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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바리 님의 서재입니다.

귀환 신의(歸還神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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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뚝이.
작품등록일 :
2024.05.08 13:03
최근연재일 :
2024.07.01 12:10
연재수 :
5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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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906
글자수 :
312,071

작성
24.06.20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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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글자
12쪽

그는 제가 치료해야 할 병마였을 뿐입니다.

DUMMY




-다그닥, 다그닥.


-다그닥, 다그닥.


마차가 무시무시한 속도로 대로변을 돌파한다.


“이랴! 이랴!”


청성의 제자중 하나인, 무연 도장이 열심히 채찍질하며 몰고 있는 탓이었다.


다행이도 대로변엔, 호열랄 때문에 사람이 별로 없어서, 마차가 아무리 빨리 달린다 해도, 걸림돌이 될만한 건 아무것도 없었다.


“생각보다 심각하군요, 이건.”


당진철이 견문호의 상처를 살피며, 중얼거렸다.


걸레짝이 되어버린 등.


하지만 문제는 심한상처가 있다는 것이 아니었다.


‘피가 너무 빨리 응고되는 군.’


출혈량이 많아 쏟아지는 것또한 문제겠으나, 지금 견문호의 상태는 이와는 정 반대였다.


피가 빠른속도로 굳기 시작하더니, 혈관이 막혀, 제대로 된 혈액 순환이 되지 않는다.


문제는 이 피가 응고되는 속도였다.


‘너무 빠르군. 이러다간 닷새도 전에 혈액이 전부 굳어버려 사망하겠어.’


흐르지 못해 굳어버리는 혈액은, 영양분을 제대로 몸에 제공하지 못한다.


그렇게 된다면 사람은 그대로 말라죽을 수 밖에 없게 된다.


“저어, 견공자는 살 수 있는 건가요?”


어느사이엔가 깨어난 연정이 조심스레 당진철에게 묻는다.


당진철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당연히 살릴 수 있습니다. 몇 가지 재료가 필요하지만 말이죠.”


항 응고제.


피를 굳지 않게 하는 약품만 있다면 견문호를 살리는건 일도 아니었다.


‘차라리 지금 상황에서 피를 흘리지 않는다는 게, 치료하기 편해서 좋군.’


하지만 그 말에 반박한 사람이 있었다.


“그 말 진짜요? 혈암백단공에 당한 사람은 분명 몸속의 피가 말라붙어 닷새안에 죽는다고 알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지현사태였다.


의구심과 경악이 혼재되어 있는 눈빛이 그녀의 심경을 대변해준다.


당진철은 그녀의 말에 고개를 그떡였다.


“뭐, 맞긴 합니다. 이것저것 검사해본 결과, 문호의 피는 혈액이 계속해서 굳고 있어서, 그 시간안에 사망하는 것은 진짜니까요.”


어쩌면 혈암흑백공이라는 무공자체가 그런 무공일지도 모른다.


아까 보았던 시산혈마의 무공은 오로지 피를 통해, 상대방을 공격하거나, 베어버리는 독특한 특성을 지니고 있었으니까.


‘무슨 원리로 그렇게 되는 지는 모르겠지만, 혈액들을 모조리 응고하게 만드는, 그런 특수한 내공심법인 것이겠지.’


하지만 당진철은 다르다.


원인을 알았으면, 해결방법 또한 자연스레 나와야 하는 법.


당진철은 지현사태에게 혈액이 어떻게 응고하는 가에 대한 이야기와, 이것을 항 응고제로서 대체하면 살 수 있다는 이야기를 간단하게 전해 주었다.


“세, 세상에 혈암백단공을 그런 식으로 파훼를 할 수 있다니······.”


“본디 사람은 모르는 것이 있음녀 그만큼 공포를 느끼기 쉬워집니다. 뭐, 반대로 말하면 알게 된다면 그만큼 공포감은 옅어지게 되죠.”


당진철은 견문호의 몸에 붕대를 칭칭 감아주는 것으로 끝냈다.


지현사태는 그런 당진철을 의구심 어린 눈빛으로 가만히 직시했다.


