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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바리 님의 서재입니다.

귀환 신의(歸還神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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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뚝이.
작품등록일 :
2024.05.08 13:03
최근연재일 :
2024.07.01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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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9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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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음모의 싹

DUMMY



견문호는 견문기의 안내(?)에 따라 흑독문을 쫓기듯 거리로 나왔다.


하지만 그럼에도 견문호는 흑독문에서 쫓겨났다는 절망감과, 당진철에게 한 약속을 이행시키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빠지진 않았다.


그저 황당할 뿐이었다.


‘대체 이게 무슨일?’


소금을 확보했다니.


그럼 방금까지 봤던, 견문기의 모습은 전부 연기였단 말인가?


‘언제부터? 아니 그보다 왜?’


분명 소금이 필요하다는 것은, 당진철과 그 외, 회의에 참석했던 인물들 밖에 모르던 이야기였다.


그것을 견문기가 어떻게 알고 지원해준다고 했던 걸까?


견문호는 당가타로 향하며 수없이 고민을 해봤지만, 쉬이 답이 나오지 않았다.


“다녀왔습니다, 스승님.”


“왔나? 고생했다.”


당진철은 인사를 받는 둥, 마는 둥, 하며 급환 환자의 대퇴부에 주사바늘을 꽂고 있었다.


“크읍! 우웨애액!”


“조금만 참으시오. 경구수액을 다 토하는 바람에 혈관에다가 직접적으로 주사하는 수밖에 없으니······.”


날뛰는 환자의 팔 다리를 칭칭 동여매 겨우 주사를 꽂는데, 성공한 당진철은 흐르는 땀을 닦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래, 소금은 잘 구해 왔느냐?”


“저···그게······.”


견문호는 제대로 대답을 하지 못하고, 고개만 푹 숙였다.


“왜, 역시 안된다고 하더냐?”


“그건 아닙니다. 구하긴 구했습니다만······.”


견문호는 참지못하고, 그간 있었던 경위를 설명해 주었다.


“흐음, 견문기가······?”


당진철은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더니, 이내 곧 풋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스승님······?”


“아니, 아니 아무것도 아니다. 그냥 못난 색마 인줄만 알았는데, 그래도 순진한 총각 같은 마음은 가지고 있었구나.”


“···그게 무슨 뜻입니까?”


견문호는 떨떠름한 얼굴로 물음표를 떠올렸다.


당진철은 씨익 웃으며, 다음 급환 환자를 받으며 말했다.


“비밀이다. 알고 싶으면 직접가서 물어봐라.”



----------




“수고하셨습니다.”


초월이 견문기에게 허리를 깊게 숙였다.


“수고는 얼어죽을··· 그냥 한자리 차지 할까 싶어서 찾아간 것 뿐이다. 나도 이제 흑독문의 대공자이니까.”


견문기는 투덜투덜 대며, 침대에 걸터 앉자, 초월이 조용히 그에게 차를 따라주었다.


“···일단 열쇠는 받았으니, 겸사 겸사 소금을 챙겨주마.”


“감사합니다. 대금은 제가 나중에라도 꼭 치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지, 견문기의 눈썹이 꿈틀거린다.


“대금? 그깟 푼돈 어따 쓰게, 그냥 내가 내는 치료금이라 생각하고 받아.”


“공자님의 치료금은 이미 문주께서 내시지 않으셨습니까?”


견문기의 볼이 순식간에 벌겋게 달아올랐다.


“시, 시끄러 그건 아버지가 내주는 돈이잖아. 이건 내가 주는··· 그러니까, 그래. 보상금이야, 보상금. 나를 살려준 생명의 은인에게 이정도는 해줘야지!”


견문기는 달아오른 볼을 어쩌지 못하고, 곧바로 침대에 누웠다.


초월은 그런 그를 보며, 한숨을 쉬었다.


“···혹시나 묻는 것이지만, 이걸로 그녀들에 대한 공자님의 죄를 청산하시려는 겁니까?”


“······.”


견문기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저 침대에 돌아 누운채, 초라한 등을 초월에게 보여줄 뿐.


-차칵, 차칵.


초월은 가만히 찻잔들을 정리했다.


