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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바리 님의 서재입니다.

귀환 신의(歸還神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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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뚝이.
작품등록일 :
2024.05.08 13:03
최근연재일 :
2024.07.01 12:10
연재수 :
5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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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2,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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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2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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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복수의 시간.

DUMMY




“왠 놈이냐!”


견마적이 손을 떨치자, 회선표가 독 안개 해치며, 당진철에게 날라간다.


하지만,


-챙!


당진철의 뒤에서 쏘아진 쇠구슬에 의해, 당진철의 목숨을 노리던, 회선표가 맥없이 바닥에 나뒹굴었다.


“아버지 이제 그만하십시오.”


“네 이놈이!”


견마적의 기세가 공고해진다.


그에 따라 녹빛 독 안개가 짙어지기 시작한다.


-촤라라락.


독기가 덮쳐오자, Z.O.R이 비늘처럼 일어난다.


하지만, 그에 반에 당진철의 표정은 무척이나 여유로웠다.


굳이 저 독을 분석해, 중화제를 뿌릴 필요도 없다.


이 자리엔 당진철과 견문호만 있는게 아니었으니까.


“초월 소저, 부탁드립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거라면······.”


당진철의 등 뒤에 있던 초월이 앞으로 나섰다.


그리고 그녀의 눈이 흑색으로 물들었을 때,


-쏴아아아.


방안에 그득한 녹색의 독기가 그녀의 코와 입으로 빨려 들어가는 게 아닌가.


“아, 아닛!”


견마적이 깜짝 놀라, 손을 펼쳐 독 안개를 수습해 보려 하지만, 초월이 운용하는 만독신공의 흡(吸 )자결을 이길 수 없었다.


-쏴아아아아.


그녀를 중심으로 집중되는 독기로 인해, 주변환경이 눅눅하게 변해갔지만, 덕분에 쓰러진 기녀와, 숨을 몰아쉬던 이화영의 표정이 편해졌다.


“이, 이익!”


이에 화가 난 견마적이 수습하려던 독을 반대로 다시금 뿜어보았지만, 초월의 독 흡수를 이길 수는 없었다.


“네 이년이, 감히!”


견마적의 손에서 빗살 같은 암기가 쏘아져 나갔다.


이른바 표창이라 불리던 무기.


하지만 그것마저 견문호가 날리는 쇠구슬에 막혀 의미없이 바닥에 떨어졌다.


“이것들이······.”


견마적이 발을 동동굴렀으나, 초월과 견문호를 뚫을 수 없었다.


분위기가 제법 무르익었다 싶었는지, 당진철이 앞으로 나와 견마적의 앞에 섰다.


“이제 그만하시죠, 견문주. 공멸을 원하신다면 계속 하셔도 무방하지만, 그걸 원하는 게 아니라면 멈추시는게 좋을겁니다.”


당당한 당진철의 태도.


그제야 견마적은 깨달았다.


자신 앞에 존재하는 의원이야 말로, 지금 이 방안을 주도하는 놈이라는 것을.


“네, 네놈. 그냥 의원이 아니었구나.”


당진철을 쳐다보는, 견마적의 두 눈이 분노와 경악으로 가득 들어찼다.


“이제야 대화를 할 자세가 되셨습니까?”


“이놈이······.”


“정말 같이 죽고 싶은겁니까? 마음껏 해도 좋습니다만, 문주가 한 행동에는 책임지셔야 할겁니다.”


‘젠장 독을 쓴답시고, 혼자 이곳에 온게 화근이로군.’


결국 견마적은 화를 스스로 억누를 수 밖에 없었다.


당진철은 방안에 들어와, 이화영이 앉았던 자리에 앉았다.


“일단 이리와 앉으시지요, 견문주님.”


“으음······.”


견마적은 못마땅하다는 듯, 당진철을 쳐다보다가, 이내 자리에 앉았다.


이런 경우는 난생처음이었다.


자신의 무력이 통하지 않는 것은 둘째치고, 저만한 인물이 그저 ‘대화’를 하기위해 자리에 앉다니.


‘대체 이 녀석은 뭐지?’


만약 보통 의원이라면, 이렇게 자신의 앞에서 담대 할 리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림인이라고 하기엔, 행동양식 자체가 달랐다.