“당의원. 실례합니다만, 조금 직설적이게 물어봐도 될까요?”


“예? 아 예. 아까 설명이 부족했던거라면 무엇이든 물어보십시오.”


“당신은 도대체 누구입니까.”


그 순간 마차안에 흘렀던 공기가 굳었다.


“······.”


“······.”


연화도,


연혜도,


청성의 제자들도,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기묘한 침묵.


그 침묵을 깬 것은 다름아닌, 당진철이었다.


“···무슨 말씀이신지, 저는 사태께서 보고 있는 대로, 의원입니다만······.”


“제가 아무리 오랫동안 봉문한 아미파에 갇혀 살았다고는 하나, 세상 물정 모르는 어린아이는 아닙니다.”


지현사태는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어나갔다.


“세상에 어떤 의원이, 시산혈마와 혈인대를 벌레죽이듯 가볍게 몰살시키고, 맞으면 9할은 죽는 다는, 혈암백단공을 단 한번만 보고 그리 쉽게 파훼하겠습니까.”


“으음······.”


마차안에서 청성의 제자중 하나인 무진이 신음을 흘렸다.


생각해보니, 마교대전 때 악명 높았다고 불리는 시산혈마를 만나고도, 고작 이 정도 밖에 부상자가 생기지 않았다는 것은, 그야말로 천운이 따로 없었다.


스치기만 해도, 피가 말라붙어 죽어버린다는, 혈암백단공은 청성파에서도 무척이나 잘 알려진 마공이었다.


그런데, 그런 그를 이 의원이 단신으로 막는 것도 모자라, 아예 죽여버렸다니······.


‘장문인께서 이 자를 만나보라 라는게 이런 뜻인건가?’


사천 당문의 전인.


당씨 가문의 후손.


그 말이 이처럼 전율적으로 들려온 건, 지금이 처음이었다.


하지만 무진은 굳이 이 생각을 입밖으로 내지 않았다.


그저 침묵을 고수 한 채, 어떻게 청성파에 보고를 올려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뿐.


“사태께서는 저를 어떻게 보고 계신지는 모르오나, 저는 그저 한낱 떠돌아 다니는, 독의(獨醫)일 뿐입니다.”


“아니 당의원께서는 한낱 의원이 그 마두를 죽인다는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예, 충분히 말이 됩니다.”


당진철에 단언에, 지현사태의 표정이 단번에 굳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당진철은 지현사태의 의구심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바라보며 말을 계속 이어나갔다.


“그자는 사람이 아닌, 병마였으니까요.”


“병···마요?”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지현사태가 떠듬떠듬 입술을 뗐다.


당진철은 그런 의문에 당당히 고개를 끄덕였다.


“사람들을 비탄에 빠트리고, 오롯히 고통을 퍼트리며, 이윽고 죽음으로 끌고가니, 가히 지독한 병마가 아니고 뭐겠습니까. 그러니 의원인 제가 당연히 그를 절제해서 제거해 버리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실로 어처구니가 없는 대답이었다.


당진철의 말을 단순히 믿는다면, 세상 천지에 있는 의원은 전부 천하 제일인이 아니었던가.


“세상에 그런 이유로 시산혈마를 죽일 수 있다니······.”


허망하게 말하는 지현사태의 말에 당진철은 씨익 웃으며 말했다.


“이 세상에 제가 고치지 못하는 병은 없으니까요.”




----------




마차는 빠른 시간 내에, 아미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일행들은 곧바로 견문호를 연화가 기거하는 초옥으로 옮겼다.


“세상에! 견 공자님이 정신차려보세요!”


“당의원님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에요!!”


“아아, 좀 지독한 병마가 하나 있어서, 그거 처리 좀 하느라······.”


당진철의 변명아닌, 변명에 당소령이 타박을 줬다.


“아니, 대체 무슨 병마였길래, 이렇게 된거에요? 당의원님은? 당의원님은 괜찮으신거 맞아요?”


“그럼, 물론이지. 병마 따위가 날 어찌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그건 아니지만, 견 공자님께서 저렇게 오신걸 보면, 흔한 일은 아니다 싶어서요.”


