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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바리 님의 서재입니다.

귀환 신의(歸還神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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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뚝이.
작품등록일 :
2024.05.08 13:03
최근연재일 :
2024.07.01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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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5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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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호열랄(虎列剌:콜레라)

DUMMY






“우웨애액!”


“쿠웨애애액!”


시작은 사천의 집장촌에서 부터였다.


구토와 설사가 한꺼번에 이루어져 점차 몸이 말라 죽어가는 전염병.


호열랄(虎列剌:콜레라)


집장촌에서부터 4명의 사람들이 구토와 설사를 하며 쓰러지기 시작하더니, 곧바로 집장촌 전역에 퍼지기 시작했다.


“아이고, 의원님 나좀 살려주쇼.”


“의원님 제 아이가 이상해요. 계속 구토와 설사를 반복하는데, 도무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아요.”


“의원님, 저희집 아내가······.”


사천의 모든 의원댁에 비상이 걸렸다.


“이건 호열랄이외다! 무시무시한 역병이란 말이오!”


“썩 물렀거라! 역병이 함부로 옮으면 어떡하란 말이더냐!”


“미, 미안하오. 호열랄은 역병 중에 역병이라 고치기 어렵소.”


그렇게 호열랄의 기승이 사천을 뒤덮기 시작했다.


의약당조차 어쩌지 못하고, 하나같이 문을 걸어 잠궜고, 집집마다 곡소리가 울려퍼졌다.


그러던 와중에 누군가가 말했다.


“자네 혹시 당가타라고 아는가?”


“당가타? 거기 문둥이들이 모여 사는 마을 말인가?”


“옛끼! 이 사람아, 그 다 옛말인거 아직도 모른단말인가. 이 친구 소식이 늦군.”


“옛말이라니?”


“거기에 하늘에서 신의께서 눌러 앉아, 그곳에 있는 문둥병을 모조리 고쳤다는 소문 못들었나?”


“하늘에서? 아니, 무슨 사람이 하늘에서 내려오나. 거짓말 하지 말게.”


“이 양반보소?! 내가 지금까지 이런 걸로 거짓말을 한적이 있었나? 진짜 일세. 진짜.”


“아니, 그럼 그 마을에 진짜 신의가 있단 말인가?”


“그것 뿐만이 아닐세. 화월루의 기녀들에게 은혜를 베풀어서 매독을 고치기도 하고, 그, 그, 아 적화상단의 적 대인 막내 딸 아나? 그 분의 심장까지 고치셨다지 뭔가.”


“그럼 설마 호열랄도 고칠 수 있는거 아닌가?”


“안 그래도 그 마을엔 호열랄에 걸린 사람들이 아무도 없다고 하더군.”


“아니, 자네 지금 뭐하나. 그럼 빨리 거기로 가야지!!”


“어이어이, 기다리게 같이가!”




------






“오늘은 더운 여름날에 잘 걸리는 질병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다.”


당진철은 석필(石筆)을 이용해 흑판에다 쓰며 설명을 계속했다.


“내가 저번 시간에 균에 대해 이야기 한거 기억나나?”


“그거 미생물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생물을 말하는거 맞죠?”


당소령이 손을 번쩍 들며 말했다.


“그래, 맞다. 복습을 잘해왔구나. 여름엔 그 균들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시기라 여러 가지 질병들이 걸릴 가능성이 높지.”


당진철이 소령의 머리를 쓰다듬자, 소령이 기분 좋은 듯, 씨익 웃었다.


“기본적으로 가장 무서운 것은 수질 오염. 즉 먹는 물에 오염된 미생물이 잠식하는 것이다. 이것을 수인성 질병이라고 하는데, 특히 여름에 가장 무섭게 번식하지.”


“그럼 혹시 호열랄도 수인성 질병인가요?”


가만히 당진철의 말을 듣고 있던 적화령이 한마디 던진다. 당진철이 놀란 듯 적화령을 쳐다본다.


“아니, 어떻게 아셨습니까?”


“호열랄도 여름에 많이 번졌었거든요. 다른 곳은 모르나, 사천에서는 툭 하면 나오는 역병이었어요.”


사천의 기후는 습하고 더웠기에, 그만큼 호열랄이 기승을 부려 많은 양민들이 사망하곤 했었다.


