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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종은
작품등록일 :
2016.09.02 00:14
최근연재일 :
2016.11.18 09:27
연재수 :
38 회
조회수 :
7,954
추천수 :
74
글자수 :
114,003

작성
16.09.11 09:46
조회
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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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7쪽

제4장 하이트하임 반 크라운즈 (8)

DUMMY

에커스 폰 헨다이.


현재 나이 50세.


베이엔츠 제국의 재무대신. 헨다이 공작령의 주인이며, 내무대신인 하이트하임 반 크라운즈 후작과 함께 베이엔츠 제국의 실세 중의 실세로 꼽히는 인물.


에커스 공작 역시 제국력 905년에 있었던 ‘황태자 책봉 반대 사건’의 수혜자다.


사실 에커스 공작은 그 당시, 하이트하임 후작이 원한다면 메이블리나 후작 부인을 코스메틱 자작가로 돌려보낸 후 하이트하임 후작을 에스클라 폰 베이엔츠 일황녀의 남편으로 밀어 볼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 정도로 하이트하임 후작의 능력과 자질은 발군(拔群)했다.


그의 눈에는 제국 역사상 최고의 황태자 후보라 칭송받았던 에셀레스보다 하이트하임 후작이 더 나아 보였다.


그렇기에 하이트하임 후작의 재능을 고려하면, 나이 차이가 좀 난다거나 결혼을 한 번 했었다는 것 정도는 딱히 흠이라고 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물론 자신에게도 황녀 또래의 아들이 둘이나 있었지만, 그놈들은 자신이 보기에도 황녀의 짝으로는 한참 모자랐다.


그 아들들을 황녀에게 소개시켜 주면, 황녀가 황실 모욕죄를 들먹이며 공작인 자신의 뺨을 후려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우기는 것도 어느 정도 격이 맞아야 가능한 것이다.


그런데 그놈들은 황녀는 고사하고 자신이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으면 여느 귀족가의 여식과 맺어 주는 것도 어려울 정도였으니, 그도 일찌감치 포기해 버린 것이었다.


당시 에커스 공작은 하이트하임 후작에게 자신의 생각을 말했었는데, 그에 대해 하이트하임 후작은 이렇게 대답했다.


“공작 전하께서 저를 그리 생각해 주시는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이제라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그렇지만 공작 전하의 제안을 수락할 수는 없군요. 저는 제 아내 메이블리나를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에스클라 일황녀께서도 무척이나 아름답지만, 제 눈에는 제 아내가 훨씬 더 예쁩니다. 두 분 황녀께서 들으시면 노하시겠지만, 황녀 두 분을 다 준다 해도 제 아내와는 바꾸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솔직히······ 황제라는 거, 별거 아니잖습니까?”


그 대답을 들은 에커스 공작은 그 자리에서 자신의 생각을 미련 없이 버렸다.


“아? 공작 전하 오셨습니까? 뭐, 다 잘되는 것 같아도 세상에 근심거리 하나 없는 사람이 있겠습니까? 하하······.”


웃음소리가 점점 작아지는 것을 보니 절대 즐거워서 웃는 건 아닌 게 확실했다.


에커스 공작은 더 궁금해졌다.


어떤 문제가 있기에 천하의 하이트하임 후작의 얼굴이 저 모양이 됐는지 말이다.


차마 메이블리나 후작 부인과 별거 중이냐는 질문을 하지는 못했지만, 내심 그것 말고는 답이 없다고 생각했다.


에커스 공작은 하이트하임 후작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빨리 말해 보라는, 무언(無言)의 강요였다.


서로를 쳐다보고 서 있는 두 사람은 지금 싸우고 있는 중이었다. 대답을 하기 싫은 하이트하임 후작과 대답을 듣고 싶은 에커스 공작의 신경전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신경전에서 나이로 보나 작위로 보나 한 수 아래인 하이트하임 후작이 졌다.


“에휴. 이거 뭐 여기서 공작 전하와 계속 이러고 있을 수도 없지요. 사실은······.”


하이트하임 후작은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해 주저리주저리 설명했다.


“······ 해서 이렇게 된 겁니다.”


한참 동안 이어지던 이야기가 끝이 나자 에커스 공작이 심각한 표정을 지은 채 물었다.


“그러니까 요컨대, 하이트하임 후작의 뒤를 이어 크라운즈 가문을 이어받을 아이가 필요하다는 말이오?”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게 쉽습니까? 제 아버님께서는 저보다 못한 녀석을 데려오면 쫓아내겠다고 하시는데, 이게 참, 제 자랑은 아니지만, 그런 녀석을 쉽게 찾을 수 있으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지요. 하하.”


“허허. 그렇겠구려. 후작의 자질은 나도 잘 알고 있소. 암, 두말하면 잔소리 아니겠소, 허허.”


문득 ‘황태자 책봉 반대 사건’ 당시의 일이 떠오른 에커스 공작이었다.


에커스 공작은 웃다 말고 진지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건 가문의 일이라 외부인에게 말하기가 좀 그렇소만, 후작 역시 가문의 일을 말해 주었고 또 후작의 얼굴이 너무 안 되어 보이니 나도 그냥 말해 주겠소. 듣고 나서 한번 잘 생각해 보오. ······.”


에커스 공작의 긴 이야기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헨다이 가문에 에커스 공작의 동생, 야슬란 백작이 있는데, 그는 여색을 꽤 밝히는 편이라 정부인 두 명 외에도 소실을 네 명이나 더 데리고 있다.


