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취바리 님의 서재입니다.

귀환 신의(歸還神醫)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공모전참가작 새글

말뚝이.
작품등록일 :
2024.05.08 13:03
최근연재일 :
2024.07.01 12:10
연재수 :
57 회
조회수 :
44,842
추천수 :
906
글자수 :
312,071

작성
24.05.31 12:10
조회
646
추천
16
글자
12쪽

교재 준비

DUMMY






“네, 이 씹어먹어도 시원찮을 밥버러지들이!!”


흑독문의 문주 견마적이 엎드려 있는 부하들을 향해 일갈(一喝)한다.


부하들은 엎드린 상태에서 부들부들 떨기만 할 뿐, 견마적의 말에 제대로 대꾸하거나, 입을 열지 않았다.


“내 아들이 이 지경까지 될 때까지 네놈들은 대체 뭘했느냐! 뭘 했느냔 말이다!”


견마적의 바로 뒤에는 둘째 아들이자 난봉꾼인 견문기가 침상에 누운채로 끙끙 앓고 있었다.


얼굴에 피어난, 매화를 닮은 붉은 종기들.


그것은 바로 양매창의 흔적이었다.


“······.”


“······.”


부하들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었다.


실상 이공자의 행태를 몰랐던 것은 사실이나, 그만큼 견문기가 자신의 행보를 잘 숨겼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에라이!!”


아무에게도 말이 없자, 견마적이 주변에 있던 값비싼 황동 항아리를 냅다 집어던졌다.


-콰작!


산산조각나는 황동 항아리.


다행이도 맞은 자들은 없으나, 바로 옆에 산산조각나서 나뒹구는 황동항아리를 보아하니, 자신들의 미래도 저런 꼴이 될 것 같아 얼굴이 단숨에 흙빛으로 물들었다.


“악위진! 악위진은 어디갔느냐!”


“···악위진은 사실, 며칠 전부터 모습이 안보인지 꽤 오래되었습니다.”


견마적의 눈썹이 꿈틀거린다.


“뭐?”


견마적이 성큼성큼 걸어내려가, 입을 열었던 부하의 멱살을 잡아 끌어올렸다.


“악위진이 모습을 감춰?”


“예, 예. 예.”


부하가 덜덜 떨며 말하자, 견마적의 눈이 뱀처럼 예리해졌다.


“왜?”


“그것이 저도 잘······.”


“그럼 너는 잘 모르는 걸 나에게 말했단 말이구나.”


“···예?”


견마적이 멱살을 잡은 부하를 번쩍 든다.


분명 부하의 몸이 작은 덩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견마적의 한 손에 가볍게 들려졌다.


부하의 두 눈에 공포감이 어렸다.


“커, 컥. 무, 문주님. 사, 살려주십······.”


“뭐라도 알아야, 내 앞에서 기침소리라도 낼 수 있는게 아니냐? 그런데 확실치도 않은 정보로 나를 농락하려 들어?”


살기.


견마적에 두 눈 안에 들어있는 흉포한 살기가 멱살잡힌 부하에게 쏟아진다.


“끄, 끄륵······.”


“무, 문주님 고정하십시오!”


“문주님 고정하십시오!”


엎드려 있던 부하들이 일어나, 견마적을 말렸다.


“젠장할······.”


견마적은 자신도 너무 나갔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멱살을 잡은 부하를 바닥에 내팽개쳤다.


숨을 몰아쉬며, 바닥에서 꿈틀거리는 부하.


견마적은 그 모습을 잠시 본뒤, 혀를 차며 다시 자신의 자리에 돌아가 앉았다.


“악위진이 사라졌다라, 그럼 강살부대 뭐하고 있지?”


그러자 또 다른 부하가, 떨며 입술을 열었다.


“그, 그것이··· 악위진과 함께 강살부대도 같이 사라졌습니다.”


“강살부대도 같이 사라졌다?”


“예, 예······.”


견마적의 고개가 모로꺾인다.


비록 견문기의 호위 부대로 배치하긴 했지만, 강살 부대는 흑독문 내에서도, 수위를 다툴 정도로 뛰어난 부대였다.


그런데, 그런 부대가 악위진과 함께 실종되었다?


그제야 견마적인 현재 견문기의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 보통 일이 아니라는 것을 직감했다.


