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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은 씨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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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채종은
작품등록일 :
2016.09.02 00:14
최근연재일 :
2016.11.18 09:27
연재수 :
38 회
조회수 :
7,980
추천수 :
74
글자수 :
114,003

작성
16.09.11 10:06
조회
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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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7쪽

제5장 지프러투 드 에르지 (4)

DUMMY

일렉트라는 헤덴셜더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답하는 대신 트윈스 후작의 귀에 대고 이렇게 물었다.


“저거, 아빠 거예요, 제 거예요?”


트윈스 후작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일렉트라의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짧지 않은 시간이 흐른 후, 그가 대답했다.


“지금은 아빠 거지만, 원한다면 7년 후에는 네 것이 될 것이다.”


당시 일렉트라의 나이는 열셋이었다.


“약속한 거예요!”


“허허허허.”


그렇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현재의 주인과 미래의 주인이 정해져 버린 그날, 헤덴셜더에게는 지프러투라는 새로운 이름이 생겼다.


일렉트라는 헤덴셜더가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트윈스 후작은 일렉트라를 위해, 그를 양자로 입양하려던 생각을 거뒀다.


훗날 일렉트라의 마음이 바뀌어 다른 남자와 결혼을 하게 되면, 그때 가서 양자로 들여도 늦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만약 일렉트라가 지프러투와 결혼하게 되면, 지프러투를 양자로 입양할 필요 없이 그냥 지프러투에게 에르지 가문을 잇게 하면 그만이다.


제국력 881.


새해 첫날부터 지프러투의 불행이 시작되었다.


트윈스 후작은 지프러투를 굉장히 엄하게 몰아쳤다.


일렉트라를 가르칠 때와는 완전 딴판이었다.


그러나 이제 열 살이 된 지프러투는 그가 가르쳐 주는 것들을 묵묵히 그리고 열심히 배우고 익혔다.


그리고 일렉트라는 그런 지프러투를 도시락을 싸 들고 열심히 쫓아다녔다.


제국력 887.


“7년 전에 하신 약속, 기억나요?”


성인이 되는 날, 일렉트라는 트윈스 후작에게 7년 전의 약속에 대한 말을 꺼냈다.


트윈스 후작이 큰 소리로 웃으며 일렉트라에게 말했다.


“아?! 그거 말이냐? 당연히 기억하지.”


“다행이네요.”


“약속은 지켜야 하는 법이니까 오늘부터 저 녀석은 네 것이다. 단! 아직은 저 녀석이 배워야 할 것이 많으니, 저 녀석을 데리고 놀려면 그에 방해되지 않게 시간표를 잘 짜야 할 것이야.”


“쳇! 그때는 이런 조건은 없었는데······.”


“이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싫으면 물러도 되고.”


둘의 대화를 이해하지 못한 지프러투는 멍청한 표정을 지은 채 밥만 먹고 있었고, 지프러투의 주인이 된 일렉트라는 그런 그를 바라보며 입맛을 다시고 있었다.


일렉트라의 나이 스물, 지프러투의 나이 열여섯이 되던 날의 일이었다.


제국력 891.


지프러투는 스무 살의 나이에 네 살 연상의 일렉트라와 결혼했다.


그는, 트윈스 후작에게 거두어진 후 새로 알게 된 친구들에게 결혼 소식을 전했다.


두 친구는 부랴부랴 달려와서 결혼을 축하해 주었다.


셋 중에 가장 먼저 결혼한다는 생각에 지프러투는 가슴이 뿌듯했다.


일렉트라의 외모는 눈에 띌 정도는 아니었다.


오히려 너무 평범해서, 귀족가의 영애라기보다는 그 영애의 전속 시녀라고 하는 편이 더 어울릴 정도였다.


그러나 그는 일렉트라가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잘 알고 있었고, 자신도 그런 일렉트라가 싫지 않았다.


그리고 그동안 일렉트라가 곁에 없었다면, 중간에 포기하고 도망갔을지도 모르고 어쩌면 자살했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트윈스 후작의 가르침은 혹독했고, 일렉트라의 보살핌은 포근했다.


그러나 트윈스 후작의 말로는 앞으로 10년은 더 배워야 한다고 했다.


결혼한 후에는 트윈스 후작도 일렉트라의 눈치가 보였는지 조금 풀어 주는 듯했지만, 지프러투가 배워야 할 것들은 여전히 많이 남아 있었다.


그래도 저녁 식사 후에는 일렉트라의 보살핌을 받으며 편히 쉴 수 있었으니, 지프러투에게는 그나마 다행한 일이었다.


제국력 893.


지프러투와 일렉트라의 딸, 데이코가 태어났다.


제국력 896.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 그 아레이트 황자가 결국 황태자의 자리에 올랐다.


트윈스 후작과 지프러투는 아레이트 황자의 육촌 동생인 에이시스 아후디를 지지했으나 그 소식을 너무 늦게 접했다.


트윈스 후작은 고위 관료도 아니었고 아후디안에서 지내고 있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황태자 책봉에 대한 소식을 들었을 때에는 이미 트윈스 후작으로서는 어떻게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대세가 기울어져 있었다.


그 후 무슨 생각에서인지 트윈스 후작은 조용히 영지에 파묻혀 비밀리에 기사와 병사를 양성하는 데 열중했고, 덩달아 지프러투도 발바닥에 땀날 정도로 바빠졌다.


