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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바리 님의 서재입니다.

귀환 신의(歸還神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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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뚝이.
작품등록일 :
2024.05.08 13:03
최근연재일 :
2024.07.01 12:10
연재수 :
5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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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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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6
글자수 :
312,071

작성
24.06.11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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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글자
12쪽

네놈이 의원이더냐!

DUMMY




“···그게 무슨 엉터리같은 이야기냐.”


잠깐의 침묵후, 적도형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엉터리가 아니외다. 적대인께서는 단 한번도 이상하다고 생각하신적 없으십니까?”


의약당주는 염소수염을 비비며 말을 이어나갔다.


“문둥병과 양매창이 불치병이라는 것은 여기 있는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외다. 아마 화타가 살아돌아온다 해도, 불가능한 일일 것이지요. 그런데!”


다시금 당진철을 향해 삿대질 하는 의약당주.


“저자가 엇다 대고······!”


옆에 서 있던, 견문호가 발작하듯 나서려고 했으나, 당진철의 제지에 가만히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저 자가 이상한 신약인가, 무엇인가 들고와서 치료했다고 주장했다고 들었습니다만, 솔직히 믿지 못하겠습니다. 신이 내린 형벌을 대체 어느 누가 치료를 한단 말입니까.”


“그렇다면 당주께서는 저희 기녀들이 감히 거짓으로 치료가 되었다고 말씀하시는 건가요?”


이화영이 나와 의약당주의 말을 반박했다.


“흥! 감히 기녀 따위가 하는 말을 믿을 수가 있어야지요.”


“···기녀 따위?”


이화영의 표정이 북풍한설(北風寒雪)이 지나간 것처럼 싸늘하게 굳는다.


의약당주는 그런 이화영의 태도를 무시하곤, 그대로 적도형을 향해 입을 열었다.


“적대인도 마찬가지요. 적소저께서 치료가 되셨다고는 하나, 그 치료하는 모습을 구경조차 하지 못했다고 하셨소.”


“···그렇네.”


“헌데, 적 대인께선 적소저의 심장이 치료된 것이라 굳게 믿고 계시는 군요. 어떤 치료를 했는지 조차 모르면서 말이외다.”


“그건 말이 좀 과하군. 자네들도 침술을 펼칠 때, 가족의 시선을 돌리지 않는가.”


적도형이 나직이 의약당주의 말을 지적했다.


의약당주의 두 볼이 새빨갛게 타올랐다.


“흠흠, 그건 비인부전(非人不傳)이라 함부로 보여줄 수 없어서 그런것이오.”


의약당주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곧 생각을 정리해 다시금 말을 이어나갔다.


“뭐, 백번 양보해서 저 자가 신이 내린 기술을 가져, 심장을 고칠 수 있다고 칩시다. 그런데······.”


의약당주의 얄팍한 쥐꼬리 같은 눈이 기녀들과 마을 사람들에게 향했다.


“적소저의 심장을 치료하는 자리에, 감히 문둥병에 걸린 환자와 양매창에 걸렸던 기녀 따위가 들어가 적소저의 심장을 치료하는데 도움을 줬다고?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오?”


“······.”


적도형의 표정이 어둡게 변했다.


이화영도,


기녀들도,


마을 사람들도,


당진철을 제외한 이곳에 존재 하는 많은 사람들의 표정이 의약당주가 한마디, 한마디 입에 올릴때마다, 표정이 죽어가기 시작했다.


“호열랄도 마찬가지요. 세상에 어느 누가 그 병을 치료한다고 상상이나 했겠소? 그저 지나가는 재해가 아니었소?”


하지만 그것은 실망이나, 충격에 의해서가 아니었다.


“그런데 고작 지나가는 독의 따위가 호열랄을 치료한다고? 당신들은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오?”


그것은,


“차라리 저자가 일부러 호열랄과 비슷한 역병을 퍼트리고, 그것을 치료했다고 보는 편이 맞지 않겠소?”


경멸에 가까웠다.


