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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바리 님의 서재입니다.

귀환 신의(歸還神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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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새글

말뚝이.
작품등록일 :
2024.05.08 13:03
최근연재일 :
2024.07.01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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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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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7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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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그들의 위기.

DUMMY





견문호와 두 여승은 경공을 펼쳐, 빠른 속도로 목적지까지 도착하는데 성공했다.


“저 집인거 같은데요?”


너무 낡아 흉가처럼 보이는 한 장원.


하지만 그 앞에 보초 둘이 매서운 눈빛으로 주변을 경계하고 있는 걸로 봐선, 안에 지켜야 할 무언가가 있는 것처럼 보였다.


“아무리 봐도 빈 장원처럼 보이는데, 보초가 서 있다라. 무언가 수상하네요.”


“거기다가, 보초들 실력도 예사롭지 않은 것 같아요. 태양혈이 튀어나온 정도를 봐서는 꽤 실력있어 보이는데요?”


연혜와 연정, 둘이서 속닥거리며 말한다.


견문호는 그런 그녀들의 의견을 들으며, 생각에 잠겼다.


“확실히 두 분의 말씀대로 일반적인 장소는 아닌게 확실한 것 같습니다.”


“그럼 적 소저의 말씀대로 저기에 연화사저가 있는게 맞을 까요?”


연혜가 걱정스레 말하자, 견문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일단은 확인된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섣불리 다가갔다간, 문제가 생길 수도 있으니, 잠시 더 지켜보도록 하죠.”


그때 였다.


이곳으로 올라오는 길목에서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들려왔다.


그에, 견문호와 두 여승이 풀 숲으로 몸을 더 깊숙이 숨겼다.


“자자, 힘들내시지요. 조금만 더 가면 천신님께서 그대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 정말 저기로 가면 천신님을 뵐 수 있는 거요?”


“내 딸이 호열랄에 걸려 사경을 헤매고 있는데, 천신님께서 고쳐주시는 거 맞죠?”


“나, 나는 천신님께서 내 다리를 고쳐주신다고 약속하셨소.”


“예, 예. 천신님께선 어떤 병이나 마귀들도 쫓아내실 수 있는 신통력이 있으니, 그대들의 근심, 고민들은 전부 해결하실 것이오.”


앞서서 민중들을 인도하고 있는 자가 보초에게 손을 흔든다.


보초는 그를 발견하더니, 말없이 문을 열어주었다.


“여, 여기가······.”


허름한 장원의 모습에, 민중들의 눈빛이 잠깐이나마 불안감이 스쳐지나간다.


“본디 천신님은 세속에서 영원히 멀어지신 분. 그분에게 장소 따윈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그, 그렇구려.”


“역시 천신님이 계신곳은 뭐가 달라도 다르군.”


“천신님 우리를 굽어살피시옵소서.”


사람들이 그제야 마음을 놓으며, 대문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사람들이 다 들어가자, 보초로 서던 무인들은 다시금 문을 닫고, 서 있었다.


“저런식으로 사람들을 끌어모았나 보군.”


견문호는 가만히 보초가 서 있는 대문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그나저나 사저는 여기에 이미 왔을까요? 아니면, 찾아오고 있는 중일까요? 아직 들어가지 않았다면 좋을텐데······.”


“그러게··· 사저께서 올라오시고 계신거면 여기서 곧바로 붙잡아서 설득시키면 되는데······.”


하지만 두 여승의 말은 견문호의 부정적인 말에 바로 반박되었다.


“너무 희망적인 이야기를 하시니 말씀드리는 거지만, 언제나 최악을 상상하는 게 좋습니다.”


“어, 어째서요?”


“그럼 적어도 기대에 배반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니까요.”


견문호는 씁쓸하게 웃으며, 아버지 견마적이 늘 하던 말을 되새겼다.


‘언제나 일을 시작할때에는, 항시 최악을 상상해라. 그럼 적어도 일을 할때는 편할 것이다.’


무언가를 시도할 때마다 항상 충고처럼 말해주던 아버지의 말.


‘빌어먹을 아버지 같으니라고······.’


당진철은 숨을 크게 들이쉬고는, 여승들에게 말했다.


“다짜고짜 강행돌파해서 확인하는 건 부담스럽고, 위험하니, 한번 잠입해보는 건 어떨까요?”