적화령이 아는 사람들 대부분도 호열랄에 걸려 시름시름 앓다가 죽어버리는 일이 많았다.


“사실, 기녀들도 호열랄에 많이 걸리긴 했었죠. 화영이도 걱정을 많이 했었어요.”


“흑독문 내에서도 하인들과 하급 무인들이 많이 죽었습니다.”


초월과 견문호도 호열랄에 씁슬한 기억이 많았다.


그만큼 호열랄은 사천성에서 가장 악성역병이라고 불릴 만큼 사천인들 사이에선 무서운 질병으로 통하고 있었다.


당진철은 그런 학생들을 보며, 나직이 입을 열었다.


“확실히 호열랄이 기승을 부리면, 마을 하나가 전멸할 정도로 무섭긴 합니다. 하지만, 적소저.”


“예?”


“다행이도 호열랄은 예방법이 있습니다.”


“예에??”


적화령의 두 눈동자가 동그랗게 변했다. 초월과 견문호, 그리고 당소령 또한 깜짝 놀란 얼굴로 당진철을 바라보았다.


“그게 무엇입니까.”


“그것은 손발을 깨끗하게 소독하고, 물을 끓여서 먹는 것입니다.”


콜레라 균은 수인성 질환중 가장 무섭기도 하지만, 그런 질환들이 가지는 공통점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열에 약하다는 것.


물을 끓여 먹는 것만으로도 콜레라 균, 아니, 왠만한 수인성 질병균들은 깨끗하게 사멸시킬 수 있었다.


“아, 그래서 며칠전부터, 의원님께서 마을 사람들에게 그렇게 시키셨군요.”


당소령이 그제야 납득했다는 듯, 손바닥을 마주쳤다.


“고작 그런걸로······.”


적 화령이 떠듬 떠듬 입을 열었다.


그만큼 당진철이 말해준 것은 충격적이면서도, 간단한 것이었다.


“적소저께선 아직 ‘고작’이라는 단어를 너무 우습게 아는 모양이군요.”


세상에는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이 세상에 이유없이 태어나는 것이 없는 것처럼, 적화령이 ‘고작’이라고 한 것조차, 무척이나 중요한 일이었다.


“적소저. 세상에는 아주 간단하거나, 당연한 것이야 말로 제일 중요한 것이랍니다.”


“당연한 것이야 말로 제일 중요하다······.”


적소령은 곰곰이 당진철의 말을 곱씹었다.


무언가 알 듯 하면서도, 모를듯한 그녀의 표정을 뒤로 하고, 초월이 손을 번쩍 들었다.


“그럼, 독의. 만약 호열랄을 예방하는 법이 있다면, 치료하는 방법도 있나요?”


“아, 당연히 있지요. 그건······.”


그때였다.


“신의님 계시오?”


“신의님 저희 아이 좀 살려주세요!”


바깥에 소란스러워 지더니, 곧 웅성웅성하며 많은 사람들이 있는 듯한 소리들이 울려왔다.


“수업은 여기서 잠시 쉬겠습니다.”


무슨 일이길래, 마을 사람들이 모인걸까.


‘설마 사천 의약당이 또 몰려온건 아니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당진철이 문을 열었다.


그리고,


“신의님 우리 아이, 우리 아이 좀 살려주세요!”


“신의님 우리 마누라가 이틀째 앓아 눕고 있소이다! 우리 마누라좀 살려주시구려!”


“우리 아버지가······.”


“신의님!”


“신의님!”


어디서 왔는지 모를, 수많은 인파가 교습소 앞에서 우르르 몰려 있었다.


‘아니, 이게 대체 뭔 일이야?’


당진철은 마치 시장바닥처럼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는 교습소 입구를 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당 의원님께서는 바쁘시니 일단 물러가길 바라오!”


“이렇게 몰려오시면, 의원님께서 곤란해 하십니다!”


마을 사람들이, 당가타 교습소의 입구를 지키며, 사람들을 말리고 있었지만, 절박한 사람들의 얼굴을 보니, 쉽게 물러날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다행이도 문둥병으로 인해, 망가진 얼굴들이라 사람들이 더 접근하지 못하고, 발만 동동구르고 있었다.


“무슨 일입니까.”


당진철이 묻자, 사람들을 막아서고 있던 마을 사람중 하나가 이야기 해주었다.


