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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바리 님의 서재입니다.

귀환 신의(歸還神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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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새글

말뚝이.
작품등록일 :
2024.05.08 13:03
최근연재일 :
2024.07.01 12:10
연재수 :
5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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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12,071

작성
24.05.08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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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당진철이 귀환하다.

DUMMY





“내가 돌아왔다!!”


하얀 가운을 입은 한 남자가, 허허벌판에 서서 소리쳤다.


아무도 없는 황무지이긴 했지만, 남자는 그저 외치고 싶었다.


내가 돌아왔노라고,


이 땅에서 죽어서, 겨우 돌아올 수 있노라고.


남자, 아니 당진철의 눈에는 알 수 없는 눈물이 차올랐다.


‘이 얼마나 오랜 시간이었던가.’


벌레처럼 살다가, 쓰레기처럼 죽어야만 했던 나날.


다행스럽게도, 천지신명께서 자신을 불쌍히 여기셨는지, 다른 세상의 삶을 새로 누리게 해주었다.


전생의 기억을 그대로 가진채로.


‘거기서도 답이 없긴 했지.’


자신이 태어난 곳은 무척이나 삭막한 곳이었다.


인정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존재하지 않았으며, 가지고 있는 재산에 의해 전혀 다른 계급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오로지 믿을 것은 돈과. 자기 자신 뿐.


당진철은 가지고 있는 지식과 경험으로 이 삭막한 세상을 헤쳐나가기로 결정했다.


힘들고, 애를 먹는 부분도 있긴했지만, 지니고 있던 천재성과 재능이 그를 의학계의 혁명이라 불리우게 만들었고, 당진철이 만들어낸, 온갖 약과 백신들이 그를 의약 회사를 설립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돈도 많이 벌고, 하고자 하는 일도 모두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전생이나, 지금이나 그의 목표는 변함이 없었다.


‘꼭 복수를 하고야 말겠다.’


꺼지지 않은 불같은 원한.


그것은 지금 이 자리까지 올라오게 만든 무한한 원동력이나 다름 없었다.


전생의 자신을 무시하고, 배척하고 나중에는 독의 의한 실험체로 취급해 죽게 만들었던, 사천당문.


환생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독한 고생길이 당진철의 원한을 끊임없이 키우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해냈었지.’


언제부터인가, 세계 곳곳에 나타나던, 차원의 문.


그것은 당진철에게 있어서 엄청난 기회나 마찬가지였다.


당진철은 의약회사가 벌어들이는 자금력을 모조리 쏟아부어서 차원의 문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곳에서 몬스터가 튀어나오고,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을 때도, 그는 전혀 게의치 않았다.


돌아가고야 말겠다!


강렬한 복수의 희망.


그렇게 당진철은 자금을 모조리 쏟아부은 차원문의 연구에 성공하였고, 자신의 전생이 살던 곳, ‘중원’으로 돌아 올 수 있었다.


너무나 오랜시간이었다.


무척이나 고통스런 시간이었다.


당진철은 흐르는 눈물을 훔쳤다.


“이제 다 뒤졌어!!”


가지고 있는 것들로 모조리 파멸시켜 주마!


아예 사천당문이라는 이름도 못듣게 아예 가루하나 남지 않게 모조리 불살라버리리라.


모든 준비는 다 갖춰졌다.


거기서 가지고 온, 온갖 물품들이 이 가운에 다 담겨져 있었다.


그가 흰 가운은 쓸어내리니, 묘한 움직임과 함께 흰가운이 일렁였다.


-촤르르르륵.


마치 뱀의 비늘이 파도치는 듯한 그런 움직임.


“그럼 가볼까?”


당진철이 한 쪽 입꼬리를 씨익 올렸다.


“가문을 멸하러.”



-------



“이건 또 뭐야?”


당진철은 멍청하게 서서 자신 앞에 있는 것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의 앞에 있는 것은 당문의 선대가 쌓아올린 으리으리한 성주와도 같은 곳.


당진철이 기억하는 유일한 사천당문의 문이자, 입구였다.


문제는,


[흑독문(黑毒門)]


현판에는 사천당문의 이름이 아닌, 아예 다른 이름의 문패가 붙어 있는 것이 아닌가.


‘아니 어떤 정신나간 또라이가 가주가 되었기에, 당문의 문패를 이따위로 바꿔놓은 거야?!’


항시 전통과 예를 중시하던 원로원에서 입에 게거품을 물었을 게 뻔한데······.


당진철이 입만 벌린체 쳐다보고 있자, 그 문앞을 지키던, 두 명의 남자들이 당진철에게 다가와 으름장을 늘어놓았다.


“왠 놈이냐!”


전신 근육이 꿈틀 대는 험악한 인상의 두 남성.


