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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종은
작품등록일 :
2016.09.02 00:14
최근연재일 :
2016.11.18 09:27
연재수 :
38 회
조회수 :
7,985
추천수 :
74
글자수 :
114,003

작성
16.09.11 09:59
조회
193
추천
2
글자
7쪽

제5장 지프러투 드 에르지 (2)

DUMMY

그러나 헤덴셜더를 알고 있는 사람들 중에서 그 점을 지적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왜냐 하면 그에게는 그런 것들을 가르쳐 줄 스승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귀족 가문의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체계적으로 교육을 받는다.


그러나 헤덴셜더는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은 것들을 혼자서 익혔다.


그의 집안은 그를 제대로 교육시킬 수 있을 정도로 여유 있는 집안이 아니었다.


그런 사실을 알기에 마을 사람들은 헤덴셜더를 신동이라 부르며 마을의 자랑으로 여겼다.


그 헤덴셜더에 대한 소문은 마을의 경계를 넘었다.


소문은 퍼지고 퍼져 마침내 에르지 후작령의 주인이자 에르지 가문의 주인인 트윈스 후작의 귀에도 들어갔다.


“영주님, 혹시 우리 영지의 신동에 대한 소문을 들으셨습니까?”


“응? 신동? 그건 무슨 이야기인가?”


“에르지 후작령에 신동이 하나 나타났다는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저도 어제 저녁에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처음 들은 이야기입니다. 혹시나 해서 따로 알아보니, 꽤나 유명한 이야기더군요.”


“신동이라? 어느 집 자식인가? 어지간한 가문의 대소사에 대해서는 충분히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이건 처음 듣는 이야기로군. 혹시 평민인가?”


“제가 알아본 바로는 그렇습니다.”


“그래?”


평민이라는 말에 트윈스 후작의 표정이 밝아졌다.


‘흠. 조금 엉뚱한 상황이긴 하지만, 덕분에 생각했던 것보다 일이 쉽게 풀릴지도 모르겠는 걸?’


“예. 귀족 가문의 자제였다면 영주님께서 모르실 리가 없지 않습니까.”


“당연하지. 어디 살고 있는지는 확인했나?”


“후작령 제2영지의 작은 마을에 산다고 들었습니다만, 마을 이름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찾아서 데려올 수는 있겠지?”


“워낙 유명하니까요.”


“어린애를 데려오는 일이니 아무래도 여인을 보내는 게 나을 것 같은데 말이야.”


“남자아이니까요.”


“게다가 어려운 일도 아니고, 위험한 일도 아니니까.”


“로렐라이 경이 적당할 것 같습니다.”


“로렐라이라······.”


“어려운 일도 아니고, 위험한 일도 아니고, 귀족을 상대하는 일도 아니니까요. 게다가 로렐라이 경에게는 사람을 홀리는 능력이라고 해야 하나요? 그런 게 있지 않습니까? 경험도 쌓게 할 겸 이참에 며칠 쉬게 해 주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자네가 그렇게 말하니, 역시 로렐라이를 보내는 게 최선인 것 같구먼. 그렇게 하지. 그래도 가능한 한 빨리 보고 싶네만?”


“그렇게 지시하겠습니다.”


트윈스 후작에게는 딸이 하나 있다.


그러나 그 아이는 후계자가 되기에는 많이 부족한 아이였기 때문에, 그는 후계자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했다.


그러던 중에 헤덴셜더라는 아이에 대한 소문을 들은 트윈스 후작은 그 소문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휘하의 기사에게 헤덴셜더를 찾아서 영주성으로 데려오라는 명령을 내렸다.


헤덴셜더와 그의 가족들은 때아닌 곤욕을 치르고 있었다.


헤덴셜더가 유명해진 것까지는 좋았는데, 그를 데려가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나면서 그의 가족들이 크고 작은 압박에 시달리기 시작한 것이었다.


옆 동네의 부유한 평민, 영주 휘하의 하급 귀족, 귀족 가문에 소속되어 있는 관료 등 다양한 부류의 수많은 사람들이 헤덴셜더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었다.


그들 중 대부분은 헤덴셜더를 부하로 고용하려고 했고, 일부는 사위로 삼으려고 했다.


헤덴셜더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이렇게 치열해진 이유는 그가 평민이기 때문이다.


귀족의 자녀는 대부분 자신의 가문을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그보다 작위가 높은 귀족이 아니면 데려다 쓰기 어렵다.


그나마 그 자녀가 후계자인 경우에는 아예 불가능하다.


그러나 평민인 경우에는 상황이 다르다.


평민을 고용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


또 평민은 기회가 주어지면 평민이라는 신분을 벗어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한다.


그러니까, 비슷한 재능을 가진 귀족과 평민에게 교육의 기회가 동등하게 주어지면, 평민이 더 열심히 한다는 말이다.


헤덴셜더를 데려가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은 많았지만, 그의 부모는 아직은 누구에게도 아들을 내어 줄 생각이 없었다.


물론 에르지 후작령의 영주인 트윈스 후작조차 한 수 접어줄 정도의 인물이 와서 내놓으라고 하면 어쩔 수 없이 내어 줄 수밖에 없겠지만 말이다.


게르마니아 대륙에서는 일반적으로 아이들은 열대여섯 살까지는 부모와 함께 지내며 보살핌을 받는다.


그러니까 이제 겨우 아홉 살인 헤덴셜더는 장래를 결정하기에는 아직은 많이 어린 것이다.