“걱정마라. 내가 말끔하게 고쳐줄테니.”


“그건 당연히 걱정 안되죠. 그냥 견 공자께서 저리 깊은 상처를 입으셨는데, 당의원님께서는 어디 다치신데 없나 궁금해서 물어본거에요.”


“그런 이야기는 나중에 해주마, 일단 문호부터 치료하는게 우선이니······.”


당진철의 지시에 따라, 당소령과 적화령이 하얀 경장을 입고는, 그대로 견문호를 침대에 눕힌다.


이들의 대화를 본, 일행들의 표정이 기묘하게 일그러졌다.


‘봤어? 저게 일상인가봐.’


‘세상에 그 악독한 마두를 죽인걸, 그저 병으로 퉁쳐버린다니.’


‘와, 그럼 신의는 얼마나 쎈거지?’


‘역시 사천의 당문.’


당진철은 치료에 앞서, 지현사태에게 한가지 요청했다.


“사태, 혹시 아미산에서 뱀이 많이 돌아다닙니까?”


“예? 아, 그리 많지는 않지만, 어느정도는 돌아다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잘됐군요. 그럼 이렇게 생긴 독사를 좀 잡아다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당진철은 종이에 대충이나마 뱀의 머리를 그려주었다.


“이건 독사가 아닙니까? 이걸 어디다가 쓰실려고······.”


“당연히 치료에 쓰일 예정입니다. 지금 당장 치료에 들어가지 않으면, 큰일나니 어서 빨리 구해주셨으면 합니다.”


“알겠습니다. 제가 책임지고 구해다 드리도록 하지요.”


지현사태는 곧장 제자들과, 자신이 할 수 있는 아미의 제자들을 총 동원해, 뱀을 잡는데 주력했다.


반발이 다소 있었으나, 지현사태가 장문인에게 무언가 언질을 하자, 장문인이 곧바로 장문령을 발동해 그러한 불만들을 내리 눌렀다.


“아미산에 있는 독사들을 모조리 잡아들여라! 어서!”


아미산에는 때아닌 뱀 사냥이 시작되었다.


불가에 귀의한 몸이라 거의 대부분이 산채로 잡아왔기에, 곧 초옥에는 슉슉 거리는 뱀 특유의 소리만이 가득찼다.


“다행이군, 산채로 뱀을 잡아오셔서.”


당진철은 적화령에게 견문호의 간호를 맡긴후, 당소령과 같이, 독사를 골라내곤, 그 출혈독을 채취했다.


다행이도 당소령 또한 이 일에 익숙했는지, 뱀을 보고도 그다지 무서워 하지는 않았다.


“제가 이래뵈도 당가타 근처에 뱀이란 뱀은 모조리 잡아봤죠.”


먹을게 떨어졌을 때, 유일한 식사거리가 근처에 돌아다니는 뱀이라, 마을 사람들이 힘을 합쳐, 뱀들을 잡아먹었다고 말했었다.


여튼 당진철은 뽑아낸 출혈독을 Z.O.R로 단백질을 추출, 가공을 해, 항응고제를 완성 시킬 수 있었다.


“그게, 견 공자님의 병을 치료할 약인가요?”


“예, 하지만 사용에 주의해야 합니다. 이건 굳어진 피를 풀게 만드는 거라, 자칫 잘못하면 출혈사로 환자를 죽게 만들 수 있으니까요.”


“과연, 어떻게 보면 약이지만, 다르게 보면 독이나 마찬가지군요.”


“본디 약이라는게 다 그렇습니다. 적소저. 정확한 용법을 지키지 않고, 사용용도를 잘못 정하면, 사람의 목숨은 우습게 앗아가 버리니까요.”


당진철은 적화령과, 당소령의 도움으로 견문호에게 투약했다.


다행이도 견문호는 내공심법을 익히는 무인이었기에, 자리에 털고 일어나기 까지는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았다.


“죄송합니다, 스승님. 못난 제자가 스승님께 폐를 끼쳤습니다.”


