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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바리 님의 서재입니다.

귀환 신의(歸還神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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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뚝이.
작품등록일 :
2024.05.08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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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1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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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4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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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아미파에 만연해 있던 병.

DUMMY






“장문인, 지현사태께서 도착하셨습니다.”


“아, 사숙께서······.”


아미파 장문인의 표정이 활짝펴졌다.


회의실에 문이 열리자, 지현사태를 비롯한, 당진철 일행이 그 자리에 모습을 드러냈다.


“장문인 아미의 제자 지현이 지금 막 도착하였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지현 사숙. 그렇다면, 그 분이······?”


“예, 사천신의이십니다.”


지현사태의 소개에, 당진철 일행이 나서서 장문인에게 인사를 했다.


“독의 당진철이라고 합니다.”


“저, 저, 저는 다, 당의원님의 제자 소령이라고 해요.”


“당의원님의 제자 적화령이라고 합니다. 만나뵙게 돼서 영광입니다. 장문인.”


“···당스승님의 첫 번째 제자. 견문호라고 하오.”


적화령의 소개까지 옅은 미소를 띄며 인사를 받던 장문인이, 견문호의 소개에 표정이 살짝 굳었다.


“···실례합니다만, 흑독문의 견마적과 무슨 관계인지 물어봐도 될까요?”


견문호는 잠시 눈치를 살피바다가, 이내 어렵사리 입을 열었다.


“···흑독문의 대공자 였습니다.”


그러자 장문인을 제외한, 주변에 있던 여승들이 웅성웅성댄다.


“다들 조용!”


이에 장문인이 불단을 내려치자, 웅성거림은 잦아들었지만, 당진철 일행을 향한 불신의 눈초리는 사그라들지 않았다.


“···대공자였다라······. 그럼 지금은 아니라는 건가요?”


“지금은 스승님의 첫 번째 제자가 되어, 스승님을 모시고 있습니다.”


당당하게 말하는 견문호의 태도에, 장문인의 눈에 이채가 서렸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그럼 저는 대공자 견문호가 아닌, 사천신의님의 제자 견문호로서 대하겠습니다.”


“그렇게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장문인은, 당진철과 일행들을 향해 포권을 취하며 고개를 숙였다.


“아미의 장문을 맡고 있는 연경이라고 합니다. 사천신의께서 아미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환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장문인.”


“그럼 먼길을 오셨으니, 일단 여독부터 푸시지요.”


하지만 그 말에 반대하는 사람이 있었다.


“죄송한 말이지만, 환자부터 볼 수 있을까요?”


그것은 바로 당사자인 당진철이었다.


갑작스런 당진철의 말에, 장문인 연경이 의뭉스런 얼굴로 그를 돌아보았다.


“지금 바로 말입니까?”


“예, 그렇습니다.”


장문인의 고개가 갸웃거릴 즈음에, 당진철의 말이 이어졌다.


“···아무래도 환자가 조금 걱정돼서 말입니다.”


당진철은 진지하게 장문인의 얼굴을 보며 말했다.


“그러셨군요. 알겠습니다. 제가 길을 잘 아는 제자 하나를 붙여 드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만, 장문인. 지현사태께서 안내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만?”


당진철의 그 말에, 장문인의 눈썹이 꿈틀댔다.


지현 사태는 현 장문인의 사숙이자, 아미에서 자랑하는 복호승을 가르치는 큰 어른이었다.


그런 분을 고작 손님에 비한 당진철의 안내역으로 내 달라니.


장문인은 싸늘하게 말했다.


“그 말씀은······.”


아니, 말하려 했다.


“아니, 장문인 이 늙은이가 안내역을 하게 해주시오.”


지현사태가 먼저 말을 꺼내지 않았다면.


“···사숙?”


“장문인, 내가 이분을 데리고 연화에게 가보겠소. 그래도 내 제자라 사부인 내가 안내역을 자청하는게 이치에 맞지 않겠소?”


“으음······.”


장문인은 잠시 고심하다가, 결국 허락을 하고야 말았다.


“어쩔 수 없군요. 그럼 사숙께서 신의를 모시고 연화에게 가주세요.”


