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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입니다.

헌터는 독학으로 강해진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작가돌
작품등록일 :
2021.12.27 22:11
최근연재일 :
2023.03.27 16:58
연재수 :
7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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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30
추천수 :
198
글자수 :
507,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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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1.2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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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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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0쪽

도박결의(1)

DUMMY

“아 숨차···”


신수영이 슬롯머신 뒤에서 헉헉댔다. 몰래몰래 쫓아왔음에도 숨이 찼다. 실내에 들어찬 기세와 마기가 폐부를 압박했다.

분명 이곳은 사지였다.


“자자. 이게 신수영입니다. 신수영. 사진 보시고 말씀해주세요.”


삼무법자의 똘마니들이 현상수배지를 나눠주고 있었다. 사진 속 속옷을 반쯤 드러낸 자신의 모습. 휴게소에서 찍은 것이었다.

그리고 들려오는 말.


“신수영은 신이천의 딸로서, 그의 무수한 공학적 지식을 전수 받았을 겁니다. 신수영을 데려오시는 분께 수장님들이 막대한 보상을 약속하셨습니다!”



순간 스치고 지나간 똘마니에 신수영은 획, 하고 고개를 숙였다. 입에서 욕이 보글거렸다.

씨발존나개씨팔옘병늬미.

최고정보국(SIN: Supreme Inteligence Nation)에서도 감췄던 자신의 정체가 이 엿 같은 곳에서 탄로난 것이었다.

그럼에도 마마손이 위험하다는 홍길동의 말을 듣고 이곳까지 쫓아온 이유.

그 잘나신 우유 아라가키를 죽자살자 따돌리고 이곳에 온 이유.


─네에!!!!!!!!!! 보십시오. 마마손 절체절명의 위기. 이대로 가면 돈도 뭣도 다 뺏기고, 목숨까지!!! 아니 성기까지 뺏기고 음조위님의 성노예가 될 판입니다!!!


마마손님의 당황이 눈에 선했다.

9회 초에 역전을 허용한 마마손.

이렇다할 반격도 없이 9회 말 2아웃까지 몰려버린 것이다.


“하··· 이거 아쉽네. 저 목걸이 마마손한테 들어가면 뭔 일 벌어질지 궁금했는데.”


옆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이들이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 경기에 걸린 것은 어마어마한 상금과 신수영 자신의 목걸이.

그 때문에 신수영은 알고 있었다.

어째서 마마손이 목숨 걸고 저 스테이지에 올라간 것인지.


“나 같은 게 뭐라고··· 마마손님···”


바로 나 때문이다.

나, 신수영을 구하기 위해. 목걸이를 쟁취해서 나를 구하기 위해.

그런 마마손을 외면할 수 없다.


“어 뭐야??”

“왜? 뭐가?”

“아니 마마손이 어딜 쳐다보는데?”



그때였다.

관객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어딘가를 주시하는 마마손.

4분할 멀티 디스플레이드 보드가 그의 시선이 향하는 곳을 비추었다.


“잠깐만 이쪽인 거 같은데?”

“엥 갑자기 이곳을 본다고?”

“아 혹시 내 매력에 흠뻑 빠지셨나?”


신수영 앞쪽에 있던 여자가 손을 흔들었다.

노브라에 가슴이 덜컹였다.

하지만 그 요란한 김칫국을 신수영은 신경쓰지 않았다.


“마마손님···”


그 눈빛이 자신을 직시한다.

너무도 분명한 확신으로.

심장이 두근거렸다.


“당신··· 도와달라는 거죠···”


─깜빡.


마치 서로가 서로에게 링크된 것처럼 동시에 눈을 깜빡였다.

그것으로 되었다.


“신수영이다!!! 여기 신수영이 있다!!!”


카메라를 따라 디스플레이드 모드 4면에 신수영의 얼굴이 클로즈업됐다.

관객 모두의 관심은 이제 신수영을 향해 있었다.


“야 이쪽이다 이쪽. 어서 포위해.”


삼무법자의 졸개들이 신수영을 애워샀다.

기술과 마법, 스킬로 직조된 덫엔 빈틈이 없었다.

그 압박감에 신수영은 식은땀을 흘렸다.

