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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바리 님의 서재입니다.

귀환 신의(歸還神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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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뚝이.
작품등록일 :
2024.05.08 13:03
최근연재일 :
2024.07.01 12:10
연재수 :
5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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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2,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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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9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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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서, 설마 사천···당문······?

DUMMY






당진철과 일행이 들이닥쳤을 때에는 이미 장원은 혈향이 진하게 펼쳐져 있었다.


“욱······.”


“이, 이게 대체······.”


청성 도사들이 코를 감싸쥐거나,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채로 멍하니 서 있었다.


수많은 양민들이 흑의인에 의해 학살당하고 있었다.


이미 나자빠진 양민들의 시신들과, 아직도 살아남아 살려달라 비명을 지르며 흑의인을 피해 도망가는 사람들.


그것은 한편의 지옥도나 마찬가지였다.


“이, 이놈들이!!”


성질 급한 어린도사, 무린 도장이 송문검을 꼬나 들고 흑의인들에게 달려나간다.


“무린 사제!”


나머지 세 도사들도, 송문검을 쥐고, 무린을 도와주기 위해, 달려나갔다.


다만, 지현사태만이 이 광경을 보고, 오래된 해묵은 감정 하나를, 주름에 드러냈다.


“···이, 이건 설마, 혈암백단공?”


“혈암백단공?”


당진철이 반문한다.


지현사태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어나갔다.


“···예, 의원님께서는 잘 모르시겠지만, 이건 과거 마교와 싸울 때, 아미파의 기록된 마공중 하나 입니다.”


과거 80여년전 정마대전때 아미파도 정파로서 참전했었다.


당시, 지현사태는 너무나 어려서, 복호사에 가만히 심법만을 수련하고 있었지만, 아미파 내에서의 불온한 분위기는 읽을 수 있었다.


매번 상처입고 복호사로 돌아오던 사숙들과 사숙조들.


그러던 와중, 지현사태의 사부가 크게 다쳐서 들어온적이 있었다.


전신이 걸레짝처럼 상처를 입었었지만, 이상하게도 흐르는 피가 적었던 기이한 상처.


아미파의 복호승이었던 사부는 그렇게 며칠 있다가 돌아가셨다.


나중에에서야 알았다.


지현사태의 사부가 당한 마공이, 마교의 절학중 하나인, 혈암백단공이었다는 것을.


“···아직도 기억납니다. 사부님의 처참한 몰골로 돌아온, 그 모습을······.”


지현사태는 청성의 도사들이 흑의인들에게 귀신 같이 검을 휘두르는 것을 보며 자신의 검을 천천히 빼낸다.


“···당의원께서는 조속히 몸을 피하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여기는 제가 맡도록 하지요.”


그녀의 검에 웅훈한 황금빛이 서리기 시작했다.


금빛 서기에 의해, 공중을 휘감던 혈향이 조금이나마 밀려나갔다.


그때 였다, 목소리가 들린건······.


“연정사저! 견 공자!”


연혜의 찢어질 듯한 비명에 지현사태와 당진철이 시선이 빠르게 돌렸다.


그러자 보이는 건.


무릎을 꿇은채, 등짝이 엉망으로 파여져 있는 견문호와, 그에게 안긴채, 혼절해 있는 연정의 모습이었다.


“연정아!”


지현사태의 다급한 목소리와 함께, 그녀가 펼치는 경공이 빠른 속도로 혼절해 있는 연정에게 다가갔다.


다행이도 연정은 팔 다리에 자잘한 상처만 존재할 뿐, 큰 이상은 없어보였다.


문제는 견문호였다.


무슨 공격에 당한 건지는 모르나. 그의 팔 다리와, 등짝이 걸레짝처럼 처절하게 찢겨져 근육 내부가 훤히 보였다.


“견 공자! 괜찮으시오 공자?!”


“끄으으으······.”


흘러내리는 피가 보이지 않아, 더욱더 참혹하게 보이는 그 상처에 지현사태의 얼굴이 핼숙해졌다.


당진철이 급하게 다가와, 살폈다.


“피가······.”


