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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바리 님의 서재입니다.

귀환 신의(歸還神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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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새글

말뚝이.
작품등록일 :
2024.05.08 13:03
최근연재일 :
2024.07.01 12:10
연재수 :
5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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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8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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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피비린내나는 전투.

DUMMY







다행이도, 견문호의 쇠구슬이 효과가 있는지, 이들에게 더 다가오는 이는 없었다.


“연정스님, 연혜스님! 이틈에 어서!”


연정과, 연혜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경공을 펼쳐, 순식간에 연화가 있는 곳으로 달려나갔다.


“자, 잡아!”


“잡아라!”


광신도로 전락한 이들이, 애써 그녀들을 잡으려 했지만, 어찌 잘 단련된 무인과, 일반 양민들이 같으랴.


두 여승은 순식간에 그들의 머리를 타고 넘어와 연화에게 도착했다.


“사저!”


“사저!”


“너, 너희들이 여길 어떻게······.”


연화가 두 여승을 보며, 깜짝 놀랐다.


“사저, 사부님께서 기다리고 계세요.”


“사저의 손을 고칠 수 있는 신의를 찾았어요. 그러니 이런 것은 관두고, 우리랑 같이 가요 사저.”


“···신의라고?”


연화의 두 눈동자가 흔들리며, 자연스레 표정이 굳어졌다.


“사부님께선, 신의를 찾으셨단 말이야?”


“예, 사저. 엄청나게 실력있는 의원이세요.”


“맞아요. 분명 사저의 손목도 고칠거에요.”


연화의 두 눈이 불안하게 흔들린다.


그녀는 할말이 있는 듯, 입술을 오밀조밀 움직이다, 이내 입술을 꽉 깨물곤 한 마디했다.


“···그만 돌아가.”


“사저······?”


연혜가 조용히 연화를 부르지만, 연화는 연혜에게서 고개를 돌렸다.


“사부님께 이야기 해줘, 나는 이 손을 고치기 전까진 절대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사저! 그게 지금 무슨 말씀이세요! 저희가 의원을 데려왔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연정이 화를 내며, 연화의 어깨를 건든다.


그 순간.


-탁!


“놔!”


연화가 연정의 손길을 거칠게 쳐내며, 서릿발과 같은 눈으로 연정을 노려보았다.


“···세상에 그런 의원이 있을리 없잖아!”


“사저······.”


연화의 앙다문 입술이 그녀의 복잡한 심경을 내비쳤다.


원망.


증오.


갈망.


그런 심정들이 고스란히 연정에게 전달되었다.


“나라고 안 알아본줄 알아? 몇 번이나 사부님이나, 니들 몰래 마을로 내려가 그런 의원을 찾아다녔어. 헌데 하나같이 다들 말하더라······.”


연화의 눈에서 눈물이 망울망울 번져나갔다.


“이건 화타가 와도 절대로 고칠 수 없다. 이 세상 그 어떤 의원도 이 손목을 고칠 수 있는 이는 없을 것이다. 원인을 알 수 없으니, 그만 돌아가 달라······.”


“하지만 사저 그건······.”


연정이 안타까움에 입을 열었지만, 연화가 그런 연정의 말을 거칠게 잘라냈다.


“그만둬! 신의를 찾았다느니, 이번 만큼은 다르다느니 그런말은 하지마! 나, 더 이상······.”


-툭.


끝내 떨어지는 한 줄기의 눈물과 함께 연화의 입에서 한마디 입을 열었다.


“더이상 사부님께서 눈물짓는 모습따윈 보고 싶지 않아!”


연화는 알고 있었다.


초옥에 칩거하며, 세상과 등진 것처럼 꾸몄지만, 사부인 지현사태가 얼마나 자신을 위해 헌신적인지 알고 있었다.


매일마다, 복호사에 기거하는 의승을 불러 자신의 손을 살펴보라 명하고,


손목에 좋다는 민간요법을 끊임없이 가지고 와, 초옥 문앞에 조용히 두고 나간 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은 보았다.


이제는 복호승따윈 관두고 싶다며 말하려, 늦은 밤에 몰래 찾아갔을 때, 홀로 의자에 앉아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던 지현사태를.


‘미안하구나. 이 사부가 못나서 너에게 고통을 주는구나.’


도저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얼굴조차 제대로 볼 수 없었다.


