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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채종은
작품등록일 :
2016.09.02 00:14
최근연재일 :
2016.11.18 09:27
연재수 :
38 회
조회수 :
7,986
추천수 :
74
글자수 :
114,003

작성
16.09.11 10:35
조회
134
추천
2
글자
7쪽

제6장 카메아 더 오리언 (3)

DUMMY

후계자를 구했음을 친구들에게 알려야 했기 때문이었다.


몇 달 후, 웨이퍼스 백작은 잠깐 함께 다녀올 곳이 있다며 카메아에게 여행할 준비를 하게 했다.


카메아는 여행이라는 말에 무작정 기뻐하며 짐을 챙겨 따라나섰다.


목적지에 도착한 뒤에야 카메아는 이 여행이 양아버지의 친구들과 그 후계자들을 만나기 위한 여행임을 알았다.


그 친구들도 각각 그들의 후계자를 데려왔던 것이다.


베이엔츠 제국의 컨칩 후작이 하이트하임을 데려왔고, 아후디 제국의 트윈스 후작이 지프러투를 데려왔다.


동갑내기라고는 하지만 처음 보는 탓에 멀뚱히 있었던 셋과 달리, 컨칩 후작, 트윈스 후작, 웨이퍼스 백작은 서로 사이가 무척 좋았다.


카메아는 문득 이 사람들이 이름도 두 개고 성도 두 개라던 그 사람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녀의 생각은 정확했다.


컨칩 후작의 다른 이름은 파라핀 미디에이트고, 트윈스 후작의 다른 이름은 가솔린 미디에이트다.


그러나 그녀는 이를 알지 못했다.


자신의 후계자가 친아들, 하이트하임이라는 컨칩 후작의 말에 트윈스 후작과 웨이퍼스 백작은 상당히 놀랐다.


둘이 닮긴 했지만 친아들일 줄은 생각지 못했던 것이다.


특히 자신들에게 온갖 고민과 고생과 우울과 괴로움을 선사한 ‘후계자 구하기 모험’을 컨칩 후작은 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두 사람에게 참을 수 없는 부러움과 폭발할 것 같은 짜증을 선사했다.


당시 하이트하임의 얼굴에는 귀족다운 당당함이 가득했었다.


그러나 1년쯤 전에 트윈스 후작에게 거두어지긴 했지만 단순한 제자일 뿐인 지프러투와 불과 몇 달 전에 웨이퍼스 백작의 양녀가 된 카메아에게 하이트하임의 그 당당한 표정은 정말 재수 없게 느껴졌다.


제국력 891.


성인이 된 카메아에게 지프러투가 결혼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카메아는 양아버지가 시키는 대로, 지프러투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아후디 제국의 에르지 영지로 출발했다.


10년 만에 다시 만난 두 친구는 이제 청년이 되어 있었다.


물론 카메아에게 하이트하임은 여전히 재수 없는 놈이었다.


특히나 자신과 신부를 번갈아 쳐다보는 하이트하임의 요상한 눈빛은 카메아에게 그 눈을 콱 찔러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물론 ‘결혼식의 꽃은 신부’라는 말이 있긴 하지만, 실제 지프러투의 신부는 아무리 열심히 꾸며도 꽃이 될 수는 없을 것 같긴 했다.


제국력 896.


지프러투가 결혼한 지 5년 만에 하이트하임이 결혼 소식을 전해 왔다.


카메아는 하이트하임의 결혼식에는 가고 싶지 않았지만, 웨이퍼스 백작은 오랜만에 바람도 쐴 겸 베이엔츠 제국의 수도를 구경하고 오라는 말로 카메아를 구슬렸다.


그 말에 넘어간 카메아는 베이엔츠 제국의 수도, 마이바후스에 있는 크라운즈 저택을 향해 길을 떠났다.


그곳에서 하이트하임의 신부를 본 카메아는 다시는 그녀를 보고 싶지 않다는 기분이 들었다.


5년 전 지프러투의 신부를 봤을 때에는 마음속으로 웃고 있었지만, 지금은 자신을 보고 있는 저 신부가 그렇게 웃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니, 심히 속이 쓰렸다.


이건 애초에 경쟁이 안 되는 상대였다.


카메아는 웨이퍼스 백작의 양녀가 된 이후 처음으로 좌절감이라는 것을 느꼈다.


하이트하임은, 지프러투의 결혼식 때 지프러투의 신부와 카메아를 번갈아 봤던 그 눈빛으로, 지금은 카메아와 자신의 신부를 번갈아 보고 있었다.


그런 하이트하임의 눈빛을 느낀 카메아는 지프러투의 결혼식 때 저 재수 없는 하이트하임의 눈을 찔러 주지 못했던 것이 너무나 아쉬웠다.


‘그때 제대로 콕 찔러 줬어야 했는데 말이야.’


지금은······ 그녀의 좌절감이 너무 컸다. 눈을 찌를 힘도 안 날 만큼.


제국력 897.


카메아는 포르시헤 제1대학원에 아후디 제국의 상급 귀족이 입학했다는 소문을 들었다.


황태자 경쟁에서 밀려나 포르시헤 제국으로 도망치듯이 온 인간이라고 들었는데, 나름 학문에는 소질이 있는 자 같았다.


별 관심은 없었지만, 기회가 된다면 어떤 사람인지 한 번쯤은 보고 싶었다.


제국력 901.


제국력 900년 12월 30일 24시, 그러니까 제국력 901년 1월 1일 0시가 되자마자, 웨이퍼스 백작은 카메아의 방으로 가서 열심히 자고 있던 그녀를 깨웠다.


카메아를 집무실의 비밀 공간으로 끌고 온 웨이퍼스 백작은 조용히 그러나 심각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제 물러날 때가 되었다, 카메아야.”


