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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바리 님의 서재입니다.

귀환 신의(歸還神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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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뚝이.
작품등록일 :
2024.05.08 13:03
최근연재일 :
2024.07.01 12:10
연재수 :
5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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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856
추천수 :
906
글자수 :
312,071

작성
24.06.08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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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소금은 확보해놨소 형님.

DUMMY






-슈악!


갑작스레 공기를 찢는 파공음.


견문호가 대경실색하며, 보법을 밟아 피하자, 비도하나가 견문호의 팔뚝을 아슬아슬하게 피하며, 뒤에 문에 박혔다.


-파각.


견문호는 시선을 돌리지 않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다.


무이비도(武利飛刀).


견마적의 독문 병기.


총 스무개로 이루어진 작은 비도는 견마적에게 불패의 이름을 가져다준, 무기였다.


‘···진심이셨군.’


“그걸 피하다니······. 그깟 의원놈을 따라갔다고, 수련을 등한시 하지는 않는 모양이구나.”


견마적이 태사의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그러자 기묘한 위압감이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윽.’


견문호가 한 발 물러선다.


“영웅이라······.”


견마적의 걸음이 한 걸음 씩, 계단을 천천히 내려갔다.


“내가 영웅이라니······.”


견마적의 입가에 비틀린 미소가 퍼졌다.


“그것참 시시한 답이구나, 호로자식아. 내가 감히 그런걸 원한다고 생각했더냐?”


“큭······.”


견문호가 신음을 흘렸다.


‘역시 너무 강하잖아.’


화월루에선 비교도 하지 못할 만큼 존재감.


만약 그때 초월과 당진철이 없었다면, 자신은 물론이고, 화월루 자체가 사천에서 깨끗하게 사라졌을 것이었다.


견마적에겐 그만한 힘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견문호는 이를 꽉 깨물어 억지로 입을 열었다.


“···문주님께서는 늘, 사천에서의 평판을 신경쓰시지 않으셨습니까. 그러니 영웅이라는 칭호를 받으신다면, 어느 누가 흑독문을 뿌리없는 문파라 욕하겠습니까.”


“뿌리없는 문파?”


견마적의 눈썹이 꿈틀거린다.


하지만 별다른 반응은 하지 않았다.


견마적 또한 알고 있었다.


아무리 아미파와 청성파가 웅크리고 있다 한들, 흑독문을 진정한 문파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을.


본디 정파가 사파에게 대하는 태도가 인간 이하의 것들 이라거나, 반드시 죽여 없애야 할 숙적이라 칭하긴 하지만, 그럼에도 사파들은 정파들에게 엄연히 문파로서 대접을 받고 있긴 했다.


하지만 이제 막 80년이 지난 사파인 흑독문에 대해서는 아예 그런 문파로서 인정조차 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이 점이, 현 흑독문주인 견마적으로서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흑독문은 좀 더 높은 곳으로 나아가야해.’


최소한 자신의 대에서, 사천을 대표하는 문파가 될 수 있도록.


그 누구도 감히 건드릴 수 없는, 다른 문파가 어쩔 수 없이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문파로 성장하는 것.


그것이 흑독문주 견마적의 지상과제였다.


“문주님께서 적화상단과 연을 이을려던 이유도 거기에 있지 않습니까?”


적화상단의 금과 흑독문의 무력.


이 둘이 만나면, 사천에서의 위상은 한층 더 올라가게 된다.


견문호는 이 점을 찔렀다.


“···재밌군.”


견마적이 피식 웃는다.


그제야 대청을 가득 메우던, 견마적의 존재감이 옅어졌다.


“후우······.”


견문호가 자기도 모르게 숨을 크게 내쉬었다.


숨 쉬는 것마저 잊고 있을 정도로 강력했던, 견마적의 위압감.


견문호는 두뇌를 맹렬하게 돌렸다.


“그래서, 나를 영웅으로 만들어준다고? 어떻게? 안 그래도 흑독문에 대한 민심은 별로 좋지 않을 텐데?”