한입도 마시지 않았지만, 초월은 견문기가 한 입도 대지 않을 거라는 것을 은연중에 알고 있었다.


그렇게 정리하고 나가려는 그때,


“···이딴 걸로 어떻게 그런 일을 청산할 수 있겠어. 아무리 못난 나라도 그런 것쯤은 알아. 평생을 다 바쳐도 용서를 구하기는 쉽지 않을테지.”


침대에서 들려오는 웅얼대는 목소리.


문을 열던 초월의 걸음이 멈췄다.


“···그냥 너에게 인정받고 싶었을 뿐이다. 나도 이런 일 쯤은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초월은 가만히 눈을 감고, 남은 한 손으로 배를 쓰다듬었다.


기분탓인지, 배 안쪽이 움직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알겠습니다. 나중에 주사하러 다시 오도록 하지요.”


그렇게 초월은 문을 닫았다.


방에는 침묵만이 남았다.



-----------




소금은 화월루에서 대량으로 나왔다.


적화령은 화월루에서 나온 소금과 조청을 바탕으로 경구수액을 준비한 뒤, 당가타로 돌아와, 환자의 치료에 임했다.


“나, 나았어! 설사가 멈췄어!!”


“소, 소변이 나와! 살았다. 살았어!”


하나 둘씩 정신을 차리며, 일어나는 환자들.


하지만 그런 희망도 잠시.


당가타에 들어오는 환자의 숫자는 잘 줄지 않았다.


오히려 집장촌을 중심으로 번화가 쪽에 콜레라가 번지기 시작하더니, 곧 사천 북쪽 부근이 거의 콜레라로 확장되기 시작한 것이었다.


“역시 치료만으로는 무리인가?”


당진철은 신음하는 환자들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콜레라를 잡는 방법중에는 예방과, 치료 뿐만이 다가 아니었다.


‘원인을 잡지 않으면, 치료도 곧 아무 소용 없어질거야.’


오염된 식수가 어디서 흘러들어오는지를 먼저 밝혀야만 했다.


문제는, 사천은 너무나 넓은 땅이라는것이었다


“적 소저. 혹시 사천 지역의 지도를 볼 수 있소?”


“지도라 하시면··· 헉?! 혹시 관아에서 기밀로 보관하고 있는 지역도감(地域圖鑑)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기밀?”


결국 적 화령의 곤란함과 반대에, 지도 같은 건 손에 넣을 수 조차 없었다.


‘애초에 황실이 아닌 이상, 넓은 땅덩어리에 관심을 가지는 경우가 거의 없겠지.’


이래서야, 역학조사를 하려고 해도 어디서 어떻게 조사해야할지 막막할 뿐이다.


‘화월루의 기녀들이 눈에 띄게 지쳐가고 있는데······.’


아무리 도움을 준답시고 찾아와주었다지만, 봉사라는 것도 한계가 있는 법이다.


‘어떻게 해야한다······.’


그렇게 고민하고 있을 때, 밖에서 누군가가 들어왔다.


“고민이 많이 필요한가 보구만.”


“윽······.”


“큽······.”


회의실에 있던 사람들이 인상을 찌푸리며 코를 감싸쥔다.


당진철만이 들어온 남성을 반가이 맞이했다.


“아, 홍 어르신 오셨군요. 몸은 좀 어떠하십니까.”


“당의원의 제자님 덕분에 몸 성히 잘 있소. 우리 거지들도 호열랄 치료가 거의 끝나가는 중이고 말이요.”


“그것 참 다행입니다. 헌데 여긴 또 어쩐일로······.”


“아, 딴건 아니고, 당의원이 조금 곤란한거 같아보여서 말이오. 그 때문에 내가 작은 도움을 하나 줄 수 있을 것 같거든.”


홍진우가 한쪽 눈을 찡긋 거리며, 검지와 엄지를 동그랗게 만다.


그에 당진철이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홍진우가 혀를 찼다.


“쯧쯧쯧. 어째서 제자가 아무것도 모르는 맹탕인가 했더니만, 스승 또한 세상 살이를 몰라서 그랬나 보구려.”


이 말에 눈치를 챈 것은 다름아닌 적화령이었다.