이제 돌이킬 수 없다.

여기서 그대로 붙잡히면 송민우에 대한 복수도, 엄마에게 받은 임무도 다 끝장이다.

어떻게든 엄마가 구하러 올테지만 결착은 분명 엄마, 사방신 새롯 밍밍에게 잡아먹히는 것이겠지.


“자자 반항하지 말고 따라와라.”


삼무법자들이 사방에서 우리 안으로 손을 들이밀었다.

뜨뜨미지근한, 불쾌한 손길이었다.


“아. 따라갈테니까 만지지 말지.”

“그래 순순히 따라와라.”


신수영은 말없이 손들에 붙들린 채 걸음을 옮겼다.

순순했지만 순진하진 않았다.


“어이 거기 아저씨. 붙잡는 척하면서 가슴 만지지마. 이 아저씨들 가슴 엄청 좋아하네.”



여유는 잃지 않는다.

지금 저 앞에 마마손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그렇게 신수영은 스테이지 위로 올라섰다.



*



9회 말이 되기 전 나는 홍길동에게 일부러 말을 흘리라고 했다.

마마손이 대위기에 빠졌다고.

이대로 가다간 몸이 잘린 뒤에 주방용 고무장갑이 될 판이라고.


-걔가 그런다고 쫓아올까요? 어린 게 약아빠져선 은혜란 걸 모를 것 같은데.


아니다. 그건 사람을 잘못 본 것이다.

시건방지고 잔머리가 굴러가는 건 맞다.

하지만 적어도 비겁하진 않다.

그리고 그런 나의 생각은 이미 증명되었다.


“호오··· 이거이거. 마마손에 신이천의 딸이라니··· 오늘 무슨 날인가?”


음조위가 매력적으로 다리를 꼬으며 말했다.

신수영은 자그마한 몸이 조금씩 스테이지에 가까워졌다. 사지가 가까웠음에도 표정은 한결 같았다.


“뭐야 그냥 애잖아. 애들말로는 글래머터진다더니 나에 비할 바 푸엑···”


표정만 한결 같던 건 아니었다.

신수영의 풍만한 가슴은 단순히 큰 게 아니라 매력적으로 조형된 예술품이나 다름없었다.

나는 터져나오는 조소를 참으며 음조위를 보았다.


“큼큼··· 요즘은 미니멀의 시대라고··· 저런 가슴은 큼큼···”


음조위는 팔짱을 끼며 슬그머니 가슴을 치켜올렸다. 그녀의 가슴은 작은 조약돌처럼 몸에서 퐁당거렸다.

신수영이 테이블 바로 앞에 당도했다. 어깨를 당당하게 핀 나머지 가슴은 더 크게 부풀었다.


“큼큼··· 반갑다··· 신수영··· 참으로··· 크구나··· 많이 컸구나···”


음조위의 눈이 신수영을 보지 않고 자꾸 가슴에 머물렀다.

그녀는 성(性)에 있어선 타고난 열등감을 감출 수 없다.


“아줌마 나 알아? 난 아줌마 모르는데.”

“커··· 뭐 아줌마···”

“아줌마지 그럼 아니야?”



음조위의 몸이 부르르 떨렸다.


“큼··· 그래 뭐··· 내가 네 아비의 연배지. 근데 또 한 번 아줌마라고 부르면···”

“아줌마.”


─부르르르르


그녀의 주변으로 마기가 진동했다.

당장이라도 찢어주길 기세였다.


“이 썅 되바라지년이.”


그때 그녀를 말린 건 마틴 스콜피온이었다.


“누님 진정하세요.”


그는 자신을 돌아보는 음조위의 살벌한 눈빛을 외면했다. 부하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자자. 너희들 뭐하고 있어. 당장 그 족쇄 풀어드려.”

“네 스콜피온님.


팔 다리 목에 걸려있던 마력 족쇄가 차례로 풀렸다.

신수영은 뻐근한 손목을 매만지며 마틴 스콜피온을 보았다.

내 눈엔 볼빛이 불그레진 녀석이 보였다.

이 녀석, 신수영을 보고 흥분한 것이다.


“신수영. 무례를 용서해라. 누님이 투기가 좀 있으시다.”


