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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귿 공방

버서사이-미소녀 천재 대마법사 전기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무협

디귿(D)
작품등록일 :
2022.05.12 14:41
최근연재일 :
2023.04.19 19:10
연재수 :
10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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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85
추천수 :
176
글자수 :
761,699

작성
23.03.2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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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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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74. 카델 침공(7)

DUMMY

‘진심이야. 젠장, 어디서 이런 괴물이 나타난 거야. 교수님들이 오지 않으면 도망치는 것도 불가능할 텐데. 도대체 어떻게 해야 되는 거야.’


피아는 투챤이 내뿜는 살기에 소름이 돋으면서도 이 상황을 극복할 방법을 찾으려 열심히 머릴 굴렸다. 그러나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았다. 도리어 본능은 계속 친구들의 희생을 발판으로 삼아 도망가라고 종용했다.


“우릴 너무 쉽게 보는 거 아니야?”


성천이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며 살기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어머, 기분 상했구나? 미안. 그럴 의도는 아니었어. 그런데 어쩌겠어. 사실인데.”


‘아오··· 저 복학생 오징어는 분위기 파악 안 되나? 이곳까지 들어올 수 있는 것만 봐도 상대가 얼마나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는 거야? 평소엔 혼자 똑똑한 척 다 하더니 왜 이렇게 위급한 상황에선 눈치가 없는 건데!’


평소와 다른 성천의 태도에 피아는 답답해 죽을 지경이었다.


“자만이 지나치군. 여긴 대(大) 카델이다. 우리가 아직 학부생이라지만, 얼마 전에 전공생과 협력해 졸업시험에 참가한 경험도 있다고.”


‘뭐야? 자기소개 하냐? 지금 그 얘기를 왜 하는 거야? 멍청한 새끼야! 그리고 넌 그때 같이 하지도 않았··· 어?’


성천의 시선이 일정한 간격으로 흔들리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조금 전부터 투챤의 시선이 다른 곳을 향할 때마다 성천의 시선이 빠르게 움직였었다.


‘뭐? 어쩌라고?’


그러나 아쉽게도 피아는 성천의 의도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뭔가 신호를 보내고 있는 건 분명한데 바쁘게 움직이는 시선만으론 도무지 알 수 없었다.


“그런 자신감은 좋아. 그런데 그만한 실력은 없어 보이는데?”


“흥! 조금 전까지 숨어서 공격하거나 기습밖에 하지 않은 네가 할 소린가?”


“오오, 도발! 제법인데? 그러고 보니 첫 공격도 네가 간파했었지? 역시 숨기는 실력이 있었구나? 그럼 이제 제대로 한 번 놀아볼까?”


은은하게 풍기던 투챤의 살기가 바람처럼 뿜어져 네 사람을 감쌌다. 한겨울의 찬바람처럼 살을 에는 듯한 살기는 감각이 떨어지는 아현마저 몸을 떨게 만들 정도였다. 그럼에도 성천은 전혀 굴하지 않았다.


“좋지. 그런데 무작정 날뛰기 전에 한 가지만 말해주지. 우린 마법사만 셋이다. 세 마법사의 보조를 받는 무투가의 주먹을 조심해야 될 거야. 멍드는 정도로 끝나지 않을 거거든.”


“무투가? 이 아이를 말 하는 거야?”


투챤의 시선이 피아를 향했다. 우연이라도 찾아올지 모를 빈틈을 노리던 피아에겐 큰 낭패였다.


‘제길··· 역시 저 새끼는 대가리도 오징어였어. 상대한테 우리 전략을 다 알려주면 어쩌자는 거야?’


울고 싶었다. 절망적인 상황을 더 절망적으로 만든 성천의 한 마디 한 마디에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아니, 그 전에 성천의 얼굴에 있는 힘껏 주먹을 날리고 싶었다.


“후움··· 실력은 제법 있는 것 같지만, 자신만만할 정도는 아닌 것 같은데?”


“그뿐일까? 그 옆에 있는 친구도 조심하는 게 좋을 걸? 상당한 검술 실력까지 갖춘 유망주라고. 물론, 얼마 전 결투에서 내 바람마법에 기절하는 바람에 아쉽게 패배하긴 했지만.”


‘뭐라고 하는 거야? 그 거짓말은 또 뭐고?’


“그날 결투는 정말 치열했지.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달까? 그러나 마지막에 아무도 눈치 못 채게 고난이도 마법으로······.”


“그만.”


