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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V1 님의 서재입니다.

중세 판타지에서 과학적으로 살아남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LEV1
작품등록일 :
2022.10.31 13:13
최근연재일 :
2022.12.28 22:25
연재수 :
69 회
조회수 :
74,066
추천수 :
2,527
글자수 :
469,180

작성
22.11.21 18:16
조회
935
추천
30
글자
16쪽

신명재판(6)

DUMMY

앤 나르본 남작부인.


세간에는 촉망받는 인재였던 남편을 떠나보내고 저택에서 독수공방하는 미망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은 무력의 라딘, 지략의 프라도와 함께 헤르만이 사라진 토런스를 지탱하고 있는 세 가신 중 하나.


취미가 비둘기 기르기라 ‘비둘기 부인’이란 별명이 붙었지만, 사실 그 비둘기들은 그녀의 집안 대대로 내려온 비전의 훈련법을 통해 9할 이상의 확률로 도시를 횡단하여 소식을 전하는 우수한 전서구들이었다.


동시에 본인 스스로가 훈련된 전사기도 하여, 그녀는 하늘을 나는 비둘기처럼 이곳저곳을 신출귀몰 오가며, 다양한 얼굴로 선대에서 현대까지 2대에 걸쳐 토런스 백작가에 봉사해왔다.


그래, 예를 들면... 가끔은 어느 상단에 고용된 은 등급의 모험가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한 해안가 마을의 히스테릭한 촌장을 모시는 가엾은 하녀 내니가 되기도 하면서.


앤더슨 상단에 고용된 모험가와 촌장 댁 하녀라는 두 신분을 적절히 오가며, 그녀는 마을과 토런스 사이에 다리를 놓고 양쪽을 감시 및 관리해왔다.


그러다 얼마 전 사태를 눈치 챈 프란츠 자작이 촌장과 그 패거리들을 불시에 체포해버렸고, 그녀는 혼란을 틈타 도망쳤다가 촌장을 제외한 마을 사람들이 석방됐다는 소식에 은근슬쩍 끼어 돌아왔던 것이다.


그동안 키운 아끼는 전서구들을 한 아름 품에 안고, 피에르 광산촌의 철 생산을 비롯한 호손의 현황을 염탐한 뒤 보고하기 위해서.


그리고 오늘은 이 일대 초미의 관심사인 호손과 토런스의 결투 재판이 이루어지는 날이었다.


동시에 그녀에게는 하녀 내니의 가면을 벗고 앤 남작부인으로서 토런스에 돌아가야 하는 날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중차대한 날에 그녀는 어이가 없게도, 어린아이처럼 징징대는 초로의 늙은이를 달래고 있었다.


“아아, 안 돼! 도저히 못 가겠어! 못 보겠어! ”

“힘내요, 조나선! 당신은 할 수 있어요! 아니, 해야 돼요! 매일 밤 당신이 화로 옆에서 철야하며 만들어 낸 새로운 갑옷이잖아요? 궁내관 나리께서 입으신 모습을 보러 가야지요! ”

“안 돼! 못 해! 혹시 갑옷이 잘못되면 어떡하지? 감추어둔 약점이 들켜서 뚫리거나 하면 어떡해? 그것 때문에 결투에 져버리시면? 아아, 너무 불안해서 심장이 터질 것 같다고! ”


그저 우직하기만 했던 첫인상과 달리 조나선은 스스로 소개했던 것처럼 가슴이 뜨거운 남자였다.


가끔은 그게 지나쳐 어린아이처럼 굴 때도 있었지만, 남편과의 사별 이후 10년 동안 겹겹이 쌓여온 외로움과, 당시 충격으로 유산했던 아이의 기억이 가슴에 멍처럼 남아있는 그녀에게는 그런 그의 면모가 싫지만은 않았다.


그렇지만 하필이면 지금 이 상황에서 이러는 건 정말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촌장 집에 있었다는 이유로 억울하게 잡혔다가 무죄방면 된 억울한 하녀’라는 그녀의 위장신분은, 숙식을 해결하고 전서구를 키울 장소를 확보하기에도, 사람들의 동정을 얻어 마을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기에도 안성맞춤이었다.