‘보통 그런 놈들은 자신의 권력이나 힘으로 상황을 유리하게 이끌어가려고 할테니까.’


이건 정파든, 사파든 상관없이 모두에게 통용대는 이야기였다.


본디 사람이라 함은, 힘을 가지게 된다면 그것을 빌미로 으스대기를 원하게 되니까.


견마적은 당진철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내가 네놈과 대화라고 할게 있나?”


“적어도 오해는 잘 풀수 있겠지요.”


“오해?”

그러고보니, 아까 루주인 이화영도 자신보고 오해라고 말했었다.


‘내가 무슨 오해를 했단 말이지?’


“오해라고 할만한게 있나? 내 아들은 여기서 매독에 걸렸다. 무려 내 아들의 씨를 받고 싶은 년에게 말이지······.”


“바로 그것이 오해라는 겁니다.”


당진철이 손짓하자, 뒤에 조용히 시립하고 있던 초월이 가까이 다가왔다.


서늘하게 내려 앉은 그녀의 표정이 무척이나 차가웠다.


견마적의 고개가 갸웃거린다.


“이 분이 누구신지는 아시겠습니까?”


“내가 알아야 하나?”


“이 분이 바로 문주님의 아들, 그러니까 이공자의 아이를 품고 계신분이십니다.”


“···이 년이?”


견마적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이년, 아까 분명 내 독공을 흡수하지 않았었나?’


독을 수련하는 사람은, 몸안에 존재하는 독기 때문에, 후사를 얻지 못한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그런데 이 기녀가 독공을 수련하고 있다고?


‘내 아들이 씨를 받아놓고?’


“아, 걱정은 안하셔도 됩니다. 의원인 제가 장담하건데, 아이는 무사히 잘 크고 있으니까요.”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세상에 문주님이 아는 것이 전부일거라 생각하지 마시지요. 아무리 독공을 수련한다 하더라도, 태아에게 영향을 조금도 주지 않는 방법 따윈 얼마든지 있으니까요. 그보다 원래 이야기로 들어가서······.”


당진철은 초월을 가리키며, 말을 계속 이어나갔다.


“이 분은 이곳 화월루에서 자랑하는 최고의 기녀이십니다. 루주께서 심혈을 기울여 키워낸 역작이라고도 할 수 있지요.”


“그게 뭐가 어쨌다는 거지?”


견마적이 심드렁하게 묻는다. 이에 당진철이 눈을 빛냈다.


“과연 루주께서 그런 최고의 기녀에게 함부로 손님을 받아라고 하셨을 것 같습니까?”


“···그게 뭐······.”


견마적은 순간 할말을 잃고 말았다.


자신이 아무리 기녀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한다고는 하나, 기루의 최고급 기녀는 남자를 거의 받지 않는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기껏해야, 고관대작이나, 그 보다 더 높은 신분. 또는 금싸라기를 짊어지고 다니는 갑부만이, 기녀의 하룻밤을 살 수 있는 것이었다.


“아무리 기녀라고는 해도, 초월 소저 쯤 되는 급이라면 아무렇게나 함부로 몸을 굴리진 않을겁니다. 오히려, 온갖 추문으로 휩싸인 문주님의 아들 이공자가 먼저 매독에 걸렸을 확률이 더 높지 않겠습니까.”


“으음······.”


견마적은 끓어오르는 화를 억지로 눌렀다.


누가 뭐라해도, 당진철의 말이 논리적으로 맞다.


화월루에서 애지중지하는 최고급 기녀와, 아무데나 껄떡대며 돌아다니던 견문기.


누가봐도 잘못은 견문기쪽에 있었다.


‘제길 놈이 조금만 약했어도, 그냥 여기서 입을 모조리 막아버리는건데······.’


하지만 그렇게 하기에는 당진철 옆에 있는 견문호와 초월이라는 계집이 걸렸다.


게다가 눈앞에 앉아서 웃고 있는 당진철 또한 어쩐지 보통내기가 아닐 것 같았다.


‘외통수구나.’


이를 부득 부득 갈았지만, 방법 따윈 존재 하지 않았다.


그런 기색을 눈치 챈걸까?


당진철이 먼저 포권을 취하며, 고개를 숙였다.


