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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V1 님의 서재입니다.

중세 판타지에서 과학적으로 살아남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LEV1
작품등록일 :
2022.10.31 13:13
최근연재일 :
2022.12.28 22:25
연재수 :
6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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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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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27
글자수 :
469,180

작성
22.11.26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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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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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신종계약(5)

DUMMY

작년 이맘때쯤,

그러니까 내가 아직 현대의 지구에 있었을 적 일이다.


“‘휴브리스 컴퍼니’라고요? ”

“내 은사께서 지휘를 하고 계신 미국 소재의 회사 겸 연구소라네. 이번 연구를 후원하고 싶다고 연락이 왔더군. ”

“와! 미국에서요? 정작 여기서는 무슨 공상소설 쓰냐면서 싸그리 까였는데. ”

“아무래도 이쪽 분야는 거기가 원조니까. 이야기를 들어보니 제1저자와 교신저자 자리는 우리가 다 가져가고, 그쪽에선 논문사사(Acknowledgement)에 기여자로 이름만 넣어주면 된다는 모양이네. 그 대가로 자기들이 최근 개발한 신형 자기공명힘현미경(MRFM)을 무상으로 빌려주겠다더군. 성과가 나오면 발표는 내년 ICCC에서 해달라는 말도. ”

“이야! 이쪽이야 땡큐죠. 조건이 너무 좋은데요? ”

“말했지 않나? 은사님이라고. 나도 내후년이면 은퇴일세. 가기 전에 제대로 사고 한 번 쳐 보라는 계시 아닌가 싶어. 참, 자네한테 온 선물도 있던데. ”

“저한테요? ”


교수님이 거미줄 모양의 로고가 그려진 박스에서 패딩 한 벌을 꺼내셨다.


“저번에 메일로 겨울 내내 단벌신사 신세인 제자 얘기를 했더니 그쪽에서 기억하고 보내준 모양이야. 어차피 난 사이즈도 맞지 않으니 부담 갖지 말고 자네가 입게. ”

“우와, 감사합니다! 댕쩌네요, 이거! ”

“또 내가 모르는 신조어를 쓰는군. ”

“아차, 죄송합니다... 근데 진짜 엄청 좋네요. 얇은데도 무지 따뜻합니다! ”

“그쪽 물건들이 원래 그러네. 어디서 외계인이라도 붙잡아서 갈아 넣고 있는 건지, 원. 아무튼 후원 이야기는 자네가 불만이 없다면 수락하는 걸로 하겠네. ”

“저 같은 석사 따리야 뭐, 하늘같은 교수님께서 까라면 까야지요. ”

“자네는 참... 보다 보면 겸손한 건지 오만한 건지 헷갈릴 때가 있어? ”


혀를 차면서도 피식 웃은 교수님이 화제를 바꾸셨다.


“그러고 보니 자네 ‘휴브리스’가 무슨 뜻인지 아나? ”

“어... 아뇨. 인터넷에 쳐볼까요? ”

“몰라서 물은 게 아니라네. 그리스어로 ‘오만’이라는 뜻이지. 좀 더 정확히는 ‘신의 영역을 침범하려 드는 오만’. ”

“성경에 나오는 아담과 하와 같은 겁니까? ”

“주소지가 조금 다르긴 하지만 맞네. ”

“듣고 보니 어울리는 이름이네요. 대담한 느낌도 들고요.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오만을 부리는 사람들’이라... ”


고개를 끄덕인 교수님이 한 마디를 덧붙였다.


“하면 어째서 그들의 로고가 거미줄인지는 알겠나? ”

“글쎄요? 선악과로 하면 너무 모 사과기업 같아서인가? ”

“...듣고 보니 설득력이 있군. 하지만 주된 이유는 아니겠지. 다름 아닌 ‘휴브리스’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라네. ”

“거미줄이 말입니까? ”

“정확히는 거미, 그것과 연관된 그리스 신화지. ”

“아, 기억날 것 같습니다! 아마 여신과 베 짜기 대결을 하던 여자가 저주를 받아서 거미가 되었었죠. 어릴 적에 만화로 봤었는데. ”


특히 홍 작가의 구판이 불후의 명작이었다.

추억에 빠져있던 나는 교수님의 말에 현실로 돌아왔다.


