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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바리 님의 서재입니다.

귀환 신의(歸還神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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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새글

말뚝이.
작품등록일 :
2024.05.08 13:03
최근연재일 :
2024.07.01 12:10
연재수 :
5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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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6
글자수 :
312,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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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7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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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떠나려는 사람을 붙잡아 두는 방법.

DUMMY





“오라버니. 지금 뭐 하시는 중이에요?”


“아아, 그리 놀랄 것 없단다. 그냥 네 몸속에 있는 독을 안정시키기 위한 작업이지.”


당소혜가 누운채로, 고개를 갸웃거린다.


당진철은 그녀가 그러거나, 말거나 만화독심공 해를 보며, 어떻게 만독심공을 만화독심공으로 바꿀지 고민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소혜에게 치매가 있어서 이런 점이 어렵군.’


만독심공을 만화독심공으로 바꿔 익히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직접 보고 익히는 것이 중요했다.


단순히 호흡법 뿐만이 아닌, 구결을 보고, 생각하고, 기의 흐름과 혈도 등등을 제대로 생각하고, 익혀야, 만독심공의 독기가, 만화독심공의 흐름으로 인해 안정적으로 변화 될 수 있었다.


문제는


‘우리 소혜에게 치매가 있다는 것이지.’


늙어서 그런지, 아니면 독기가 머리까지가버려서 그런지 잘 모르겠지만, 치매에 걸린 당소혜가 만화독심공을 익히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다.


‘후, 어쩐다. 만화독심공을 어떻게든 익혀야 독기를 배출해, 스스로 안정화 시키는 것이 가능한데······.’


차라리 자신이 만화독심공을 익혀서 추궁과혈을 시켜줄까 생각했지만, 떠오르자마자 폐기처분해버렸다.


당진철의 몸속에서 꿈틀거리는 것은 독기가 아닌, 세균들.


그것도 Z.O.R이 없으면 제어조차 불가능한 것들이라, 만화독심공을 익힐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초월소저에게 만화독심공을 익혀달라 부탁하기엔, 태아에게 안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아무리 초월의 배가 조금씩이나마 불러오고 있어, 안정기에 접어들었다곤 하지만, 만독심공과 만화독심공이 태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었다.


‘결국은 어떻게든 답을 만들어야 한다.’


당진철은 눕혀 놓은 당소혜를 앉혀 보았다.


“소혜야. 너 혹시 무공을 새로 배우고 싶은 마음은 없느냐?”


“아이참, 오라버니도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에요. 이미 무공을 익히기엔 늦은 나이라고, 아버지께서 말씀 하셨잖아요.”


“···하지만, 내가 볼때는 아직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만······?”


“피이, 오라버니도 근골이 이미 많이 굳고, 혈맥도 막혀 있어서, 저랑 비슷하게 무공을 익히지 못하는 몸이면서, 뭘 잘난척 하시듯, 말씀하시는 거에요.”


당진철이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확실히 그 둘이 어릴때만해도, 너무 늦게 당가에 들어오는 바람에, 익힐 수 있는 무공의 거의 없었다.


특히 당가 직계에서 내려져오는 만화독심공 같은 경우는, 아기 때부터 수련을 해야, 경지에 오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기에, 이미 그 당시에 있었던, 당진철과 당소혜는 배다른 형제들에게도 찬밥신세를 면치 못했었다.


당진철은 쓴 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그래서 무공은 익히기 싫다는 거니?”


“예, 전 오라버니와는 다르게 무재라고는 쥐뿔도 없어서, 익히기 싫어요. 그런 힘든걸 익히느니, 그냥 어머니 곁에서 예쁜 거 만들면서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노년의 여성의 입가에 어울리지 않는 해맑은 미소가 띄어진다.


손가락을 꼼지락 거리는 걸 보니, 무언가 제대로 만들고 싶은 모양이다.


당진철은 그런 소혜의 주름진 손을 어루만져주며, 말했다.


“그래, 그럼 더는 이 오라비가 강요하지 않으마.”


“정말요 오라버니?”


“그럼 물론이지. 우리 소혜가 하고 싶은거 뭐든지 하게 해주마.”


“와아, 고마워요.”


소혜가 당진철에게 와락 안긴다.