“감사하외다, 장문인.”


지현사태는 제자들과 당진철을 데리고 회의장을 빠져나왔다.


장문인은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이내 한숨을 내쉬었다.



-------




지현사태는 한참이나 말없이 앞서 걷다가, 복호사를 나서자마자, 당진철에 물었다.


“당의원, 질문이 있는데,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말씀하시지요.”


“어째서 나를 지목한 것이오?”


당진철은 그런 그녀의 말에 잠시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아미에 무언가 문제가 있는 것처럼 느껴져서입니다.”


“문제?”


“예.”


당진철은 아미산 중턱, 즉 복호사에 도착할 때까지, 주변을 살피며 올라왔었다.


지나가는 아낙,


목수,


아미파 여승들로 보이는 비구니까지.


당진철의 눈안에 비치는 모습들중에서 무언가 이질적인 것을 발견했다.


“아미에는 무승들만 있습니까?”


“아니오. 여기도 사람들이 사는 곳인데, 무승들만 있겠습니까. 학승도 있고, 무학만을 연구하는 승려도 있고, 그저 불법을 닦는데 중요시 하거나, 먹을 양식을 만들어주는 식승도 있지요.”


허허롭게 말하는 지현사태. 하지만, 당진철은 그런 그녀의 말을 허투투로 듣지 않았다.


“그렇다면 혹시, 무승들에 비해 다른 비구니들은 굉장히 피곤해 하거나, 지쳤다거나 그러진 않으셨습니까?”


“음?”


지현사태의 고개가 갸웃거린다.


“그건 무슨 의미요?”


“아무래도 환자분이 괜히 손목 아프다고 하신건 아닌거 같아서요.”


“···예?”


지현사태의 놀라움을 뒤로 한, 당진철은 지나가던 여승들의 상태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호흡이 짧고, 무기력증 증상이 남아 있군. 근육통도 있고······.’


그래서 혹시나 해서, Z.O.R을 이용해 지나가던 여승 하나를 몰래 스캔해보았다.


짧은 지나침이었지만, Z.O.R은 훌륭히 일을 수행해냈고, 당진철은 결과를 받아볼 수 있었다.


그리고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혹시나 물어보는 거지만, 아미파가 봉문했을 때, 어떤 것을 주식으로 활용하셨습니까?”


“주식이라면··· 그냥 쌀과 아미산에서 나는 나물로 밥을 해먹었습니다. 나물이 채집이 안될 때는 그냥 밥만 해먹을 때도 있었죠.”


‘역시······.’


당진철은 고개를 끄덕였다.


어째서 연화스님에게만 손목 터널 증후군이 생겼던 건가?


어째서 지금까지 아무 이상없이 난피풍검법을 배웠던 이들 중에, 어째서 연화스님에게만 그런 증상이 일어났던 것일까.


당진철은 그것이 지나가던 여승이 걸린 병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했다.


여승이 걸린 병의 이름.


그것은 다름 아닌 각기병이었다.


‘내가 왜 이 생각을 못했지?’


오직 쌀이 주식인 지역에서만 생겨나는 풍토병인 각기병.


비타민B1이 부족하면 걸리는, 각기병은, 무기력증과 부종, 수전증, 신경염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영양소결핍에 따른 증상인 셈이었다.


‘아미파의 무인들은 심공으로 대체제를 어떻게든 해결했겠지만, 다른 학승, 불승들에게는 의미가 달랐겠지.’


하지만 그렇다고 내공만으로 버티기에는 영양소 결핍으로 인한 증상이 생각보다 잘 나타냈을게 분명했다.


‘그 결과가 환자의 손목 터널 증후군과도 연관이 있었을 것이다.’


영양소 결핍으로 제대로된 성장을 못하는 근육이 어떻게, 과도한 운동을 견딜 수 있을 것인가.


모르긴 몰라도, 뒤에서 따라오는, 두 여승, 연정과 연혜 또한 상황이 다르진 않을 것이었다.


“세상에, 올바르지 않는 식습관으로 인해 생기는 병이라니······.”