‘나 때문에 사부님이, 나 때문에 사부님이······.’


그 때문에 손을 고칠 수 있다는 신통력을 지닌 천신님의 소문을 들었을 때, 얼마나 기뻐했는가.


‘이제 사부님 마음의 짐을 덜 수 있어!’


못미덥긴 했지만, 실제로 찾아가보니, 천신님이라는 사람의 신통력은 무척 대단했다.


걷지 못하는 자를 걷게하고,


앞이 보이지 않는 자를 앞을 보게 하고,


병에 걸린 자를, 그대로 손하나 까딱 하지 않고 고쳐냈다.


만난 돌팔이 의원들보다, 이쪽이 더 믿음직 하지 않은가.


이런 이야기를 들은, 연정이 기가차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사, 사저! 그건 거짓말이잖아요! 그들이 한패일지 아닐지 어떻게 확신하세요?!”


“입닥쳐 사저! 그 이상 천신님을 욕보인다면, 너라도 용서하지 않겠어.”


차가운 그녀의 한마디에 연정과 연혜의 몸이 움찔거렸다.


“사, 사저······.”


“왜, 왜 이러세요, 사저······.”


연혜가 울먹거리며, 연화를 보지만, 연화의 태도는 한 점 흔들림이 없었다.


“그러니 이만 돌아가, 내 손목만 고치면 곧바로 돌아갈거야.”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결국 사매들 앞에서 몸을 돌리고야 말았다.


그때였다.


“고치면 돌아가긴 얼어죽을······.”


“견 공자?”


“견 공자님?”


여승들이 뒤를 돌아보자, 어느사이엔가 다가온 견문호가 연화를 노려보고 있었다,


주변에 광신도들이 견문호를 노려보고 있었지만, 그가 뿌려댄 쇠구슬 때문에 쉽사리 접근 하지 못하고 있었다.


“진짜로 신통력이 존재한다고 믿습니까? 정말?”


“당신은 누구죠?”


연화의 서늘한 말투에 견문호는 주변을 경계하면서 말했다.


“견문호라고 합니다.”


“견···문호? 혹시 흑독문과 연관이 있나요?”


연화의 눈초리가 날카로워진다.


견문호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는 입을 열었다.


“그게 중요한게 아니니 넘어가고···, 여튼 신통력이 정말로 있다고 믿습니까?”


“···전 믿어요.”


“어째서 믿지요?”


“실제로 고치는 모습을 봤으니까요.”


자신있게 말하는 연화. 하지만 견문호는 의구심의 눈초리를 감추지 않았다.


“한번도 의심하지 않았습니까? 그들이 본래부터 멀쩡한데, 일부러 연기를 한다거나.”


“그럴 리가 없잖아요! 천신님께서는 분명 신통력으로 그들을 고친거에요!”


“그럼 그 환자들을 직접적으로 만지거나, 확인하지는 않으셨단 말씀이시군요.”


견문호의 눈이 날카롭게 빛난다 싶더니, 그의 쇠구슬이 측면을 향해 쏘아져 나갔다.


-퍼억!


“아아악!”


그러자 몰래 이들을 덮치려고 접근하던, 한 사내가 무릎을 움켜쥐고 쓰러진다.


“그렇다면 저기 쓰러진 놈도, 천신님이라면 간단히 일어나게 할 수 있겠군요.”


“그건······.”


순간 연화가 주저한다.


사람들이 시선이 모조리, 천신님을 향했다.


“천신님······.”


“천신님······.”


하지만 천신님이라는 작자는 아무런 미동도 하지 않았다.



얼굴도 제대로 보이지 않아, 그의 표정까지는 제대로 확인할 수 없었지만, 견문호는 그가 매우 당황하고 있다는 걸 확신하고 있었다.


“흥! 네놈이 진짜로 천신이라고 한다면, 무릎이 뽀개진 저놈부터 일으켜 세워봐라!”


천신의 얼굴이 견문호 쪽으로 향하다가,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면면을 훑어본다.


그리고는 아무 말 없이, 무릎을 부여잡은채, 주저앉아 있던 남자에게로 다가갔다.


“처, 천신님 죄송합니다. 당신의 신통력을 보잘 것 없는 저에게 써주셔서······.”


천신이 부드럽게, 남자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괜찮다. 너는 충분히 할 일을 잘해줫으니.”


“···예?”