뼈마디 밖에 남지 않는 여동생의 얇은 몸을 감싸안으며, 당진철은 생각했다.


‘반드시 고통받지 않게, 노년에 행복하게 만들어주마.’



-------



당진철이 진찰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어느사이엔가 바깥에서 기다리고 있던, 초월이 다소곳이 손을 모아 기다리고 있었다.


“아, 초월소저. 여긴 어쩐일로······.”


“어쩐일은요. 오늘 아기가 어떤 상태인지 알아봐 주시는 날이잖아요.”


초월이 부풀어 오른 배를 쓰다듬는다.


“아, 벌써 그 날이 왔습니까? 죄송합니다. 소저, 제가 잠시 깜빡하고 말았군요.”


이에 초월이 웃으며 말했다.


“아무래도 요즘 독의께서 많이 바쁘셔서 그런가봐요.”


“그렇···습니까?”


당진철이 고개를 갸웃거리자, 초월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받았다.


“네, 최근들어서 당문의가에 워낙 사람들이 많이 오셨잖아요.”


확실히 최근들어서 당문의가에 사람들이 꽤 들어오긴 했다.


그것은 바로 아미파의 제자들.


호열랄을 치료하겠다는 명목으로 달려온 그녀들은, 당문의가에서 가장 열성적인 학생들이었다.


“하지만, 그 분들이라면 저 말고 의녀분들에게 따로 배우고 있지 않습니까? 딱히 제가 바쁠 이유는 없을 것 같습니다만?”


호열랄의 치료법은 단순하다.


약이나, 다른 복잡한 침술이 들어가는게 아니다.


그저 끊임없는 수분 보충과, 간호만으로도 충분히 병마와 싸워서 이길 수 있는 법이었다.


그렇기에 당진철은 이젠 의녀라고 불리는 화월루의 기녀들에게 그 일을 통째로 맡길 수 있었다.


다행이도 의녀들은 거부감 없이, 가르칠 수 있었다.


초월은 그런 그의 말에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사람이 늘어나면, 의식하지 않아도, 절로 신경이 쓰이게 되는 법이죠. 화영이도 언제나 새로운 기녀가 들어오면, 늘 새벽이 늦도록 집무실에 불이 켜지는 걸 봤거든요.”


“···음.”


당진철이 침음을 흘렸다.


확실히 초월의 말이 맞긴 했다.


자신도 제약회사에서 새로운 신입들이 들어올 때마다, 서류작업이 3할은 늘어났으니까.


‘아무리 신입들을 가르치는 사람들이 있긴 해도, 최종 서류는 내가 결재해야만 했으니까.’


따지고 보면, 전부 당진철이 이곳에서 계속해서 일을 벌이기 때문에 일어난 현상이었다.


제약회사를 운영했을 때처럼, 당문의가에서도 똑같이 그가 여러사건을 해결하고, 마을사람들의 정신적 지주가 되니, 이미 당문의가의 사람들은 당진철을 이곳을 다스리는 수장으로 보게 되었다.


사건이 터지거나, 문제가 나타나면 무조건 제일 먼저 찾아가는 사람.


그것이 현재 당진철의 위치였다.


거기까지 생각에 미치자, 당진철은 자신이 얼마나 이곳에 관여를 많이 했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아무래도 독의께서는 자각이 없으셨던 모양이네요.”


“···그런 것 같습니다. 딱히 무언가 해보겠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는데, 결국 지나고 보니, 이런 쓸데없는 자리에 앉아버렸군요.”


당진철이 토로하듯 말하자, 초월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렇다면, 독의께서는 또다시 떠나실 생각이신가요?”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당진철이 이렇게 눌러앉아 있지만 본질은 독의다.


전 중원을 떠돌며, 사람들을 치료하며 수행하는 의원.


금방이라도 지금 자리를 박차고 나갈 수 있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당진철은 그런 초월의 말에 어리둥절해 보일 뿐이었다.


“제가 가긴 어딜간단 말입니까.”


아픈 당소혜를 두고 어딜 간단말인가.


게다가 쓸데없이 벌여놓은 사업들이 많은지라, 그것들이 안정화 되기까지, 당진철은 다른 생각을 할 여유가 없었다.


“그렇다면 떠나시지 않는 다는 말씀이신가요?”