이야기를 들은 지현사태는 놀라움을 금치못했다.


비록 아미파의 제자들 중 몇몇이 피곤함과 노곤함을 호소하기도 했지만, 그것은 봉문의 여파로 인해 바깥에 나가지 못하는 반증이라 여겼었다.


물론 바깥의 상황도 호열랄에 여의치 않아, 온갖 사이비와 죽음이 넘쳐났기에, 오히려 봉문했던 것이 더 나았다고 생각했었는데······.


“아미의 큰 어른으로서 무척 부끄럽군요. 제자들이 그런 고통을 겪고 있는지도 몰랐고······.”


“그리 자책하지 마십시오. 본래 그런 것은 당연한 겁니다. 전문가도 아닌 어떤 사람이 그런 것을 쉬이 눈치 챌수 있었겠습니까.”


사실 이 시대에는 각기병에 대한 연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당진철이 아니었으면, 이런 일이 있는 줄도 모르고 그냥 지나칠 가능성이 높은 것 또한 사실이었다.


“여튼 최대한 콩과 잡곡을 섞는 쪽으로 식단을 계획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 정도만으로도 대략 9할은 자연스레 치유가 될 것입니다.”


“감사하오, 정말 감사하오.”


그렇게 각기병에 대한 이야기와 식습관에 대한 이야기를 두런두런 나누며 걸어가자, 한 아담한 흙으로 지어진 초옥(椒屋) 한 채가, 눈에 들어왔다.


“이곳이 저와 제자들이 머무는 곳입니다. 연화는 이곳에 있을 겁니다.”


지현사태가 눈짓을 하자, 연정스님이 고개를 고개를 끄덕이고는, 소리쳤다.


“연화 사저! 사부님께서 오셨어요!”


크게 소리 질렀건만, 집에서는 아무런 소리가 들려오지 않았다.


“···자고 있나?”


“제가 한번 들어가볼께요. 사저.”


연혜스님이 지현사태에게 잠시 합장을 한 후, 곧바로 집안으로 가까이 들어가, 소리쳤다.


“연화 사저! 아직 주무시면 어떻게 해요! 사부님께서 오셨다니까요. 얼른 일어나봐요!”


그렇게 집에 들어가길 조금 지났을까?


연혜스님이 나오면서, 지현사태에게 외쳤다.


“사부님! 연화사저가 안보여요!”


“뭐?”


지현사태와 연정스님이 허둥지둥 집안으로 들어갔다.


당진철 일행은 서로를 바라보다가, 조심스레 초옥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연화야!”


“연화사저!”


“어딨어요, 연화사저!”


당진철은 초옥에 들어가다 말고, 문득 신경쓰여 문 아래쪽을 바라보았다.


그쪽에는 아까 오면서 보았던, 익숙한 모양의 붉은 부적 하나가 떨어져 있었다.


“사부님! 연정사저! 여기로 와보세요. 여기 서신이 있어요!”


“어디, 어디 한번 보자꾸나.”


문 안에서 지현사태가 빠르게 서신을 읽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




연화는 아미산을 급하게 내려가고 있었다.


아무도 모르게,


하지만 그 누구보다 빠르게,


경공을 펼치고 있는 그녀의 육신은 풀 숲과 고개를 자유로이 헤치며 내달리고 있었다.


‘사부님, 죄송해요.’


지현사태가 자신의 손목 치료를 위해, 사천신의라는 사람을 만나러 아미의 문턱을 넘었건만, 연화는 그 소문을 믿지 않았다.


‘세상에 그런 사람이 있을리 없어.’


갑작스레 사천에서 나타나, 불치라 불리던 병들을 하나 둘씩 고치기 시작하더니, 결국엔 지독한 호열랄까지 고친 신의 손을 가진 의원의 이야기.


마치 전설과도 같은 소문을 곧이 곧대로 믿을 정도로 연화는 바보가 아니었다.


‘아니, 내 손목은 이미 손도 못써볼 정도로 망가졌어. 아마 의원, 아니 신의라는 작자가 진짜다 해도, 손쓸 방도는 없었을거야.’