견문호가 마른 입술을 핥았다.


“지금 사천에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는 지는 알고 계십니까?”


“알다마다. 역병이 돌고 있다지? 그런데 그게 내가 영웅이 되는 거랑 무슨 의미가 있는 거지?”


“스승님께서 이 역병을 해결할 방법을 알려주셨습니다.”


이에 견마적의 눈썹이 꿈틀거린다.


“···그자가?”


“스승님께서는 지금 퍼지는 호열랄을 막기위해, 예방법과 더불어, 그들을 치료하고 계십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몰려오고 있는 환자가 너무 많아서, 여러 가지로 힘들어 하고 계십니다.”


“그래서?”


“···문주님께서 넓은 아량을 베푸셔서 스승님을 지원해주신다면, 사천의 양민들이 흑독문을 우러러 볼 것입니다.”


“흐음······.”


견마적은 가만히 턱을 쓰다듬었다.


골몰히 생각의 잠긴 견마적을 보며, 견문호는 속으로 초조하고 있음을 느꼈다.


‘과연 아버지께서 이걸 물것인가?’


견문호의 말은 정론에 가까웠다.


실질적으로 사천의 양민들은 발벗고 나서주는 당진철을 위시로, 그를 도와주는 적화 상단과 화월루를 칭송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사천의 민심은 이쪽을 향해 있었다.


그런데······.


-슈악!


갑작스런 공기 가르는 소리.


견문호가 반사적으로 보법을 밟아 피하자, 견문호의 오른발 바닥에


-파각.


비도 하나가 꽂히는 것이 아닌가.


“···문주님?”


“시시하군. 내가 고작 그 명성을 얻어보겠다고, 그 의원놈에게 도움을 내줄성 싶으냐?”


견마적은 쌍심지를 돋우며, 비도를 들었다.


날카로운 칼날이 빛난다.


“만약 돈이 필요하면, 나에게서 뜯어간 문기의 치료비로 해결해라고 전해라. 놈의 팔 다리에 내 비도가 박히기 전에 말이다.”


“······.”


서슬퍼런 협박에, 견문호의 안색이 흐려졌다.


돈으로 해결될 일 같았으면, 이미 적화상단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만으로도 모든 문제가 해결이 됐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 상황은 그런식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소금, 소금만 있더라도······.’


지금 현재 제일 필요한 것이 소금인데, 현재 대량으로 소금을 구할 수 있는 곳이, 사천에서 흑독문 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허나, 아버지가 스승님께 큰 원한을 가지고 계시니······.’


이러다가 입을 제대로 열지도 못하고, 문전박대 당하게 생겼다.


‘팔 다리 성하게 나갈 수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일지도······.’


그때였다.


“그렇다면 아버지, 저는 어떨런지요.”


“음?”


뒤에서 들리는 견문기의 목소리.


견마적과, 견문호의 시선이 동시에, 문으로 향했다.


그곳엔 견문기가 문에 등을 기댄체, 건방진 자세로 견마적을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


“···흥, 몸이 다나았으면, 얼른 집에 돌아오기나 할 것이지, 쥐새끼처럼 훔쳐듣기나 하고······.”


“전 훔쳐들은 적이 없습니다, 문주님. 그저 형님과 문주님의 존재감에 비해, 제가 너무 열등한 존재라 미처 눈치채지 못한 것이겠죠.”


이에 견마적의 눈썹이 꿈틀거린다.


“호오, 죽다가 살아나니, 간이 배 밖으로 나왔나 보구나. 감히 내게 그런 식으로 말도 할 줄 알고. 네 혓바닥이 영영 아깝지 않느냐?”


“···당연히 아깝지요. 세치혀가 없으면 사람은 제대로 살 수 없는 법이지 않겠습니까.”


“흥!”


견문호는 어리둥절 했다.


‘본디 동생이 저런 성격이었던가?’


자신과 아버지에게 눈 하나 맞추지 못하고, 고개만 내려 깐체, 벌벌 떨던 동생이었다.