“잠입이요? 어떻게요?”


견문호는 품속에서 부적하나를 거냈다.


“이걸로 어떻게든 속여봅시다.”





---------





견문호는 이대로 나가도 되긴 했지만, 여승들은 애초에 승복이나, 민머리 때문에 들킬 위험이 있기 때문에, 주변에서 옷감을 따로 구해와야 했다.


결국 경공까지 써서, 가장 깨끗한 옷감을 구해온 견문호는 둘에게 갈아입게 한 후, 죽립을 최대한 눌러쓰게 만든 후, 수상한 장원으로 다가갔다.


안타깝게도 검은 소지할 수 없었기에, 근처 풀 숲에 검을 숨겨 올 수 밖에 없었다.


‘무기가 없으면 어떡하죠? 싸울 수 없는데······.’


‘무언가 위험한 일이 생기면 내가 상대하겠소.’


‘알겠어요. 견 공자님만 믿겠어요.’


“안녕하슈.”


“누구냐!”


보초의 인상이 날카로워진다.


금방이라도 칼을 뽑을 것만 같은 그의 모습.


견문호는 허리를 살포시 구부린채로, 보초에게 다가갔다.


“아이구 안녕하십니까. 수고 많으시지요.”


최대한으로 숙인 저자세에, 보초의 눈빛이 경계에서, 살짝 누그러진다.


“왠 놈이냐.”


“예, 저는 저어기 아랫마을에 사는 사람이올신데, 천신님께서 여기에 계시다는 소문을 듣고 부랴부랴 찾아왔습죠.”


“천신님을?”


그들의 눈에 의심이 싹 튼다.


견문호는 기다렸다는 듯, 품속에서 부적을 꺼내, 보초에게 보여주었다.


“제 동생들이 이상한 병에걸려, 머리가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있지 뭡니까. 이대로면 시집도 제대로 못갈 것 같아, 이렇게 왔습니다요.”


보초의 시선이 여승들에게 향한다.


죽립을 깊게 눌러쓰고 있어서, 확인당할 일은 없다만, 그의 시선은 죽립에만 시선이 꽂혀 있었다.


여승들의 두 눈이 흔들린다.


바로 그때,


“아이쿠, 무사님.”


견문호가 허리를 뒤틀더니, 갑작스레 보초를 향해 쓰러지는 것이 아닌가.


워낙 절묘하고도, 순식간이라, 보초는 저도 모르게, 견문호를 안았다.


그 순간.


-짤랑.


맑은 금속음과 함께, 묵직한 주머니가 보초의 손에 들려 있었다.


“헤헤, 약소하지만, 그것만으로 봐주시면 안되겠습니까.”


“크흠, 큼. 내 본디 천신님을 지키는 신분이라 이러면 안되긴 하지만, 자네의 사정이 워낙 딱해보이니 어쩔수 없구먼.”


보초의 품속으로 그리 작지 않던 주머니가 쑥 하고 사라진다.


보초는 헛기침을 계속하더니, 잠시후 대문을 열었다.


“어서 가보게, 천신님께서는 이 안에 계시네.”


“아이구, 아이구 무사님 감사합니다요. 정말 감사합니다요.”


견문호는 연신 허리를 구부정하게 굽히며, 여승들이 대문 안으로 들어갈 때 까지, 인사를 해댔다.


그리고 그가 들어가고, 대문이 닫히자마자, 굽혔던 허리를 곧게 펴며 신음을 흘렸다.


“크으으, 오랜만에 이짓을 하니, 허리가 아작나는 것 같군요.”


이에 신기한 듯 바라보던, 연혜가 입을 열었다.


“와···공자님 신기하네요. 방금 전까지 진짜로 다른 사람 같았어요. 그거 어떻게 하는거에요?”


“흑도로 살다보면, 여러 가지를 보게 되는 법이죠.”


견문호는 쓰게 웃으며 주변을 살펴보았다.


장원은 밖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넓었다.


그런데,


“천신님.”


“천신님.”


“우리를 굽어살피옵소서 천신님.”


그에 못지 않는 많은 사람들이 바닥에 오체투지를 한 채, 한곳을 향해 절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뭐, 뭐여?”


일제히 한 건물을 향해 절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은 마치 작은 황궁을 연상케 했다.


“이, 일단 우리도 엎드려요.”