에커스 공작의 아들 둘은 능력이 부족해 헨다이 가문을 말아먹고도 남을 터인지라, 에커스 공작은 조카들 중에 재능이 있는 아이에게 가문을 물려주려 한다.


문제는 조카들 중에 가장 돋보이는 녀석이 네 번째 소실의 아홉 살짜리 아들이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아이들이 다 무능하냐 하면, 그건 또 아니다.


야슬란 백작의 복인지, 에커스 공작의 아들들과는 다르게 야슬란 백작의 아들들은 가문을 말아먹지 않고 무난하게 이끌어 갈 정도는 된다.


그런데 지위가 가장 낮은 소실에게서 태어난 가장 어린 자식이 가장 뛰어나니, 정부인과 다른 소실들 및 그 자식들이 그 녀석을 경계하고 있다.


문제는 야슬란 백작이 그런 상황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이야 에커스 공작이 막아 주고 있지만, 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 어찌 될지 알 수 없다.


그 녀석이 에커스 공작가의 주인이 된다면, 다른 녀석들이 승복할 리가 없다.


결국 다른 녀석들은 에커스 공작이 죽은 후에 공작가로부터 독립을 선언할 가능성이 높고, 만약 그렇게 되면 헨다이 공작가는 몰락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녀석이 가장 뛰어나다 해도 그 녀석을 후계자로 삼을 수는 없다.


하이트하임 후작의 소싯적 모습을 본 적이 없으니 비교는 할 수 없지만, 그 녀석이 자라면 하이트하임 후작보다 못하지는 않을 거다. 한번 만나 볼 테냐?


보고 마음에 들면, 데려가라. 야슬란 백작의 의견 따위는 신경 쓸 필요 없다.


아마 관심도 없겠지만, 반대한다고 해도 그 정도는 에커스 공작 선에서 처리할 수 있다.


갑작스럽고도 뜬금없는 제안이었지만, 하이트하임 후작은 열심히 생각했다.



ⓒ 채종은,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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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필독 사항 - 이름 +1 16.09.02 192 0 -
공지 부록 - 미디에이터의 세계관 +1 16.09.02 235 0 -
38 제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10) +1 16.11.18 157 1 6쪽
37 제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9) +1 16.11.11 158 1 7쪽
36 제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8) +1 16.10.28 149 1 7쪽
35 제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7) +1 16.10.21 161 1 7쪽
34 제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6) 16.10.14 217 1 7쪽
33 재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5) 16.10.07 228 1 7쪽
32 제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4) 16.09.30 170 1 7쪽
31 제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3) 16.09.23 179 2 7쪽
30 제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2) 16.09.16 193 2 7쪽
29 제6장 카메아 더 오리언 (5) / 제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1) 16.09.11 221 2 7쪽
28 제6장 카메아 더 오리언 (4) 16.09.11 163 2 7쪽
27 제6장 카메아 더 오리언 (3) 16.09.11 134 2 7쪽
26 제6장 카메아 더 오리언 (2) 16.09.11 158 2 7쪽
25 제6장 카메아 더 오리언 (1) 16.09.11 189 2 7쪽
24 제5장 지프러투 드 에르지 (7) 16.09.11 216 2 7쪽
23 제5장 지프러투 드 에르지 (6) 16.09.11 121 2 7쪽
22 제5장 지프러투 드 에르지 (5) 16.09.11 177 2 7쪽
21 제5장 지프러투 드 에르지 (4) 16.09.11 184 2 7쪽
20 제5장 지프러투 드 에르지 (3) 16.09.11 173 2 7쪽
19 제5장 지프러투 드 에르지 (2) 16.09.11 193 2 7쪽
18 제4장 하이트하임 반 크라운즈 (9) / 제5장 지프러투 드 에르지 (1) 16.09.11 150 2 7쪽
» 제4장 하이트하임 반 크라운즈 (8) +1 16.09.11 185 2 7쪽
16 제4장 하이트하임 반 크라운즈 (7) +1 16.09.11 153 2 7쪽
15 제4장 하이트하임 반 크라운즈 (6) +1 16.09.11 190 2 7쪽
14 제4장 하이트하임 반 크라운즈 (5) +1 16.09.09 204 2 7쪽
13 제4장 하이트하임 반 크라운즈 (4) +1 16.09.02 195 2 7쪽
12 제4장 하이트하임 반 크라운즈 (3) +1 16.09.02 236 2 7쪽
11 제4장 하이트하임 반 크라운즈 (2) +1 16.09.02 260 2 7쪽
10 제3장 포르시헤 제국(4) / 제4장 하이트하임 반 크라운즈 (1) +1 16.09.02 175 2 7쪽
9 제3장 포르시헤 제국 (3) +1 16.09.02 252 2 7쪽
8 제3장 포르시헤 제국 (2) +1 16.09.02 216 2 7쪽
7 제2장 아후디 제국 (4) / 제3장 포르시헤 제국 (1) +1 16.09.02 246 2 7쪽
6 제2장 아후디 제국 (3) +1 16.09.02 223 2 7쪽
5 제2장 아후디 제국 (2) +1 16.09.02 228 3 7쪽
4 제1장 베이엔츠 제국 (3) / 제2장 아후디 제국 (1) +1 16.09.02 289 3 7쪽
3 제1장 베이엔츠 제국 (2) +1 16.09.02 307 3 7쪽
2 제1장 베이엔츠 제국 (1) +1 16.09.02 388 3 7쪽
1 서시(序詩) +1 16.09.02 492 3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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