그런 점이 마음에 들지 않아, 항시 강하게 말하거나, 엄하게 굴었던 것이었는데······.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이런 견문기의 변화를 눈치챈건, 비단 견문호 뿐만이 아니었다.


견마적은 그런 견문기의 변화가 마음에 들었는지, 비틀린 미소를 지으며 견문기에게 입을 열었다.


“그래, 네가 감히 나에게 의견을 말하려 하니, 아비된 몸으로 들어야겠지. 뭐가 필요하느냐.”


견문기는 포권을 취하며, 입을 열었다.


“예, 저는 염매장을 원합니다. 문주님.”


견문호와 문주의 두 눈이 커졌다.


‘염매장이라니, 이녀석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냐.’


염매장.


실질적으로 흑독문에서 소금을 밀매하는 관리직.


흑독문의 주 사업이었기 때문에, 염매장은 흑독문 내에서도 엄청나게 중요한 위치에 속해 있었다.


“염매장 이라니, 네가 감히 그 직책을 받을 수 있을 정도라고 생각하느냐?”


“길고 짧은 건 대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게다가 염매장은 오직 견씨만이 가능하니, 제가 무조건 받아야 할 직책으로 보입니다만······.”


견문주의 미간이 모아진다.


확실히 믿을만한 부하 한놈에게 염매장이라는 직책을 주고 관리하게 시키긴 했으나, 소금을 관리하는 창고 열쇠는 항시 자신이 관리하고 있긴 했다.


자신의 아버지 때부터 관리하고 있던 흑독문의 전부라 할 수 있는 염매장의 열쇠.


견마적의 시선이 견문호쪽으로 갔다.


‘어차피 저놈은 텄다. 그렇다면, 차라리 견문기를 가르쳐서 내 후계로 삼는 편이 더 좋지 않겠나.’


본래라면, 견문호에게 일찍 이 열쇠를 넘길 생각이었으나, 견문호는 무공에만 미쳐 있는 놈이라 섣불리 넘기기 힘들었다.


물론 견문기 또한 마찬가지였다.


바깥에서 여성들을 희롱하고 다니고, 술마시고 사고나 치는 놈에게 이 중요한 열쇠를 맡기는 건 불가능했다.


헌데, 매독으로 인해 죽음에서 돌아왔더니, 완전히 딴 사람이 된 것처럼 구는 것이 아닌가.


‘아직 불안하긴 하지만······.’


차라리 저렇게 의욕적으로 할 때, 이 열쇠를 주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


‘어차피 일이 생기면 곧바로 뺏으면 되는 일이다. 그렇다면 저녀석에게 한번 일을 맡기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


견마적은 고개를 끄덕였다.


“좋다. 그럼 내 너에게 염매창고의 열쇠를 주도록 하겠다.”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문주님.”


“열심히 해야한다. 내 뒤를 이을 놈은 너 밖에 없으니까. 그리고······.”


견마적의 매서운 눈길이 견문호에게 나온다.


“밖에 게 없느냐! 저 고약한 놈을 당장 끌어내서 바깥에 쫓아내라! 그리고 절대로 흑독문에 발에 붙이지 못하도록 하라!”


“예! 알겠습니다!”


그러자 대청 바깥에서 호위 무인들이 우루루 몰려들어오더니, 순식간의 견문호의 주위를 둘러쌌다.


“으음······.”


결국 자신은 실패하고 말았다.


여기서 이 놈들을 뚫고 탈출 하는 것도 가능했지만, 뒤에서 지켜보고 있는 견마적의 시선이 두려웠다.


‘스승님의 얼굴을 어찌 볼찌······.’


견문호의 손이 주머니를 뒤적인다.


-잘그락. 잘그락.


쇠구슬이 손에 잡히긴 하지만, 마음속은 여전히 태풍이 불어오는것만 같았다.


“각오하시오. 견 소협.”


“이대로 계속 버티면, 다치는 건 견소협 뿐이오.”