“견문기 밑에 있는 애들 전부 불러. 반항하면 팔 다리 정돈 꺾어버려도 좋다.”


이에 말없이 빠르게 물러나는 부하들.


곧, 견마적의 앞에 수십명의 하인들이 무릎 꿇려졌다.


“저, 저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살려주십시오.”


“입 닥쳐라, 문주님 앞이시다.”


“그 입마저 찢어줄까?”


부하들이 뒤에 서서 험악하게 인상을 구긴다.


“모두 닥쳐라! 안그러면 내가 손수 그 입을 찢어버릴테니.”


그제야 주변이 쥐죽은 듯 조용해진다.


견마적은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하인들에게 말했다.


“다른 말을 할 필요는 없다. 최근에 문기에게서 무언가 들은게 있으면, 지금 바로 고하면 된다.”


그 말에 하인들이 서로의 눈치를 보며 두리번 거리기 시작한다.


견마적은 그런 하인들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작게 한숨 쉬며, 명령했다.


“저놈.”


그러자 부하 하나가, 잠깐 손을 털어낸다 싶더니, 하인이 목에 얇은 침하나가 박혔다.


그리고,


“어어억.”


얼굴이 흑빛으로 변한다 싶더니, 그대로 앞으로 꼬꾸라져 버리는 것이 아닌가.


더는 일어나지 않는 그 하인을 보며, 나머지 하인들의 안색이 창백하게 변했다.


“히, 히이익!”


“저 놈.”


견마적의 말과 함께, 비명을 지르려는 하인이 그대로 대자로 쓰러진다.


그 모습에 하인들의 입이 꾹 닫혔다.


“얼른 입을 열지 않으면, 일각마다 하나씩 목숨을 수거해가마. 내 말이 거짓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대로 가만히 있어도 좋아.”


그러자 한 하인이 핼숙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


“저, 저 있습니다. 제가 견문기 공자님의······.”


“서론이 길군.”


“그, 그게 화월루의 기녀중 하나가 견문기 공자님의 아이를 가졌다고······.”


-콰작.


견마적이 앉아 있던 태사의의 팔걸이가 순식간에 가루로 변한다.


“으그그그······.”


하인이 이빨일 맞부딪치며 덜덜떨었지만, 견마적은 그거에 아랑곳 하지 않고, 그 하인에게 다가가 얼굴을 들이밀었다.


“그 얘기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해봐.”




-----------




수업은 당진철의 생각외로 잘 이어나가지 못했다.


“저, 당의원님 이 용어 너무 어려운데요? 다른 말 없어요?”


“진짜 사람 몸안에 그런게 있어요? 진짜 본적 있어요?”


“사람의 몸에는 임독(任督)과 양맥(兩脈)으로 나뉘어 음과 양이 마치 태극처럼 융화되어 있는데······.”


“야, 너 나가. 내 수업 듣기 싫으면 당장 나가!”


“죄, 죄송합니다. 스승님, 제자가 잘못했으니 노여움을 거두시지요.”


당진철은 고개 숙여, 손이 발이 되도록 비는 견문호를 보며 이마를 짚었다.


‘이 정도로 문제가 클 줄 몰랐는데?’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풀어줘서 설명해 줬지만, 가르침을 받던, 학생들은 당진철의 설명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머리가 나쁜 건 분명 아닌데······.’


오히려, 머리가 좋은 편에 속했다.


당소령은 스스로 약을 정제하고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약제에 대해 빠삭했고,


적화령은 몸이 약했기에, 잘 드러나지 않았으나, 상인으로서 굉장히 빠른 두뇌회전을 보여주었다.


물론 같이 듣던, 견문호도 가끔 딴소리를 실실하긴 했지만, 천변만화를 가르치는 입장에서는, 견문호를 키우는데 쏠쏠한 재미를 느낄 정도로 머리가 좋았다.


‘그런데, 가장 기초적인 의학을 배우는데 이리 헤매다니······.’


아무래도 살아온 환경과 문화가, 당진철의 지식을 받아들이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것 같았다.


“독의님, 이 부분을 잘 모르겠는데, 가르쳐 줄 수 있나요.”


“아, 그것은 말입니다······.”


그나마 당진철의 교육을 잘 따라 오는 사람이 바로 초월이었다.