“감히 당의원에게 그딴 소리나 지껄이다니, 자네 진짜 사천에서 의원일을 하기 싫은가 보군.”


적도형이 눈에 불을 키고, 의약당주를 압박해 들어갔다.


“···예? 예?”


“못알아 들으셨어요?”


적화령이 씨익 웃으며 의약당주에게 다가왔다.


그리곤 그이 가슴을 손가락으로 짓누르며 말했다.


“환자를 버리고 내뺀 개새끼는 의원자격이 없다고 말씀하시는 거에요. 아, 혹시 아버지의 말씀이 너무 어려우셨나? 그것도 의약당주씩이나 되는 분이.”


“이, 이 계집이······.”


의약당주가 울그락 붉그락하며 화를 내지만, 차마 그녀에게 손을 댈 순 없었다.


사회의 체면 따위가 아니었다.


그저 그의 움직임을, 그저 보는 것만으로 옥죄어버리는 한 사내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감히 실력도 없으면서, 스승님음 펌훼하다니. 사지를 몽땅 잘라서 개먹이로 만들어 줄까?”


순수한 무인인 견문호가 내뿜는 살기에 의약당주의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으으으으······.”


뒤에 있던 기녀들도 한 마디씩 던졌다.


“치료라는 명목으로 항상 우리 몸을 탐했던 주제에.”


“별꼴이야 정말. 치료 같지도 않는 그 손길이 얼마나 징그러웠는지, 알아?”


“그러면서 우리가 양매창에 걸리니까 곧바로 도망갔던 것 좀 보라지.”


“···나 더럽다고 매도 맞았어.”


“괜찮아. 이제 뚝. 독의께서 치료해주셨잖아. 이제 괜찮을 거야.”


한 마디씩 던지는 그들을 향한 비난.


의약당주 뿐만이 아니라, 뒤에 서 있던 의원들 마저, 얼굴이 붉어졌다.


하지만 아무도 입을 열지는 않았다.


금방이라도 터질 것만 같은 견문호의 모습에 다들 겁먹은 것이었다.


“그만해라. 이 사람들은 너와 같은 무림인은 아니지 않느냐.”


“하지만 스승님, 이 자들은 스승님을······.”


“쓰읍!”


“···예, 알겠습니다.”


견문호는 분을 삭이지 못한채, 꼬리를 내린 강아지처럼, 당진철의 뒤로 물러섰다.


하지만 그 눈빛은 여전히 의약당원들을 향하고 있었기에, 의약당원들은 고개를 떨굴 수 밖에 없었다.


“의약당주께서 무언가 잘 못알고 계신 모양입니다만, 제가 어째서 그런 짓을 저질러야 했는지, 합당한 이유를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흐, 흥! 굳이 이유를 내가 말 해주어야 아나? 우, 우리를 내쫓고, 혼자서 의원직을 해먹으려 한게 아니더냐.”


“옳소!”


“양민들의 마음을 휘어잡고, 우리를 사천에서 내쫓기 위함이 아니었냐!”


“굴러들어온 돌 따위가 감히 박힌 돌을 빼내려 해?!”


뒤에서 들리는 옹호의 목소리.


당진철은 그런 그들을 잠시 바라보다가 다시금 말을 이어나갔다.


“그러니까 제가 호열랄을 퍼트린 이유가 당신들의 개밥그릇을 뺏기 위해서였다는 거군요.”


“···역시 밖에서 싸돌아 다니는 독의라 그런가. 하는 말이 너무 천박하군. 밥그릇이라니, 우린 그저 네놈의······.”


“그럴 필요가 있나?”


“···뭐?”


당진철의 고개가 모로 꺾인다.


그의 입가엔 비웃음이 걸려있었다.


“실력도 없어서 병 앞에서 도망이나 가는, 돌팔이들에게 굳이 그런 음모를 꾸밀 필요가 있나? 그냥 내 의술만 보여주면 그대로 끝날 것 같은데.”


“뭐, 뭣이? 뚫린 주둥아리라고 함부로 놀리는 것이냐!”