투챤은 과거의 승리를 떠올리며 도취된 듯 떠들던 성천의 목전에 단검을 겨눴다. 조금만 움직여도 닿을 정도로 가깝게 칼을 겨누고 있는 투챤의 표정은 지금까지와 달리 불쾌함으로 가득했다.


“무슨 개수작이야? 쓸데없는 말로 시간 그만 끌고 자세 잡아.”


“오··· 오해야. 시간 끄는 게 아니야.”


“닥쳐. 마지막 경고야. 자세 잡아.”


투챤은 검을 거두며 뒤로 한 발자국 물러섰다.


“알았어. 준비할게. 그런데 진짜야. 시간 끌려던 게 아니야. 작전을 설명한 거지. 아까 얘기 했잖아. 마법사의 보조를 받는 무투가를 조심하라고.”


‘아차!’


투챤은 등 뒤에서 느껴지는 살기에 황급히 단검을 휘두르며 몸을 돌렸다. 그러나 그녀의 몸은 피아를 향하지 못했다.


퍽!


아현의 바람마법이 머리에 명중한 것이다. 성천과 샤이르의 결투에서 샤이르를 기절시켰던 마법이었다.


뻑!


단검의 궤도가 흐트러지고 몸을 휘청이는 투챤의 빈틈을 피아는 놓치지 않았다. 기회만 노리고 있던 피아의 주먹이 투챤의 얼굴에 꽂히며 경쾌한 소리를 냈다.


“아자! 들어갔어!”


“방심 하지 마!”


주먹에 묵직함을 느끼고 신난 피아에게 성천이 소리쳤다. 그와 동시에 바닥에 쓰러지던 투챤의 발이 피아의 얼굴을 노렸다.


퍼억!


가까스로 팔을 올려 공격을 막았지만, 발차기의 위력에 밀린 피아의 몸은 벽에 부딪혔다.


‘뭐야, 그 자세에서 공격이 가능하다고?’


결정타라고 생각할 정도로 강한 공격이었음에도 쓰러지지 않는 것도 놀라웠지만, 불가능한 자세에서의 반격은 정말 뜻밖이었다.


“샤이르는 피아를 보조해. 나는 아현을 지킬게. 아현은 지금처럼······.”


쉬익!


바람을 가르며 단검이 성천의 눈앞을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갔다. 머리카락은 잘려 바닥에 떨어졌지만, 다행히 눈은 무사했다.


“하아··· 아무리 방심했다곤 하지만 자존심 많이 상하네.”


분노로 일그러진 얼굴을 쓸어 올리는 투챤의 목소리는 살기로 가득했다. 번뜩이는 눈빛 역시 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멎을 정도로 매섭고 강렬했다.


“방금 마법 누구야? 계집. 너야?”


네 사람을 천천히 훑던 투챤의 시선이 아현에서 멈췄다.


“피해!”


순간의 살기를 느낀 피아가 소리쳤다. 동시에 성천이 아현을 껴안으며 반대쪽으로 넘어졌다. 투챤의 단검은 이번에도 공격에 실패했다. 그러나 이전과 달리 공격은 그대로 끝나지 않았다. 허공을 가른 단검의 궤적은 나비의 비행처럼 자연스럽게 허공을 가르며 다시 두 사람을 노렸다.


“적당히 해라!”


샤이르의 바람마법의 보조를 받은 피아의 몸이 빠르게 투챤을 향해 날아갔다. 그러나 투챤은 당황하지 않고 가볍게 몸을 틀어 피아의 몸통박치기를 피했다.


“어딜!”


아무리 샤이르의 보조마법을 받았다 해도 한 번에 공격이 성공할 거란 기대는 하지 않았다.


‘방심했지. 이년아?’


투챤이 피할 걸 예상했던 피아는 몸을 비틀며 발을 휘둘렀다. 평소 실력이라면 투챤에게 공격을 성공시키기 어렵겠지만, 샤이르의 보조마법이 있다면 가능할 것 같았다.


휘익


“어라?”


그러나 예상과 달리 투챤은 피아의 발차기를 가볍게 피했다. 바닥에 착지해 급하게 자세를 잡은 피아는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내 샤이르를 향해 버럭 소릴 질렀다.


“야! 너 똑바로 보조 안해?”


“아, 아니··· 난······.”


안 한 게 아니라 못한 거였다. 그러나 피아의 기세에 눌려 변명을 입 밖으로 꺼내지도 못했다.


“닥쳐! 그거 하나 못 맞추면서 뭔 말이 많아?”


“뭐야? 너희들 지금 장난 하니? 카델 학생이 맞기는 해? 호흡이 하나도 안 맞잖아. 이러면 조금 전까지 열 내던 내가 민망하잖아.”