애초에 의술에 대한 이야기를 단 한번도 듣지 않았기 때문인지, 초월은 당진철의 지식을 의심하거나, 자의대로 해석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기에 가능한 이야기였다.


‘그래도, 서적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무엇보다 실물이 필요했다.


‘실물이 있으면, 어떻게든 이해 시킬 수 있을 것이야.’


이것 조차 안되면, 아예 그냥 뇌 비우고, 그냥 외우라고 하는 것 밖에 방법이······.


-쾅쾅.


그 순간 바깥에 누군가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이보오 당의원 안에 있소?”


걸걸한 추영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 오셨군요!”


당진철이 부리나케 밖으로 나갔다.


책상에 앉아 있는 학생들이 그런 그를 의아하게 보았지만, 당진철은 신경쓰지 않고, 문을 벌컥 열었다.


“완성되었습니까?”


“마음에 들지는 모르겠으나, 일단 시험작은 완성했소.”


추영이 자신의 키만한 물건을 바닥에 내려다 놓으며, 당진철을 향해 씨익 웃었다.


비단으로 감싸, 내용물을 확인 할 순 없었지만, 당진철은 물건의 형태를 보는 것만으로도 크게 기뻐했다.


“수고많으셨습니다, 추노인.”


“수고는 무슨, 물건 이나 확인 해보시오. 마음에 안드는 부분이 있으면 바로 고치게.”


“예.”


당진철이 물건을 안고, 얼른 교습소 안으로 들어갔다.


“그건 뭔가요?”


가장 호기심 많은 적화령이 먼저 물어보았다.


“아아, 이거 너희들 교재다.”


“교재요? 그 커다란 게요?”


“크기가··· 어쩐지 성인 남성의 비율과 비슷한 것 같군요.”


“독의님의 특수 제작품이라니, 궁금하네요. 후후.”


호기심 어린 학생들의 눈빛.


“궁금하지? 바로 보여주마.”


당진철은 그런 눈빛들을 즐기며 힘차게 천을 풀었다.


그리고,


“으허어억!!”


“꺄, 꺄아아아아악!”


실물을 본, 당소령과 견문호가 기겁하며 뒤로 물러났다.


적화령은 아예 기절해버렸고, 초월은 간신이 버티고 있었으나, 안색이 창백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초월이 입을 가리며, 떨리는 손가락으로 ‘물건’을 가리키며 물었다.


“도, 독의 저 지, 징그러운 것은 대체 무엇입니까.”


그 말에 당진철이 만족하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건 인체모형(人體模型)이라고 하는 것이오.”


“인체···모형이요?”


초월인 두려움과 경악이 섞인 눈으로 ‘인체 모형’을 바라보았다.


사람과 같은 비율의, 사람의 형태를 가진 모형.


하지만 그 모습은 놀라울 정도로, 징그러웟고 무서웟다.


그도 그럴 것이 사람을 닮은 그 인형의 상태가 너무 처참했기 때문이었다.


어째서 벌거벗고 있나라는 점은 둘째 치고서라도, 모형의 절반이 피부가 전부 벗겨져 근육이 다 드러나 있다는 것부터 초월의 정신을 아득하게 만들고 있었다.


문제는 모형의 배였다.


‘대, 대체 저게 뭐지?’


오밀조밀한 무언가로 가득 차 있는 뱃속.


그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인지조차 못했음에도, 초월은 그 뱃속에 대해 극도의 혐오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아무래도 너무 충격적인 모양이군.’


당진철은 경악과 공포를 여과없이 드러내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고는 쓰게 웃었다.


하지만 이 인체모형은 저들에게 사람의 몸의 구조를 설명하기에 무척이나 적절한 교재였다.


백날, 천날 글로 보는 것보다, 한번 확인 하는 것으로도 저들에겐 많은 공부가 될 것임에 틀림 없었다.


그때였다.


“당의원! 당의원!”


방금 나갔어야 할, 추영이 다급하게 교습소 안으로 뛰어들며, 당진철을 불렀다.


“무슨 일이십니까?”


“바, 밖에, 밖에 흑독문 놈들이······.”


“흑독문?”


그 순간 바람처럼 달려나가는 사람이 있었다.


다름 아닌 견문호였다.


얼굴이 잔뜩 굳은 채로, 바깥으로 뛰쳐나간 견문호.


당진철과 나머지 학생들 또한, 곧바로 마을 입구로 향했다.