연정이 연혜와, 견문호의 바짓단을 붙잡으며 엎드린다.


거절할 명분이 없었던 둘은, 연정과 마찬가지로 바닥에 엎드렸다.


“대체 이게 무슨 일일까요. 이 사람들은 전부 여기와서 뭐하고 있는 거에요?”


“나도 잘 모르오만, 아무래도 천신님이라는 놈을 부르기 위해, 행동 하는 것 같소.”


그런 견문호의 말이 씨가 된걸까?


낡은 건물쪽에서 문이 벌컥열리더니, 전신을 하얀천으로 뒤덮은 한 사내가 모습을 드러냈다.


“천신님을 뵈옵니다.”


“천신님을 뵈옵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오로지 하얀 천으로 감싼 한 사내.


얼굴 조차 흰 천으로 싸여 있어 어떤 인물인지는 짐작가지 않는다.


그저,


“내가 너희의 구원자이니라!”


정신이 나간 인간으로 밖에 보이지 않을 뿐.


“오오오오오!!”


“천신님!”


“굽어살피옵소서!”


“천신님!”


엎드려 있는 사람들이 다같이 일어나더니, 미친 듯이 환호한다.


덕분에 견문호와 두 여승은 다른 이들에게 들키지 않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었다.


“아무래도 이 사람들 전부 광신도들 같아요. 이런곳에 진짜 연화사저가 계실까요?”


“글쎄······. 나도 사실 연화사저가 이런곳에 있는게 믿기지 않아. 연화사저는 무공 실력만큼 불심도 깊었잖아.”


연정이 어두운 표정으로 말한다.


“안타깝지만, 연정스님. 사람의 마음이 바뀌는 것은 한순간입니다. 특히 깊은 불심이나, 마음을 가진 사람이 절망을 만났을 때, 손바닥 뒤집듯이 바뀌는 건, 무척이나 쉬운일이지요.”


견문호는 흑독문에 있으며, 그런 장면들을 많이 봐왔었다.


아무리 사랑한다 말하여도, 돈 앞에는 자식도, 아내도 팔아먹어버리는 작자들.


그들 또한 분명 아내와 자식을 무척이나 사랑하고, 끔찍이 여기는 사람들이었을 것이었다.


지독한 환경이 그런 그들의 마음을 꺾어버렸을 뿐.


“그럴 리가 없어요. 연화사저는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연정이 곧바로 반박해보지만, 그녀의 말에는 힘이 없었다.


손목을 다친 이후로, 연화는 불법 공부도, 무공을 익히는 것도 전부 내팽개치고 곧바로 칩거에 들어갔다.


곡기도 끊고, 수분도 끊은 연화를 지현사태가 어떻게든 해보려 했지만, 그녀는 꿈쩍도 하지 않고, 그저 침대에 누워만 있었다.


마치 모든 절망이 자신에게 있다는 듯, 무너져 내린 연화사저.


과연 연화사저에게는 아직도 불심이라는 것이 남아있을까?


“일단 다른건 신경쓰지 말고, 얼른 연화스님을 찾아보도록 합시다. 안계시면, 그것도 그거대로 좋은법이니까요.”


견문호에 의견에 따라, 두 여승은 고개를 끄덕이고, 사람들 사이를 헤치며, 찾았다.


“내가 너희들에게 기적을 보여주마!”


천신이 손짓하자, 옆에 있던 하얀옷을 입은 남자들이 한 사람을 데리고 나왔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저, 전 앞이 보이지 않습니다, 천신님.”


“그렇다면 내 신통력으로 너의 두 눈을 고쳐주겠다!”


“오오, 보입니다! 보입니다 천신님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 저는 다리가······ 통풍이 들렸는지, 계속 쑤시고 아파서, 도저히 걸을 수가 없습니다.”


“걱정마라 나의 신통력으로 고쳐줄터이니.”


“오오, 아프지 않습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천신님. 정말로 감사합니다 천신님.”


천신이라는 작자는 그렇게 올라오는 환자들을 손만 대는 것으로 치료하며, 사람들의 환심을 샀다.


그 기적(?)에 사람들이 열광하고, 다행이도 그것은 견문호와 여승들의 움직임을 좀 더 편하게 해주었다.


“이곳엔 없는 것 같아요.”


“그럼 아직 도착하지 않은 걸까요?”