“시끄러워. 얘가 잠깐 방심해서 그래. 다음엔 지금처럼 여유부리면서 서있지 못할 걸.”


“어머, 너도 눈치 못 채고 있는 거야? 이거 심각한데? 저 소년은 네 움직임을 따라가지도 못했어. 몇 번을 시도해도 마찬가지야. 널 보조하기엔 실력이 부족한 거라고.”


투챤은 한 번의 공격으로 상황을 정확하게 판단했다. 샤이르의 실력으론 피아의 움직임을 따라가지도 못했다. 그래서 피아의 발차기에 바람마법으로 보조할 수 없었던 것이다.


분하지만 투챤의 말을 들은 피아는 현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가을 졸업시험에서 지속적으로 호흡을 맞췄던 아현이나 타미라면 모를까 샤이르에겐 무리였다. 그렇다고 아현에게 보조 받을 수도 없었다. 투챤의 예상을 뛰어넘는 공격을 할 수 있는 건 아현이 유일했다.


“아웅~ 기운 빠져. 좀 더 재밌게 해줄 줄 알았는데 완전 기운 빠지네. 나도 할 일이 있으니 빨리 끝내자.”


“쳇!”


단검을 치켜드는 투챤을 보며 피아도 다시 자세를 잡았다. 그러나 자신이 없었다. 방심하고 있을 때 최대한 피해를 줄 생각이었는데, 단검을 치켜든 투챤의 눈빛엔 일말의 방심도 보이지 않았다.


“계속 공격해!”


갑자기 성천이 소리쳤다.


“야! 나부터 죽이려고?!”


“일단 믿어봐!”


왈가왈부할 시간이 없었다. 성천에게 뾰족한 수가 있길 바랄 뿐이었다.


“젠장!”


피아는 다시 몸을 날렸다. 성천의 외침에 준비하고 있던 샤이르가 바람마법으로 보조했다. 피아의 몸이 빠르게 투챤을 향해 날아갔다.


‘언제지? 어떤 공격을 하려는 거지?’


샤이르는 피아의 움직임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그러나 피아의 움직임을 보고 마법을 시전할 자신이 없었다. 그의 실력으로 피아의 변칙적이고 빠른 움직임을 따라가는 건 불가능했다.


불안한 건 피아도 마찬가지였다. 급한 마음에 일단 성천의 지시를 따랐지만, 샤이르가 제대로 보조하지 못하리란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모르겠다. 될 대로 되라.’


보조마법의 도움으로 빠르게 날아가 자세를 흐트러뜨리지 않고 뻗는 발차기는 훌륭했다. 만약 발차기에도 바람마법의 보조를 받았다면 투챤에게 위협이 될 정도였다. 그러나 이번에도 샤이르는 피아의 움직임을 따라가지 못했다.


‘더 놀고 싶은데 지루하네.’


샤이르의 보조를 받지 못한 뻔한 발차기에 투챤은 속으로 짧은 한숨을 뱉었다. 그리고 느긋하게 상체를 살짝 비틀며 칼을 움켜쥐었다. 공격을 피한 뒤 몸에 단검을 찌를 생각이었다.


퍽!


‘어···?’


투챤은 머리에 충격을 느끼며 멀찍이 날아가 벽에 부딪혔다.


분명 피했다고 생각했다. 샤이르의 눈이 피아의 움직임을 좇지 못하는 것을 확인했다. 절대 보조마법을 걸 수 없었다. 그런데 발차기가 갑자기 빨라졌다.


‘누구? 소녀?’


벽에 부딪힌 몸이 바닥에 떨어지는 와중에 아현을 살폈다. 그러나 그녀의 눈은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조차 모르고 있었다.


‘그럼 설마···?’


아현 앞을 지키고 있던 성천과 눈이 마주쳤다. 정확히 움직임을 좇은 눈빛이었다.


‘쳇, 너무 방심했군.’


무릎을 꿇으며 바닥에 떨어진 투챤은 이를 악물었다.


카델의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대륙 최고라 함은 인간 세계의 최고를 의미했다. 그래서 이번 출정에 기대가 컸다. 처음부터 공을 세울 욕심은 없었다. 그저 순수하게 전투에 대한 기대였다.


그러나 카델의 수준은 기대 이하였다. 아무리 은신 기술을 사용했다 하더라도 성벽을 넘어 중앙 도서관 탑에 오를 때까지 아무도 눈치 채지 못했다. 게다가 탑에서 만난 카델의 학생은 쥬노의 정예병 수준밖에 되지 못했다. 실망스러웠다. 그래서 어린아이 어르듯 시종 장난으로 일관했다. 그러나 오만이었다.