마틴 스콜피온이 자리에서 일어나 공손하게 손을 모았다. 허리는 깍듯하게 숙여졌다.

그 모습을 음조위의 눈빛엔 오뉴월의 눈발이 시퍼랬다.


“뭐야 이 근돼지는.”

“뭐 근돼지?”



하지만 신수영은 보기와 다르게 입이 걸다.

잘한다 신수영.


“그그··· 근돼지라니··· 이 몸의 이 다비드상 같은 근육을 보지 못한 것이냐.”


마틴 스콜피온이 반팔 소매를 걷었다. 그러자 왠만한 축구선수 허벅지보다 큰 알통이 드러났다.

그는 회심의 미스터 사탄 자세를 취했다.


“보아라 신수영. 이 몸에게 안기고 싶다면 두 말 않고 널 품어주지.”

“이 아저씨, 뇌도 돼지새끼네.”

“핫···”


여자에게 약한 마틴 스콜피온. 두 번의 돼지 소리를 들으니 그대로 넉다운이 되었다. 스테이지 전체를 들썩이며 풀썩 주저 앉았다.


“그러게··· 내가 아무 여자한테나 반하면 안 된다고 말했지.”


음조위는 마지못해 마틴을 달랜 뒤 신수영을 흘겨봤다.


“내가 널 본 게 갓 태어났을 때인데 야무지게도 컸구나.”


이 여자는 신수영의 유년에 대해 알고 있는 건가.


“내가 당신을 모르는데 당신이 날 어떻게 알아?”

“당연히 알지. 난 네 아비 신이천의···”

“아니. 내가 신이천의 딸이 아닌데 당신이 날 어떻게 알아?”

“뭐?... 네 이름 신수영 맞지 않나?”

“신수영은 맞는데 신이천의 딸은 아니야.”



그녀의 눈은 한치의 거짓도 없었다.

나는 안다.

저건 혼이 담긴 구라.


“하. 어디서 거짓말을.”


음조위가 가소롭다는 듯이 눈을 치켜덨다.


“그래, 다 자란 네 얼굴은 모르지. 하지만 저 목걸이가 신이천의 딸이란 걸 증명한다.”

“아씨 됐고. 난 신이천 딸 아닌데, 저건 내 목걸이 맞거든. 그러니까 목걸이 돌려주지.”

“뭐?!”


하. 이 되먹지 않은 생떼는 무엇인가.

음주운전은 했는데 음주는 하지 않았다 뭐 이런 건가.

하지만 저 생떼로 인해 마마손인 나와 신수영의 관계는 희석되었다.

어느 누구도 이 관계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지금이 타이밍이다.


“저기. 언제 할 거지? 게임 안 할 건가?”


내 음성은 짐짓 태연하다.


“고무장갑씨는 가만히 있지. 저 어린 년 머르장머리를 고쳐야겠거든. 그리고 이미 끝난 거 아닌가?”


그녀가 스크린을 가리켰다.

6대9

난 3점차나 뒤지고 있었다.

물론 그런다고 끝낼 내가 아니지.

나는 깎지 낀 손에 턱을 괴고서 썩소를 날렸다.


“혹시 쫄리시나? 만루 홈런이라도 맞을까봐? 쫄리면 뒈지시든가?”


음조위는 가소롭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어차피 이 판에서 구르고 구른 여자라 대충 봐도 기세와 분위기를 안다. 나는 이미 죽었다 생각하는 것이다.


“수장님. 게임을 속행하여야 합니다.”


카드를 셋팅한 김이한이 음조위를 향해 말했다. 음색이 제법 단호했다. 일개 딜러임에도 음조위조차 함부로 할 수 없는 아우라가 일렁였다.


“흠흠··· 그래 뭐··· 딜러까지 그렇게 말하면··· 강원랜드의 체면도 있으니···”


음조위가 흥분하지 않았다는 양 눈을 깜빡거렸다. 샌드백에서 꺼낸 파우더와 립스틱으로 얼굴을 단장했다.

신수영의 생긋한 쌩얼에 화장으로 응수하듯.


“괜히 되먹지 않은 년한테 놀아날뻔 했네 호호.”


딜러와 내게 미소를 보이곤 다시 신수영을 매섭게 노려봤다.