하지만 어쨌거나 촌장 집에 매여 있는 하녀인 이상 그녀에게는 여행의 자유가 없었고, 마을이 피에르 광산촌이 된 이후로 밤에도 병사들이 상주하며 출입을 엄격히 통제한 탓에 옛날처럼 직접 호손을 오가며 정보를 모으기는 힘들어졌다.


그래서 앤은 사랑돌 광산의 책임자이자 프란츠 자작의 측근인 조나선 스미스에게 미인계를 쓰기로 마음먹었다.


마을의 핵심인재로 보이는 사람은 방앗간지기와 대장장이 둘이 있었지만, 전자는 사별한 부인을 잊지 못한 데다 상대하기 껄끄러운 모자란 아들이 있었고 솔직히 외모도 영 취향이 아니었던 탓이다.


그동안 일만 하느라 여자와는 인연이 없었는지, 조나선은 생각 외로 숙맥이었고 손쉽게 넘어왔다.


문제는 영주에 대한 충성님이 대단해서 평소에는 간이며 쓸개며 다 빼줄 것처럼 굴다가도, 일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면 귀신같이 핵심은 빼고 말한다는 점이었다. 말하기를, 토런스가 보낸 첩자가 창밖에서 엿듣고 있을지도 모른다나?


하지만 자신이 누군가? 선대 백작님 때부터 벌써 20년 넘게 이런저런 공작들로 정보를 빼내온 몸이다.


마을의 감시도 해야 하니 설계도를 훔쳐 달아나거나 하진 못했지만, 그가 잠든 사이에 슬쩍 조사해둔 다음 조심스럽게 떠 보는 것 정도는 얼마든지 가능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녀는 조나선이 만들어 낸 신형 갑옷에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당장 아껴둔 마지막 비둘기를 보냈지만, 전서구라는 게 무조건 제 장소, 제 시간에 도착한다는 보장은 없었다. 중간에 독수리가 물어가거나 할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그녀는 토런스로 복귀할 겸 오늘 아침 일찍 남쪽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챔피언의 갑옷을 만든 당사자로서 당연히 결투재판에 참석할 조나선을 통행증 대신 써서.


그런데 어젯밤까지만 해도 호쾌하게 고개를 끄덕였던 그가 갑자기 돌변해서는 시합장에 가기를 거부하고 있었다.


결투장소인 론데일 평원까지는 걸어가도 한 시간이면 충분하니 설득하면 되겠지 싶었는데 조나선의 고집이 완강했다.


그 사이 창밖으로 보이는 우물, 아니, 갱도 한쪽에 꽂혀있는 막대기의 그림자가 정오가 다가오고 있음을 알렸다.


앤은 마음이 급해졌다.


더는 안 되겠다.

저번에 방앗간지기에게 한 것처럼 뒤통수를 쳐서 기절시키고 혼자서라도 빠져나가야지. 어차피 이제는 마을로 돌아올 일도 없으니까.


가능하면 딱 한 번만 돌아와서 조나선에게 같이 토런스로 가자고 제안하고 싶지만, 고작 몇 주의 정으로 20년의 충정을 흔들리게 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렇게 생각한 그녀가 조나선의 머리 뒤에서 스윽 손날을 세웠을 무렵,


“음! 그래도 역시 가긴 해야겠지? 딴 사람도 아니고 이 내가 직접 만든 갑옷인데. 그 약점만 빼면 나머진 다 괜찮아. 설마 딱 거기가 찔리겠어? ”

“그, 그럼요! 너무 사서 걱정하지 말아요. 말 나온 김에 바로 출발해요. 벌써 많이 늦었어요! ”


그 약점을 전서구에 써서 보낸 당사자로서 마음 한쪽이 무거웠지만 앤은 반색하며 주저앉아있던 그를 일으켰다.


“빨리요! 늦게 전에 가서 보고 싶단 말이에요! 설마 딱 ‘오른쪽 겨드랑이’를 찌르겠어요? ”

“그치? 그치? ”

“그러니까 빨리 가요. 병사님들한테 말이라도 빌려서 빠르게 가보자고요! ”


앤이 다급한 손놀림으로 벌컥 문을 열었다.