그것이 남자의 마지막 말이었다.


-퍼걱.


수박처럼 깨져나가는 남자의 머리통.


순식간에 공기가 얼어붙었다.


“······.”


참혹한 침묵속에서 소리가 들리는 것은 오직, 머리없는 남자의 목에서 분수처럼 나오는 피뿐.


-쿨럭, 쿨럭.


천신은 전신을 붉게 물들여가는 피를 보며 천천히 자신의 하얀 두건을 벗었다.


“아, 조금만 더 모았으면 완성할 수 있었을 것을.”


두건이 풀리자, 백발로 점철되어 있는 하얀색 머리카락이 흘러나온다.


그 아래에는 한 주름진 얼굴이 드러났다.


마치 마른 고목처럼 말라붙어, 골격이 훤히 다 드러나 보이는 그 얼굴에, 양민들의 얼굴에 형언하지 못할 공포심이 여과없이 드러났다.


“킬킬킬, 아쉽지만, 여기서 그만 끝내는 것도 나쁘진 않지.”


백발의 노인은 아직도 피를 분수처럼 뿜고 있는 시체의 목을 잡았다.


그러자 기이한 소리와 함께, 시신의 피가 노인의 두 손으로 빨려들어가듯 사라지는 게 아닌가.


-꿀럭, 꿀럭, 꿀럭.


노인의 손에 핏줄이 꿈틀거리듯 요동친다.


“으, 아아아아악! 괴, 괴물이다!”


그 말을 기점으로 사람들이 혼비백산하며 사방으로 도망친다.


하지만,


-슉!


“아악!”


어디선가 나타난 흑의인들이 그렇게 도망가는 양민중 한 놈의 목을 그었다.


목에서 나온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오며 바닥에 쓰러지는 한 사내.


“클클클, 도망가지마라. 혈암백단공(血唵魄斷工)을 완성하기 위해선 너희들을 바쳐야 하는데, 네놈들이 도망가면 그럴 수가 없지 않느냐!”


“으아아아악!”


“살려줘!”


그 모습은 가히 지옥과도 같은 모습이었다.


견문호와 두 여승이 하얗게 질린채, 이 광경을 목도하고 있었다.


하지만 연화만큼 충격이 큰 사람은 없었다.


“그, 그럴 리가 없어! 그럴 리가······.”


실낱같은 희망마저 빼앗긴 이의 표정이 이러할까.


연화는 멍하게 피로 칠갑한 지옥도를 목도하며, 비척, 비척 뒷걸음질 쳤다.


“사저······.”


연혜가 그런 연화를 살포시 안아보지만, 연화는 그런 것 쯤은 생각지도 못한 듯, 멍청하게 천신이 하는 짓을 보고만 있었다.


‘젠장 넋이 나가버렸군.’


견문호는 자신의 품에 쇠구슬을 만지작 거렸다.


이게 대체 무슨일인지 모르지만, 그가 해야할 일은 명확했다.


‘당장 탈출해서, 스승님과 합류해야한다.’


지금 전력이라 불릴 수 있는 사람이라곤 오로지 자기 자신 뿐.


아무리 무인이라지만, 무기도 없는 아미파 제자들을 믿기에는 불안했다.


게다가 정신줄을 놓아버린 연화도 있지 않는가.


‘일단 검부터 구하자.’


다행인지, 불행인지. 사람들을 살육하고 있는 흑의인들의 손에는 검이 들려져 있었다.


‘일단 최대한 놈의 검을 뺏는 것을 목표로 한다!’


마음을 결정한 견문호는 이쪽으로 습격해 들어오려는 흑의인을 향해 몸을 날렸다.


-슉!


-캉!


날라가는 쇠구슬과, 그것을 가볍게 막아내는 흑의인.


쇠구슬을 생각보다 쉽게 막아내자, 견문호의 표정이 어두워진다.


흑의인의 입술이 비릿하게 미소 띄더니, 곧바로 견문호에게 접근해, 검을 휘둘렀다.


그 순간,


견문호의 표정이 변한다 싶더니,


-빠악!


하는 소리에, 흑의인의 머리가 갑작스레 뒤로 튕겨졌다.


“바보 녀석. 처음부터 전력으로 암기를 던지는 병신이 어딨냐.”


일종의 간단한 심리술이었다.


견문호는 흑의인의 검을 간단하게 빼앗고는, 연정에게 검을 던졌다.