“그녀가 왜 저주를 받고 거미가 되었는지 기억하나? ”

“흠, 거기까지는 가물가물하네요. 아무래도 여신이랑 대결을 했으니까 져서 벌로 그렇게 된 거 아닐까요? ”

“아니. 그녀는 여신과의 대결에서 이겼다네. ”

“엇? 그랬습니까? ”

“심판을 맡은 질투와 불화, 갈등의 여신조차 그녀가 짠 직물에서 단 하나의 흠결도 찾아내지 못했지. 그녀가 저주를 받고 거미가 된 건 그 작품이 신들의 은밀하고 추잡한 사생활을 묘사했기 때문이지 그녀가 대결에서 져서가 아니었네. ”

“그랬군요. ”

“그리고 여기에는 아주 큰 의미가 있어. 자네는 신화에서 신을 이긴 인간이 등장하는 경우를 본 적이 있나? ”

“음... 그리스 로마 신화에는 찾아보면 꽤 있지 않나요? 대표적으로 헤라클레스라거나. ”

“굳이 찾자면 판이나 헤라클레스겠지만 양쪽 모두 순수한 인간은 아니었지. 한쪽은 요정이고 한쪽은 반신이었으니. ”

“흐음. ”

“내가 아는 한 온 신화를 통틀어도 다른 신의 도움이나 특별한 핏줄 없이, 오직 자신의 기술만으로 신을 꺾은 자는 그 여자밖에 없어. 지혜와 기술의 여신인 아테나와 베 짜기 대결을 벌여 승리했던 바로 그 여자! ”


교수님은 나이를 잊은 듯한 생생한 눈빛으로 네 음절의 이름을 입에 담았었다.


“아라크네(Arachne)! ”



* * *



<첫 번째 신탁을 완료하셨습니다! >


[신탁의 주목표를 달성하셨습니다! ]

-성좌의 시험을 통과하고 그와 계약하십시오.

-완료 보상 : 100MP, ‘성좌의 챔피언’ 타이틀


[완료 보상으로 100MP를 획득하셨습니다! ]

[타이틀 ‘아라크네의 챔피언’을 획득하셨습니다! ]

[타이틀 획득 보너스로 100MP를 획득하셨습니다! ]


[현재 보유한 MP : 200 ]


<ORACLE의 업그레이드가 가능합니다! >



* * *



놀랐다.

그것도 엄청나게.


한 달 만에 만난 여신이 내 이야기를 찰떡 같이 알아들은 것도 모자라, 21세기에 나온 최신 이론까지 들면서 반론했을 때 나는 말문이 턱 막히도록 놀라버렸다.


명색이 신이니 이것저것 알고 있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설마 하늘하늘한 드레스를 차려입은 그리스 로마 신화풍의 여신이, 다른 것도 아니고 양자역학 이야기를 선 자리에서 받아치리라고는 생각조차 못했던 것이다.


심지어 그게 다가 아니었다.

짧은 대화 사이에 참으로 많은 이론들이 나왔다.


카오스 이론(나비효과).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

그와 닐스 보어 등이 주장했던 코펜하겐 해석과 그 결함, 이를 보완하기 위해 등장했던 오자와 부등식.

코펜하겐 해석을 반박하며 나온 아인슈타인의 주사위 비유와 에르반 슈뢰딩거의 사고실험 슈뢰딩거의 고양이까지.


도대체 이게 중세 판타지 랜드의 여신한테 들을 말인가 싶어 하마터면 인지부조화가 올 뻔했다.


하지만 머리를 가라앉히고 냉정하게 생각해보니 이건 상당히 고무적인 단서였다.


다른 건 몰라도 ‘하이젠베르크’나 ‘코펜하겐 해석’ 같은 말이 어떻게 그녀 입에서 나왔겠냐는 말이다.


그녀가 가진 지식들은 명백히 지구산(産)이었다.

지구인이 발견하고 정립했기에 지구의 인물과 도시의 이름이 붙어있는 이론들인 것이다.


따라서 이를 여신 스스로 알아냈거나 이 세계의 원주민이 발견했을 리는 없었다.

누군가가 그녀에게 가르쳐 준 것이리라.

나보다 먼저 이곳에 온 지구 출신의 누군가가.


‘나 하나가 아닐지도 몰라. ’


최소한 한 사람이 더 있다.

그것도 최대 20년이 안 되는 비교적 짧은 시차로.


전통적인 코펜하겐 해석에 두 개의 항을 추가해 결함을 보완한 ‘오자와 부등식’은 2003년에야 발표되었으니까.