“이곳이 당가타인가?”


“분명 가난한 마을이라 들은 것 같은데, 생각보다 건물들이 고급진걸?”


“약탈하기 딱 좋겠어.”


흑독문도들이 우글 거리며, 당가타 내부로 들어오고 있었다.


“여기가 어디라고 찾아왔느냐!”


“썩 꺼져라 이놈들!”


용기 있는 마을 사람들이 나서보지만, 그들이 칼을 들이밀자, 이내 그런 목소리는 잦아들었다.


“너희들 따위에겐 볼일 없다. 여기 독의라고 있나?”


“독의만 데려오면, 아무짓도 하지 않고 순순히 물러가주지.”


“의, 의원님을?”


“이, 이놈들이 의원님께 무슨 짓을 하려고!!”


이에 마을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한다.


마치 인간 벽처럼 흑독문도들을 막아서는 마을 사람들.


하지만 흑독문도들은 당황하지 않았다.


“뭐야, 죽고싶다는 건가?”


“그렇다면 죽여줘야지.”


흑도문도들의 얼굴에 살소가 어리기 시작하더니, 그 중 하나가 마을 사람중 한사람을 향해 무언가를 던졌다.


비도였다.


한 청년의 이마로 빠른 속도로 쏘아져 나가는 비도.


그때였다.


“그만두지 못할까!”


-챙!


청년을 향해 무시무시한 속도로 날라가는 비도가, 다른 곳에서 날라온 돌멩이로 인해 제 역할을 다 하지못하고 튕겨져 나갔다.


그리고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청년의 앞으로 누군가가 내려앉았다.


“겨, 견문호 도련님?”


흑독문에서 견문호를 알아보는 한 문도가 신음처럼 그의 이름을 흘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귀환 신의(歸還神醫)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다음주 월요일 부터, 월, 화, 수, 목, 금 5일 연재에 들어가겠습니다. 24.06.15 31 0 -
공지 다음주 월요일 부터 제목이 변경됩니다. (귀환 신의) 24.05.18 81 0 -
공지 월요일 부터, 12:10분에 하루 한편씩 올리겠습니다. 24.05.12 904 0 -
57 화살 받이 NEW +2 18시간 전 164 8 13쪽
56 청성파의 등장 +3 24.06.28 293 12 12쪽
55 떠나려는 사람을 붙잡아 두는 방법. +3 24.06.27 324 8 13쪽
54 음모. +3 24.06.26 328 11 13쪽
53 마교의 수상한 그림자. +3 24.06.25 380 13 12쪽
52 무상금광신공(無想金光神功) +2 24.06.24 433 9 11쪽
51 연화스님의 고민. +2 24.06.21 454 14 12쪽
50 그는 제가 치료해야 할 병마였을 뿐입니다. +3 24.06.20 468 10 12쪽
49 서, 설마 사천···당문······? +2 24.06.19 506 12 12쪽
48 피비린내나는 전투. +2 24.06.18 476 11 12쪽
47 그들의 위기. +2 24.06.17 479 12 12쪽
46 청성파의 제자와 격돌. +2 24.06.16 511 13 11쪽
45 우리는 손에 쥘 수 있을 만큼만, 사람들을 구할 수 있습니다. +2 24.06.15 505 12 13쪽
44 아미파에 만연해 있던 병. +2 24.06.14 495 13 12쪽
43 손목 터널 증후군. +2 24.06.13 497 13 13쪽
42 비무 +2 24.06.12 519 14 12쪽
41 네놈이 의원이더냐! +2 24.06.11 503 15 12쪽
40 수상한 오해. +3 24.06.10 546 16 12쪽
39 음모의 싹 +3 24.06.09 555 16 12쪽
38 소금은 확보해놨소 형님. +2 24.06.08 550 13 12쪽
37 영웅이 되실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2 24.06.07 562 15 12쪽
36 나도 사람을 살릴 수 있구나 +2 24.06.06 588 18 13쪽
35 호열랄(虎列剌:콜레라) +2 24.06.05 588 17 12쪽
34 사천의 의약당. +4 24.06.04 636 17 14쪽
33 초월의 선택. +3 24.06.03 651 15 12쪽
32 복수의 시간. +4 24.06.02 703 14 12쪽
31 천변만화공의 위력. +3 24.06.01 698 14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