“딱히 사과를 바란 건 아니었습니다. 그저 단순히 문주님이 가지고 계신 오해를 풀고 싶었을 뿐입니다.”


“오해. 그래, 오해지. 내 오해였군.”


먼저 숙이고 들어오자, 결국 할 말이 없어진 견마적은 입맛을 다시며, 당진철의 태도를 겸허이 받았다.


화내고, 고집부리면 어쩔텐가. 지금 여기선 아무런 힘도 쓰지 못하는데,


오히려 이렇게라도 자신의 자존심을 지켜주는 당진철에게 고마워 해야할 판이었다.


당진철의 눈이 빛난다고 생각한 순간,


“그럼 본론으로 들어갈까요?”


“보, 본론?”


당진철의 자세가 상인의 그것으로 변모했다.


“절 부르신 이유가, 설마 이런 오해를 풀기 위해, 부르신건 아닐테지요?”


그제야 견마적은 자신이 부하들에게 명령해, 이 의원을 데려오라고 했던 것을 기억해냈다.


“···아, 그렇지, 그렇지. 내 정신좀 보게. 내, 당···의원을 불렀더랬지.”


이미 당진철을 대하는 견마적의 말투가 바뀌었다.


당진철은 그 점을 눈치챘지만, 일부러 가만히 있었다.


“혹, 저에게 무슨 볼일이라도 있으셨습니까.”


“아, 그러니까. 자네가 이곳에서 매독에 감염된 기녀들을 치료했다는 소문을 들었네만······.”


“문주님 귀에까지 들어갈만한 일은 하지 않았는데, 역시 문주님의 정보통은 대단하시군요.”


“어흠, 어흠.”


견마적이 헛기침을 하며, 고개를 돌렸다.


당진철이 매독을 고친 일이 별것 아닌 일이 아닌, 의학의 역사를 새로 고쳐서야 할 정도로 굉장한 일에는 틀림이 없으나, 견마적은 그 사실을 애써 모른척 하며, 말을 이었다.


“그래서 말인데······. 혹시 내 아들놈 좀 봐줄 수 있는가?”


‘이제야 본론으로 돌아왔군.’


당진철은 속으로 비웃었다.


“아, 이공자께서 매독에 걸렸었지요. 안타까운 일입니다. 문주님께서 얼마나 걱정이 크셨습니까.”


“크흠, 크흠.”


견마적이 부끄러운지 계속해서 헛기침을 한다.


당진철은 알았다는 듯,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말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봐드리겠습니다.”


“그, 그런가? 그래주면야 나야 고맙지.”


견마적의 표정이 안심이 되었다는 듯, 굳은 표정이 펴졌다.


‘지금이군.’


당진철이 이에 쐐기를 박듯 한마디를 던졌다.


“그렇다면 명색이 사천을 대표하는 흑독문주께서······.”


당진철의 입꼬리가 슬쩍 올라갔다.


“맨 입으로 그런 말씀 하시진 않으시겠지요?”



------




불치병인 매독을 별 것 아닌 것으로 치부하고,


흑독문주에게 자신이 힘으로는 만만찮다는 것을 일부러 보여줬으며,


일부러 흑독문주의 체면을 세운 그 모든 것들이,


지금 이 순간을 위한 당진철의 준비 공정이었다.


“조금만 더 깎아줄 순······.”


“설마 흑독문주께서 고작 이 까짓 병을 고치는데, 그만한 돈이 아까우신건 아니겠지요?”


“···아니네, 계속 말해보게.”


당진철은 흑독문주에게 이런 저런 공정을 말해주며, 이 병을 고치는데, 얼마나 큰 돈이 들어가는지, 말해주었다.


‘물론 거짓말이지만.’


하지만 그것을 흑독문주가 알리는 없었다.


당진철이 만들었고,


당진철이 고안했으며,


당진철만 고칠 수 있는 병인데.


고작 흑독문의 문주 따위가 알 리가 있을까.


결국 견마적은 울며 겨자먹기로 당진철과 계약을 체결했다.


“···잘··· 부탁하네.”


“염려 마십시오. 제가 다 알아서 하겠습니다.”


그렇게 견마적은 아무런 소득도 얻지 못한채, 금액만 왕창 뜯기고, 물러나버렸다.