그렇다면 믿을 수 있는 건, 하나 밖에 없었다.


연화는 승복 품속에서 무언가를 하나 꺼냈다.


그것은 바로 붉은색 글씨로 도배된 부적이었다.


아미산에 올라온 한 행화객이 가지고 있던 부적.


‘이것만 있으면, 호열랄도 함부로 못온데요, 스님.’


‘아미타불. 부처님께서는 이런 삿된 것에 현혹되지 말라 하시니, 버리시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하지만, 이 부적의 효능은 진짜인걸요. 제가 사는 마을에서 호열랄이 돌았지만, 저희집만은 피해가더라구요.’


‘···아미타불.’


그때 자신의 승복 안쪽에 몰래 찔러 주던 향화객.


연화는 부처님을 모시는 몸으로서 거부하려고 했지만, 손목이 너무 아파, 거부할 수 없었다.


‘만약 진짜로 효능이 있다면······.’


의원도 고치지 못한 것을, 만약 삿된 힘이지만, 그 종교의 힘으로 고칠 수 있다면.


‘그럼 나는······.’


연화는 거기까지 생각에 미치자, 부적을 소중하게 쥐었다.


그들이 모이는 장소는 이미 다 알고 있었다.


‘사부님 죄송해요. 이 죄는 제 손목이 다 나은 후, 갚을께요.’


연화는 자신의 정체가 탄로나지 않게, 죽립을 깊게 눌러 쓰고, 검은 들키지 않게, 천으로 감싸 봇짐에 그대로 맸다.


마을에는 사람들의 모습은 잘 보이지 않았다.


호열랄의 폐해 덕분에, 사람들은 드문 드문 보였으며, 부적들이 붙어 있는 대문이 간간히 보였다.


무척이나 을씨년 스런 분위기.


들어가기 망설여진다.


하지만,


‘손목만 고치면, 곧바로 돌아갈거야. 손목만 고치면······.’


연화는 약해질려는 마음을 다잡고, 문을 두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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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화살 받이 NEW +2 18시간 전 164 8 13쪽
56 청성파의 등장 +3 24.06.28 293 12 12쪽
55 떠나려는 사람을 붙잡아 두는 방법. +3 24.06.27 324 8 13쪽
54 음모. +3 24.06.26 328 11 13쪽
53 마교의 수상한 그림자. +3 24.06.25 380 13 12쪽
52 무상금광신공(無想金光神功) +2 24.06.24 433 9 11쪽
51 연화스님의 고민. +2 24.06.21 455 14 12쪽
50 그는 제가 치료해야 할 병마였을 뿐입니다. +3 24.06.20 468 10 12쪽
49 서, 설마 사천···당문······? +2 24.06.19 506 12 12쪽
48 피비린내나는 전투. +2 24.06.18 476 11 12쪽
47 그들의 위기. +2 24.06.17 479 12 12쪽
46 청성파의 제자와 격돌. +2 24.06.16 511 13 11쪽
45 우리는 손에 쥘 수 있을 만큼만, 사람들을 구할 수 있습니다. +2 24.06.15 506 12 13쪽
» 아미파에 만연해 있던 병. +2 24.06.14 496 13 12쪽
43 손목 터널 증후군. +2 24.06.13 497 13 13쪽
42 비무 +2 24.06.12 520 14 12쪽
41 네놈이 의원이더냐! +2 24.06.11 503 15 12쪽
40 수상한 오해. +3 24.06.10 546 16 12쪽
39 음모의 싹 +3 24.06.09 555 16 12쪽
38 소금은 확보해놨소 형님. +2 24.06.08 550 13 12쪽
37 영웅이 되실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2 24.06.07 562 15 12쪽
36 나도 사람을 살릴 수 있구나 +2 24.06.06 588 18 13쪽
35 호열랄(虎列剌:콜레라) +2 24.06.05 589 17 12쪽
34 사천의 의약당. +4 24.06.04 636 17 14쪽
33 초월의 선택. +3 24.06.03 651 15 12쪽
32 복수의 시간. +4 24.06.02 703 14 12쪽
31 천변만화공의 위력. +3 24.06.01 698 1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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