그게 아니면 그녀가 모종의 권능으로 내 머릿속의 지식을 멋대로 빼냈다는 말밖에 되지 않는다.


운명은 개척하는 거라고 믿는 입장에서 그런 가정을 하고 싶진 않았다. 저항할 방법이 신속한 자살밖에 없다는 거니까.


게다가 그런 의미의 ‘유희’라기에는 인류의 문명을 부흥시켜 그들에게 스스로를 지킬 힘을 주겠다는 아라크네의 목적이 지나치게 이타적이었다.


‘다음에 반드시 물어봐야겠어. ’


나는 그 생각을 머릿속에 단단히 박아둔 다음 나를 놀라게 한 또 하나의 원인으로 넘어갔다.


일어나자마자 내 머릿속을 폭격한 메시지들의 향연.

한 달 전 첫 만남 때 아라크네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서로 손 안 대기로 했다면서요? 이거 협정 위반 아닙니까? 내가 왜 그쪽의 꼼수에 껴들어야 해요? ]

[그렇지 않습니다. 성좌들은 비록 땅의 일에 직접 개입할 순 없지만, 한 사람의 챔피언을 통해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는 있으니까요. 그들의 운명을 바꾸기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의 유흥을 위해서, ‘유희’라고 하는 이름으로. ]


유희라더니 정말 그 말 대로였다.


당시에도 이게 성좌가 플레이어이고 대전사가 아바타인 RPG 게임 같다는 생각은 했었다.

하지만 설마 이 정도로 게임 같을 줄이야.


말이 신탁이지 이거 ‘퀘스트’잖아?

타이틀과 보상도 있고, 심지어 ‘MP’ 같은 용어까지.


‘오라클? ’


속으로 사념을 보내자 평소와 같은 반투명한 하얀색의 검색창이 눈앞에 떠올랐다.


아니, 다시 보니 평소와는 달랐다.


<ORACLE>

[ ]

(@업그레이드가 가능합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없었던 새로운 버튼이 마치 내 손길을 기다리듯 반짝반짝 점멸하고 있었으니까.


꾹 눌러보니 처음 보는 창이 떠올랐다.


<ORACLE>

[업그레이드] (200MP 남음)

1.기능 강화(0/3) : 100MP 소모(1단계)

2.신탁 강화(0/3) : 100MP 소모(1단계)

3.권능 강화(0/3) : 100MP 소모(1단계)


‘이게 다 뭐야? ’


속으로 묻자 곧바로 새로운 창들이 떠올랐다.


[도움말]

기능 강화(1단계) : 검색의 범위와 정확도를 개선하고 주변의 상황을 분석해서 행동을 조언합니다.


[도움말]

신탁 강화(1단계) : 성좌의 성향에 따른 신탁의 추가목표들과 특별보상들을 해금합니다.


[도움말]

권능 강화(1단계) : 상점을 개방합니다.


‘상점? ’


[도움말]

상점 : MP를 소모하여 마법/스킬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이런 미친... ’


속으로 혀를 찬 나는 고민에 빠졌다.

지금 내게는 셋 중 둘을 딱 개방할 수 있는 MP가 있었다.


‘일단 기능 강화는 해둬야겠지. ’


내가 지금껏 이 세계에서 살아남고 나름의 입지를 구축할 수 있었던 데에는 ‘오라클’의 공이 컸다.


과학자라고 하면 으레 세상의 온갖 지식과 이론을 섭렵한 박학다식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건 레오나르도 다 빈치나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활약했던 르네상스 시대의 이야기다.


내가 살던 현대처럼 각자의 전공이 엄격하고 깊게 나눠진 스페셜리스트의 시대에는 바로 옆 동네 일에도 문외한인 경우가 많다. 하물며 천 년 전 시대 일에는 오죽할까.


예를 들어 나는 ‘세피로스위키’를 뒤져서 공부하기 전까지는 이 시대의 제철법에 대해 하나도 몰랐다.


다만 나름 과학자 밥을 먹은 덕분에 검색한 내용들을 비교적 빨리 이해하고 체득했을 뿐이지.


게다가 기반이 되는 원리를 알더라도 그것을 바깥 세상에 기계 등으로 현출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풍차와 수차, 고로의 원리야 알고 있지만, 만약 인류가 수천 년의 역사 속에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완성시킨 효율적인 설계도가 없었다면 아직 제대로 삽도 뜨지 못했을 것이다. 그 설계도는 당연히 내 머릿속이 아닌 인터넷에서 왔고.


