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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바리 님의 서재입니다.

귀환 신의(歸還神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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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뚝이.
작품등록일 :
2024.05.08 13:03
최근연재일 :
2024.07.01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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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5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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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마교의 수상한 그림자.

DUMMY





당진철이 포권을 취하고 물러난다.


적막감이 가득한, 고요한 장문전.


침묵을 지키고 있던, 지현사태가 무겁게 입을 열었다.


“···장문인 어쩌자고 그리 쉽게 허락하셨습니까.”


“후후, 사숙께서는 불만이 많으신가 봅니다.”


“불만···이라기보단, 그저 노승의 작은 불안과 염려라고 생각해주시지요. 아미파에서 내려오는 내공심법은 그만큼 중요하니 말이오.”


이에 장문인, 연경이 짧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장문령패로 부탁을 해와서, 어쩔 수 없다고 말한다면··· 사숙께선 숙고 해주실 수 있을까요?”


“장문인!”


“···윽.”


갑작스런 지현사태의 사자후에 연경이 고운 아미를 찡그렸다.


“아무리 장문령패라고는 하나, 장문인께서 책임감 없이 그리 말씀하시다니요! 게다가······.”


지현사태의 시선이 연경의 비어있는 그녀의 두 손에 닿는다.


시선이 닿자, 연경은 빈손을 재빨리 상 아래로 내렸다.


“장문령패는 다시 당의원께 돌려드렸지 않습니까! 장문인께서는 어째서 그분의 무리한 부탁을 ‘그냥’들어 드렸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지현사태의 지적에, 연경은 쓴 웃음을 지으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지현 사숙께서는 신의가 아미파의 내공심법을 가져다 좋지 않은 일에 쓰실거라고 생각하십니까?”


“그건······.”


지현사태는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런 그녀를 보며, 연경은 차분히 식어버린 차를 마셨다.


“사숙께서는 어찌 보셨을지 모르겠지만, 이 사질은 신의께서 허튼짓을 하기 위해, 달라고 하진 않았을 거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예? 장문인께서는 신의를 몇 번 보지 않지 않았잖습니까. 그런데 어떻게······.”


그 말에 연경이 살포시 웃으며 말했다.


“당연히 시산혈마를 땀방울 하나 흘리지 않고, 오체분시해 버린 분이 고작 저희 아미파의 무공을 노릴리 없으니까요.”


“아······.”


지현사태는 침음을 삼켰다.


자신은 오로지 당진철의 인품과 됨됨이를 보며 판단했지만, 연경은 오히려 그의 능력만을 보고 판단한 것이었다.


“그렇다 해도, 아미의 무공을 쉽게 주신 것은 경솔한 짓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르죠. 그것이 장문인으로서, 제 오판이 될지, 아니면 신의께 빛을 하나 지우고 될지······.”


“장문인?”


지현사태가 의문을 가져보지만, 연경의 입에서는 더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저,


-달칵.


하는 소리와 함께 장문인전이 열렸을 뿐.


“장문인을 뵈옵니다.”


한 젊은 여승이 합장을 하며 들어온다.


“그래, 어서 오너라. 알아 보라 했던 일은 알아봤느냐?”


“그것이······.”


여승은 잠시 지현사태와, 연경의 눈치를 살피더니, 가까이 다가와 말문을 열었다.


“···죄송합니다, 장문인. 알아보지 못하였습니다.”


“음? 어째서 확인하지 못하였느냐?”


“지현 장로께서 알려주신, 곳으로 제자들을 이끌고 찾아가봤으나, 이미 남아 있는 자료들은 몽땅 소실되어 사라졌습니다.”


“···소실? 소실 되었다니, 그게 무슨 말이더냐?”


지현사태의 아미가 모아진다.


여승은 긴장을 하며, 자신이 알아 온 정보들을 내뱉었다.


“저희가 가보았을 땐, 이미 장원은 불에 타 소실되어 버렸습니다. 남은 재들을 뒤집어 엎어봤지만, 남은 것들은 이미······.”


“허어······.”


지현사태는 여승의 보고를 받으며 탄식했다.