주변에서 호위 무인들이 한 마디씩 하며, 견문호의 심리를 뒤흔든다.


‘젠장······.’


그때 였다.


“멈춰라!”


견문기가 손을 올려 무인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갔다.


“다들 비켜라! 그래도 내 형님이자, 이 흑독문의 대공자였던 분. 내가 형님을 몸소 데리고 나가겠다.”


“예?”


“어?”


호위 무인들이 당혹스런 눈빛으로 견마적을 바라본다.


하지만 견마적은 매우 흡족하다는 듯, 견문기의 행동을 지지했다.


“옳다. 그래 네가 끌고 나가거라. 이제 대공자의 신분이 되었으니, 네가 직접 끌고 나가는 것이 옳겠지.”


“대공자님의 명을 따르겠습니다!”


호위 무인들이 부복하자, 견문기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견문호에게 다가왔다.


“형님, 이제 다 끝났소.”


“나는 이대로 물러나지 못한다! 내 어깨에 스승님의 자존심과 환자들의 생명이 걸려 있단 말이다!”


이에 견문기가 비틀린 듯 웃었다.


“하지만 그 스승께선 형님이 다치는 건 원하시 않으시지 않겠소?”


“?!”


“스승의 일거리를 늘리고 싶지 않거들랑, 빨리 여기서 나가시길 바라오. 아, 혹시 혼자가 외롭다면, 나라도 옆에 서서 같이 걸어나갈 수 있소만.”


“이놈 견문기!”


견문호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른다.


그때,


견문기가 가만히 견문호의 얼굴을 맞대더니, 조용히 무언가 속삭였다.


‘소금은 확보했소. 그러니 얼른 가서 당의원에게 이 사실을 알리시오. 소금은 나중에 꼭 보내드리리다.’


견문호의 표정이 기묘하게 일그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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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화살 받이 NEW +2 18시간 전 164 8 13쪽
56 청성파의 등장 +3 24.06.28 293 12 12쪽
55 떠나려는 사람을 붙잡아 두는 방법. +3 24.06.27 325 8 13쪽
54 음모. +3 24.06.26 328 11 13쪽
53 마교의 수상한 그림자. +3 24.06.25 381 13 12쪽
52 무상금광신공(無想金光神功) +2 24.06.24 433 9 11쪽
51 연화스님의 고민. +2 24.06.21 455 14 12쪽
50 그는 제가 치료해야 할 병마였을 뿐입니다. +3 24.06.20 468 10 12쪽
49 서, 설마 사천···당문······? +2 24.06.19 506 12 12쪽
48 피비린내나는 전투. +2 24.06.18 477 11 12쪽
47 그들의 위기. +2 24.06.17 480 12 12쪽
46 청성파의 제자와 격돌. +2 24.06.16 511 13 11쪽
45 우리는 손에 쥘 수 있을 만큼만, 사람들을 구할 수 있습니다. +2 24.06.15 506 12 13쪽
44 아미파에 만연해 있던 병. +2 24.06.14 496 13 12쪽
43 손목 터널 증후군. +2 24.06.13 497 13 13쪽
42 비무 +2 24.06.12 520 14 12쪽
41 네놈이 의원이더냐! +2 24.06.11 503 15 12쪽
40 수상한 오해. +3 24.06.10 546 16 12쪽
39 음모의 싹 +3 24.06.09 555 16 12쪽
» 소금은 확보해놨소 형님. +2 24.06.08 551 13 12쪽
37 영웅이 되실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2 24.06.07 562 15 12쪽
36 나도 사람을 살릴 수 있구나 +2 24.06.06 588 18 13쪽
35 호열랄(虎列剌:콜레라) +2 24.06.05 589 17 12쪽
34 사천의 의약당. +4 24.06.04 636 17 14쪽
33 초월의 선택. +3 24.06.03 651 15 12쪽
32 복수의 시간. +4 24.06.02 704 14 12쪽
31 천변만화공의 위력. +3 24.06.01 699 1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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