“혈암백단공의 특성입니다. 그 마공의 맞은 부위는 피가 급속도로 사라져서, 마지막엔 목내이처럼 말라비틀어져서 죽음에 이릅니다.”


“피가 급속도로······.”


당진철이 그렇게 곱씹을 그때였다.


“응? 뭐냐. 또 다른 땡중하나가 납셨군.”


혈향이 짙은 한 곳에서 한 노인이, 살소를 머금으며, 혈향속에서 걸어나왔다.


분명히 흰색이었을 하늘 하늘한 복장은, 여기저기 튄 피들로 인해, 이미 적색으로 변모한 지 오래였다.


그의 손에는 아직 식지 않은, 핏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누구냐!”


지현사태가 곧장 일어서며, 검을 겨눈다.


그 말에 대답한 건 다름 아닌, 연혜였다.


“사, 사부님 저자가 연정사저와 견공자를 저렇게······.”


“뭐라고?”


지현사태의 눈썹이 꿈틀거린다.


그녀의 눈에 연혜와, 그리고 멍하게 자신을 바라보는 연화가 보였다.


“···사부님.”


“연화야······.”


연화의 시선이 아래로 내려간다.


지현사태는 이를 꽉 깨물고는 말했다.


“연혜야, 일단 연화를 데리고 이곳을 빠져나가라! 얼른!”


“사, 사부님! 저는······.”


“너에 대한 처분은 산에 올라가서 내리겠다. 연혜야 얼른 네 사저를 데리고 나가! 얼른!”


“예, 옙!”


연혜는 연화의 손을 이끈체, 최대한 빨리 문을 향해 달려나갔다.


“당의원, 이런 부탁을 해, 미안하지만. 견 공자와, 연정을 데리고 나가 줄 수 있겠소?”


“···사태께서는 어쩌실려고 그러십니까.”


“빈승은 이 자를 막아야 겠소.”


그녀의 검에 다시금 금빛 서광이 어린다.


그러자, 몰려오던 혈향들이 다시금 금빛 서광을 피해, 물러나기 시작한다.


늙은 노인이 히죽 웃었다.


“이런, 내가 무림에 너무 오랫동안 보이지 않았나 보군. 감히 내 앞에서 도망 칠 수 있다고 생각하다니.”


노인이 가볍게 손을 휘두르자, 여기저기서 살육을 일삼던 흑의인들이 곧바로 이쪽으로 날 듯이 날아와, 연혜와 당진철의 앞을 가로막아섰다.


“내 허락없이는 그 누구도 여기서 빠져나갈 수 없다.”


“사, 사부님 어떻게 해요.”


연혜가 연화의 손을 잡고, 물러난다.


살기 등등한, 흑의인의 손에는 피가 진득하게 묻은 검이 살벌하게 반짝이고 있었다.


“으음······.”


지현사태의 검이 미세하게 떨린다.


지금 당장이라도, 막내 제자를 도와주러 가고 싶지만, 눈 앞에 존재하는 괴인은, 자신도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무척이나 강한 존재였다.


게다가 놈은 혈암백단공을 익히고 있었다.


그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몸이 굳고, 손가락이 움직여지지 않는다.


‘사부를 죽인 혈암백단공······.’


끔찍하게 죽은 사부의 시신이 다시금 머릿속에 들어와 지현사태의 기억을 헤집는다.


‘나 혼자선 역부족이다.’


청성의 제자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싶지만, 저들도 흑의인들을 도륙하며, 양민들을 구하느라 여건이 없는 상황.


“머리가 복잡해 보이는구나. 아미의 땡중아. 왜, 뒤에 있는 짐 덩어리들이 신경 쓰이느냐? 아니면······.”


노인이 씨익 웃었다.


“내가 그리 무섭느냐?”


“시끄럽다.”


나직이 말하는 쇠를 긁는 목소리에 지현사태는 반사적으로 받아쳤지만, 내심 그의 말을 긍정하는 자신이 그곳에 있었다.


‘어떻게 해야한다.’


큰 상처를 입은 견공자.


기절해 있는 연정.


두려움에 떠는 연혜.


손목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연화.


그리고 의원인 당진철.


그들을 구하면서 이 놈을 상대할 순 없는 노릇이었다.


