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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귿 공방

버서사이-미소녀 천재 대마법사 전기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무협

디귿(D)
작품등록일 :
2022.05.12 14:41
최근연재일 :
2023.04.19 19:10
연재수 :
104 회
조회수 :
3,287
추천수 :
176
글자수 :
761,699

작성
23.04.0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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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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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85. 카델 침공(18)

DUMMY

“이, 이쪽이야! 막아!”


도라마의 움직임은 생각보다 빨랐다. 교수들의 압도적인 공격을 받아 쓰러지는 모습과 달랐다. 순식간에 눈앞에 닿은 도라마는 팔에 달린 클로를 내뻗었다.


챙!


앞선 학생이 칼을 들어 간신히 공격을 막았다.


챙! 챙!


도라마는 멈추지 않고 클로 낀 팔을 휘둘렀다. 다른 학생까지 합세해 검을 들어 공격을 막아냈다. 공격의 속도도 속도였지만, 무지막지한 힘은 공격을 막은 학생의 팔이 저릴 정도였다.


“공격! 공격해!”


계속되는 공격을 막으며 다급하게 소리쳤다. 그제야 정신을 차린 나머지 두 학생이 검을 휘둘렀다.


팅! 팅!


얼떨결에 휘두른 공격은 도라마의 클로에 너무 손쉽게 막혔다. 클로에 부딪힌 검이 위로 튕키며 공격하던 학생들의 자세가 무너졌다. 도라마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다시 클로를 휘둘렀다.


“으아아악!”


훤히 열린 가슴을 노리고 날아드는 클로를 막을 수 없다 판단한 학생이 눈을 질끈 감으며 비명을 질렀다.


챙!


“정신 차려!”


다행히 다른 학생의 검이 공격을 막아냈다. 또 다른 학생들도 다시 자세를 잡고 도라마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막고 막히는 공방이 계속됐다. 양옆을 지키고 있던 학생들은 그 모습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자리를 지키라던 명령이 그들의 다리를 붙잡고 있었다.


그러나 상황을 지켜보는 학생들과 달리 정작 도라마를 상대하는 학생들의 마음엔 작은 희망이 움트고 있었다. 빠른 움직임, 엄청난 힘과 달리 적의 움직임은 한심할 정도로 단순했다. 이 정도면 상대 못 할 수준이 아니었다.


“이 정도면 할 만한데?”


어느새 익숙해진 적의 움직임은 이제 위협적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넌 위, 난 아래.”


여전히 몰아치는 공격을 집중적으로 방어하던 두 명은 도리어 앞으로 한 발자국 내디뎠다. 갑작스런 힘에 뒤로 밀린 도라마의 자세가 무너짐과 동시에 눈빛을 주고받던 두 학생의 검이 적의 목과 다리를 잘랐다.


와아아아!


숨 가빴던 동료의 승리에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이것들 별거 아니야.”


“방심하지 않고 배운 대로만 하면 충분히 상대할 수 있어.”


눈앞에서 적을 해치운 동료의 한 마디는 사기를 올리기에 충분했다. 그때 도라마 하나가 리암의 공격을 피해 뒤로 빠져나갔다. 자리를 지키고 있던 세 학생은 긴장 속에 검을 치켜들었다.


“우리도 할 수 있다!”


긴장을 이겨내려 억지로 끌어올린 외침은 그대로 자신감이 되었다. 두려웠지만, 할 수 있을 거란 기대 역시 있었다.


‘쟤들이 할 수 있는 걸 우리가 못할 리 없어. 전부 나보다 약한 애들이잖아. 나도 할 수 있어. 나도 할 수 있어.’


날붙이 부딪히는 소리는 오래 반복되지 못했다. 공격을 담당한 학생의 검이 도라마 가슴 깊숙이 박혔다. 전투는 걱정과 달리 싱겁게 끝이 났다. 다시 함성이 터져 나왔다.


“할 수 있어! 하나씩 천천히 상대하면 너희들도 할 수 있어!”


적을 쓰러뜨리고 자신감이 넘친 학생이 칼에 묻은 피를 털며 소리쳤다. 두 번의 전투는 특별할 게 전혀 없었다. 위협적이나 지극히 단조로운 공격을 막아내고 빈틈을 노려 공격한다. 대련을 통해 수없이 반복한 훈련이었다.