“호, 혹시 개방의 인사이셨습니까?!”


“그나마 소저가 우리 개방을 알아보는 군, 홀홀홀.”


그제야 흡족하게 웃는 홍진우를 적화령은 깜짝 놀란 눈으로 다급히 포권을 취했다.


“소녀가 늦게 알아뵈서 죄송합니다, 어르신. 저는 적화상단의 적화령이라고 합니다.”


“호오, 소저가 그 유명한 사천제일상단의 막내 아가씨로군. 나는 개방의 홍진우라고 하네. 미력하게나마 개방사천지부를 맡고 있지.”


“만나뵙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홍어른.”


적화령은 예를 갖추어 인사를 한 후, 다급히 당진철을 향해 입을 열었다.


“당의원, 저분은 개방의 일원으로서 다양한 정보를 품고 계십니다. 저분께 부탁을 하면, 어쩌면 당의원께서 말한 역학조사를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게 정말입니까?”


놀란 토끼눈을 한 당진철을 보며, 홍진우는 한껏 거드름을 피웠다.


“엣헴. 우리 개방은 사방 어디에나 존재하고 있소이다. 우리가 알아 낼 수 없는 건 존재하지 않고, 우리가 모르는 것 또한 존재하지 않소이다. 고작 사천 땅의 지형 정도야 누워서 떡먹기이지요.”


“그렇다면······.”


당진철은 역학조사에 필요한 정보들을 홍진우에게 전했다.


홍진우는 그런 당진철의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놀라움을 금치못했다.


“세상에 호열랄이 이런식으로 전파되어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군. 역학조사를 이런 방식으로 찾을 줄이야.”


“그럼 홍 어르신, 잘부탁드리겠습니다. 이 지독한 호열랄을 잡을 수 있는 것은 홍 어르신 말고는 없습니다.”


“걱정마시오! 이 몸과 아래의 거지들을 살려준 은혜는 톡톡히 갚을 것이니 말이오.”


홍진우는 그 자리에서 사천의 모든 거지들을 끌어 모아, 호열랄의 발병 하는 지역들을 찾아다녔다.


그리고 그곳에 우물들을 발견하고, 당진철에게 알렸다.


자의적으로 폐쇄할 순 있었으나, 당진철이라는 전문가의 의견 없이는 곧바로 폐쇄할 순 없었기 때문이었다.


당진철은 그 정보를 듣자마자 그곳으로 곧장 가서, 콜레라균을 Z.O.R을 이용해 싸그리 없애버렸다.


그냥 폐쇄할 수도 있겠으나, 사천은 무척이나 넓은 땅.


그곳에 사는 양민들이 불편을 겪을 수도 있었기에, 아예 오염된 물을 정화하는 편이 나았기 때문이었다.


다만, 우물에는 한 가지 의문점이 있었다.


‘왜 짐승의 사체가 이런 곳에 있던 거지?’


산에 살다가 죽은 듯한 야생견 한 마리가 물에 익사한체로 죽은 것.


그리고,


‘콜레라 균이 잠식했다.’


오로지 사람에게만 감염 증세를 부리던, 콜레라균이 죽은 야생견을 파먹고 있었다는 것.


찝찝한 생각이 들었으나, 당진철은 그것을 가슴 한구석에 몰아넣고, 몸속에 존재하는 균들을 이용해, 정화작업에 최선을 다했다.


그 결과 한층 기승을 부리던, 호열랄은 점차 사그라들기 시작하더니,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사천에서는 두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었다.


“모두 고생많으셨소. 하지만 아직까지 위험이 있는 것은 사실이오. 그러니 내가 가르쳐줬던 예방법을 항시 실천하기 바라겠소.”


“예. 감사합니다. 의원님.”


“신의님 정말로 감사합니다.”


호열랄의 걸렸었던, 환자들과 가족들은 당진철의 당부대로, 손씻기와 물을 끓여서 먹는 것을 실천하기 시작했다.


곧 사천의 동쪽에서는 손씻기와 물을 끓여서 먹는 것이 유행처럼 번져 나가기 시작했고, 곧 그것은 하나의 문화처럼 발전했다.