‘그럼 차라리······.’


지현 사태의 발이 뒤로 조금씩 물러난다.


그때였다.


“어이 노인장. 정말 여기서 빠져나가는데, 당신의 허락이 필요하오?”


지현사태의 앞에 서는 한 사내.


지현사태가 당혹스런 표정으로 그를 보며 말했다.


“아, 아니 의원님, 의원님이 왜······?”


그는 다름 아닌, 당진철이었다.


무언가 마음에 안든다는 듯, 비틀린 입술이 몹시 화가난 어린아이를 연상케 했다.


“뭐냐, 넌. 일찍 죽고 싶어 환장했느냐?”


노인의 말에 당진철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아직 앞날이 창창한 내가 죽긴 왜 죽소. 노인장이야 말로, 일찍 관짝에 들어가야할 분이 왜 이런곳에서 젊은 청년들을 괴롭히는 거요. 청년은 미래다. 그런 말 모르오?”


“허, 이런 버르장머리 없는 놈을 봤나. 아직 이마에 피가 마르지 않는 놈이 감히 나 시산혈마(時散血魔)에게 혓바닥을 함부로 놀려?”


“시, 시산혈마라면, 마교대전 때, 악명 높았던 그 마두?! 혈암백단공의 진짜 전승자?! 당신이 정녕 살아 있었단 말이오?”


지현 사태의 표정이 경악으로 물든다.


하지만 당진철은 그게 누구냐는 듯, 귀를 후벼파서 입바람을 훅 불었다.


“그게 별호요? 참으로 징그러운 별호도 다 있소이다. 차라리 시선강간은 어떻소? 노인장의 눈빛이 너무 뜨거워서 정말 애를 가지게 될지도 모르니 말이오.”


“네 이놈이!!”


당진철은 시산혈마가 그러거나 말거나, 뒤를 돌아, 지현사태에게 말했다.


“사태. 여기는 제가 맡을터이니, 다른 분들 데리고 장원밖으로 나가주시오.”


“다, 당의원께선 뭘 어쩌시려고······.”


“저는 신경쓰지 말아주십시오.”


당진철의 시선이 시산혈마에게 향한다.


“금방 저 늙은이를 관짝에 처박아 둔 후 곧바로 뒤따라가 가겠습니다.”


“누가 보내준다 하더냐!!”


분기를 못참은 시산혈마가 손을 들었다.


“혈인대! 당장 저놈들을 오체분시하여 찢어죽여라!”


하지만,


복면인들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 어떤 움직임도 없이 이쪽을 노려보고만 있을 뿐.


“혈인대······?”


조심스레 불러보지만, 그들은 미동도 하지 않는다.


당진철이 그런 시산혈마를 보고 고개를 갸웃거린다.


“노인장께선 아무래도 노안이 왔나 보오.”


“···뭐?”


당진철이 비틀린 듯, 입가에 미소지었다.




“이미 죽은 사람들을 분간하지 못한다니, 그것이 노안이 아니고 뭐겠소?”




그 말이 기점이었다.


“커억.”


“쿨럭.”


“우웩!”


복면인들이 신음을 흘리더니, 그대로 시커먼 피를 토하며, 바닥에 하나 둘씩 쓰러졌다.


“히, 히익!”


연혜와 연화가 흠칫 놀라며, 복면인에게서 물러난다.


그만큼 지금 보고 있는 상황은 기묘하고도, 이상했다.


‘대, 대체 언제······.’


지현사태조차 이런 기가막힌 상황을 보고, 제대로 인지조차 하지 못한채, 경악스런 얼굴로 이미 죽은 복면인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사태.”


당진철의 말에 지현사태의 어깨가 움찔거린다.


“빨리 가시오. 여기는 나에게 맡기고······.”


묘한 박력감에, 지현사태는 주름진 눈가를 아래로 내리 깔았다.


“···아, 알겠습니다, 당···의원께서도 몸을 보중하시길.”


결국 지현사태는 연혜와 연화와 같이 일행을 수습해 장원밖으로 빠져나갔다.