“너 이 씨팔년. 거기 얌전히 있어. 고문을 해서라도 네가 신이천의 딸이라는 걸 실토하게 만들테니까.”

“그러시든가 아줌마.”



일그러진 표정에 음조위의 화장은 금이 갔다.

신수영은 조소하며 그녀를 무시했다. 대신 팔짱을 낀 채 내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여유만만하고 시건방진 눈빛 속 나를 향한 확신과 존경.


신수영은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



헌터에게 있어 중요한 에너지는 기다. 본래 각성하는 헌터는 대부분 기를 주 원료로 성장한다.

그에 반해 마법사의 에너지는 마력.

기와 마력은 대부분 타고 나는 것이다.

헌터 가운데 마력을 주 에너지로 삼는 자들이 있더라도 그들 대부분은 마법사에서 헌터로 전직한 케이스다.

하지만 번개 맞을 확률을 아득히 뛰어넘는 기적.

그 기적 속에서 마력과 기 모두를 다룰 수 있는 자들이 태어난다.


“투수 카드를 뒤집어 주십시오.”


딜러의 말에 음조위가 카드를 뒤집었다.


“볼 입니다. 쓰리 볼 원 스트라이크. 음조위님 다시 뒤집어 주십시오.”

“아 짜증나네. 어차피 진 거 이렇게 귀찮게 해야 하나.”


툴툴거리며 카드를 뒤집는다.

이번에 나온 카드는 스윙.


“마마손님. 카드를 뒤집어 주십시오. 흘려보낼 시 카드를 뒤집지 않고 스트라이크가 됩니다.”


이미 아는 내용임에도 딜러, 김이한은 친절하게 설명한다.

나는 그냥 헛스윙으로 공을 흘려보낸다.

턱을 괴고 삐뚜름하게 지켜보던 마틴 스콜피언이 비웃었다.


“너 뭐하냐. 마마손. 거기서 날렸으면 안타라도 됐을 것이거늘. 이제 포기한 건가.”


게임이 싱겁게 끝날 거라 예상했는지 영 흥미를 갖지 못한다.

이 모든 게 계획대로 움직이고 있단 걸 녀석은 알지 못한다.


─깜빡. 깜빡.


신수영은 일종의 신호를 보내고 있다.

내가 모르는 어떤 신호를.

내 남은 마력을 쥐어짜내 나는 『킹리적 갓론』 녀석의 신호를 읽어냈다.

그 신호로 나온 결과.


“음조위님 카드는 병살입니다. 하지만 헛스윙으로 공을 흘려보냈기 때문에 실패입니다.”

“아 까비까비. 야 마마손 운 좋다.”



신수영의 젊음에 평정심을 잃은 음조위.

돼지 뇌를 가진 마틴 스콜피온.

이 둘은 모르고 있다.

생각이라는 게 있다면 우리 둘을 한 공간에 두는 실책을 저지르진 않았겠지.


“음조위님 카드 뽑아주십시오.”


음조위가 카드를 뽑았다. 나는 그 카드가 무엇일지 너무도 잘 안다.


“볼입니다. 볼넷으로 출루합니다.”


타자는 1루로, 1루 주자는 2루를 채웠다.

이제 딱 두 번으로 승부는 결정된다.


“게임 휴식 없이 속행하겠습니다.”


지루할 듯 긴장감 넘치는 카드의 주고 받음이 이어졌다.

그동안 나는 원 아웃을 남겨두고 만루를 채웠다.


“이이이···.”


마틴 스콜피온은 초조함에 이를 갈고, 음조위는 손톱을 물어뜯는다.

기타쳐 타케시는 여전히 무표정에 아무 말도 없다. 기타쳐의 잠잠함이 신경쓰이지만 승부에 지장은 없겠지.

음조위의 떨리는 손이 카드를 뒤었다.


“스윙입니다. 마마손님, 카드 뒤집어 주십시오.”


나는 카드를 뒤집었다.

계획이 있었고 계획대로 되었다.

그럼에도 손이 떨려왔다.

카드를 개방하지 않은 채 테이블에 내려놨다.


“아···”


여기저기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모두 나처럼 쫄린 것이다.