“언젠가는 떠날지도 모르겠지만, 지금 당장은 그럴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적화상단의 적대인과도 계약관계가 걸려있고, 루주님과의 약조도 있으니 그것들을 모두 해결하지 않는 한, 어디든 갈 수 없겠지요.”


“···그렇군요.”


당진철은 초월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을 이었다.


“그러니 소저께서는 다른 생각없이 어떻게 아이를 잘 키울지만 고민해 주셨으면 합니다. 쓸데없는 걱정은 언제나 임산부에게 독이니까요.”


“알겠습니다, 독의.”


그렇게 초월과 두런두런 대화하며, 교습소까지 도착하니 누군가가, 교습소 앞에서 당진철을 부르고 있었다.


“당의원! 오랜만일세!”


“아, 적대인!”


그는 다름아닌, 적화상단의 상단주, 적도형이었다.


초월이 예를 차리자, 적도형 또한 가볍게 응대를 해주었다.


“그나저나 적대인께선 여긴 어쩐일이십니까.”


“뭐, 그리 딱딱하게 굴거 있나? 일단 안에 들어가서 차나 한잔 마시세.”


적대인이 능글맞게 웃으며 차나 마시자라는 말에 당진철이 저도 모르게 쓰게 웃었다.


‘아무래도 또 일거리를 들고 오셨나보군.’


“그럼 저는 차를 준비해드리겠습니다.”


초월이 예를 차리며 물러나려 하자, 당진철이 초월의 팔을 붙잡았다.


“어딜 가시는 겁니까?”


“예? 저는 차를 준비하러······.”


“초월 소저께서는 오늘 저와 약조를 하지 않으셨습니까?”


“···예? 하지만 적대인께서 오시지 않으셨습니까? 저는 다음에 검사해도 괜찮습니다.”


초월의 표정이 당혹으로 바뀐다. 아무리 오늘 자신과 약조를 했다 한들, 그것이 어찌 적대인과 같은 높은 신분을 대상에 놓고 저울질 할 수 있단 말인가.


자신같이 천한 신분은 이렇게 행동하는게 맞았다.


하지만 당진철의 의견은 달랐다.


“초월 소저께서는 무언가 착각하고 계신 모양인데, 저는 의원입니다. 의원이 환자가 우선시 되지 않는다면, 누구를 우선하겠습니까.”


“도, 독의······.”


초월이 적도형의 눈치를 살핀다.


그에 당진철이 초월의 시선을 따라 적도형을 바라보았다.


“적대인, 저는 오늘 이 분께 태아가 무사한지 확인하는 검사를 해야하니 차는 나중으로 미뤄도 괜찮겠습니까.”


그러자 적도형이 너털웃음을 지으며 손사레를 쳤다.


“아하, 내가 당의원의 일을 방해한 모양이군. 미안하네, 그렇다면 언제쯤이면 괜찮겠는가.”


이에 적도형의 말을 받은 것은 다름아닌 초월이었다.


“괘, 괜찮으시겠습니까? 저는 한 낱 기생일 뿐인데, 이리 순서를 바꾸신다면······.”


이에 적도형의 두 눈이 진지하게 변했다.


“한 낱 기생이라니, 자네는 당의원의 훌륭한 제자가 아닌가. 내 앞에서 그리 자책하지 말게나, 게다가······.”


적도형이 당진철을 보았다.


“신분의 의미가 당의원에게 있어보이나? 나는 괜찮으니, 자네가 먼저 진찰을 받게.”


그 말에 초월은 마음 속 깊이 고양감을 느끼며, 다소곳이 고개를 숙였다.


“···적대인의 호의에 감사드립니다. 단순 검사 만 하는 것이니, 얼마 걸리진 않을겁니다, 적대인.”


“그런가? 그것참 좋은 소식이군. 그렇다면 내 친히 기다리도록 하지.”


그렇게 초월과 당진철은 먼저 교습소로 들어가 검사를 했다.


딱히 복잡한 무언가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Z.O.R을 이용해, 초월의 자궁을 스캔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을 알 수 있었으니까.


“만독심공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다행이도, 태아는 건강하게 잘 크고 있습니다. 앞으로 식습관을 자극적이지 않은걸로 바꾸시고, 무리한 일은 하지 않으시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만독심공을 운용하고 있진 않으시겠지요?”