“이 사람들은 사천의 집창촌 사람들인데, 가족이나 친지들이 호열랄에 걸려서 의원님을 찾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예? 아니, 그럼 사천 의약당은 뭘하고 있답니까?”


그런 당진철의 말에 답한 건, 아우성치는 바깥 사람들이었다.


“그 사람들은 이미 내빼버린지 오래요!”


“맞소! 역병에 걸리는 걸 두려워 해, 의방문을 닫았소!!”


그말에 당진철이 깜짝놀랐다.


‘아니, 감히 환자를 의사가 버린다고?’


아무리 호열랄이 전염력이 높아, 함부로 손대기 어려운 병이라지만, 의원이란 사람들이 치료를 거부한다는게 말이 되는가.


“신의님도 안되면 우리는 정말 죽을 수 밖에 없습니다요.”


“신의님 제발 저희를 불쌍히 여기시어 도와주십시오.”


“신의님.”


“신의님.”


사람들이 일제히 땅바닥에 엎드린다.


당황한 마을 사람들이 그들을 일으키려고 하고,


당진철은 그 모습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차라리 잘됐어.’


안 그래도, 환자를 대하는 실습과정을 초월에게만 준게 못내 아쉬웠었는데, 이런 기회가 대량으로 찾아왔다니.


당진철은 몇가지 계획을 생각핸내 후, 곧바로 사람들에게 입을 열었다.


“진정으로 호열랄을 고치기 원한다면, 모두 제 말을 믿고 따르시겠습니까.”


“다, 당의원님!”


마을 사람들 중 일부가 당진철을 보며, 걱정스러운 듯이 본다.


그와 반대로 엎드려 있던 사람들은 고개를 들며 물었다.


“진짜로 호열랄을 고쳐주실 수 있으십니까?!”


이에 당진철이 씨익 웃으며 말했다.


“이 세상에 제가 고치지 못하는 병은 없습니다.”




---------




당진철은 집장촌 사람들의 입과 코에 천을 두르게 한뒤, 환자들을 이곳으로 데려오게 했다.


그리곤, 마을 사람들을 시켜, 교습소와 근처 집을 비우게 해, 환자들을 받을 수 있게 개조했다.


“의원님 여기 작업 끝났습니다.”


“여기도 끝났습니다!”


당진철은 그들을 보며 가만히 고개를 숙였다.


“집을 함부로 비우게 해서 죄송합니다. 꼭 깨끗이 쓰고 돌려드리겠습니다.”


“괜찮습니다, 의원님 너무 신경쓰지 마십시오.”


“그럼요. 당의원님이 안계셨다면, 이 마을은 진작에 끝장났을 것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환자를 눕힐 공간을 만들었다 하더라도, 준비는 산더미였다.


당진철은 곧장 추영과 그 아래의 장인들을 모두 모이게해, 환자들이 누울 침대를 전부 개조하게 만들었다.


“잘 부탁드립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당의원. 저희 추철방은 전부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콜레라의 걸린 환자들은 쉬지 않는 구토와 설사로 인해, 전해질을 쉽게 잃어 탈수증상이 오기 십상이었다.


그렇기에 하복부가 위치한 곳에 구멍을 뚫어, 누운상태에서도 그들이 싸는 설사를 대신 받을 필요가 있었다.


추영은 당진철에게 이 주문을 들은 뒤, 곧바로 작업에 착수, 단 하루만에 수십개의 구멍뚫린 침상을 만들어냈다.


그렇게 당진철과 학생들, 그리고 자원한 마을 사람들과, 환자의 가족들이 온 힘을 합쳐, 환자를 위한 간이 병원 시설을 만들었다.


“지금 믿을 수 있는 건, 제 아래에서 의술을 배우신 당신들 밖에 없습니다. 제가 지금부터, 할 일을 정해 줄테니, 그대로 하시길 바랍니다.”


당진철은 학생들에게 경구수용액을 만드는 방법과, 콜레라를 어떻게 예방하고 다뤄야 하는지 가르쳐 주었다.


“일단 당소령과 견문호는 환자의 가족들에게 환자를 어떻게 대하고, 치료해야 하는지 가르쳐주어라.”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적소저께는 죄송하지만, 경구수용액에 쓰일 조청과 소금을 확보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알겠어요. 그건 저에게 맡겨주세요.”


“그리고······.”


당진철이 초월을 바라보았다.


