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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종은
작품등록일 :
2016.09.02 00:14
최근연재일 :
2016.11.18 09:27
연재수 :
3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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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83
추천수 :
74
글자수 :
114,003

작성
16.11.18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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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쪽

제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10)

DUMMY

“부탁이자 충고라······. 나와 한 배를 탄 스타버스 후작께서 나한테 해가 될 부탁을 하는 건 아닐 테고, 한번 들어 봅시다.”


“위센 후작의 검술 실력이 지금 세간에 알려진 그대로거나 그보다 약간 나은 정도라면, 절대 하이트하임 후작과는 부딪치지 마시오.”


“이유가 뭐요?”


“제국정보원에서 취급하지 않는 정보는 없소. 그중에는 당연히 각 귀족들의 문(文)과 무(武)에 대한 것도 포함되어 있소. 그 정보들을 분석한 결과, 제국정보원에서는 현재 베이엔츠 제국에는 검술로 하이트하임 후작을 이길 수 있는 자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소. 컨칩 경이라면 가능성이 조금은 있긴 한데 아들과 대결하려고 하진 않을 테니······.”


“진심이오?”


“100% 진심이고, 99% 사실이오.”


“흠······.”


“우린 함께 하이트하임 후작과 에커스 공작을 견제해야 하오. 그들과 손을 잡지 않을 거라면 말이오. 그런데 엉뚱한 일로 위센 후작께서 피해를 입는다면, 그건 위센 후작에게도 손해고 나에게도 손해잖소. 고깝게 생각하지 말고 내 부탁을 마음에 담아 두시기 바라오.”


“허······. 스타버스 후작께서 그리 말씀하시니, 내, 조심하겠소.”


말은 그렇게 했지만 위센 후작은 그럴 생각이 별로 없었다.


누가 더 강한지는 실제로 붙어 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법이기 때문이다.


승부는 실력만으로 결정되지는 않으니까.


그러나 그렇게 말했다가는 좋은 분위기가 깨지고, 자신은 계획안을 작성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는 그 말을 그냥 마음속에 묻어 두었다.


하지만 그도 한 가지는 확실하게 알고 있었다.


만약 자신과 하이트하임 후작이 충돌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자신에게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것이 명백하지 않은 한, 에셀레스 황제는 하이트하임 후작의 손을 들어 줄 것이라는 것을.


“고맙소이다.”


“제국정보원장께서 이만큼 신경 써 주셨으니, 나도 뭔가 도와드려야 하는데······.”


“하하. 나중에 기사단장께서 나를 도와주실 일이 분명히 생길 거요.”


“당연히 도와드리리다. 하하하하.”


“허허허허.”


두 사람은 사이좋게 계획안을 작성했다.


물론 스타버스 후작이 위센 후작을 일방적으로 도와주는 것이었지만 말이다.


# # #


에셀레스 황제는 근위기사단장과 제국정보원장이 제출한 계획안을 보고 있었다.


“둘의 문체가 상당히 비슷한데?”


에셀레스 황제가 보기에 두 계획안은 한 사람이 작성한 것 같았다.


계획안의 형식이야 표준 양식(樣式)을 따랐을 테니 비슷할 수밖에 없을 테고, 내용 역시 비슷할 수밖에 없겠지만, 계획안의 문체는 달라야 하는 것이 정상인데, 그렇지 않았다.


“사실은······ 신이 제국정보원장에게 도움을 청했사옵니다, 폐하.”


위센 후작은 사실대로 말했다.


어차피 사실을 숨기거나 거짓을 말할 생각은 없었다.


그런 짓은 문제를 더 키우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사고방식은 에셀레스 황제와 통하는 면이 있었다.


“그래? 위센 경은 전에 이런 일을 해 본 적이 있나?”


“구체적인 계획안을 작성해 본 적은 없사옵니다, 폐하.”


“그래서 스타버스 경에게 도움을 청했다?”


“그렇사옵니다, 폐하.”


위센 후작은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고, 에셀레스 황제는 잠시 그를 보다가 고개를 돌려 스타버스 후작을 바라보았다.


“그래서 스타버스 경이 도와준 거고?”


“그렇사옵니다, 폐하.”


스타버스 후작이 허리를 굽혔다.


“둘의 사이가 원래 그렇게 좋았던가?”


두 후작이 우물쭈물하고 있으니, 에셀레스 황제가 화제를 돌렸다.


어차피 둘이 사이가 좋은 것은 제국 차원에서도 좋은 일이니까 거기에 크게 신경 쓸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이거, 실행할 수는 있는 거지?”


“물론이옵니다, 폐하.”


“열심히 하겠사옵니다, 폐하.”