“거 진짜. 감칠맛나게 하지 말고 빨리 뒤집어라.”



쫄리긴 마틴 스콜피온도 마찬가지였지만 그는 어느새 게임에 몰입하고 있었다.

나는 그를 무시하고 돌아봤다.

신수영과 눈이 마주쳤다.

신수영은 손을 꼼지락거리며 눈을 깜빡였다.

그녀가 확신한다면 나도 확신한다.


“카드 뒤집습니다···”


천천히 뒤집히는 카드.

여기에 모든 게 달려있다.

이 카드 한 장이면 바로 내일, 온세상이 뒤집힌다.


“마마손님이 뒤집은 카드는···”


마력과 기를 모두 타고 나는 자.

그들은 둘 중 하나다.

헌터왕 황금창과 같이 어느 분야든 왕이 될 자이거나.

「공학」의 재능을 타고난 자이거나.

그리고 바로 후자가 신수영이다.

세상 모든 것을 만들어낼 수 있는 재능.

그런 그녀의 재능 중 하나인 스킬 『논리』는 내 『킹리적 갓론』의 필적할 만큼 원인과 결과를 오롯이 추론한다.


─마마손님 카드!!!!!!!!! 홈런입니다!!!!!! 9회말 2아웃!!!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홈런 홈런 만루홈런!!!!!! 마마손님 역전입니다!!!!!!


카드의 숫자, 카드의 종류, 연관된 확률의 분포도.

그 모든 걸 종합하여 매 순간 결과를 산출하는 능력.

논리로 직조된 상황 판단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나··· 그리고 신수영은 이 스테이지를 휩쓸었다.



*



─네에!!!!!!! 마마손님이 이긴 것입니다아아아 그런 것입니다아아아!!!


캐스터의 함성은 우렁찼다.

스피커를 찢고서 성대가 튀어나올 기세였다.


─이로써 마마손님은 신이천이 남겼다는 신비의 목걸이, 하운드 급 사냥선 설계도의 주인이 되었습니다!!! 또한···


캐스터가 신수영을 가리켰다. 디스플레이드 보드에 상기된 신수영의 모습이 나타났다.


─도박 좀비가 된 신수영의 생사여탈권 역시 마마손님에게 쥐어졌습니다. 신이천의 보물과 여자, 그리고 강원랜드 설립 이래 역대급의 상금까지!!!


나는 캐스터가 방방 뛰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봤다.

내가 곧 받게 될 상금은 자그마치 1조원이다.


─1조원입니다. 1조원. 여러분 상상이 가십니까? 2억7천에 가까운 풀옵 포르쉐 911 터보S로 매일 범퍼카 놀이를 밥먹듯이해도 3703일!!! 자그마치 10년 동안 이 짓을 할 수 있습니다.


캐스터가 참 말을 잘한다.

그동안 상금의 규모가 가늠이 되질 않았다. 포르쉐로 비유하니 찰떡 같이 이해가 된다.


◎사이다패스: 미친··· 1조··· ‘안녕히계세요 여러분. 전 이 세상의 모든 굴레와 속박을 벗어던지고 제 행복을 찾아떠납니다. 여러분도 행복하세요오오오’가 가능해진 건가···

◎심벌즈 내일이: 그게 무슨 밈인지 모르겠지만··· 역경을 딛고 승리한 자네, 마마손에게 박수를 보내지 하하하.

◎제니바: 호호호


채팅창 터지는 소리가 들린다.

거기다···


「심벌즈 내일이님이 3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제니바님이 2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손목 자른 아귀찜님께서 5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많은 후원이 쇄도합니다」


돈이 많은 거 나인데 이상하게 사람들이 후원한다.

부자는 참 돈 벌기 쉽다. 이게 돈 놓고 돈 벌기인가?


「유튜브 라이브 시청자수가 심사 기준을 충족합니다」

「일반 후원 및 도네이션 미션 금액이 상향 조정될 예정입니다」


또 한 번 채널이 업그레이드 되었다.

모든 게 잘 돌아가는 와중에도 다만 한 가지 걸리는 것이 있었다.


◎박수영: 근데 아까 신이천이라고 하지 않음?