“짜식들, 제법인데?”


“그럼! 누가 가르친 녀석들인데!”


안샬과 리암이 흐뭇한 표정을 짓는 사이 성천을 지나친 도라마가 피아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러나 이번엔 두 명이었다.


“보조할게.”


샤이르가 빠르게 뒤로 물러서며 마나에 집중했다. 그러나 어쩐 일인지 피아는 자세를 잡지 않았다.


“뭐 하는 거야? 이쪽으로 오는 거 안 보여?”


“됐어. 저것들은 우리 몫이 아니야.”


“뭐?”


“와아악!”


여유롭게 뒷짐만 지고 있던 피아가 갑자기 달려드는 도마라를 향해 버럭 소릴 질렀다. 그 소리가 어찌나 큰지 빠르게 달려들던 도라마가 귀를 틀어막을 정도였다. 빠르게 달리던 속도에 갑작스런 고함, 게다가 귀를 틀어막는 바람에 발이 엉킨 두 도라마는 그대로 넘어져 피아를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굴러버렸다.


“배달 완료!”


두 명의 도라마는 피아의 양쪽에 있는 학생들 앞까지 굴러갔다.


“왜 그래? 그냥 네가 처리하지.”


샤이르는 피아의 돌발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다. 정작 문앞 배송을 받은 양옆 학생들의 황당함 역시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당연히 피아가 상대할 거라 생각하고 방심하고 있었다. 그런데 별안간 피아의 고함이 고막을 찌르고 들어왔다. 고함에 놀란 가슴을 채 진정시키지 못한 상태에서 뜻하지 않은 선물이 도착했다. 방심하고 있던 학생들은 황급히 검을 꼬나들고 빠르게 몸을 일으키는 적을 향해 몸을 날렸다.


“아직도 모르겠어?”


“뭘?”


샤이르는 양옆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투를 번갈아 보며 피아의 말뜻을 이해하려 했지만 좀처럼 감이 잡히지 않았다.


“바보야. 지금 교수님들이 일부러 한 놈씩 풀어주고 있잖아.”


“그게 무슨 소리야?”


“애들이 바짝 쫄아서 벌벌 떨고 있으니까 긴장 풀어주려고 일부러 한 놈씩 뒤로 보내고 있는 거라고. 그런 걸 일부러 우리가 상대할 필요는 없잖아.”


그러고 보니 양옆으로 늘어선 학생들의 표정이 확연히 달라져 있었다. 피아가 쫓은 두 도라마도 어느새 몸이 잘려 바닥에 쓰러졌다.


“우리 차례는 더 긴박해지면 자연스럽게 돌아올 테니 마음 편히 먹고 있어.”


피아는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활짝 웃어 보였다. 샤이르도 어색하게 마주 미소 지으며 긴장을 살짝 내려놓을 수 있었다. 그러나 피아의 속내는 표정과 전혀 달랐다.


‘우리가 적극적으로 나설 상황이 오면 쟤들이 버틸 수 있을까? 그전에 지원병력이 도착해야 하는데······.’


아직은 화염의 영향으로 성안으로 들이치는 적의 수가 많지 않지만 시간문제였다. 시간이 흐를수록 화염은 눈에 띄게 약해졌다.


* * *


“와! 쟤 진짜 뭐야? 방금 그거 사자후였죠? 선배가 가르쳤어요?”


안샬은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다.


“내가 학부생한테 사자후를 가르쳤겠냐? 카델에 오기 전에 배웠겠지.”


“17살에? 그것도 여자애가? 도대체 누가 그렇게 가르쳐요? 실력만 보면, 제대로 된 환경에서 체계적으로 배운 것 같은데 사자후는 너무 뜬금 맞지 않아요?”


“누가 아니래? 기본기는 체계적으로 배운 게 확실한데, 실전에서 움직임은 형식에 전혀 구애받지 않고 얼마나 자유롭냐. 아까 봤지? 너 빠지고 우리랑 합류해서 싸우는 거.”


“그것뿐이에요? 다른 애들은 다들 쫄아서 벌벌 떠는데 쟤는 너무 자연스러워요. 꼭 실전 경험이 있는 것처럼.”