동시에 경악했다.


“어딜 그리 급하게 가십니까? ‘부인’. ”

“...! ”


수십 명의 병사들을 대동한 채 그녀 앞을 막아선 남자는, 지금 론데일 평원에 있어야할 궁내관 잭슨 터너였으니까.



* * *



-채앵!


쇠와 쇠가 맞붙는 소리가 경기장에 울려 퍼졌다.


[와아아아! ]


구경꾼들이 약속이라도 한 것 마냥 함성을 내질렀다.


‘치잇! ’


라딘은 내밀었던 창을 회수하고 그대로 쭉 달리다가, 고삐를 당겨서 돌아선 다음 땅바닥에 퉤 침을 뱉었다.


마음에 안 들었다.


원래라면 방금 공격으로, 아니, 벌써 몇 번은 저쪽을 낙마시키거나 자세를 무너뜨렸어야 했다.


하지만 호손의 챔피언은 창촉이 갑옷에 닿은 순간 아주 살짝 머뭇거렸을 뿐,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멀쩡했다.


‘젠장! 저게 어딜 봐서 실패작이야? ’


판금갑옷의 방어력이 그가 생각했던 것 이상이었다.

게다가 움직임마저 생각보다 불편해 보이지 않았다.


‘저렇게 무거운 갑옷으로 저 정도 움직임이라니... 설마 엘프의 도움이라도 받은 건 아니겠지? ’


물론 모르고 하는 소리였다.


상체에 늘어뜨려 입느라 무게가 어깨에 집중되는 사슬갑옷과 달리, 판금갑옷은 하중이 몸 전체에 분산되기에 오히려 더 움직이기 쉽다는 것을, 플레이트 아머를 처음 본 그가 알 리 없었다.


‘치사한 자식! 돼지 목에 진주목걸이가 따로 없구나! ’


다시 달려들 준비를 하는 라딘 앞에서 호손의 기사는 이전과 똑같은 자세를 취했다.


제자리에 못이라도 박은 것처럼 꼿꼿이 서서, 사람 키보다도 훨씬 긴 랜스를 수직방향으로 치켜세운 모습.


그것은 마치 여신께서 친히 내려 보낸 성기사가 승리의 기도라도 올리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수백 년 전 ‘영웅의 시대’에나 있었다던 전설 속의 이야기처럼.


현격한 체구 차이에도 불구하고 흐트러지지 않는 자세, 매서운 공격을 최소한의 동작으로 받아내는 우아함.


그것이 반복되자 어느새 호손은 물론, 토런스에서 온 구경꾼들마저 하나 둘 북쪽의 챔피언을 응원하기 시작했다.


‘이런 병신 같은 새끼들! ’


라딘의 심사가 뒤틀렸다.

바보 같은 놈들.

무(武)의 편린조차 모르는 버러지들.


저들은 속고 있다.

역전의 용사인 자신만은 저 자세의 진정한 의미를 꿰뚫어 볼 수 있으니까.


이제 와서 보니 호손의 챔피언이 준비한 기물은 발받침과 판금갑옷뿐만이 아니었다.


무기인 랜스 역시 그동안 보지 못했던 기괴하고 낯설기 짝이 없는 모양의 물건이었던 것이다.


나무로 만든 긴 창대 끝에 뾰족한 날붙이가 달려있어 랜스의 조건을 충족하긴 하지만, 창대 두께가 일정한 기존 랜스와 달리 저쪽의 랜스는 원뿔 형태로 점점 두꺼워져 끝에 커다란 가드가 달려있는 구조였다.


이상한 일이었다.


고대의 창법대로 창을 어깨 위로 올렸다가 찍어 내리건, 최신 유행대로 허리 아래에서부터 올려 찌르건 창을 쓸 때는 자루 가운데를 잡는 게 상식이니까.


그래야지 제대로 균형을 잡고 힘을 넣을 수 있고, 그래서 기병창의 길이가 사람 두 명 키를 합친 것보다 긴 것이다.


일례로 자신의 창은 물푸레나무 창대에 강철 창촉을 끼워 만든 길이 14피트(4.2m), 너비 2인치(5cm)짜리.