정신없이 싸우고 있던 청성의 제자들 또한, 지현사태의 도움에 힘입어, 살아남은 양민들을 이끌고, 장원밖으로 빠져나갔다.


그들이 그렇게 나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산혈마는 움직이지 않았다.


아니, 남아 있는 복면인 전부가 당진철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시선을 풀면 죽는다.’


핏빛의 식은땀이 시산혈마의 주름진 볼을 타고 아래로 흘러내렸다.


이제 장원에 남은 것은, 몇 명의 복면인들과, 시산혈마. 그리고 당진철 뿐.


“···넌 도대체 누구냐.”


시산혈마가 힘겹게 입을 연다.


당진철은 가라앉은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지금 상황에서 굳이 그게 중요하오?”


“중요하다. 중요하고 말고. 우리 신교가 대업을 치루는데, 걸림돌이 있으면 안되니, 반드시 알아야 한다.”


“흠, 노인장은 무척 어리석구려. 감히 여기서 누군가가 살아나갈거라고 생각하니······.”


-촤르르륵.


-촤르르륵.


당진철의 백의가 미친 듯이 요동친다.


“그래도 알고 싶다면, 모른척 하진 않겠소.”


-펄럭.


-펄럭.


바람 한점 없음에도 불구하고, 백의 자락이 하늘로 치솟으며, 펄럭인다.


당진철은 일제히 울려퍼지는 나노머신들의 비명을 들으며, 몸속에 존재하는 균을 끌어올렸다.


“나는 독의. 독의 당진철이라 하오.”


그 말에, 시산혈마의 두 눈이 커졌다.


“다, 당진철이라면 설마······.”


시산혈마의 커다래진 두 눈에 두려움과 공포가 섞여 들어간다.


오래전에 각인된 해묵은 공포.


“···사천···당문······?”


“···그건 좀 듣기 싫구려, 노인장. 그러니 당신 입부터 먼저 봉해버려야 겠구려.”


장원안에 돌아다니던, 혈향들이 당진철이 내보낸 균들로 인해, 시커멓게 썩어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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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화살 받이 NEW +2 18시간 전 164 8 13쪽
56 청성파의 등장 +3 24.06.28 293 12 12쪽
55 떠나려는 사람을 붙잡아 두는 방법. +3 24.06.27 325 8 13쪽
54 음모. +3 24.06.26 328 11 13쪽
53 마교의 수상한 그림자. +3 24.06.25 381 13 12쪽
52 무상금광신공(無想金光神功) +2 24.06.24 433 9 11쪽
51 연화스님의 고민. +2 24.06.21 455 14 12쪽
50 그는 제가 치료해야 할 병마였을 뿐입니다. +3 24.06.20 468 10 12쪽
» 서, 설마 사천···당문······? +2 24.06.19 507 12 12쪽
48 피비린내나는 전투. +2 24.06.18 477 11 12쪽
47 그들의 위기. +2 24.06.17 480 12 12쪽
46 청성파의 제자와 격돌. +2 24.06.16 511 13 11쪽
45 우리는 손에 쥘 수 있을 만큼만, 사람들을 구할 수 있습니다. +2 24.06.15 506 12 13쪽
44 아미파에 만연해 있던 병. +2 24.06.14 496 13 12쪽
43 손목 터널 증후군. +2 24.06.13 497 13 13쪽
42 비무 +2 24.06.12 520 14 12쪽
41 네놈이 의원이더냐! +2 24.06.11 503 15 12쪽
40 수상한 오해. +3 24.06.10 546 16 12쪽
39 음모의 싹 +3 24.06.09 555 16 12쪽
38 소금은 확보해놨소 형님. +2 24.06.08 551 13 12쪽
37 영웅이 되실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2 24.06.07 562 15 12쪽
36 나도 사람을 살릴 수 있구나 +2 24.06.06 588 18 13쪽
35 호열랄(虎列剌:콜레라) +2 24.06.05 589 17 12쪽
34 사천의 의약당. +4 24.06.04 637 17 14쪽
33 초월의 선택. +3 24.06.03 651 15 12쪽
32 복수의 시간. +4 24.06.02 704 14 12쪽
31 천변만화공의 위력. +3 24.06.01 699 1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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