두 사람의 대화를 들으며 수하르는 수개월 전 피아를 처음 만났을 때를 떠올렸다. 피아의 첫 번째 공격은 상당히 위력적이었다. 학부생 수준을 넘어 전공생과 맞먹는 수준이었다. 더이상 평가가 무의미할 정도였다. 그런데 뭔가 미심쩍은 느낌이 남았다. 이대로 평가를 끝내도 상관없지만, 정체를 알 수 없는 찝찝함을 해결하고 싶었다.


공격이 이어지도록 유도했다. 피아는 망설이지 않고 두 번째 공격을 펼쳤다. 그 공격으로 찝찝함의 정체를 파악했다.


‘실력을 숨기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무언가가 있었다. 굳이 확인할 필요는 없었다. 그러나 개인적인 호기심에 다시 공격을 유도했다.


피아의 연속공격을 여유롭게 피하며 기습 공격을 펼쳤다. 예상대로 피아는 어렵지 않게 공격을 피해냈다. 그러나 그 동작이 조금 과하게 느껴졌다. 기습적이긴 했지만 절대 위협적이지 않은 공격에 대한 회피치곤 움직임이 너무 컸다. 그 순간 피아의 움직임에서 느껴지던 이질감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오직 살아남기 위한 움직임.’


자신보다 강한 상대를 상대하는 방법, 그런 상대와의 전투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방어는 언제라도 도망칠 여지를 마련해 두고, 공격도 지나칠 정도로 방어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아마도 실력을 숨기는 이유도 그 때문이리라. 어쩌면 더 많은 것들을 숨기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도대체 저 어린 나이에 어떤 환경을 살아온 거야? 성천, 넌 뭐 아는 거 없냐? 피아랑 친하잖아.”


“몰라요.”


“몰라? 그거 지금 우리보고 믿으라고 하는 소리냐? 아니면 우릴 바보로 아는 거냐? 교수 중에 너희들이 카델에 같이 찾아온 거 모르는 사람이 있겠냐?”


“정말 몰라요. 그리고 알아도 말 안 해요.”


“하여간 답답한 새끼··· 그냥 모르는 척 얘기하면 되지 고집은······.”


아는 것이 거의 없는 것도 사실이었다. 성천이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는 피아가 아한지의 제자라는 것뿐이었다. 그러나 피아 스스로 꺼내지 않는 얘기에 대해 어느 것 하나 떠들 수는 없었다.


사실 성천은 어렴풋이 피아의 과거에 대해 눈치채고 있었다.


‘지안 지역의 전통의상, 아한지의 제자, 6년 전부터 대륙 각지를 돌며 수행, 살아남는데 특화된 무술, 게다가 은연중에 보이는 몸에 밴 식례(式禮)까지.’


알고 있는 정보를 종합하면 한 가지 추론에 도달했다. 비록 명확한 증거가 없는 추측에 불과했다. 그러나 성천은 자신의 추론을 확신했다. 그래서 더욱 피아에 대해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피아의 정체에 대해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야 해. 설사 아현이라 할지라도.’


성천은 뒤에 서 있는 피아를 곁눈질로 힐끔 보며 다짐을 되새겼다.


* * *


잔뜩 고조된 2열의 사기는 뒷열까지 그대로 전달됐다. 공포만큼이나 빠르게 전염된 사기에 힘을 얻은 4열 학생들의 움직임에도 자신감이 가득했다.


“서두르지 마! 흥분도 하지 마! 한 발씩! 한 발씩 천천히!”


이제는 분타의 지휘 없어도 될 정도로 안정되었다. 그러나 분타는 쉬지 않고 소리쳤다. 기세가 오르고 공포가 다소 옅어졌지만, 이제 시작일 뿐이었다. 앞으로 닥쳐올 더 큰 위험에도 지금 분위기를 유지하려면 잠시도 지휘를 멈출 수 없었다.


“어떤 상황이 와도 너희는 지금처럼 행동한다.”


“너희가 쏜 화살은 아군의 부담을 크게 줄여준다. 절대 멈추지 마라!”


“성문이다. 다른 곳은 노리지 마라! 성문이다!”


화살은 성문을 향해 쉼 없이 날아갔다. 비록 화살에 맞아 쓰러지는 적은 많지 않았지만, 꾸준히 적의 전투력 저하에 공헌했다.


“그래. 잘하고 있다. 계속 그런 식으로 하면 된다.”