“그렇군. 이만 물러가보거라.”


“예, 장문인.”


여승이 조용히 물러나자, 연경이 나직이 입을 열었다.


“사숙께서는 어찌 생각하십니까.”


“자료들이 소실된 것 말입니까?”


장문인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천신교라 불리던, 사이비 세력에 대해 말입니다.”


“···으음.”


지현사태의 꽉 다물어진 입에 신음이 흘러나왔다.


천신교.


본래라면 아미파에서 그리 신경쓰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들이 아무리 양민을 유혹하고, 수상한 교리로 끌어들인다 하더라도, 오래가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장문인께서는 시산혈마가 등장한 것에 의문을 품고 계시는지요?”


“사실, 그렇습니다. 시산혈마는 오래된 전대 마두. 특히 마교대전에서 정파의 정예들을 무분별하게 학살하던 자였지요.”


“마교라······.”


지현사태의 표정이 흐려졌다.


80여년전.


마교의 준동과 함께, 중원은 오랫동안 환란기를 겪어왔었다.


마교도로 인해, 세상은 혼돈으로 치닫고 있었고, 백성들은 도탄에 빠졌었다.


정파와 사파가 힘을 합쳐, 마교에 대항했으나, 마교는 무척이나 막강했고, 몇몇 강성했던 문파마저 기세가 꺽이고, 심지어는 멸문해, 흔적도 없이 사라졌던 문파도 더러 존재하고 있었다.


“어쩌면 마교의 남은 잔당들이 사천의 이곳저곳을 들쑤시던 것일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사숙.”


“그렇다면······?”


연경은 눈을 빛내며, 말했다.


“지금 현재 사천의 동쪽은 신의덕분에 호열랄에 의한 피해가 거의 없어졌다지요?”


“예,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이쪽도 같은 수를 내야지요.”


연경은 탁자를 탁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사숙께서는 희망하는 아미의 제자들을 추려, 당가타로 보내, 호열랄의 치료법을 배우게 하세요.”


“그러면······.”


“예, 아미파가 나서서 인근 지역에, 호열랄을 잡을겁니다. 사숙께서는 호열랄을 치료하는 제자들에게 명해, 치료함과 동시에 천신교에 대한 정보를 알아봐주세요.”


“명을 받들겠습니다. 장문인.”




--------------





“어······. 그러니까 그쪽이 아미파의 내공심법들을 가르쳐 주신다구요?”


당진철이 당혹스럽다는 듯이, 앞을 바라본다.


그 말에 맞은 편에 앉아 있던 연화가 다소곳이 합장하며 대답했다.


“예,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아미파에 사람이 부족해, 사본을 만들 수 없으니, 그나마 아미파의 내공 심법에 대해 잘 아는 제가 간택되었지요.”


“허어······.”


당진철은 고개를 숙이는 연화를 보며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다는 안주더라도, 중요하지 않은 무공서적이나, 기본 심법으로 대체할거라고 생각했는데······.’


어찌보면 정말 다행인 일인지도 몰랐다.


당진철은 애초에 만독심공을 제외한 모든 무공에 대해서는 아예 문외한인 상황.


아미파의 무공서적을 본다고, 이해가 되지 않을뿐더러, 그것을 해석하는 것만으로도 몇 달씩, 또는 몇 년씩 걸릴지도 모른다.


그런 관점에서, 이런 전문가를 붙여준다는 것은, 아미파 장문인이 얼마나 당진철에 대해 신경쓰는지 잘 알려주는 대목이었다.


‘그렇게 고마웠나?’


당진철이 고개를 갸우뚱 거린다.


내공심법이라 함은, 그 문파의 심장과도 같은 보물이나 마찬가지 일텐데, 이렇게 쉽게 익히라고 전문가까지 붙여준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았다.


“당의원께서는 납득이 안가신 모양이군요.”


“···사실 그렇소.”


당진철은 쉽게 인정했다.


연화는 그런 당진철의 모습에 ‘풋’하고 웃더니, 이내 살가운 미소를 띄며 입을 열었다.