◎박민아: 신이천이면 재야고수라 불리는 그 전설적인 공학자? 그럼 저 애가 그 딸 맞음?


바로 대중들이 신수영에게 아는 것.

신수영에게 어떤 사연이 있든지 간에 지금 저 녀석이 노출되는 건 최대한 막아야 한다.

신수영은 어느 모로 보나 내겐 최대의 자원. 빼앗길 순 없다.


◎정블리유미블리: 장난을 엿으로 드심? 저런 허연멀건한 게 그 공학자의 딸이겠으? 양아치 반푼이는 되겠는데?

◎박민아: 아 그런가? 그러고 보니 갑자기 툭 튀어나온 것도 좀 이상하네.

◎의적홍: 어차피 다 어그로임. 저 설계도라는 것도 구라일 거임.


오래전 키보드 워리어 생활을 청산했다는 정유미.

그녀와 길동이 합을 맞추며 물타기를 진행 중었다.


“그럼··· 이만하면 되었고. 자 협상을 해보실까.”


실상 이제부터가 진짜다. 모든 건 다 협상을 위한 준비 과정. 1조원을 손에 쥐었으니 무엇이 되었든 협상을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다.


“너 이자식···.”

“ ······ ”


마틴 스콜세지는 당장에라도 날 찢을 기세로 주먹을 움켜쥐었고, 음조위는 할 말을 잃은 듯 영혼이 나가 있었다.


“이제 어쩔 셈이냐.”


김이한이 내쪽으로 등을 돌려 수장들 모르게 말했다. 그의 음색에 당황이 역력했다.

실상 그조차 내 다음 수를 예측할 수 없다.

이번 무대의 주인은 그였어야 했지만 이젠 완전한 나의 무대였다.


“보시면 압니다.”


나는 한껏 거만하게 대답했다.

뒷끝은 없지만 좀 전의 거절은 꽤나 뒷맛이 구렸다.

제대로 복수해줘야지.


“자자자. 다들 실성은 그만두시고 정신 좀 차리시지요.”


톡톡.


나는 테이블을 두들기며 주의를 끌었다.

그제야 잡아먹을 기세로 눈빛들이 날아왔다.

제법 살벌했다.

나는 신수영을 쳐다봤다. 그녀는 올곧게도 나 마마손을 신뢰했다.

나는 씩, 웃어보인 뒤 다시 삼무법자의 수장들을 쳐다봤다.


“자자. 이제부터 이 테이블은 협상 테이블입니다. 제가 이 협상을 주도합니다.”



그때였다.


─휘릭.


아주 자그마한 바람이었다. 소리조차 났는지 모를 미세한 바람이 나를 스쳤다..

공간이 뒤틀어짐과 동시에


─콰아아아앙.


내 바로 뒤부터 폭발하기 시작한 검압(劍壓).

검흔이 내 뒤에 있는 모든 것을 날렸다.

뒤를 돌아봤을 때 그곳에 있는 거라곤 멀찍이 보이는 강원도의 산자락.

반파된 잔해 위로 드러나는 어마어마한 구멍.

그것을 뚫어낸 건 단지 내지른 새끼 손가락이었다.


“마마손. 미안하지만 여기가 네 사지(死地)올시다.”


나는 다시 고개를 돌려 검기의 주인을 찾았다.

멀리 갈 것도 없었다.

조용이 와인을 들이키는 남자.

궁예 안대를 쓴 검객.


“아니? 당신이? 갑자기? 이 타이밍에?”


게임 내내 말 한 마디 안하던 남자.

이건 완전 갑툭튀였다.

그는 기타쳐 타케시다.




