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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종은
작품등록일 :
2016.09.02 00:14
최근연재일 :
2016.11.18 09:27
연재수 :
38 회
조회수 :
7,949
추천수 :
74
글자수 :
114,003

작성
16.09.11 10:10
조회
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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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7쪽

제5장 지프러투 드 에르지 (5)

DUMMY

“에이시스 공의 학문에 대한 열의와 자질이 특출한 것은 상당히 유명하지요. 그러니까 그 장점을 살리려면 베이엔츠 제국으로 가시는 것보다는 포르시헤 제국으로 가시는 것이 나을 것 같아요. 특히 포르시헤 제1대학원은 아주 유명한 곳이기도 하고요.”


일렉트라는 잠시 말을 끊고 남편을 바라보았다.


지프러투도 에이시스만큼은 아니지만 상당히 영특했기 때문이다.


‘포르시헤 제1대학원에 지원했으면 합격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아버지가 자신이 직접 가르쳐야 한다고 우기지만 않았어도 한 번쯤 시도해 봤을지도 모른다.


“포르시헤 제1대학원이라······. 에이시스 공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아주 좋은 방법 같습니다. 다만 한 가지 걸리는 문제가 있어서······”


“말해 보게.”


“학비가 꽤나 비싸다고 들었습니다.”


“허허허허. 그래. 그럴 거야. 하지만 걱정하지는 말게. 그 정도는 내가 지원해 줄 터이니.”


“후작님께 그렇게까지 폐를 끼치고 싶지는 않습니다.”


에이시스는 트윈스 후작의 지원은 빚이라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보호받은 것만으로도 이미 큰 빚을 진 셈이다.


거기서 더 늘어나면 자신의 힘으로는 그 빚을 감당하지 못할 것 같았다.


“폐라니? 진짜 그렇게 생각하는가?”


“지금까지 저를 보호해 주신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허허······.”


일렉트라가 다시 입을 열었다.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에요. 아마 포르시헤 제1대학원에까지 아레이트 황태자의 손이 닿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면, 가장 큰 문제는 에이시스 공께서 포르시헤 제1대학원에 입학할 수 있느냐 하는 거예요. 학비는 아버지가 빌려주는 것으로 하면 될 테고요.”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을 바라보는 트윈스 후작과 지프러투를 보며 한참을 고민하던 에이시스는 일렉트라의 의견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했다.


그에게 포르시헤 제1대학원은 상당히 매력적인 곳이었고 도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었다.


에이시스의 행보는 그렇게 결정되었다.


준비를 끝낸 에이시스는 지프러투와 기사들의 호위를 받으며 포르시헤 제1대학원이 있는 곳, 포르시헬로 떠났다.


제국력 897.


에이시스가 포르시헤 제1대학원의 입학시험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전해 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레이트 황태자가 그의 사촌 누나인 티테스 아후디를 황태자비로 책봉했다는 소문이 아후디 제국 전역에 퍼졌다.


지프러투는, 티테스를 직접 본 적은 없었지만 그녀가 미색과 재능을 겸비한 일대(一大)의 재녀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었기에, 속이 심하게 쓰렸다.


자신이 들은 이야기의 절반 정도만 진실이어도, 티테스는 아레이트 황태자 같은 놈에게는 과분하고, 과분하고, 과분했다.


티테스에게는 아레이트 황태자를 잘 보필하며 이끌어 줄 능력이 있으니, 아레이트 황태자가 어떻게든 티테스의 마음을 얻을 수만 있다면 그리고 그녀의 말을 잘 따르기만 한다면, 아후디 제국에 영광이 무한할 것이다.


그러나 지프러투가 알고 아후디 제국이 아는 아레이트 황태자는 절대로 그럴 놈이 아니었다.


그의 성격은 아후디 제국을 나락으로 밀어 넣기에 충분했다.


제국력 901.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새해 첫날의 아침 식사 중에 트윈스 후작이 자신의 가문과 작위를 지프러투에게 물려주겠다는 말을 꺼냈다.


지프러투는 이미 알고 있었기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일렉트라는 상당히 놀란 표정을 지었다.


트윈스 후작은 아직 정정했으니까. 하지만 반대는 하지 않았다.


그날 지프러투는 정식으로 에르지라는 성과 후작의 작위를 물려받아, 지프러투 델 에르지 후작이 되었다.


지프러투 후작은 여전히 소실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지만 일렉트라에게 그 이야기를 하지는 못했다.


그래도 둘 사이는 아주 원만했고. 901년이 반 정도 지났을 무렵에는 둘째가 태어났다.


데이코가 태어난 지 8년 만의 일이었다.


그동안 둘째의 소식이 없어 걱정했던 두 사람은 그제야 한시름 덜 수 있었다.


그는 아들의 이름을 유플라스라고 지었다.


그리고 지프러투는, 이젠 정식으로 가문을 물려받기도 했고 둘째 아이까지 태어났으니, 일렉트라에게 소실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혼자 웃고 있었다.


제국력 902.


소심한 지프러투 후작은 아직까지 소실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가 장인의 뜻에 따라 열심히 영지의 군사력 증강에 매진(邁進)하고 있을 때, 포르시헤 제국에 있는 친구가 한 가지 소식을 전해 왔다.


아레이트 황태자를 피해 포르시헤 제국으로 떠났던 에이시스가 포르시헤 제1대학원을 졸업했다는 소식이었다.