“본래 장문인께선, 고서각(考書閣)을 여실 생각이셨어요.”


“고서각이라 하심은······.”


“아미파의 온갖 기록과 서적, 그리고 무공서를 넣은 곳이에요. 소림의 장경각(藏經閣)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아미에게도 그런 비밀 서고가 존재한답니다.”


“아······.”


확실히 아미파의 비밀서고인, 고서각을 연다면, 당진철에게 아미의 모든 내공심법을 가르쳐주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이었다.


그렇다면 그렇게 쉬운 방법을 놔두고, 어째서 연화를 그에게 붙여준 것일까?


“그건 제가 일부러 요청했습니다.”


“예? 어째서 입니까?”


그러자 연화가 당진철에게 싱긋 웃으며 말했다.


“세속에서 감사의 인사는 맨입으로 하는게 아니라면서요.”


그제야 당진철은 연화가 어째서 자신의 앞에 있는지를 납득 할 수 있었다.


“아미의 무공을 외부인에게 일부나마 공개를 하는 것일텐데, 이렇게 자원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제 손목과, 봉문기간동안 아미에 퍼진 병을 고쳐주신 은인이신데, 이정도는 해드려야지요.”


연화가 합장하자, 당진철도 포권을 취했다.


당소령이 그런 둘을 보며 부럽다는 듯이 말했다.


“와아, 당의원님께서 아미의 무공을 배우시게 되다니 부럽다아, 그럼 당의원께서는 아미의 속가제자가 되는 건가요?”


“···속가제자?”


당진철이 반문한다.


그에 제일 먼저 반응한 건, 적화령이었다.


“아니, 아니. 당의원님께서 속가제자라니요. 당의원께선 해야 할 일이 얼마나 많으신 분인데, 이런 산속 오지에서 되지도 않을 무공을 익히신다니······.”


이에 인자하게 미소짓던, 연화의 표정이 웃는 상태로, 돌처럼 굳어졌다.


“적시주께서 무언가 잘못 알고 계시온데, 이곳 복호사에는 산속 오지가 아닙니다. 향화객들도 많이 오가시는 이름 높은 절이지요.”


“하지만, 연락이 제대로 되지 않는 곳은 맞잖아요. 당의원님께는 아직도 고쳐야 할 많은 환자들과, 가르쳐야 할 제자가 있다구요.”


“제자···라구요?”


연화의 말에 적화령이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저와, 여기에 있는 소령이가 바로, 당의원님의 제자에요.”


가슴을 내밀며, 당당하게 말하는 그녀를 보는, 연화의 시선이 달라졌다.


‘세상에, 신의에게 제자가 있었다니······’


연화는 아직도 잊지 못했다.


그날 불길한 기운을 연신 발산하며, 시산혈마 앞에 오연하게 서 있던 당진철을.


비록 직접적으로 보진 않았으나, 당진철이 그 강해보이던 노마두를 쓰러트렸다는 것만은 알 고 있었다.


그런 신의의 제자라니······.


‘함부로 대하면 안되겠구나.’


연화가 적화령에게 합장을 하며, 다소곳이 고개를 숙였다.


“당의원님의 제자분이셨다니, 몰라 뵈서 죄송합니다.”


이에 오히려 깜짝 놀란 것은 적화령이었다.


“아뇨, 괜찮습니다. 복호승이라 불리는 스님께서, 저 같은 한 낱 아녀자에게 함부로 고개를 숙이시다니요.”


“아녀자라니요. 적시주께서는 신의 당의원님의 제자가 아니십니까. 그러니 충분히 당당하셔도 됩니다.”


“말씀에 감사드립니다, 연화스님.”


포권을 취하며, 고개를 숙이던 적화령은 새삼스레 연화를 다시 보았다.


보통 무인이라 함은, 같은 무인의 길을 걷는 강호인이 아닌 이상, 다른 직업들을 모조리 무시하는 경향이 없지 않아 있었다.


헌데, 연화에게는 그런 무인 특유의 오만함은 찾을 수가 없었다.


오히려, 당진철을 무척이나 존경하는 듯, 극진히 예를 다 갖춰 행동했다.