“이, 이건······.”


“일단은 그걸로 합류하시죠. 저 혼자만으로는 저놈들을 뚫고 나갈 방법 따윈 없으니.”


“하, 하지만 이런 검으로는······.”


피가 잔뜩 묻어 미끌거리고, 찝찝한 느낌에, 연정의 아미가 찡그러진다.


“지금 생사가 오가는 상황에, 그깟 검에 묻은 피가 신경쓰입니까! 당장 와서 이놈들을 처리하십시오! 죽고싶지 않다면!”


견문호의 일갈에 연정의 눈빛이 무언가 결심하듯 바뀌었다.


“연혜사매.”


“연정사저······.”


울먹이는 연혜를 보며, 연정은 각오를 다졌다.


“연화사저를 잘 부탁해.”


“사, 사저는요?”


“나는······.”


연정은 앞을 보았다.


쇠구슬을 연신 쏘아대며, 흑의인들을 견제하는 견문호가 눈에 보였다.


“···같이 길을 뚫어야지. 그러니 연화 사저를 모시고 무조건 내 뒤만 쫓아와.”


연정은 그렇게 견문호와 합류하며, 난피풍검법을 펼쳤다.


쇠구슬을 막아내며, 전진하던 흑의인들의 가슴에 피분수가 뿜어져 나왔다.


“이제야 오셨군.”


“합류할께요.”


둘의 합은 막강했다.


서로 비무를 했던 그날부터, 계속해서 이어져 내려온 둘의 무론(武論)은 두 사람이 가진 무리를 이해하는 데 충분한 시간을 줄 수 있었다.


덕분에 견문호는 연정이 펼치는 난피풍검법의 흐름을 이해하며 천변만화를 펼쳤고, 연정은 견문호의 천변만화의 접점을 이해하며, 그 속에서 난피풍검법을 우겨넣었다.


순식간에 피범벅이 된 흑의인들 사이로, 견문호와 연정의 웃음꽃이 피었다.


두 사람 춤추는 무의 합은, 그 누구도 막을 자가 없을 것만 같았다.


“허허허, 이년놈들이 어딜 가느냐!”


갑자기 날라드는 핏빛 강기만 아니었더라면······.


-콰아앙!


인간의 육신이 만들었다고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폭발음이 장원 중심에서 퍼져나갔다.


“사저! 견공자!!”


연혜의 비통에 찬 절규가 장원 전체에 울려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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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화살 받이 NEW +2 18시간 전 164 8 13쪽
56 청성파의 등장 +3 24.06.28 293 12 12쪽
55 떠나려는 사람을 붙잡아 두는 방법. +3 24.06.27 324 8 13쪽
54 음모. +3 24.06.26 328 11 13쪽
53 마교의 수상한 그림자. +3 24.06.25 380 13 12쪽
52 무상금광신공(無想金光神功) +2 24.06.24 433 9 11쪽
51 연화스님의 고민. +2 24.06.21 455 14 12쪽
50 그는 제가 치료해야 할 병마였을 뿐입니다. +3 24.06.20 468 10 12쪽
49 서, 설마 사천···당문······? +2 24.06.19 506 12 12쪽
» 피비린내나는 전투. +2 24.06.18 477 11 12쪽
47 그들의 위기. +2 24.06.17 479 12 12쪽
46 청성파의 제자와 격돌. +2 24.06.16 511 13 11쪽
45 우리는 손에 쥘 수 있을 만큼만, 사람들을 구할 수 있습니다. +2 24.06.15 506 12 13쪽
44 아미파에 만연해 있던 병. +2 24.06.14 496 13 12쪽
43 손목 터널 증후군. +2 24.06.13 497 13 13쪽
42 비무 +2 24.06.12 520 14 12쪽
41 네놈이 의원이더냐! +2 24.06.11 503 15 12쪽
40 수상한 오해. +3 24.06.10 546 16 12쪽
39 음모의 싹 +3 24.06.09 555 16 12쪽
38 소금은 확보해놨소 형님. +2 24.06.08 550 13 12쪽
37 영웅이 되실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2 24.06.07 562 15 12쪽
36 나도 사람을 살릴 수 있구나 +2 24.06.06 588 1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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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복수의 시간. +4 24.06.02 704 14 12쪽
31 천변만화공의 위력. +3 24.06.01 698 1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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