연혜와 연정의 낙관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견문호의 날카로운 눈초리는 아직도 연화의 모습을 쫓고 있었다.


‘확실하기 전까진 그 무엇하나 단언할 수 없어.’


그때 였다.


“응?”


견문호의 시선에 무언가 걸렸다.


천신이 있는 자리로 올라가는 환자들의 줄.


그 끝에 민머리를 한, 비구니가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견문호가 여승들을 툭툭 치며, 그녀를 가리키자, 연혜가 소스라치게 놀라며 외쳤다.


“연화사저!!”


그 순간.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연혜를 쳐다보았다.


놀람도, 동요도 그 무엇도 보이지 않는 마치 물고기의 그것과도 같은 무감정한 눈동자들.


견문호는 일이 잘못되었음을 직감했다.


“계획대로!”


견문호는 바로 옆에 있는 사람을 밀치며, 연화스님을 향해 경공을 펼쳤다.


나머지 두 여승도 곧바로 경공을 펼치며 견문호의 뒤를 쫓았다.


느닷없는 천신의 한 마디.


“배교자다! 잡아라!”


“잡아라!”


“잡아라!”


“놓치지 마라!”


주변에 사람들이 대번에 견문호와 여승들을 막아선다.


“저리 비키시오!”


“이, 이것좀 놔요!”


두 여승이 잡아채는 사람들을 뿌리치려 했으나, 일반 양민이라는 생각에 손속에 사정을 둘 수 밖에 없었다.


“젠장.”


하지만 견문호는 아니었다.


당진철을 만나기 전까지, 견문호는 흑독문의 대공자였던 남자.


목표를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혹도에 가르침이 몸과 정신에 배여 있다.


견문호는 주머니에서 쇠구슬을 한움큼 쥐더니, 여승들을 잡으려는 사람들을 향해 그대로 뿌렸다.


-파바바박.


“어억!”


“커억!”


“아악!”


쏘아진 쇠구슬에 맞은 사람들이 고통스러워 하며, 땅바닥에 나뒹군다.


“이틈에 어서!”


연정과 연혜가 우물쭈물 하지만, 곧 자신이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깨닫고는 곧장 견문호의 인도에 따라 달려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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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화살 받이 NEW +2 18시간 전 164 8 13쪽
56 청성파의 등장 +3 24.06.28 293 12 12쪽
55 떠나려는 사람을 붙잡아 두는 방법. +3 24.06.27 325 8 13쪽
54 음모. +3 24.06.26 328 11 13쪽
53 마교의 수상한 그림자. +3 24.06.25 381 13 12쪽
52 무상금광신공(無想金光神功) +2 24.06.24 433 9 11쪽
51 연화스님의 고민. +2 24.06.21 455 14 12쪽
50 그는 제가 치료해야 할 병마였을 뿐입니다. +3 24.06.20 468 10 12쪽
49 서, 설마 사천···당문······? +2 24.06.19 506 12 12쪽
48 피비린내나는 전투. +2 24.06.18 477 11 12쪽
» 그들의 위기. +2 24.06.17 480 12 12쪽
46 청성파의 제자와 격돌. +2 24.06.16 511 13 11쪽
45 우리는 손에 쥘 수 있을 만큼만, 사람들을 구할 수 있습니다. +2 24.06.15 506 12 13쪽
44 아미파에 만연해 있던 병. +2 24.06.14 496 13 12쪽
43 손목 터널 증후군. +2 24.06.13 497 13 13쪽
42 비무 +2 24.06.12 520 14 12쪽
41 네놈이 의원이더냐! +2 24.06.11 503 15 12쪽
40 수상한 오해. +3 24.06.10 546 16 12쪽
39 음모의 싹 +3 24.06.09 555 16 12쪽
38 소금은 확보해놨소 형님. +2 24.06.08 550 13 12쪽
37 영웅이 되실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2 24.06.07 562 15 12쪽
36 나도 사람을 살릴 수 있구나 +2 24.06.06 588 18 13쪽
35 호열랄(虎列剌:콜레라) +2 24.06.05 589 17 12쪽
34 사천의 의약당. +4 24.06.04 636 17 14쪽
33 초월의 선택. +3 24.06.03 651 15 12쪽
32 복수의 시간. +4 24.06.02 704 14 12쪽
31 천변만화공의 위력. +3 24.06.01 698 1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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