그 무게만도 15파운드(6.8kg)가 훌쩍 넘어가 자기 같은 장사가 아니면 한 손으로 다루는 것조차 어렵다.


그런데 저 희한하게 생긴 창은 길이와 너비가 자신의 창보다도 컸다. 그렇다면 무게 또한 그렇겠지. 부족한 키와 팔 길이를 만회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을 것이다.


그런 창에 거의 끄트머리에 가서야 손잡이가 있다.

아무리 공격범위를 늘리기 위해서라지만 지나쳤다.


저래서야 보통 근력으로는 휘두르기는커녕 수평으로 들고 있는 것조차도 팔이 저릴 것이다.


자신이나 고 헤르만 자작이라면 모를까, 아무리 봐도 기사가 된 지 십 년도 안 된 애송이가 다룰 물건이 아니었다.


그래서 저 무두장이 놈은 자신이 가까이 다가갈 때까지 창을 꼿꼿이 들고만 있는 것이리라. 기사답게 쥐고 달려들 힘과 배짱, 기술이 없어서!


그걸 다들 백은의 기사니 뭐니 감탄하며 칭송하고 있으니 진짜 기사인 자신으로서는 배알이 뒤틀리는 일이었다.


“합! ”


자세를 바로잡은 라딘이 다시 말을 몰고 달려들었다.

수직으로 들려있던 호손 측 챔피언의 창이 천천히 아래로 내려왔다.

창의 가운데를 잡고 돌격했다간 오히려 자신이 찔리는 거리.


“흥! 이건 어떠냐? ”


라딘은 재빠른 손놀림으로 창대를 길게 고쳐 잡고, 아슬아슬한 타이밍에 호손 측 챔피언의 창날을 올려쳤다.

덕분에 붕 떠오른 상대의 오른팔이 미처 내려오기 전에 묘기 같은 움직임으로 창대 가운데를 고쳐 잡고 힘껏 내질렀다.


-까앙!


경쾌한 소리와 함께 창날이 오른쪽 옆구리에 명중했다.

갑옷을 꿰뚫지는 못했지만 적지 않은 충격이 판금 안까지 들어갔음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으윽? ”


과연 라딘은 여태까지 살아있는 요새 같던 그의 상대가 마침내 인간답게 숨을 삼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좋아! 제대로 먹혔다! ’


[아아아! ]

[오오오! ]


감탄과 탄식이 동시에 나오는 관중석을 바라보며, 라딘은 입가에 만족스런 웃음을 띠었다.


“핫! 드디어 밑천이 드러났군. 이제 금방이다! 곧 그 투구 속 면상이 고통으로 일그러진 모습을 감상해주지! ”

“음... 방금 공격은 솔직히 대단했다. 그 짧은 시간에 창대를 고쳐 쥐고 다시 찌르다니? 평시인데도 창대를 계속 놓지 않았나보군. 무인으로서 본받을 만한 자세다. ”


뜻밖의 칭찬에 라딘은 오히려 당황했다.

천한 무두장이 출신에 불과할 상대가, 진짜 고귀한 기사처럼 상대의 무용을 기꺼이 인정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래서야 마치 자기가 일방적인 자격지심으로 날뛰는 소인배 같지 않은가?


“흥! 이제 와서 입 발린 소리해도 늦었다! 천한 무두장이 주제에 감히 기사 흉내를 낸 대가를 치르게 해주지! ”

“그건 오해로군. 8년 만에 만났다고 하긴 했지만, 나는 내가 무두장이라는 얘기는 한 번도 한 적이 없는데? ”

“이 새끼가 어디서 오리발을...! 그런다고 네 녀석이 살아 돌아갈 수 있을 성 싶으냐? 어림 없다! 결투 재판의 결투인은 본인 아니면 입회인에게 소개한 대전사밖에 할 수 없지. 네놈이 그 무두장이가 아닌 다른 자라면 이 결투는 처음부터 백작 각하의 승리였던 것이다! ”

“정말 그렇게 생각하나? ”

“당연하다! ”

“생각해보면 한 가지 경우가 더 있을 텐데? ”

“...뭐? ”

“섭섭하군. 나는 아직 자네를 기억하고 있는데, ‘부관’. ”

“너... 방금 뭐라고? ”


소년이 여태껏 깔고 있던 목소리를 원래대로 돌이켰다.