‘역시 당의원님께선 대단하시구나. 의술로 아미파라는 거대 문파에게 존경심을 이끌어내시다니.’


어떻게 행동해야, 문파에서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내공심법마저 손수 가르쳐줄수 있게 할 수 있는걸까.


적화령은 존경심이 뚝뚝 묻어나는 눈길로 당진철을 바라보았다.


반대로 연화는 그런 적화령을 보며, 그녀의 인물됨됨이가 보통이 아님을 느꼈다.


‘저런 대단한 스승을 두었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번도 오만하거나, 불손하게 행동하지 않구나.’


자신이 보기에 적화령은 예를 다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말에 믿음이 있었고, 어느 때나 당당하고 자신 있게, 의견을 피력할 줄 아는 무인(?)이었다.


그런 그녀를 보며 자신의 수양이, 그녀보다 낮음을 느꼈다.


‘아아, 아까까지만 해도, 그녀를 업신여기려던 내 마음이 무척이나 부끄럽구나. 이제부터라도 나도 예를 다해서 그녀를 대해야 겠다.’


진심으로 감복한 연화는 저런 대단한(?) 무인을 키운 당진철을 존경심이 뚝뚝 묻어나는 눈길로 당진철을 보았다.


당진철은 어째서 이 두 여인이 자신을 이리 뜨거운 눈길을 보내는 지 알지 못했다.


‘아무래도 설명이 부족했던, 모양이군.’


“두 분 다, 무슨 생각들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아미에게 내공심법을 가르쳐 달라는 것은, 속가제자가 되기 위함이 아니었습니다.”


애초에 아미의 내공심법을 배울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저 알고 싶을 뿐이었다.


만독심공의 요결인, 만화독심공의 제대로 된 해석을.


‘소혜야 조금만 기다려라. 오라비가 당장 만화독심공을 해독해서, 너를 꼭 구해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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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화살 받이 NEW +2 18시간 전 164 8 13쪽
56 청성파의 등장 +3 24.06.28 293 12 12쪽
55 떠나려는 사람을 붙잡아 두는 방법. +3 24.06.27 325 8 13쪽
54 음모. +3 24.06.26 328 11 13쪽
» 마교의 수상한 그림자. +3 24.06.25 381 13 12쪽
52 무상금광신공(無想金光神功) +2 24.06.24 433 9 11쪽
51 연화스님의 고민. +2 24.06.21 455 14 12쪽
50 그는 제가 치료해야 할 병마였을 뿐입니다. +3 24.06.20 468 10 12쪽
49 서, 설마 사천···당문······? +2 24.06.19 506 12 12쪽
48 피비린내나는 전투. +2 24.06.18 477 11 12쪽
47 그들의 위기. +2 24.06.17 479 12 12쪽
46 청성파의 제자와 격돌. +2 24.06.16 511 13 11쪽
45 우리는 손에 쥘 수 있을 만큼만, 사람들을 구할 수 있습니다. +2 24.06.15 506 12 13쪽
44 아미파에 만연해 있던 병. +2 24.06.14 496 13 12쪽
43 손목 터널 증후군. +2 24.06.13 497 13 13쪽
42 비무 +2 24.06.12 520 14 12쪽
41 네놈이 의원이더냐! +2 24.06.11 503 15 12쪽
40 수상한 오해. +3 24.06.10 546 16 12쪽
39 음모의 싹 +3 24.06.09 555 16 12쪽
38 소금은 확보해놨소 형님. +2 24.06.08 550 13 12쪽
37 영웅이 되실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2 24.06.07 562 15 12쪽
36 나도 사람을 살릴 수 있구나 +2 24.06.06 588 18 13쪽
35 호열랄(虎列剌:콜레라) +2 24.06.05 589 17 12쪽
34 사천의 의약당. +4 24.06.04 636 17 14쪽
33 초월의 선택. +3 24.06.03 651 15 12쪽
32 복수의 시간. +4 24.06.02 704 14 12쪽
31 천변만화공의 위력. +3 24.06.01 698 1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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