“지랄한다. 다쳤으면, 치료하면 되지, 무슨 얼어죽을 폐는 무슨 폐! 그렇게 따지자면, 네가 제자로 청했을 때부터 민폐덩어리였다.”


“······.”


“쉰소리 그만하고, 적소저를 따라서 수술 준비해라. 이젠 더 시간을 끌면 안돼.”


“···예.”


당진철은 쓸데없는 소리를 하는 견문호에게 타박한 후, 곧바로 연화의 손목터널 증후군에 대한 수술 준비에 들어갔다.


“적소저는 이걸 준비해주시고, 소령이는 저때 만들어놓은 마취제와 항생제를 준비해주렴.”


“넵!”


아무리 당진철과 Z.O.R로 인해 거의 멸균상태가 유지된다고는 하나,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만사불여 튼튼이라고 했어.’


당진철은 이런 열악한 곳에서 최고의 수술준비를 할 순 없었지만, 그래도 가능한한 최선을 다해 준비해 두고 싶었다.


이곳에 도착한 이후로 하는 두 번째 수술.


그것도 무려 칼로 피부를 도려내어, 뼈와 근육을 치료해야만 하는, 개복수술이다.


‘후우, 잘 될지 모르겠군.’


저쪽 세계에 있을 때는, 무척이나 간단한 수술로 통하지만, 이곳에서는 환경이 너무나 열악했기에,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른다.


오랜만에 드는 긴장감.


당진철은 신경세포가 조여오는 기분을 맛보며, 가만히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때 였다.


“당의원, 혹시 안에 계세요?”


젊은 여인의 목소리가 밖에서 나직이 들려온다.


당진철은 익숙한 목소리에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열어보았다.


“무슨 일이십니까, 연화스님.”


민머리를 한, 연화가 다소곳이 고개를 숙였다.


“당의원님, 죄송하지만 저와 산책 하시지 않겠어요?”


달빛이 환하게 비치는 어두운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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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화살 받이 NEW +2 18시간 전 164 8 13쪽
56 청성파의 등장 +3 24.06.28 293 12 12쪽
55 떠나려는 사람을 붙잡아 두는 방법. +3 24.06.27 324 8 13쪽
54 음모. +3 24.06.26 328 11 13쪽
53 마교의 수상한 그림자. +3 24.06.25 380 13 12쪽
52 무상금광신공(無想金光神功) +2 24.06.24 432 9 11쪽
51 연화스님의 고민. +2 24.06.21 454 14 12쪽
» 그는 제가 치료해야 할 병마였을 뿐입니다. +3 24.06.20 468 10 12쪽
49 서, 설마 사천···당문······? +2 24.06.19 506 12 12쪽
48 피비린내나는 전투. +2 24.06.18 476 11 12쪽
47 그들의 위기. +2 24.06.17 479 12 12쪽
46 청성파의 제자와 격돌. +2 24.06.16 511 13 11쪽
45 우리는 손에 쥘 수 있을 만큼만, 사람들을 구할 수 있습니다. +2 24.06.15 505 12 13쪽
44 아미파에 만연해 있던 병. +2 24.06.14 495 13 12쪽
43 손목 터널 증후군. +2 24.06.13 497 13 13쪽
42 비무 +2 24.06.12 519 14 12쪽
41 네놈이 의원이더냐! +2 24.06.11 503 15 12쪽
40 수상한 오해. +3 24.06.10 546 16 12쪽
39 음모의 싹 +3 24.06.09 554 16 12쪽
38 소금은 확보해놨소 형님. +2 24.06.08 550 13 12쪽
37 영웅이 되실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2 24.06.07 562 15 12쪽
36 나도 사람을 살릴 수 있구나 +2 24.06.06 588 18 13쪽
35 호열랄(虎列剌:콜레라) +2 24.06.05 588 17 12쪽
34 사천의 의약당. +4 24.06.04 636 17 14쪽
33 초월의 선택. +3 24.06.03 651 15 12쪽
32 복수의 시간. +4 24.06.02 703 14 12쪽
31 천변만화공의 위력. +3 24.06.01 698 1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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