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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은 씨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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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종은
작품등록일 :
2016.09.02 00:14
최근연재일 :
2016.11.18 09:27
연재수 :
38 회
조회수 :
7,987
추천수 :
74
글자수 :
114,003

작성
16.10.21 04:00
조회
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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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7쪽

제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7)

DUMMY

“그럼 이쪽이 아니라 저쪽으로 가. 저기 사람들 줄 서 있는 거 보이지?”


“아?! 고맙소.”


스테인리스는 그가 가르쳐 준 곳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본점 앞은 말 그대로 개판되기 1분 전인 상황이었다.


물건 상자들을 싣고, 내리고, 옮기는 인부들과 그들을 감독하는 자들만으로도 충분히 복잡한 곳에, 입단(入團) 신청을 하러 온 자들까지 몰려들었으니, 발 디딜 틈조차 없을 지경이었다.


빨리 가려도 하다가는 다른 사람들과 부딪칠 테니, 빨리 가고 싶어도 빨리 갈 수 없었다.


그런 상황은 본점 안에서 나온 사람이 입단 지원자들을 다른 곳으로 데려간 후에야 정리되었다.


상단 관계자가 사람들을 데리고 간 곳은 본점 뒤편의 빈 건물이었다.


창고라고 하기에는 상당히 깨끗한 건물이었는데, 안에 특별한 물건이 없는 것으로 봐서는 강당이나 회의장으로 사용되는 건물 같았다.


“지금부터 차례대로 입단 지원서를 제출하시오. 제출한 사람은 돌아가도 좋소.”


“그럼 결과는 언제 공개되는 거요?”


“원래는 내일 공개할 예정이었는데, 보다시피 지원자가 너무 많아서, 시간이 더 걸릴 것 같소. 서류 심사 통과자에게는 따로 연락을 할 테니, 집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되오.”


“음······. 알겠소.”


상단 관계자는 목소리를 높였다.


“자! 다들 들으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서류를 제출한 사람들은 돌아가시오. 서류 심사 통과자들에게는 따로 연락을 할 테니, 그렇게들 알고 돌아가면 되오!”


줄은 점점 짧아져 갔고, 건물은 점점 비어 갔다.


스테인리스가 입단 지원서를 제출한 날로부터 사흘째 되는 날, 아무런 예고도 없이 실드 상단의 사람이 메탈 저택을 방문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메탈 가문의 사람들이 당황해했다.


메탈 가문은 실드 상단과는 거래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실드 상단에서 메탈 가문에 사람을 보낼 이유가 없었다.


갑자기 저택이 소란스러워졌다.


스테인리스는 창밖을 내다보았다.


“실드 상단에서 왔습니다. 혹시 스테인리스 메탈이란 분이 여기 계십니까?”


“그런 놈이 있긴 한데, 왜 찾는 거요?”


대답과 질문이 함께 돌아왔다.


대답과 질문을 한 사람은 이제 막 외출을 하려던 크롬이었다.


“스테인리스님께서 저희 실드 상단에 입단을 신청하셨는데, 서류 심사에 합격하셨다는 소식을 전해 드리러 왔습니다.”


“실드 상단에 입단을 신청해? 천한 놈이 이젠 미치기까지 한 모양이군, 그래.”


“누가 천하다는 거야?”


크롬의 뒤에서 스테인리스가 어슬렁거리며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이봐! 내가 스테인리스야. 나 합격한 거지?”


스테인리스는 크롬을 무시한 채 상단 직원에게 말을 걸었다.


“예. 스테인리스 님의 면접은 내일 15시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늦어도 14시까지는 본점에 도착하셔야 합니다.”


“알았어. 내일 보자고.”


“전해 드렸으니 이만 가 보겠습니다.”


그는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한 후에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돌아갔다.


급하게 잰걸음을 걷는 것으로 봐서는, 여러 곳을 더 들러야 하는 모양이었다.


“무슨 말이냐? 상단이라니?”


크롬은 어이없어하는 표정으로 스테인리스에게 물었다.


“들은 대로야. 상단에서 일해 볼까 해서 말이야.”


“메탈 가문의 사람으로서의 체통을 지켜라.”


“이럴 때만 메탈 가문 사람이래. 어떻게 된 건지, 이 집에 사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일관성이 없어. 쯧! 그것도 이 집안의 전통인가?”


“뭐?!”


“상단에 채용되면 이 집구석에서 사라져 줄 텐데, 고마워하지는 못할망정. 쯧!”


말을 마친 스테인리스는, 얼굴을 붉히고 있는 크롬을 그 자리에 놔 둔 채,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 버렸다.


“저! 저!”


크롬은 손가락으로 스테인리스를 가리키며 소리를 질렀지만, 스테인리스는 그것마저 무시해 버렸다.


# # #


“빨리빨리 좀 하지. 뭘 어떻게 하고 있길래 이렇게 오래 걸려?”


대기 시간이 예상외로 길어지자 스테인리스가 불평을 했다.


그 불평에 옆에 있던 자가 황당해하는 표정으로 되물었다.


“빨리빨리 하다 보면 대충대충 하게 될 거고, 대충대충 하다 보면 평가가 부실하게 될 가능성이 높지 않겠소?”


그 말을 들은 스테인리스는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뭐, 그것도 그렇긴 한데, 난 기다리는 건 질색이라서 말이오. 크하하!”


“쩝. 그렇구려.”


대기실에는 다시 침묵이 가득 찼다.


한참의 시간이 흐른 후에야 스테인리스의 차례가 되었다.


안으로 들어간 그의 눈에 단장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들어왔다.