“역시 스승님은 대단하십니다. 아버지도 이 바닥에서 닮고, 닮은 사파의 거물인데······.”


“그래 봤자. 내 손바닥 안인게지.”


아무리 독을 다루며, 권력과 힘이 막강한 사천을 대표하는 일문의 문주라고는 하나, 맨몸으로 세계 제 1위의 제약회사를 세운 당진철을 이기기엔 100년은 멀었다.


하지만 이런 계약을 못마땅하게 쳐다보는 이가 있었다.


“독의께서는 진정, 흑독문의 이공자를 고쳐주실 생각이십니까.”


안색이 좋지 않은 초월의 모습.


이에 감탄을 하고 있던, 견문호 또한 표정이 자연스레 가라앉았다.


어디까지나, 현재 제일 큰 피해자는 초월이었다.


비록 자신이 한짓은 아니나, 자신의 친 동생이 잘못을 저질렀기에, 견문호는 그녀에게 무척이나 미안했다.


‘못난 동생이나, 그래도 동생이라 스승님께서 고쳐줬음 좋겠지만······.’


그렇다고 초월의 마음을 무시할 순 없는 노릇이었다.


‘과연 스승님께서는 어떤 대답을 하실까.’


당진철은 초월의 말에, 그녀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그리곤 한 마디 툭 내뱉었다.


“초월 소저는 어쩌고 싶으시오.”


초월의 입에선 금방 대답이 나오진 않았다.


그저 머뭇거리다가, 이내 한숨쉬고는 한마디했다.


“아무리 제가 은원이 있다고는 하나, 독의께서 사람의 생사를 결정하시온데 제 의견이 중하겠습니까. 그저 독의께서 원하시는 대로 하십시오.”


이는 자신의 권리를 포기한다는 말과 똑같았다.


하지만 당진철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제가 왜요?”


“예?”


놀라서 말문이 막힌 초월을 보며, 당진철이 씨익 웃었다.


“이런 좋은 실습 대상이 생겼는데, 당연히 초월소저께서 하셔야지요. 이번 공부는 초월 소저께 무척이나 도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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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화살 받이 NEW +2 18시간 전 164 8 13쪽
56 청성파의 등장 +3 24.06.28 293 12 12쪽
55 떠나려는 사람을 붙잡아 두는 방법. +3 24.06.27 324 8 13쪽
54 음모. +3 24.06.26 328 11 13쪽
53 마교의 수상한 그림자. +3 24.06.25 380 13 12쪽
52 무상금광신공(無想金光神功) +2 24.06.24 433 9 11쪽
51 연화스님의 고민. +2 24.06.21 455 14 12쪽
50 그는 제가 치료해야 할 병마였을 뿐입니다. +3 24.06.20 468 10 12쪽
49 서, 설마 사천···당문······? +2 24.06.19 506 12 12쪽
48 피비린내나는 전투. +2 24.06.18 476 11 12쪽
47 그들의 위기. +2 24.06.17 479 12 12쪽
46 청성파의 제자와 격돌. +2 24.06.16 511 13 11쪽
45 우리는 손에 쥘 수 있을 만큼만, 사람들을 구할 수 있습니다. +2 24.06.15 506 12 13쪽
44 아미파에 만연해 있던 병. +2 24.06.14 496 13 12쪽
43 손목 터널 증후군. +2 24.06.13 497 13 13쪽
42 비무 +2 24.06.12 520 14 12쪽
41 네놈이 의원이더냐! +2 24.06.11 503 15 12쪽
40 수상한 오해. +3 24.06.10 546 16 12쪽
39 음모의 싹 +3 24.06.09 555 16 12쪽
38 소금은 확보해놨소 형님. +2 24.06.08 550 13 12쪽
37 영웅이 되실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2 24.06.07 562 15 12쪽
36 나도 사람을 살릴 수 있구나 +2 24.06.06 588 18 13쪽
35 호열랄(虎列剌:콜레라) +2 24.06.05 589 17 12쪽
34 사천의 의약당. +4 24.06.04 636 17 14쪽
33 초월의 선택. +3 24.06.03 651 15 12쪽
» 복수의 시간. +4 24.06.02 704 14 12쪽
31 천변만화공의 위력. +3 24.06.01 698 1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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