당진철이 기억하기로는 적어도 사천당문에서 이런 문지기는 존재하지 않았다.


최소한의 무인으로서의 예의나, 관록이 갖춰져야 사천당문을 대표하는 얼굴로서 문지기를 세울 수 있는 법인데,


‘생긴게 꼭 삼류 왈패나, 저잣거리에서 서민들 등을 쳐먹는 사파놈들처럼 보인단 말이지.’


사천당문의 일원처럼 보이지 않는 낯선 문지기.


기묘한 문패.


무언가 이상했다.


당진철은 조심스레 다가와, 오랜만에 포권을 취했다.


“지나가는 과객이온데, 하나만 여쭤봐도 되겠소?”


“뭐야, 외지인이었나?”


“보아하니, 다른 지역에서온 광대같은데, 감히 우리에게 말을 걸다니, 건방진 놈이로군.”


‘광대? 건방져?’


당진철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저 물어봤을 뿐엔데, 건방지다와 광대라는 말을 들을 줄이야.


하지만 조금 생각해보니 곧 납득이 되는 부분이 있긴 했다.


지금 현재 당진철이 입고 있는 이 곳 사람들의 복장과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브라운 계열의 스웨터와, 안에 받쳐 입은 와이셔츠와 넥타이.


그리고 아래에는 일자로 잘 관리가 잘된 검은색 정장바지.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겉에 입은 의료용 흰 가운이었다.


‘아무래도 너무 눈에 띄는 것 같군.’


당진철은 저도 모르게 쓴 웃음을 지었다.


‘일단은 아무런 의심을 사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지금 무슨 일인지는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무언가 크게 잘못되었다는 것만은 느낄 수 있었다.


당진철은 머릿속으로 자신의 소개를 잘 정리한 후, 입을 열었다.


“제가 광대는 아니옵고, 저기 서역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장사꾼 이온데, 마침 사천에서 드문 약재가 있어 구하려고 찾아왔습니다.”


오랜만에 취해보는 포권이었지만, 당진철의 자세는 그야 말로 완벽하기 그지 없었다.


그 누구도 지적할 바 없는 완벽한 자세.


“서역? 그럼 네놈의 그 요상한 꼴이 서역에서 나오는 옷이렸다?”


“예. 서역에서는 평상복이나 다름 없습니다.”


“그렇군.”


그제야 기이한 눈초리가 사라지는 두 흉악범의 모습.


그들의 의심이 사라졌다는 것을 느끼자, 당진철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생긴대로 멍청한 새끼들이라, 다행이다.’


이런 모자란 놈들을 당장이라도 처리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지금 사천의 생태계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 알 수 없는 마당에, 그런 큰 모험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사천당문의 상태도 뭔가 이상하고 말이지.’


조금만 더 정보를 취합하고 나서 움직여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따.


당진철은 숨을 가다듬고 그들에게 물어보았다.


“혹시 이곳 이름이 당문이지 않았습니까?”


“뭐?”


한 녀석의 인상이 순간 험악하게 변한다.


“이런 염병할 새끼가 지금 뉘앞이라고 함부로 주둥아리를 놀리는 거냐!”


“야야, 참아 참아. 괜히 이런 모지리녀석을 건들여 봤자. 우리만 부사님께 혼난다고. 저번에도 다른 순번인 놈이 앞마당에서 거지새끼 하나를 손봐줬다가 피본거 기억안나?”


“아, 그랬지 참.”


지들끼리 뭐라뭐라 속닥이더니, 곧 어흠 하며, 당진철 앞으로 다가온다.


“이봐 네 눈엔 저게 안보이냐? 어디서 듣도보도 못한 당문이라는 소리를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곳은 엄연히 사천흑독문의 앞이다. 함부로 주둥아리를 후리다가는 산채로 팔다리를 뽑아버릴테니 그리 알도록.”


“···사천···흑독문?”


이게 뭔 개소리인가?


아니 그럼 이 현판이 진짜란 말인가?


‘그럼 당문은?’


여기까지 생각이 미친 당진철이 미친 듯이 문지기에게 달라붙었다.


“이, 이보시오. 그럼 당문은? 당문은 어디갔소?”


“당문?”


한 녀석의 고개가 모로 꺾였다.


“그게 뭔데? 먹는거냐?”


“머, 먹는 거냐니······.”


기가 찼다.


이 사천의 맹자로서 근 천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당문이 고작 이 불량배의 입에서 한낱 먹을 거리로 전락했다니······.


“여튼 여긴 네가 원하는 당문이니, 뭐니 하는 건 없다. 볼일 끝났으면 이만 꺼져라.”


명백한 축객령.


당진철은 뭐라 말을 하지 못하고, 그 자리를 떠날 수 밖에 없었다.