“자네는 아직도 내가 내 궁내관으로 보이나? ”


이번에는 토런스의 챔피언이 숨을 삼켜야 할 차례였다.



* * *



“자작님께서는 괜찮으실까요? ”

“아직까진 잘 버티고 계시네요. 창대 속을 비워서 최대한 무게를 줄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5kg은 나갈 텐데. ”


공작 대리인의 귀빈석이 있는 경기장 정중앙에서 약간 북쪽, 호손 측 관중석의 경계면에 나와 릴리는 앉아 있었다.


평소에는 편하게 수직방향으로 창을 들고 서 있다가 상대 쪽에서 올 때에만 수평으로 내려서 견제한다.


단순한 전략이었지만 결투가 시작된 지 거의 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 이렇다 할 승부수가 나오지 않은 걸 보면, 기대했던 효과는 충분히 거두고 있는 셈이었다.


라딘의 창과 한쪽 팔을 합친 길이는 무려 5m.

하지만 적극적인 공격을 위해 창대 중앙을 잡아야 하는 라딘과 달리, 이쪽의 랜스는 손잡이가 훨씬 뒤에 있다.


덕분에 실질 사거리는 저쪽이 3m, 이쪽이 4m.

그리고 1m의 리치 차이는 상대측에서 달려오는 말의 속도와 창의 궤적을 대응 가능할 정도로 줄여주기에 충분했다.


적어도 여태까지는 그랬다.

하지만 저쪽의 기량도 예상대로는 아니었던 모양이다.


-까앙!


굉음과 함께 프란츠의 몸이 휘청거렸다.

웬만한 승마의 고수조차 충분히 낙마할 만한 충격이었다.


“아, 안 돼! ”

“아니, 아닙니다! 치명상은 아니에요. 밀린 거리를 보니 갑옷이 뚫리지도 않았고 위치도 ‘거기’보다 아랩니다. ”

“그럼 다행이지만... ”


과연 프란츠는 몇 초 만에 자세를 고쳤다.

물론 등자가 없었다면 여기서 결투는 끝났을지도 몰랐다.


유효타에 신이 난 라딘이 뭐라뭐라 시끄럽게 떠들어댔다.

그리고 이를 가만히 듣고 있던 프란츠는, 내용은 주변의 소란 탓에 들리지 않았지만 고개를 끄덕이며 침착하게 대답했다.

그 내용을 나는 듣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휴... 다행히 아직은 괜찮으신 모양이네요. 하지만 어떡해요! 저쪽이 공략법을 찾은 것 같은데? ”

“괜찮습니다. 전부 계획대로 되고 있어요. ”

“저게요? ”


나는 되물어온 릴리를 향해 대답했다.

내 세상에 있던 시간을 다루는 어느 마법사처럼.


“We're in the endgame now. ”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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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5

  • 작성자
    Lv.31 야채빵
    작성일
    22.11.21 18:17
    No. 1

    기대할게요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53 화이트캐롤
    작성일
    22.11.22 00:20
    No. 2

    작가님 덕분에 다양하고 많은 지식이 쌓이는 요즈음 입니다~
    재미도 충분히 있지만, 글을 쓰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뇌와 통찰과 공부를 하셨을지 짐작이 되니 작가님의 글이 더 소중해지네요.
    감사드리며 늘, 힘찬 하루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52 LEV1
    작성일
    22.11.22 12:42
    No. 3

    따뜻하고 감사한 말씀에 손가락으로 춤을 추게 되네요. 독자님의 앞날에 언제나 좋은 일만 있기를 기도하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ha******
    작성일
    22.11.22 20:39
    No. 4

    잼 있어요. 기사결투 고증?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51 구웅호
    작성일
    22.11.27 20:20
    No. 5

    주인공 왈 : 가망없어...

    찬성: 1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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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신종계약(2) +5 22.11.24 921 29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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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곰과 여우와 돼지(2) +5 22.11.16 1,059 38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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