아직 잠이 덜 깬 카메아는 웨이퍼스 백작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게 무슨 말씀이에요?”


“900년을 이어 온 가문의 유지에 따라, 지금 이 자리에서 나, 웨이퍼스 더 오리언은 카메아 오리언에게 위대한 오리언 가문의 주인의 자리를 넘겨줄 것이다. 이제부터 오리언 가문의 주인은 너다. 가문과 영지를 잘 이끌어 주기를 바란다.”


웨이퍼스 백작은 자신의 목에 걸려 있던 파란색의 동그란 장식이 달린 목걸이를 끌러서, 멍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카메아의 목에 걸어 주었다.


“게르마니아 대륙에 존재하는 모든 가문이 반지를 인장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알고 있겠지만, 우리 가문은 반지가 아니라 목걸이를 인장으로 사용한다. 정확하게는 목걸이가 아니라 목걸이에 달려 있는 동그란 청옥(靑玉) 장식이지. 이 목걸이는 오리언 가문의 시조의 유품이라고 하시더구나. 신비한 힘이 깃들어 있는 물건이라, 네가 위험에 처했을 때 큰 도움이 될 것이니 한시도 몸에서 떼어 놓지 말거라. 알겠느냐?”


“예.”


작은 목소리로 대답한 카메아는 자신의 목에 걸린 목걸이를 만지작거렸다.


웨이퍼스 백작은 그런 그녀를 잠시 바라보다가 한쪽 구석으로 가서 먼지가 잔뜩 묻은 책을 한 권 가져왔다.


그리고는 소매로 대충 먼지를 털어 내고는 카메아에게 그 책을 내밀었다.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반드시 그 내용을 숙지하도록 해라.”


“······.”


말없이 책을 받아 든 그녀의 눈에 책의 제목이 보였다.


‘『미디에이터가 반드시 알아야 할 100가지』라고?’


그리고 그날 아침, 가문의 사람들과 영지민들이 모인 자리에서 웨이퍼스 백작은 카메아가 자신의 뒤를 이어 오리언 가문을 이끌 것임을 공표했다.


간단한 소개와 인사말이 오고 간 후 중요한 일들이 정리되자, 웨이퍼스 백작은 속이 다 시원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여행을 떠났다.



ⓒ 채종은,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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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부록 - 미디에이터의 세계관 +1 16.09.02 236 0 -
38 제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10) +1 16.11.18 158 1 6쪽
37 제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9) +1 16.11.11 158 1 7쪽
36 제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8) +1 16.10.28 152 1 7쪽
35 제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7) +1 16.10.21 161 1 7쪽
34 제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6) 16.10.14 219 1 7쪽
33 재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5) 16.10.07 230 1 7쪽
32 제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4) 16.09.30 171 1 7쪽
31 제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3) 16.09.23 179 2 7쪽
30 제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2) 16.09.16 194 2 7쪽
29 제6장 카메아 더 오리언 (5) / 제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1) 16.09.11 221 2 7쪽
28 제6장 카메아 더 오리언 (4) 16.09.11 163 2 7쪽
» 제6장 카메아 더 오리언 (3) 16.09.11 135 2 7쪽
26 제6장 카메아 더 오리언 (2) 16.09.11 158 2 7쪽
25 제6장 카메아 더 오리언 (1) 16.09.11 190 2 7쪽
24 제5장 지프러투 드 에르지 (7) 16.09.11 217 2 7쪽
23 제5장 지프러투 드 에르지 (6) 16.09.11 121 2 7쪽
22 제5장 지프러투 드 에르지 (5) 16.09.11 178 2 7쪽
21 제5장 지프러투 드 에르지 (4) 16.09.11 185 2 7쪽
20 제5장 지프러투 드 에르지 (3) 16.09.11 175 2 7쪽
19 제5장 지프러투 드 에르지 (2) 16.09.11 194 2 7쪽
18 제4장 하이트하임 반 크라운즈 (9) / 제5장 지프러투 드 에르지 (1) 16.09.11 150 2 7쪽
17 제4장 하이트하임 반 크라운즈 (8) +1 16.09.11 186 2 7쪽
16 제4장 하이트하임 반 크라운즈 (7) +1 16.09.11 154 2 7쪽
15 제4장 하이트하임 반 크라운즈 (6) +1 16.09.11 190 2 7쪽
14 제4장 하이트하임 반 크라운즈 (5) +1 16.09.09 204 2 7쪽
13 제4장 하이트하임 반 크라운즈 (4) +1 16.09.02 196 2 7쪽
12 제4장 하이트하임 반 크라운즈 (3) +1 16.09.02 237 2 7쪽
11 제4장 하이트하임 반 크라운즈 (2) +1 16.09.02 260 2 7쪽
10 제3장 포르시헤 제국(4) / 제4장 하이트하임 반 크라운즈 (1) +1 16.09.02 176 2 7쪽
9 제3장 포르시헤 제국 (3) +1 16.09.02 254 2 7쪽
8 제3장 포르시헤 제국 (2) +1 16.09.02 217 2 7쪽
7 제2장 아후디 제국 (4) / 제3장 포르시헤 제국 (1) +1 16.09.02 247 2 7쪽
6 제2장 아후디 제국 (3) +1 16.09.02 224 2 7쪽
5 제2장 아후디 제국 (2) +1 16.09.02 228 3 7쪽
4 제1장 베이엔츠 제국 (3) / 제2장 아후디 제국 (1) +1 16.09.02 290 3 7쪽
3 제1장 베이엔츠 제국 (2) +1 16.09.02 309 3 7쪽
2 제1장 베이엔츠 제국 (1) +1 16.09.02 389 3 7쪽
1 서시(序詩) +1 16.09.02 493 3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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