그를 향해 허리를 숙여서 인사했다.


“스테인리스 메탈입니다.”


“단장.”


“존성대명은 귀가 닳도록 들어서, 말씀 안 해 주셔도 이미 알고 있습니다. 윈터 남작님.”


“단장.”


“······?”


스테인리스는 의아한 표정으로 단장을 쳐다보았다.


씨익 웃고 있는 그의 표정을 보고 있으니, 문득 생각이 났다.


“지금은 상단 업무를 보고 계시다는 뜻입니까? 알겠습니다. 단장님.”


끄덕.


단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도 시선을 스테인리스에게 고정시키고 있었다.


‘눈치가 꽤 빠른 놈일세?’


그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몸을 의자 깊숙이 묻은 채 질문을 던졌다.


“메탈 가문?”


“그래 봤자 서잡니다.”


“서자라도 메탈 가문이잖아.”


“메탈 성을 쓰는 사람들 중에서 저를 가족으로 인정해 주는 사람은 제 어머니뿐입니다.”


“자신이 아무 의미 없는 존재라고 생각하나?”


“설마요. 제가 보기에도 저란 놈은 진짜 대단한 놈입니다. 서자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다는 게 문제지만요.”


“나에 대해 꽤 잘 알고 있는 듯하니, 하나 물어보지.”


“뭐든지 물어보십시오.”


“내 출신 성분.”


“평민이었잖습니까. 지금은 귀족이지만요.”


“알고 있네?”


“당연한 겁니다.”


“그럼 다시 묻지. 광산을 운영하는 귀족 가문의 서자가 나을 것 같나, 시장 좌판에서 장사하는 평민의 아들이 나을 것 같나?”


“흠······. 쉽게 대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군요.”


단장은 눈을 빛냈다.


지금까지 지원한 사람들 중에는 잔뜩 긴장해서 몇 가지씩 실수를 저지른 사람도 꽤 많았고, 긴장하는 수준을 넘어서 아예 얼어붙어 버린 자들도 여럿 있었다.



ⓒ 채종은,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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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필독 사항 - 이름 +1 16.09.02 193 0 -
공지 부록 - 미디에이터의 세계관 +1 16.09.02 236 0 -
38 제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10) +1 16.11.18 158 1 6쪽
37 제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9) +1 16.11.11 158 1 7쪽
36 제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8) +1 16.10.28 152 1 7쪽
» 제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7) +1 16.10.21 162 1 7쪽
34 제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6) 16.10.14 219 1 7쪽
33 재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5) 16.10.07 230 1 7쪽
32 제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4) 16.09.30 171 1 7쪽
31 제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3) 16.09.23 179 2 7쪽
30 제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2) 16.09.16 194 2 7쪽
29 제6장 카메아 더 오리언 (5) / 제7장 에셀레스 패러독스 (1) 16.09.11 221 2 7쪽
28 제6장 카메아 더 오리언 (4) 16.09.11 163 2 7쪽
27 제6장 카메아 더 오리언 (3) 16.09.11 135 2 7쪽
26 제6장 카메아 더 오리언 (2) 16.09.11 158 2 7쪽
25 제6장 카메아 더 오리언 (1) 16.09.11 190 2 7쪽
24 제5장 지프러투 드 에르지 (7) 16.09.11 217 2 7쪽
23 제5장 지프러투 드 에르지 (6) 16.09.11 121 2 7쪽
22 제5장 지프러투 드 에르지 (5) 16.09.11 178 2 7쪽
21 제5장 지프러투 드 에르지 (4) 16.09.11 185 2 7쪽
20 제5장 지프러투 드 에르지 (3) 16.09.11 175 2 7쪽
19 제5장 지프러투 드 에르지 (2) 16.09.11 194 2 7쪽
18 제4장 하이트하임 반 크라운즈 (9) / 제5장 지프러투 드 에르지 (1) 16.09.11 150 2 7쪽
17 제4장 하이트하임 반 크라운즈 (8) +1 16.09.11 186 2 7쪽
16 제4장 하이트하임 반 크라운즈 (7) +1 16.09.11 154 2 7쪽
15 제4장 하이트하임 반 크라운즈 (6) +1 16.09.11 190 2 7쪽
14 제4장 하이트하임 반 크라운즈 (5) +1 16.09.09 204 2 7쪽
13 제4장 하이트하임 반 크라운즈 (4) +1 16.09.02 196 2 7쪽
12 제4장 하이트하임 반 크라운즈 (3) +1 16.09.02 237 2 7쪽
11 제4장 하이트하임 반 크라운즈 (2) +1 16.09.02 260 2 7쪽
10 제3장 포르시헤 제국(4) / 제4장 하이트하임 반 크라운즈 (1) +1 16.09.02 176 2 7쪽
9 제3장 포르시헤 제국 (3) +1 16.09.02 254 2 7쪽
8 제3장 포르시헤 제국 (2) +1 16.09.02 217 2 7쪽
7 제2장 아후디 제국 (4) / 제3장 포르시헤 제국 (1) +1 16.09.02 247 2 7쪽
6 제2장 아후디 제국 (3) +1 16.09.02 224 2 7쪽
5 제2장 아후디 제국 (2) +1 16.09.02 228 3 7쪽
4 제1장 베이엔츠 제국 (3) / 제2장 아후디 제국 (1) +1 16.09.02 290 3 7쪽
3 제1장 베이엔츠 제국 (2) +1 16.09.02 309 3 7쪽
2 제1장 베이엔츠 제국 (1) +1 16.09.02 389 3 7쪽
1 서시(序詩) +1 16.09.02 493 3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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