.


{이거이거. 군단장급 고블린은 오랜만이네. }


영감탱이 같은 목소리였다. 군단장과 군단이 멈칫거렸다. 평범한 듯 비상한 말소리에 그들을 마비시키는 자장이 섞여들었다.

그리고 군단장에겐 너무나 익숙한 목소리.

인간이 아닌 이질적인 무언가가 내는 것.

군단장은 똑똑히 알고 있었다. 자신의 선배의 선배의 선배,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들이 누누히 했던 말.


─[주걱 같이 생긴 놈이 말을 하거든...]

─[하거든?]

─[튀어라. 뒤도 돌아보지 말고]


갑자기 군단장의 몸이 심하게 떨렸다.

그건 공포였다.

피에서 피로 전해지는 공포.

인간은 뱀의 쉐쉐식 소리를 본능적으로 두려워한다. 미간을 일그러뜨리는 맹수를 두려워한다.

고블린도 마찬가지다.


[아니··· 당신은··· 당신은···]


그 공포가 하나 둘 실체를 드러내며 군단을 좀 먹고 들어갔다.

그렇다 . 고블린은 본능적으로 떡주걱을 두려워한다.


"뭐─뭡니까 대장··· 저 고무장갑 같이 생긴 건···"


정우성과 그의 부하들은 두려움 보단 황당함이 앞섰다. 고무 장갑 같이 생긴 게 아니라 고무 장갑이 떡주걱을 들고 설쳐대고 있었다.

그 순간, 벽력 같은 외침이 공동을 뒤흔들었다.


─여러분 걱정하지 마세요. 전 히어로 활동을 하는, 여러분의 친절한 헌터 마마손이니까요!




전개와 캐릭터, 개연성에 대한 조언, 지적을 감사히 받고 있습니다. 쪽지와 댓글 남겨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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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결전 황진호!(2) 22.05.09 46 0 12쪽
66 결전 황진호!(1) 22.05.08 43 2 13쪽
65 시간과 방의 정신(6) 22.05.07 46 2 11쪽
64 시간과 방의 정신(5) 22.05.06 36 1 13쪽
63 시간과 방의 정신(4) +2 22.04.22 47 1 12쪽
62 시간과 방의 정신(3) 22.04.21 38 1 11쪽
61 시간과 방의 정신(2) 22.04.21 46 1 12쪽
60 시간과 방의 정신(1) 22.04.20 47 1 12쪽
59 1이 2를 쌈싸먹음(2) 22.04.19 44 1 13쪽
58 1이 2를 쌈싸먹음(1) 22.03.20 55 1 18쪽
57 공학자(2) 22.02.25 51 1 16쪽
56 공학자(1) 22.02.25 51 1 13쪽
55 폭풍의 언덕 작전(3) 22.02.13 55 1 14쪽
54 폭풍의 언덕 작전(2) 22.02.04 59 1 17쪽
53 폭풍의 언덕 작전(1) 22.02.02 60 1 18쪽
52 폭풍의 전야(3) 22.02.01 61 1 17쪽
51 폭풍의 전야(2) 22.01.31 70 1 17쪽
50 폭풍의 전야(1) 22.01.30 68 1 21쪽
49 도박결의(3) 22.01.29 74 1 23쪽
48 도박결의(2) 22.01.26 63 1 21쪽
47 도박결의(1) 22.01.25 71 1 20쪽
46 액션 베이스볼(3) 22.01.22 65 1 20쪽
45 액션 베이스볼(2) 22.01.19 75 1 14쪽
44 액션 베이스볼(1) 22.01.18 71 2 15쪽
43 메가잭팟(3) 22.01.17 86 2 22쪽
42 메가잭팟(2) 22.01.15 82 2 22쪽
41 메가잭팟(1) 22.01.15 100 1 21쪽
40 이 망할 놈의 엠티(3) 22.01.14 82 1 20쪽
39 이 망할 놈의 엠티(2) 22.01.14 69 1 20쪽
38 이 망할 놈의 엠티(1) 22.01.12 75 1 15쪽
37 헌터의 밤(4) 22.01.03 78 1 20쪽
36 헌터의 밤(3) 22.01.02 86 1 14쪽
35 헌터의 밤(2) 21.12.31 96 1 16쪽
34 헌터의 밤(1) 21.12.31 98 1 18쪽
33 스승의 은혜(4) 21.12.28 102 1 16쪽
32 스승의 은혜(3) 21.12.27 86 1 15쪽
31 스승의 은혜(2) 21.12.27 88 1 13쪽
30 스승의 은혜(1) 21.12.27 101 1 20쪽
29 F급의 제자들(4) 21.12.27 110 1 18쪽
28 F급의 제자들(3) 21.12.27 104 1 17쪽
27 F급의 제자들(2) 21.12.27 111 1 15쪽
26 F급의 제자들(1) 21.12.27 118 1 18쪽
25 F급의 경매(2) 21.12.27 114 1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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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합의(3) 21.12.27 150 1 14쪽
18 합의(2) 21.12.27 154 2 16쪽
17 합의(1) 21.12.27 193 2 16쪽
16 강남 세브란스 병원 던전 러쉬(4) 21.12.27 188 2 20쪽
» 강남 세브란스 병원 던전 러쉬(3) 21.12.27 192 2 17쪽
14 강남 세브란스 병원 던전 러쉬(2) 21.12.27 213 2 17쪽
13 강남 세브란스 병원 던전 러쉬(1) 21.12.27 235 3 11쪽
12 항복 21.12.27 248 3 13쪽
11 1번 시나리오(2) 21.12.27 257 4 17쪽
10 1번 시나리오(1) 21.12.27 307 3 13쪽
9 분식집 대박 21.12.27 375 5 13쪽
8 합류(3) +2 21.12.27 432 5 15쪽
7 합류(2) 21.12.27 570 7 24쪽
6 합류(1) 21.12.27 976 11 15쪽
5 복수(2) 21.12.27 1,111 13 14쪽
4 복수(1) 21.12.27 1,470 15 14쪽
3 각성(2) 21.12.27 1,912 18 13쪽
2 각성(1) +3 21.12.27 2,449 2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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