‘오라클? 기능을 강화하면 정확히 뭐가 어떻게 개선되지? 분석하고 조언해준다는 건 어떤 의미야? ’


[상세한 도움말은 ‘기능 강화(1단계)’ 개방 후 제공됩니다. ]


‘흠. ’


자세한 건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는 모양이다.

그래도 여태까지의 기여도를 생각하면 1순위로 둘 만한 가치는 충분하리라.


그럼 남은 선택지는 두 개.

이쪽도 어디가 나을 지는 명확해보였다.


남는 MP가 100밖에 없는 이상, 상점을 개방하더라도 당장은 그것으로 끝이다.


목록 정도는 볼 수 있을지 몰라도 아무 것도 살 수 없어서는 의미가 없다. 그렇다고 여기에 200MP를 몰빵하는 건 너무 리스크가 크고.


반면 신탁 강화를 선택하면 추가목표와 보상이 개방된다. 다시 말해 앞으로의 파이 자체를 크게 만드는 선택지.


사실 이게 게임 시스템이 있는 현실이 아니라 진짜 게임이었다면 무조건 이것부터 가는 게 국룰이었을 거다.


마음을 정하고 사념을 보냈다.

우선 ‘기능 강화’부터.


[‘기능 강화(1단계)’를 개방하시겠습니까? 해당 선택은 돌이킬 수 없습니다. (Y/N) ]


‘YESYESYES! ’


황금빛 섬광이 번쩍이더니 창이 바뀌었다.


<ORACLE>

[업그레이드] (100MP 남음)

1.기능 강화(1/3) : 10000MP 소모(2단계)

2.신탁 강화(0/3) : 100MP 소모(1단계)

3.권능 강화(0/3) : 100MP 소모(1단계)


‘세상에. 다음 단계는 무려 제곱인 거야? ’


내심 2단계가 뭔지 살펴보고 꿀이면 존버할까 싶었는데 이래서야 무조건 신탁 강화부터 가야겠다.


‘이 편이 낫겠지? ’


그 순간 기다렸다는 듯이 메시지가 떴다.

이어서 머릿속에 울려 퍼지는 하이 톤의 목소리.


[도움말]

신탁 강화(1단계) : 성좌의 성향에 따른 신탁의 추가목표들과 특별보상들을 해금합니다. (*이걸 추천해요!)


‘효과 직빵인데? ’


나는 잠깐의 고민 끝에 결론을 내렸다.


아무렴 아라크네를 100% 믿을 수야 없지만, 그녀도 내가 신탁을 완수하길 바랄 테니 오피셜 추천은 믿어 봐도 되겠지.


[‘신탁 강화(1단계)’를 개방하시겠습니까? 해당 선택은 돌이킬 수 없습니다. (Y/N) (*가즈아!) ]


‘가즈아! ’


황금빛의 섬광이 다시 한 번 번쩍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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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바다의 밀과 악마의 열매(1) +1 22.11.28 811 21 14쪽
38 두 번째 신탁(2) +5 22.11.27 810 29 14쪽
37 두 번째 신탁(1) +7 22.11.27 837 30 13쪽
» 신종계약(5) +3 22.11.26 862 24 13쪽
35 신종계약(4) +13 22.11.26 907 32 14쪽
34 신종계약(3) +3 22.11.25 906 24 13쪽
33 신종계약(2) +5 22.11.24 921 29 15쪽
32 신종계약(1) +6 22.11.23 951 3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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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신명재판(6) +5 22.11.21 936 30 16쪽
29 신명재판(5) +5 22.11.21 952 31 17쪽
28 신명재판(4) +4 22.11.20 1,007 31 18쪽
27 신명재판(3) +2 22.11.20 1,017 41 11쪽
26 신명재판(2) +5 22.11.19 1,008 33 14쪽
25 신명재판(1) +4 22.11.18 1,037 36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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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곰과 여우와 돼지(3) +5 22.11.17 1,040 37 18쪽
22 곰과 여우와 돼지(2) +5 22.11.16 1,059 38 15쪽
21 곰과 여우와 돼지(1) +4 22.11.15 1,085 42 12쪽
20 피에르의 온도(6) +4 22.11.14 1,084 37 13쪽
19 피에르의 온도(5) +2 22.11.14 1,073 38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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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피에르의 온도(1) +1 22.11.11 1,341 34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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