적화령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아버님 지금 당장 장작과 창포를 대량으로 사들이십시오. 곧 이곳 사천 뿐만이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이 문화가 뿌리내릴 것입니다.”


“알겠다.”


적화상단은 장작과, 청포등등 당진철이 가르쳐준 예방을 위한 재료를 진즉에 긁어모아, 다음을 대비했다.


이 결정이 과연 미래에 어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이를 시기하는 무리 또한 존재하고 있었다.


“호열랄이 물러갔다고?”


“그럴 리가 그 지랄맞은 역병이 이리 쉽게 넘어갈 리가 없는데?”


“당가타에서 이 위기를 해결했다고 하더군. 그 뭐지? 신의인가? 그 자가 해결했다고 하던데······.”


“뭣이? 어찌하여 외지인이 호열랄을 물러가게 할 수 있단 말인가.”


“혹시, 이 호열랄을 퍼트린게, 그 외지인이 아닐까? 안 그러면 이 지독한 역병을 기다렸다는 듯이 물러나게 만들었다는게 말도 안되.”


“그럴지도 모르겠군. 그럼 우리 의약당이 나서야 할지도 몰라.”


“하지만, 지금 나서면 좀 모양세가······.”


“그건 걱정하지 말게. 사천에는 우리를 도와줄 정파가 있지 않은가.”


“정파? 혹시 청성과 아미를 말하는 겐가?”


“사실 비밀이다만, 나는 청성의 한 도사님의 목숨을 구해준 일이 있다네. 아마 서찰을 쓰면, 분명 나를 도와줄걸세.”


“그렇다면 흑독문에서 가만히 잇지 않을텐데?”


“사실은 청성에서 슬슬 봉문을 풀고 제자를 모은다고 하더군. 아마, 흑독문을 가만히 두진 않을 게야.”


“그랬군. 그럼 언제 서찰을 보낼 생각인가?”


“언제긴 언제야. 지금 바로 시작함세.”


쥐죽은 듯이 엎드려 있던 사천 의약당이 몸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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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화살 받이 NEW +2 18시간 전 164 8 13쪽
56 청성파의 등장 +3 24.06.28 293 12 12쪽
55 떠나려는 사람을 붙잡아 두는 방법. +3 24.06.27 324 8 13쪽
54 음모. +3 24.06.26 328 11 13쪽
53 마교의 수상한 그림자. +3 24.06.25 380 13 12쪽
52 무상금광신공(無想金光神功) +2 24.06.24 433 9 11쪽
51 연화스님의 고민. +2 24.06.21 454 14 12쪽
50 그는 제가 치료해야 할 병마였을 뿐입니다. +3 24.06.20 468 10 12쪽
49 서, 설마 사천···당문······? +2 24.06.19 506 12 12쪽
48 피비린내나는 전투. +2 24.06.18 476 11 12쪽
47 그들의 위기. +2 24.06.17 479 12 12쪽
46 청성파의 제자와 격돌. +2 24.06.16 511 13 11쪽
45 우리는 손에 쥘 수 있을 만큼만, 사람들을 구할 수 있습니다. +2 24.06.15 505 12 13쪽
44 아미파에 만연해 있던 병. +2 24.06.14 495 13 12쪽
43 손목 터널 증후군. +2 24.06.13 497 13 13쪽
42 비무 +2 24.06.12 519 14 12쪽
41 네놈이 의원이더냐! +2 24.06.11 503 15 12쪽
40 수상한 오해. +3 24.06.10 546 16 12쪽
» 음모의 싹 +3 24.06.09 555 16 12쪽
38 소금은 확보해놨소 형님. +2 24.06.08 550 13 12쪽
37 영웅이 되실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2 24.06.07 562 15 12쪽
36 나도 사람을 살릴 수 있구나 +2 24.06.06 588 18 13쪽
35 호열랄(虎列剌:콜레라) +2 24.06.05 588 17 12쪽
34 사천의 의약당. +4 24.06.04 636 17 14쪽
33 초월의 선택. +3 24.06.03 651 15 12쪽
32 복수의 시간. +4 24.06.02 703 14 12쪽
31 천변만화공의 위력. +3 24.06.01 698 1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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