“그날 이후 단 한번도 운용 해본적은 없습니다.”


“다행이로군요. 체내의 독이 태아에게 닿으면 어찌 될지 모르니, 최대한 안쓰는 방향으로 생활해 주십시오. 만약 독기가 생성될 경우 연화스님께 부탁드리면, 독기를 한곳으로 몰아넣어 주실 겁니다.”


“감사합니다, 독의.”


초월은 검사가 끝나자마자, 부리나케 자리에서 일어나 교습소 문을 열었다.


“적대인 검사가 끝났으니, 어서 들어오십시오. 저는 최대한 빨리 차를 내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런······.”


가? 라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초월의 몸은 이미 교습소에서 멀어지고 있었다.


적도형과 당진철은 그 모습을 지켜보며, 빙그레 웃었다.


“많이 바쁜 제자로구먼.”


“아직은 신분 습관을 제대로 고치지 못해 그렇습니다. 천천히 익숙하게 만들어야지요.”


“그나저나 어쩐 일로 오셨습니까? 혹, 어디 아프신데라도 있으신건지?”


“그건 아닐세, 일단 들어가세나.”


적도형은 당진철이 안내해준, 자리에 앉았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안절 부절 못하는 게 무언가 불안해보였다.


잘근잘근 입술을 깨물기도 하고, 당진철을 보지 않은채, 창밖의 먼 바깥을 응시하기도 하고,


참다 못한 당진철이 결국 먼저 이야기를 꺼냈다.


“적대인 무슨 문제라도 있으십니까?”


“그게··· 저기 음···그러니까······.”


한참동안이나 말을 잇지 못하던 적도형이 이내 한숨을 푹 쉬며 어렵사리 말을 꺼냈다.


“당의원, 내 지금 이런이야기를 하는게, 당의원에게 예를 갖추지 않는다는 것은 잘 알지만, 그래도 물어볼 수 밖에 없었네.”


“말씀해보시지요.”


이에 다시금 눈치를 주다가, 결국 입을 열었다.


“자네, 혹시 혼인할 생각은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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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화살 받이 NEW +2 18시간 전 164 8 13쪽
56 청성파의 등장 +3 24.06.28 293 12 12쪽
» 떠나려는 사람을 붙잡아 두는 방법. +3 24.06.27 325 8 13쪽
54 음모. +3 24.06.26 328 11 13쪽
53 마교의 수상한 그림자. +3 24.06.25 380 13 12쪽
52 무상금광신공(無想金光神功) +2 24.06.24 433 9 11쪽
51 연화스님의 고민. +2 24.06.21 455 14 12쪽
50 그는 제가 치료해야 할 병마였을 뿐입니다. +3 24.06.20 468 10 12쪽
49 서, 설마 사천···당문······? +2 24.06.19 506 12 12쪽
48 피비린내나는 전투. +2 24.06.18 477 11 12쪽
47 그들의 위기. +2 24.06.17 479 12 12쪽
46 청성파의 제자와 격돌. +2 24.06.16 511 13 11쪽
45 우리는 손에 쥘 수 있을 만큼만, 사람들을 구할 수 있습니다. +2 24.06.15 506 12 13쪽
44 아미파에 만연해 있던 병. +2 24.06.14 496 13 12쪽
43 손목 터널 증후군. +2 24.06.13 497 13 13쪽
42 비무 +2 24.06.12 520 14 12쪽
41 네놈이 의원이더냐! +2 24.06.11 503 15 12쪽
40 수상한 오해. +3 24.06.10 546 16 12쪽
39 음모의 싹 +3 24.06.09 555 16 12쪽
38 소금은 확보해놨소 형님. +2 24.06.08 550 13 12쪽
37 영웅이 되실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2 24.06.07 562 15 12쪽
36 나도 사람을 살릴 수 있구나 +2 24.06.06 588 18 13쪽
35 호열랄(虎列剌:콜레라) +2 24.06.05 589 17 12쪽
34 사천의 의약당. +4 24.06.04 636 17 14쪽
33 초월의 선택. +3 24.06.03 651 15 12쪽
32 복수의 시간. +4 24.06.02 704 14 12쪽
31 천변만화공의 위력. +3 24.06.01 698 1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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