그런 이유로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거절하고 있던, 그의 부모에게 지금까지 찾아왔던 사람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사람이 보낸 자가 찾아왔다.


“여기가 헤덴셜더라는 아이가 사는 집인가?”


밖에서 들려온 큰 소리에 카펜터가 문을 열고 얼굴을 내밀었다.


문 앞에는 제복을 차려입은 병사가 서 있었다.


“헤덴셜더는 제 아들입니다만, 어디서 오신 분들입니까요?”


병사는 당당한 자세로 서서 딱딱한 말투로 카펜터의 질문에 대답했다.


“에르지 영주성에서 왔다.”


그는 후작령 제2영지의 영주성이 아니라 에르지 영주성이라고 했다.


카펜터는 그 말을 금방 이해했다.


그리고 병사의 뒤를 슬쩍 쳐다보았다.


그곳에는 한 무리의 기사들과 병사들이 도열해 있었는데, 그중 가장 앞쪽에 있는 병사가 펄럭이는 깃발을 들고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그 깃발은 그도 잘 알고 있는 깃발이었다.


평민이기에 많이 알지는 못하지만, 많고 많은 깃발들 중에서 아후디 황가의 깃발과 에르지 후작가의 깃발, 이 두 개만큼은 확실하게 알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저 병사가 들고 있는 깃발은 분명 에르지 가문의 깃발이었다.


깃발을 확인한 그는 그중에서 가장 신분이 높아 보이는 자를 찾기 위해 잠시 두리번거렸다.


그러다가 누군가와 눈이 마주쳤는데, 이상하게도 눈을 뗄 수 없었다.


게다가 자신도 모르게 그녀가 있는 곳으로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그는 멍한 표정을 지은 채 그녀에게로 다가갔고, 병사는 그를 막지 않았다.


“영주님의 기사님들이 이 멀고 누추한 곳에는 어찌 오셨습니까요?”


그가 다가와서 허리를 숙였지만, 로렐라이는 말에서 내리지 않았다.



ⓒ 채종은,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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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부록 - 미디에이터의 세계관 +1 16.09.02 236 0 -
38 제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10) +1 16.11.18 158 1 6쪽
37 제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9) +1 16.11.11 158 1 7쪽
36 제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8) +1 16.10.28 152 1 7쪽
35 제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7) +1 16.10.21 161 1 7쪽
34 제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6) 16.10.14 219 1 7쪽
33 재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5) 16.10.07 230 1 7쪽
32 제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4) 16.09.30 171 1 7쪽
31 제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3) 16.09.23 179 2 7쪽
30 제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2) 16.09.16 194 2 7쪽
29 제6장 카메아 더 오리언 (5) / 제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1) 16.09.11 221 2 7쪽
28 제6장 카메아 더 오리언 (4) 16.09.11 163 2 7쪽
27 제6장 카메아 더 오리언 (3) 16.09.11 134 2 7쪽
26 제6장 카메아 더 오리언 (2) 16.09.11 158 2 7쪽
25 제6장 카메아 더 오리언 (1) 16.09.11 190 2 7쪽
24 제5장 지프러투 드 에르지 (7) 16.09.11 217 2 7쪽
23 제5장 지프러투 드 에르지 (6) 16.09.11 121 2 7쪽
22 제5장 지프러투 드 에르지 (5) 16.09.11 178 2 7쪽
21 제5장 지프러투 드 에르지 (4) 16.09.11 185 2 7쪽
20 제5장 지프러투 드 에르지 (3) 16.09.11 175 2 7쪽
» 제5장 지프러투 드 에르지 (2) 16.09.11 194 2 7쪽
18 제4장 하이트하임 반 크라운즈 (9) / 제5장 지프러투 드 에르지 (1) 16.09.11 150 2 7쪽
17 제4장 하이트하임 반 크라운즈 (8) +1 16.09.11 186 2 7쪽
16 제4장 하이트하임 반 크라운즈 (7) +1 16.09.11 154 2 7쪽
15 제4장 하이트하임 반 크라운즈 (6) +1 16.09.11 190 2 7쪽
14 제4장 하이트하임 반 크라운즈 (5) +1 16.09.09 204 2 7쪽
13 제4장 하이트하임 반 크라운즈 (4) +1 16.09.02 196 2 7쪽
12 제4장 하이트하임 반 크라운즈 (3) +1 16.09.02 237 2 7쪽
11 제4장 하이트하임 반 크라운즈 (2) +1 16.09.02 260 2 7쪽
10 제3장 포르시헤 제국(4) / 제4장 하이트하임 반 크라운즈 (1) +1 16.09.02 176 2 7쪽
9 제3장 포르시헤 제국 (3) +1 16.09.02 254 2 7쪽
8 제3장 포르시헤 제국 (2) +1 16.09.02 217 2 7쪽
7 제2장 아후디 제국 (4) / 제3장 포르시헤 제국 (1) +1 16.09.02 247 2 7쪽
6 제2장 아후디 제국 (3) +1 16.09.02 224 2 7쪽
5 제2장 아후디 제국 (2) +1 16.09.02 228 3 7쪽
4 제1장 베이엔츠 제국 (3) / 제2장 아후디 제국 (1) +1 16.09.02 290 3 7쪽
3 제1장 베이엔츠 제국 (2) +1 16.09.02 309 3 7쪽
2 제1장 베이엔츠 제국 (1) +1 16.09.02 389 3 7쪽
1 서시(序詩) +1 16.09.02 493 3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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