“좋아. 이대로 실행하도록.”


에셀레스 황제는 조용히 웃고 있었다.


“예, 폐하.”


“예, 폐하.”


두 후작도 웃었다.


# # #


몇 달 후, 포르시헤 제국의 콜드비어 영지에 새로운 대부 사무소가 문을 열었다.


러시엔과 케이시라는 이름을 가진 두 사람이, 나쁜 소문과 경기 침체로 인해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던 작은 대부 사무소를 인수한 뒤, ‘러시엔과 케이시의 대부 사무소’라는 간판을 내걸고 새로이 영업을 시작한 것이다.



제국력 911.


러시엔과 케이시는, 그들이 선택한 혁명적인 홍보 방법과 공격적인 영업 방식이 대성공을 거둠에 따라, 개업한 지 불과 몇 달 만에 콜드비어 영지에서 가장 유명한 대부업자로 등극했다.


그리고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은 콜드비어 공작령 대부업계 1위의 큰손이 되어 있었다.


콜드비어 공작령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진 그들은 단장의 지시에 따라 얼마 전부터는 귀족들에게까지 돈을 빌려주고 있었다.


에셀레스 황제가 황태자 시절부터 준비한 계획이 조금씩 그 윤곽을 드러내고 있었다.



ⓒ 채종은,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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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10) +1 16.11.18 158 1 6쪽
37 제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9) +1 16.11.11 158 1 7쪽
36 제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8) +1 16.10.28 152 1 7쪽
35 제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7) +1 16.10.21 161 1 7쪽
34 제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6) 16.10.14 219 1 7쪽
33 재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5) 16.10.07 230 1 7쪽
32 제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4) 16.09.30 171 1 7쪽
31 제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3) 16.09.23 179 2 7쪽
30 제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2) 16.09.16 194 2 7쪽
29 제6장 카메아 더 오리언 (5) / 제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1) 16.09.11 221 2 7쪽
28 제6장 카메아 더 오리언 (4) 16.09.11 163 2 7쪽
27 제6장 카메아 더 오리언 (3) 16.09.11 134 2 7쪽
26 제6장 카메아 더 오리언 (2) 16.09.11 158 2 7쪽
25 제6장 카메아 더 오리언 (1) 16.09.11 190 2 7쪽
24 제5장 지프러투 드 에르지 (7) 16.09.11 217 2 7쪽
23 제5장 지프러투 드 에르지 (6) 16.09.11 121 2 7쪽
22 제5장 지프러투 드 에르지 (5) 16.09.11 178 2 7쪽
21 제5장 지프러투 드 에르지 (4) 16.09.11 185 2 7쪽
20 제5장 지프러투 드 에르지 (3) 16.09.11 175 2 7쪽
19 제5장 지프러투 드 에르지 (2) 16.09.11 193 2 7쪽
18 제4장 하이트하임 반 크라운즈 (9) / 제5장 지프러투 드 에르지 (1) 16.09.11 150 2 7쪽
17 제4장 하이트하임 반 크라운즈 (8) +1 16.09.11 186 2 7쪽
16 제4장 하이트하임 반 크라운즈 (7) +1 16.09.11 154 2 7쪽
15 제4장 하이트하임 반 크라운즈 (6) +1 16.09.11 190 2 7쪽
14 제4장 하이트하임 반 크라운즈 (5) +1 16.09.09 204 2 7쪽
13 제4장 하이트하임 반 크라운즈 (4) +1 16.09.02 196 2 7쪽
12 제4장 하이트하임 반 크라운즈 (3) +1 16.09.02 237 2 7쪽
11 제4장 하이트하임 반 크라운즈 (2) +1 16.09.02 260 2 7쪽
10 제3장 포르시헤 제국(4) / 제4장 하이트하임 반 크라운즈 (1) +1 16.09.02 176 2 7쪽
9 제3장 포르시헤 제국 (3) +1 16.09.02 254 2 7쪽
8 제3장 포르시헤 제국 (2) +1 16.09.02 217 2 7쪽
7 제2장 아후디 제국 (4) / 제3장 포르시헤 제국 (1) +1 16.09.02 247 2 7쪽
6 제2장 아후디 제국 (3) +1 16.09.02 224 2 7쪽
5 제2장 아후디 제국 (2) +1 16.09.02 228 3 7쪽
4 제1장 베이엔츠 제국 (3) / 제2장 아후디 제국 (1) +1 16.09.02 289 3 7쪽
3 제1장 베이엔츠 제국 (2) +1 16.09.02 309 3 7쪽
2 제1장 베이엔츠 제국 (1) +1 16.09.02 389 3 7쪽
1 서시(序詩) +1 16.09.02 493 3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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