그 소식과 함께, 그가 제출한 졸업 논문의 주제가 세간에서 전설로 치부되고 있는 미디에이터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는 소문을 접한 지프러투 후작은 사람을 보내 에이시스가 발표했다는 논문의 내용을 확인하게 했다.


한 달 넘는 시간이 지난 후에야, 포르시헤 제국으로 떠났던 사람이 돌아왔다.


그가 가져온 논문 요약집의 내용을 확인한 지프러투 후작은 한숨을 쉬었다.


포르시헤 제국에 있는 친구는 이미 알고 있을 테고, 베이엔츠 제국에 있는 친구는 지금쯤이면 자신처럼 조사하고 있는 중일 테니, 그 둘에게 따로 알려줄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몇 달 후, 에이시스에 대한 또 다른 소문이 전해졌고, 그 소문 때문에 아후디 제국 전체가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소문의 내용인즉, 포르시헤 제국의 파나메르아 데 포르시헤 황녀와 에이시스 아후디가 머잖아 결혼한다는 것이었다.


포르시헤 제국에 있는 친구에게 그 소문의 진위 여부를 확인한 지프러투 후작은 문득 아레이트 황태자의 표정이 어떨지 궁금해졌다.


제국력 906.


유플라스가 자라는 모습을 보고 있는 지프러투 후작은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아무리 봐도 유플라스가 자신의 능력을 그대로 이어받은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이대로만 자라 준다면 자신은 ‘후계자 구하기 모험’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스승이자 장인인 트윈스 전 후작이 그것 때문에 어떤 고생을 해야 했는지에 대해서는 이미 수없이, 귀가 닳도록, 말을 차곡차곡 쌓을 수 있다면 하늘에 닿을 만큼 들었던 지프러투 후작이다.



ⓒ 채종은,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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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필독 사항 - 이름 +1 16.09.02 192 0 -
공지 부록 - 미디에이터의 세계관 +1 16.09.02 235 0 -
38 제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10) +1 16.11.18 157 1 6쪽
37 제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9) +1 16.11.11 158 1 7쪽
36 제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8) +1 16.10.28 149 1 7쪽
35 제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7) +1 16.10.21 161 1 7쪽
34 제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6) 16.10.14 217 1 7쪽
33 재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5) 16.10.07 228 1 7쪽
32 제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4) 16.09.30 170 1 7쪽
31 제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3) 16.09.23 178 2 7쪽
30 제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2) 16.09.16 193 2 7쪽
29 제6장 카메아 더 오리언 (5) / 제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1) 16.09.11 221 2 7쪽
28 제6장 카메아 더 오리언 (4) 16.09.11 163 2 7쪽
27 제6장 카메아 더 오리언 (3) 16.09.11 134 2 7쪽
26 제6장 카메아 더 오리언 (2) 16.09.11 157 2 7쪽
25 제6장 카메아 더 오리언 (1) 16.09.11 188 2 7쪽
24 제5장 지프러투 드 에르지 (7) 16.09.11 216 2 7쪽
23 제5장 지프러투 드 에르지 (6) 16.09.11 121 2 7쪽
» 제5장 지프러투 드 에르지 (5) 16.09.11 177 2 7쪽
21 제5장 지프러투 드 에르지 (4) 16.09.11 184 2 7쪽
20 제5장 지프러투 드 에르지 (3) 16.09.11 173 2 7쪽
19 제5장 지프러투 드 에르지 (2) 16.09.11 193 2 7쪽
18 제4장 하이트하임 반 크라운즈 (9) / 제5장 지프러투 드 에르지 (1) 16.09.11 150 2 7쪽
17 제4장 하이트하임 반 크라운즈 (8) +1 16.09.11 185 2 7쪽
16 제4장 하이트하임 반 크라운즈 (7) +1 16.09.11 153 2 7쪽
15 제4장 하이트하임 반 크라운즈 (6) +1 16.09.11 190 2 7쪽
14 제4장 하이트하임 반 크라운즈 (5) +1 16.09.09 204 2 7쪽
13 제4장 하이트하임 반 크라운즈 (4) +1 16.09.02 195 2 7쪽
12 제4장 하이트하임 반 크라운즈 (3) +1 16.09.02 236 2 7쪽
11 제4장 하이트하임 반 크라운즈 (2) +1 16.09.02 260 2 7쪽
10 제3장 포르시헤 제국(4) / 제4장 하이트하임 반 크라운즈 (1) +1 16.09.02 175 2 7쪽
9 제3장 포르시헤 제국 (3) +1 16.09.02 252 2 7쪽
8 제3장 포르시헤 제국 (2) +1 16.09.02 216 2 7쪽
7 제2장 아후디 제국 (4) / 제3장 포르시헤 제국 (1) +1 16.09.02 246 2 7쪽
6 제2장 아후디 제국 (3) +1 16.09.02 223 2 7쪽
5 제2장 아후디 제국 (2) +1 16.09.02 228 3 7쪽
4 제1장 베이엔츠 제국 (3) / 제2장 아후디 제국 (1) +1 16.09.02 289 3 7쪽
3 제1장 베이엔츠 제국 (2) +1 16.09.02 307 3 7쪽
2 제1장 베이엔츠 제국 (1) +1 16.09.02 388 3 7쪽
1 서시(序詩) +1 16.09.02 491 3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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