초월의 표정이 긴장으로 물들었다.


사람을 살리는 책임감 서린 훌륭한 의원의 표정.


하지만, 당진철이 초월에게 부탁한 것은 초월의 예상을 한참이나 빗나가게 만들었다.


“초월 소저께서는 이대로 화월루로 몸을 피신해 계시길 부탁드립니다.”


“어째서요? 저도 다른 분들처럼 잘 할수 있어요 독의.”


초월의 반문.


하지만 당진철은 단호했다.


“그것은 안됩니다. 초월소저께서는 지금 바로 화월루로 출발하시길 바랍니다.”


“어째서 입니까?”


“그것은 초월 소저께서 임신하신지 벌서 중순이 지났기 때문입니다.”


“아······.”


초월의 표정이 절로 굳었다.


당진철의 말은 계속되었다.


“호열랄의 균은 전염력이 엄청나게 높은 균입니다. 환자들을 간호하다가 실수라도 균에 감염되기라도 할때에는 그때는 태아가 위험해 처하게 됩니다.”


“······.”


초월의 표정이 흐려졌다.


자연스레 배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너무 책임감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 당장 초월소저께서 위험하다 뿐이지. 소저의 실력을 의심하는 건 아니니까요.”


“죄송합니다, 의원님. 미안해, 얘들아.”


초월이 입을 가리며, 소리없이 눈물을 뚝뚝흘렸다.


“괜찮아요, 언니. 제가 언니 몫까지 열심히 환자들을 돌보고 있을께요.”


“초월언니께선 아무 생각하지마시고, 아이 생각만 하시길 바래요. 괜히 오셨다가, 감염되기라도 하는 날에는 우리의 부담이 더 커지니 말이에요.”


“···문기를 잘 부탁드립니다. 소저.”


그렇게 초월은 동기들의 안녕을 빌며, 역병의 최전선에서 이탈했다.


손 하나 아쉬운 상황이었지만, 당진철을 포함한 넷은 전혀 내색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틀 뒤.


화월루에서 하얀경장을 입은 십 수명의 기녀들이 당가타에 모습을 드러냈다.


“저희가 도와 드리겠습니다 독의.”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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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화살 받이 NEW +2 18시간 전 164 8 13쪽
56 청성파의 등장 +3 24.06.28 293 12 12쪽
55 떠나려는 사람을 붙잡아 두는 방법. +3 24.06.27 324 8 13쪽
54 음모. +3 24.06.26 328 11 13쪽
53 마교의 수상한 그림자. +3 24.06.25 380 13 12쪽
52 무상금광신공(無想金光神功) +2 24.06.24 433 9 11쪽
51 연화스님의 고민. +2 24.06.21 454 14 12쪽
50 그는 제가 치료해야 할 병마였을 뿐입니다. +3 24.06.20 468 10 12쪽
49 서, 설마 사천···당문······? +2 24.06.19 506 12 12쪽
48 피비린내나는 전투. +2 24.06.18 476 11 12쪽
47 그들의 위기. +2 24.06.17 479 12 12쪽
46 청성파의 제자와 격돌. +2 24.06.16 511 13 11쪽
45 우리는 손에 쥘 수 있을 만큼만, 사람들을 구할 수 있습니다. +2 24.06.15 506 12 13쪽
44 아미파에 만연해 있던 병. +2 24.06.14 495 13 12쪽
43 손목 터널 증후군. +2 24.06.13 497 13 13쪽
42 비무 +2 24.06.12 520 14 12쪽
41 네놈이 의원이더냐! +2 24.06.11 503 15 12쪽
40 수상한 오해. +3 24.06.10 546 16 12쪽
39 음모의 싹 +3 24.06.09 555 16 12쪽
38 소금은 확보해놨소 형님. +2 24.06.08 550 13 12쪽
37 영웅이 되실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2 24.06.07 562 15 12쪽
36 나도 사람을 살릴 수 있구나 +2 24.06.06 588 18 13쪽
» 호열랄(虎列剌:콜레라) +2 24.06.05 588 17 12쪽
34 사천의 의약당. +4 24.06.04 636 17 14쪽
33 초월의 선택. +3 24.06.03 651 15 12쪽
32 복수의 시간. +4 24.06.02 703 14 12쪽
31 천변만화공의 위력. +3 24.06.01 698 1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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