전개와 캐릭터, 개연성에 대한 조언, 지적을 감사히 받고 있습니다. 쪽지와 댓글 남겨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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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결전 황진호!(1) 22.05.08 43 2 13쪽
65 시간과 방의 정신(6) 22.05.07 46 2 11쪽
64 시간과 방의 정신(5) 22.05.06 36 1 13쪽
63 시간과 방의 정신(4) +2 22.04.22 47 1 12쪽
62 시간과 방의 정신(3) 22.04.21 38 1 11쪽
61 시간과 방의 정신(2) 22.04.21 46 1 12쪽
60 시간과 방의 정신(1) 22.04.20 46 1 12쪽
59 1이 2를 쌈싸먹음(2) 22.04.19 44 1 13쪽
58 1이 2를 쌈싸먹음(1) 22.03.20 55 1 18쪽
57 공학자(2) 22.02.25 51 1 16쪽
56 공학자(1) 22.02.25 50 1 13쪽
55 폭풍의 언덕 작전(3) 22.02.13 55 1 14쪽
54 폭풍의 언덕 작전(2) 22.02.04 58 1 17쪽
53 폭풍의 언덕 작전(1) 22.02.02 60 1 18쪽
52 폭풍의 전야(3) 22.02.01 61 1 17쪽
51 폭풍의 전야(2) 22.01.31 69 1 17쪽
50 폭풍의 전야(1) 22.01.30 68 1 21쪽
49 도박결의(3) 22.01.29 74 1 23쪽
48 도박결의(2) 22.01.26 63 1 21쪽
» 도박결의(1) 22.01.25 71 1 20쪽
46 액션 베이스볼(3) 22.01.22 65 1 20쪽
45 액션 베이스볼(2) 22.01.19 75 1 14쪽
44 액션 베이스볼(1) 22.01.18 71 2 15쪽
43 메가잭팟(3) 22.01.17 86 2 22쪽
42 메가잭팟(2) 22.01.15 82 2 22쪽
41 메가잭팟(1) 22.01.15 100 1 21쪽
40 이 망할 놈의 엠티(3) 22.01.14 82 1 20쪽
39 이 망할 놈의 엠티(2) 22.01.14 69 1 20쪽
38 이 망할 놈의 엠티(1) 22.01.12 74 1 15쪽
37 헌터의 밤(4) 22.01.03 78 1 20쪽
36 헌터의 밤(3) 22.01.02 85 1 14쪽
35 헌터의 밤(2) 21.12.31 95 1 16쪽
34 헌터의 밤(1) 21.12.31 98 1 18쪽
33 스승의 은혜(4) 21.12.28 102 1 16쪽
32 스승의 은혜(3) 21.12.27 86 1 15쪽
31 스승의 은혜(2) 21.12.27 88 1 13쪽
30 스승의 은혜(1) 21.12.27 101 1 20쪽
29 F급의 제자들(4) 21.12.27 110 1 18쪽
28 F급의 제자들(3) 21.12.27 104 1 17쪽
27 F급의 제자들(2) 21.12.27 111 1 15쪽
26 F급의 제자들(1) 21.12.27 118 1 18쪽
25 F급의 경매(2) 21.12.27 113 1 16쪽
24 F급의 경매(1) 21.12.27 119 1 20쪽
23 F급의 아카데미(4) 21.12.27 121 1 18쪽
22 F급의 아카데미(3) 21.12.27 136 1 20쪽
21 F급의 아카데미(2) 21.12.27 133 1 20쪽
20 F급의 아카데미(1) 21.12.27 151 1 19쪽
19 합의(3) 21.12.27 150 1 14쪽
18 합의(2) 21.12.27 154 2 16쪽
17 합의(1) 21.12.27 193 2 16쪽
16 강남 세브란스 병원 던전 러쉬(4) 21.12.27 188 2 20쪽
15 강남 세브란스 병원 던전 러쉬(3) 21.12.27 191 2 17쪽
14 강남 세브란스 병원 던전 러쉬(2) 21.12.27 213 2 17쪽
13 강남 세브란스 병원 던전 러쉬(1) 21.12.27 234 3 11쪽
12 항복 21.12.27 248 3 13쪽
11 1번 시나리오(2) 21.12.27 257 4 17쪽
10 1번 시나리오(1) 21.12.27 307 3 13쪽
9 분식집 대박 21.12.27 375 5 13쪽
8 합류(3) +2 21.12.27 432 5 15쪽
7 합류(2) 21.12.27 570 7 24쪽
6 합류(1) 21.12.27 976 11 15쪽
5 복수(2) 21.12.27 1,111 13 14쪽
4 복수(1) 21.12.27 1,470 15 14쪽
3 각성(2) 21.12.27 1,912 18 13쪽
2 각성(1) +3 21.12.27 2,449 2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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