그들이 한창 바쁘게 지내던 어느 날, 갑자기 베이엔츠 제국에 있는 친구가 결혼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프러투는 5년 만에 친구들을 만날 생각에, 하던 일을 놓고 베이엔츠 제국의 수도 마이바후스에 있는 크라운즈 저택으로 달려갔다.


그곳에서 본 신부는 진짜, 지프러투의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예뻤다.


게다가 그 친구는 지프러투에게 처가인 코스메틱 자작가에 아직 자신의 신부와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예쁜 처제가 한 명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들은 지프러투의 마음속에는 결혼을 일찍 한 것에 대한 후회가 조금씩 차올랐다.


그렇다고 해서 일렉트라가 갑자기 싫어진 건 아니었다.


그냥 예쁜 신부를 보고 있자니 친구가 부러워진 것일 뿐.


예쁜 소실을 하나 들이려다가는 일렉트라에게 맞아 죽을지도 모르지만, 지프러투는 나중에 말이라도 한번 꺼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데이코와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져서 자신에게 신경을 쓸 여유가 모자란 일렉트라니까, 잘 이야기하면 소실 하나쯤은 허락해 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실에 대한 기대를 품고 일상으로 돌아온 지프러투는 상당히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아레이트 황자가 황태자로 책봉된 직후 어디론가 사라졌었던 에이시스 아후디가 에르지 영지에 나타난 것이었다.


장인인 트윈스 후작은, 에이시스의 요청을 받아들여 그동안 자신이 에이시스를 보호하고 있었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 아레이트 황태자가 낌새를 챘는지 조금씩 압박하고 있는 터라, 트윈스 후작으로서는 어떻게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프러투에게도 사실을 알려 줄 수밖에 없었다.


지프러투는 트윈스 후작이 영지의 군사력 증강에 몰두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트윈스 후작과 지프러투는 에이시스와 함께 몇 날 며칠을 논의하고 고민했다.


그렇게 해서 내린 결론은 에이시스가 다른 제국으로 가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이었다.


그들에게 다과를 가져다주러 왔다가 슬쩍 눌러앉은 일렉트라가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 채종은,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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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부록 - 미디에이터의 세계관 +1 16.09.02 235 0 -
38 제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10) +1 16.11.18 157 1 6쪽
37 제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9) +1 16.11.11 158 1 7쪽
36 제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8) +1 16.10.28 152 1 7쪽
35 제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7) +1 16.10.21 161 1 7쪽
34 제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6) 16.10.14 219 1 7쪽
33 재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5) 16.10.07 230 1 7쪽
32 제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4) 16.09.30 171 1 7쪽
31 제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3) 16.09.23 179 2 7쪽
30 제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2) 16.09.16 194 2 7쪽
29 제6장 카메아 더 오리언 (5) / 제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1) 16.09.11 221 2 7쪽
28 제6장 카메아 더 오리언 (4) 16.09.11 163 2 7쪽
27 제6장 카메아 더 오리언 (3) 16.09.11 134 2 7쪽
26 제6장 카메아 더 오리언 (2) 16.09.11 158 2 7쪽
25 제6장 카메아 더 오리언 (1) 16.09.11 190 2 7쪽
24 제5장 지프러투 드 에르지 (7) 16.09.11 217 2 7쪽
23 제5장 지프러투 드 에르지 (6) 16.09.11 121 2 7쪽
22 제5장 지프러투 드 에르지 (5) 16.09.11 178 2 7쪽
» 제5장 지프러투 드 에르지 (4) 16.09.11 185 2 7쪽
20 제5장 지프러투 드 에르지 (3) 16.09.11 175 2 7쪽
19 제5장 지프러투 드 에르지 (2) 16.09.11 193 2 7쪽
18 제4장 하이트하임 반 크라운즈 (9) / 제5장 지프러투 드 에르지 (1) 16.09.11 150 2 7쪽
17 제4장 하이트하임 반 크라운즈 (8) +1 16.09.11 186 2 7쪽
16 제4장 하이트하임 반 크라운즈 (7) +1 16.09.11 153 2 7쪽
15 제4장 하이트하임 반 크라운즈 (6) +1 16.09.11 190 2 7쪽
14 제4장 하이트하임 반 크라운즈 (5) +1 16.09.09 204 2 7쪽
13 제4장 하이트하임 반 크라운즈 (4) +1 16.09.02 196 2 7쪽
12 제4장 하이트하임 반 크라운즈 (3) +1 16.09.02 237 2 7쪽
11 제4장 하이트하임 반 크라운즈 (2) +1 16.09.02 260 2 7쪽
10 제3장 포르시헤 제국(4) / 제4장 하이트하임 반 크라운즈 (1) +1 16.09.02 175 2 7쪽
9 제3장 포르시헤 제국 (3) +1 16.09.02 254 2 7쪽
8 제3장 포르시헤 제국 (2) +1 16.09.02 217 2 7쪽
7 제2장 아후디 제국 (4) / 제3장 포르시헤 제국 (1) +1 16.09.02 247 2 7쪽
6 제2장 아후디 제국 (3) +1 16.09.02 224 2 7쪽
5 제2장 아후디 제국 (2) +1 16.09.02 228 3 7쪽
4 제1장 베이엔츠 제국 (3) / 제2장 아후디 제국 (1) +1 16.09.02 289 3 7쪽
3 제1장 베이엔츠 제국 (2) +1 16.09.02 309 3 7쪽
2 제1장 베이엔츠 제국 (1) +1 16.09.02 389 3 7쪽
1 서시(序詩) +1 16.09.02 493 3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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