격려와 달리 분타의 속은 점점 타들어 갔다. 성문을 향해 날아가는 화살의 수가 서서히 줄고 있었다. 활을 든 대부분은 마법학부생이었다. 평소 궁술훈련을 했다지만, 쉬지 않고 화살을 계속 날리기엔 체력적으로 무리가 있었다.


‘이대로는 오래 못 버틸 텐데.’


문제는 그뿐 아니었다. 화염은 눈에 띄게 약해지고, 불길을 뚫고 달려드는 적의 수는 점점 늘어났다. 이젠 학생들의 사기를 위해 일부러 적을 놓칠 여유조차 없었다.


“이것들 점점 늘어나는데요?”


“나도 알아. 떠들 시간 있으면 집중이나 해라.”


“그게 아니라 이대로면 오래 못 버틴다고요. 다른 방법 없어요?”


그나마 보조마법 덕에 버틸 수 있었다. 그러나 적의 수가 더 늘어나면 이젠 도리가 없었다.


“학생들을 믿죠.”


“무슨 소리야?”


성천의 말뜻이 선뜻 이해되지 않았다.


“우리끼리 전부 막을 수는 없어요. 일부는 뒷열이 부담해야 합니다.”


“감당할 수 있을까?”


“해야죠. 이대로는 오래 못 버팁니다.”


“성천 말대로 해요. 그게 옳아요.”


안샬에 이어 수하르도 고개를 끄덕이며 성천의 의견에 동조했다. 할 수만 있다면 선봉에서 모든 적을 맡고 싶었다. 하지만 이젠 방법이 없었다.


“긴장하라! 적이 온다!”


틈틈이 적을 상대하며 사기를 잔뜩 올린 2열 학생들은 리암의 주의에 크게 긴장하지 않았다. 도리어 더 자신만만했다.


“와라! 와! 덤벼!”


“해보자! 할 수 있다!”


“이길 수 있다!”


“와아아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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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후기라고 하기엔 조금 민망하지만.... 23.04.19 24 0 -
104 #102. 에필로그 23.04.19 19 0 22쪽
103 #101. 작별 인사(1부 마지막) 23.04.18 12 0 23쪽
102 #101. 전후(戰後) 사정(5) 23.04.17 31 0 12쪽
101 #100. 전후(戰後) 사정(4) 23.04.16 17 0 14쪽
100 #99. 전후(戰後) 사정(3) 23.04.15 19 0 15쪽
99 #98. 전후(戰後) 사정(2) 23.04.14 19 0 14쪽
98 #97. 전후(戰後) 사정(1) 23.04.13 19 0 16쪽
97 #96. 카델 침공(29) 23.04.12 23 0 16쪽
96 #95. 카델 침공(28) 23.04.11 17 0 14쪽
95 #94. 카델 침공(27) 23.04.10 21 0 12쪽
94 #93. 카델 침공(26) 23.04.09 21 0 14쪽
93 #92. 카델 침공(25) 23.04.08 20 0 14쪽
92 #91. 카델 침공(24) 23.04.07 16 0 13쪽
91 #90. 카델 침공(23) 23.04.06 17 0 14쪽
90 #89. 카델 침공(22) 23.04.05 25 0 12쪽
89 #88. 카델 침공(21) 23.04.04 18 0 11쪽
88 #87. 카델 침공(20) 23.04.03 15 0 14쪽
87 #86. 카델 침공(19) 23.04.02 16 0 11쪽
» #85. 카델 침공(18) 23.04.01 20 0 13쪽
85 #84. 카델 침공(17) 23.03.31 15 0 13쪽
84 #83. 카델 침공(16) 23.03.30 15 0 12쪽
83 #82. 카델 침공(15) 23.03.29 19 0 16쪽
82 #81. 카델 침공(14) 23.03.28 18 0 14쪽
81 #80. 카델 침공(13) 23.03.27 18 0 11쪽
80 #79. 카델 침공(12) 23.03.26 18 0 12쪽
79 #78. 카델 침공(11) 23.03.25 18 0 14쪽
78 #77. 카델 침공(10) 23.03.24 18 0 14쪽
77 #76. 카델 침공(9) 23.03.23 19 0 13쪽
76 #75. 카델 침공(8) 23.03.22 21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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