‘방심하면 당할 수도 있어. 확실히 끝낸다.’


여유와 장난기가 완전히 사라진 투챤의 얼굴엔 진한 살기만 남아있었다.


반면, 피아는 공격이 성공해 잔뜩 신이 나 있었다.


“뭐야? 어떻게 된 거야? 모질이 너야? 이야, 마법학부 낙제생도 할 때는 하는구나?”


“정말? 성천이 보조한 거야? 난 눈으로 좇지도 못했는데?”


샤이르도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자존심이 상해 입을 굳게 다물었다.


“전략을 바꿀게. 내가 피아를 보조할 테니 샤이르는 아현을 지켜. 아현은 눈으로 움직임을 좇으려 하지 말고 마나의 파동을 느끼는데 집중해. 그리고 기회가 오면 무조건 급소만 공격해.”


“무슨 소리야? 마나의 파동이라니? 그리고 급소라면 어딜 공격하라는 거야?”


“자세히 설명할 시간 없어. 너라면 분명 바로 알아차릴 수 있을 거야. 그리고 피아는······.”


투챤이 몸을 일으키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성천은 투챤을 향해 자세를 잡으며 빠르게 말을 이었다.


“내 마법 실력으로 널 보조하는 게 많이 부족할 거야. 그러니 너무 무리하면 안 돼. 상대도 더 이상 여유부리지 않을 거야. 샤이르는 무슨 일이 있어도 공격하지 마. 언제라도 마법을 사용할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가 아현을 지키는데 집중해. 온다!”


샤이르가 아현 앞으로 채 자리를 잡기도 전에 투챤이 단검을 앞세워 빠른 속도로 다가왔다.


마법스킬 : 돌풍


아현은 투챤을 향해 있는 힘껏 바람을 일으켰다. 속도를 떨어뜨리고 움직임을 일부 봉쇄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투챤은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바람을 향해 단검을 휘둘렀다.


“방심하지 않는다.”


아현이 일으킨 바람은 투챤의 검풍에 반으로 갈라져 옆으로 흩어졌다. 투챤은 속도를 늦추지 않고 그 사이를 지나쳐 아현을 노렸다.


‘소년도 거슬리지만 소녀부터!’


지금까지 보여준 모든 움직임의 중심엔 성천이 있었다. 탁월한 안목으로 상황을 정확히 분석하고 친구들에게 정확한 지시를 내리는 중추적인 인물이었다. 가장 먼저 제거해야 할 대상임에 확실했다. 그러나 본능은 아현을 가리켰다.


“어딜!”


성천의 보조를 받은 피아의 발차기가 투챤을 노렸다. 조금 전 공격과 같은 맹렬한 속도였다. 그러나 예상하고 있던 투챤은 몸을 돌려 가볍게 공격을 피했다. 몸을 한 바퀴 돌렸음에도 투챤의 자세는 전혀 흐트러지지 않았다. 속도도 그대로였다.


마법스킬 : 강풍


투챤의 사정권에 들어오기 직전 샤이르의 마법이 다시 한 번 몰아쳤다.


‘쳇!’


이번에도 검풍으로 바람을 가를 수 있었다. 하지만 공격으로 이어지기엔 거리가 부족했다. 게다가 피아의 공격까지 이어진다면 공격 실패는 물론이고 상당한 피해를 입을 수도 있었다. 하는 수 없이 바람마법을 피해 뒤로 물러서며 몸을 틀었다.


“어?”


그러나 생각과 달리 바로 몸을 틀 수 없었다. 마치 물속에 들어간 것처럼 몸을 움직이기 힘들었다.


잠깐의 틈, 망설임은 가볍게 피할 수 있던 샤이르의 바람마법 공격을 허용했다. 묵직한 바람이 온몸을 짓눌렀다. 고작 학생이 시전한 바람마법이 투챤에게 데미지를 줄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철저하게 움직임이 봉쇄된 상태는 연속되는 공격을 쉽게 허용할 수밖에 없었다.


빡!


퍼억!


앞선 공격은 예상 밖이긴 했지만, 가격 당하는 순간 몸을 틀어 충격을 흘릴 수 있었다. 그러나 잠깐이나마 움직임을 멈춘 미지의 힘과 샤이르의 바람마법에 당한 몸은 완전한 무방비 상태였다.


쿵!