‘아니, 이 개같은 경우가 다 있나······.’


무언가 크게 문제가 생긴 게 분명했다.


‘설마 완전 다른 곳으로 떨어진건가? 당문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 시대로??’


희박하지만, 그럴 가능성이 없지 않아 있었다.


‘차원문 연구의 전문가인 강박사도 말했었지.’


차원의 흐름은 그렇게 마음대로 통제하는 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다고.


시간이 다소 일찍일 수도, 느려질 수도, 아예 완전히 다른 분기일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일단은 정보가 필요해.’


당진철의 걸음이 빨라졌다.



--------



“당문? 그게 뭐요? 뭐, 새로 생긴 문파이름이오?”


“글쎄······. 들어본적이 없구려.”


“당문? 사천에 그런곳이 있었나?”


당진철이 발품을 팔면 팔수록, 그의 어깨가 아래로 쳐져갔다.


혹여 지나가는 사람들이나, 상인에게 물어보았지만, 그들은 사천당문은커녕, 당씨 성을 가진 사람들이 존재하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진짜로 잘못온건가?’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객잔에서 약을 팔고 있는 한 노인이, 왠만한 옛 일들은 다 알고 있다는 것이었다.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물어보고······.’


안되면 무슨 수를 써서든, 다시 차원문을 찾아 돌아가야 한다.


그렇게 당진철은 객잔 문을 열었다.


“어서옵쇼!”


오랫동안 듣지 못했던, 익숙하고도 그리운 점소이의 어투.


‘좋군.’


“뭐부터 드릴깝쇼?”


“다른 건 됐고, 혹시 여기에 추노인이라는 사람 있느냐?”


“추 노인이요?”


서글서글한 점소이의 눈이 어느 방향으로 향한다.


당진철이 그쪽을 쳐다보자, 한 탁자에서 흥청망청 술을 들이키는 한 고주망태의 노인이 보였다.


“고맙네.”


당진철은 점소이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허겁지겁 고주망태의 노인을 향해 다가갔다.


“실례합니다만, 혹, 추노인 되십니까?”


“···응? 날 아나?”


노인이 술에 취한채, 게슴츠레한 눈빛으로 당진철의 이모저모를 살펴보았다.


“딱히 그런건 아닙니다만, 이 사천땅에서 가장 오래 사셨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말입니다.”


“뭐, 이 바닥에서 좀 오래 일하긴 했지.”


고주망태, 아니 추노인은 당진철을 향해 씨익 웃으며, 자신의 손을 보여주었다.


‘···음?’


보자마자 당진철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추노인의 한 손이 엉망으로 일그러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붕대로 치료한 듯, 대충이나마 감아 놓은 것처럼 보였지만, 손뼈가 얽키섥키 제멋대로 방치되어 있는데다가, 무언가 처치를 잘못받았는지, 누런 진물이 잔뜩 묻어 있었다.


“클클, 손이 요모양 요꼴이 되기 전까지 말이야.”


쓰게 웃으며 말하는 추노인의 얼굴엔 옅게나마 회한이 느껴졌다.


‘손을 아예 박살을 내놨군.’


비록 오래되어 보이는 골절이었지만, 의사로서로 경력이 꽤 긴 당진철의 눈에는 그 골절이 장인의 실수로 보이지 않았다.


악의적으로 느껴지는 치명적인 골절상.


이건 분명 누군가가 일부러 노인의 팔을 노려서 부숴버린 것이 분명해 보였다.


‘뭐, 나랑 상관없지.’


당진철은 애써 추노인의 골절상을 무시하고, 묻고 싶은 것을 물었다.


“그럼 혹시 당문라고 알고 계십니까?”


“···당···문?”


추노인의 주름진 눈동자가 커졌다.


“···설마 그 저주받은 마을을 말하는 겐가?”


“···저주?”


이게 왠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인가?


당진철의 머리 위로 물음표만이 가득하게 퍼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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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마교의 수상한 그림자. +3 24.06.25 380 13 12쪽
52 무상금광신공(無想金光神功) +2 24.06.24 433 9 11쪽
51 연화스님의 고민. +2 24.06.21 455 14 12쪽
50 그는 제가 치료해야 할 병마였을 뿐입니다. +3 24.06.20 468 1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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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피비린내나는 전투. +2 24.06.18 476 11 12쪽
47 그들의 위기. +2 24.06.17 479 12 12쪽
46 청성파의 제자와 격돌. +2 24.06.16 511 13 11쪽
45 우리는 손에 쥘 수 있을 만큼만, 사람들을 구할 수 있습니다. +2 24.06.15 506 12 13쪽
44 아미파에 만연해 있던 병. +2 24.06.14 495 13 12쪽
43 손목 터널 증후군. +2 24.06.13 497 1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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