피아의 연속공격에 맞은 투챤의 몸은 저만치 날아가 벽에 부딪혔다. 이번엔 충격이 상당했는지 바로 일어서지 못하고 바닥에 쓰러졌다.


“뭐야? 엄청 잘난 척 하더니 별 거 아니네.”


주먹과 발에 느껴진 묵직한 느낌으로 충분한 충격이 가해진 걸 확신한 피아가 신나 소리쳤다. 여전히 바닥에 엎어져 움직이지 않는 투챤을 보며 다른 친구들도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근데 방금 어떻게 된 거야? 샤이르 바람마법을 충분히 피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갑자기 멈추던데? 언니야?”


“어? 어.”


“뭘 어떻게 한 거야?”


“별 거 아니야. 아까 저 여자가 가른 바람을 다시 끌어와서 한 공간 안에 가둬 벽을 만든 거야. 샤이르의 마법을 피해 뒤로 물러서는 걸 막으려고.”


“바람으로 벽을 만든다고? 그게 무슨 말이야?”


“응. 내가 특정한 위치에서 바람을 계속 회전만 시키면 돼. 날아가는 화살을 과녁에 맞기 직전에 방향을 바꾸는 방법하고 비슷한 거야.”


궁술훈련 중 화살 방향을 바꾸기 위해 시도했던 다양한 방법 중 하나를 응용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때와 시전 방법은 꽤 큰 차이가 있었다. 그리고 처음 시도하는 방법이었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뭔 소린지 모르겠지만··· 굉장히 어려운 것 같은데?”


“아니야. 요령만 알면 할 수 있는 거야. 나도 처음 시도해보는 건데 됐잖아.”


아무렇지도 않게 웃으며 대답하는 아현의 말이 전부 이해가 되지 않지만 피아는 적당히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하지만 샤이르와 성천은 달랐다. 마법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있는 그들에겐 아현이 보여준 마법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절실히 느껴졌다.


‘대단한 건 알았는데 이 정도였어?’


가장 놀란 건 샤이르였다. 아현의 마법 재능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정도일 거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근데 우리 이제 어떡하지? 얼른 밖으로 나가봐야 하는 거 아냐?”


“맞아! 지금 밖은 난리도 아니야.”


“저 여자는? 저대로 둬도 될까?”


“혹시 모르니 묶어 두······.”


“피해!”


성천의 비명에 가까운 고함이 채 끝나기도 전에 샤이르의 어깨에서 붉은 피가 뿜어져 나왔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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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101. 작별 인사(1부 마지막) 23.04.18 12 0 23쪽
102 #101. 전후(戰後) 사정(5) 23.04.17 31 0 12쪽
101 #100. 전후(戰後) 사정(4) 23.04.16 17 0 14쪽
100 #99. 전후(戰後) 사정(3) 23.04.15 19 0 15쪽
99 #98. 전후(戰後) 사정(2) 23.04.14 19 0 14쪽
98 #97. 전후(戰後) 사정(1) 23.04.13 19 0 16쪽
97 #96. 카델 침공(29) 23.04.12 23 0 16쪽
96 #95. 카델 침공(28) 23.04.11 17 0 14쪽
95 #94. 카델 침공(27) 23.04.10 21 0 12쪽
94 #93. 카델 침공(26) 23.04.09 21 0 14쪽
93 #92. 카델 침공(25) 23.04.08 20 0 14쪽
92 #91. 카델 침공(24) 23.04.07 16 0 13쪽
91 #90. 카델 침공(23) 23.04.06 17 0 14쪽
90 #89. 카델 침공(22) 23.04.05 25 0 12쪽
89 #88. 카델 침공(21) 23.04.04 18 0 11쪽
88 #87. 카델 침공(20) 23.04.03 15 0 14쪽
87 #86. 카델 침공(19) 23.04.02 16 0 11쪽
86 #85. 카델 침공(18) 23.04.01 19 0 13쪽
85 #84. 카델 침공(17) 23.03.31 15 0 13쪽
84 #83. 카델 침공(16) 23.03.30 15 0 12쪽
83 #82. 카델 침공(15) 23.03.29 19 0 16쪽
82 #81. 카델 침공(14) 23.03.28 18 0 14쪽
81 #80. 카델 침공(13) 23.03.27 18 0 11쪽
80 #79. 카델 침공(12) 23.03.26 18 0 12쪽
79 #78. 카델 침공(11) 23.03.25 18 0 14쪽
78 #77. 카델 침공(10) 23.03.24 18 0 14쪽
77 #76. 카델 침공(9) 23.03.23 19 0 13쪽
76 #75. 카델 침공(8) 23.03.22 20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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