의약당주가 길길이 날뛰며 고함을 지른다.


이에 당진철은 의약당주 앞에 뚜벅뚜벅 걸어가, 그대로 멱살을 잡았다.


“컥, 커컥······.”


“다, 당의원님.”


“다, 당주님!”


갑작스런 당진철의 행동에, 두 진영에서 당황스러움을 드러내며, 말리려 했다.


하지만 당진철이 한쪽 손을 들어 제지하자, 두 진영의 움직임이 멈췄다.


“어이 의약당주. 아무리 역병이 무섭다곤 하나, 의원이 환자를 두고 도망치다니, 세상에 그 어떤 의원이 환자를 두고 도망을 치나.”


“으, 으윽. 윽.”


의약당주가 얼굴을 시뻘겋게 물들인체, 무어라 말을 하려 했으나, 목이 막혔는지 언어화 되지 못하고, 신음소리만 연신 흘렸다.


당진철은 그런 의약당주를 자신의 얼굴 가까이에 가져다 대곤 나직이 속삭이듯 말했다.


“너 같은 놈은 의원이 될 자격이 없다. 그러니 당장 여기서 꺼져버려.”


당진철이 놓아주자, 의약당주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비틀거리 듯 물러났다.


“감히, 독의 따위가 나, 사천의 의약당주에게 의원될 자격이 없다고?!”


잔뜩 붉어진 얼굴.


열등감과 부끄러움이, 분노가 되어 의약당주의 속을 한껏 긁어 놓는다.


“내가 너를 가만히 내버려 둘줄 아느냐! 이미 청성에서 네놈의 악행을 모두 고발했다. 조금 있으면, 청성에서 너를 처단하러 올것이다!”


의약당주의 말에, 주변의 공기가 싸늘하게 변했다.


“그, 그럴 리가. 청성은 아직 봉문중일텐데? 게다가, 만에 하나, 봉문을 풀었다곤 해도, 흑독문의 세력 때문에라도 여기까지 올 수 없다.”


견문호가 이의를 제기 한다.


하지만 의약당주는 그런 견문호의 말에 콧웃음을 쳤다.


“흥! 흑독문 따위가 어찌, 청성을 막을 쏘냐. 청성은 사천의 뿌리 깊은 명문 정파. 흑독문은 아마 일거에 쓸려나갈 것이다!”


견문호의 표정이 가볍게 굳어졌다.


그때였다.


“저, 저기 누가 오고 있는데?”


“어디? 어디?”


저 멀리서 누군가가 이쪽을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호리호리한 몸에 방립을 쓰고 있는 한 인영.


허리춤에 긴 협봉검을 차 있어서, 누가 봐도 무림인이라는 것을 대번에 알 수 있었다.


문제는,


“한 사람이 아니잖아.”


똑같은 복장에 사람들이 무리를 이루며 이곳으로 똑바로 걸어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 모습에 의약당주가 기세등등해졌다.


“하하, 저것봐라. 청성의 도사님께서 너를 처벌하기 위해 오시고 계신다!”


“으음······.”


당진철이 신음을 흘리며, 이쪽으로 오고 있는 사람들을 보았다.


단 세명 밖에 안되는 인원이었지만, 만약 진짜 청성파의 도사라면, 난감하기 그지 없는 장면이 펼쳐지리라.


‘하필 이 녀석이 내 옆에 있는 바람에······.’


견문호가 당진철의 옆에 서서, 오고 있는 세명의 인형을 뚫어지듯이 노려보고 있었다.


과연 견문호가 흑독문의 적자였다는 사실을 들키면, 저들이 가만히 있을까?


‘모르긴 몰라도, 난리가 날게 뻔하겠지.’


자연스레 당진철의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


‘일단 난리가 나는 순간 저들부터 막아야 한다.’


-촤르륵.


당진철의 의지에 따라, Z.O.R이 위협적이게 울부짖는다.


휘적휘적 다가오는 인영들과, 가슴 졸이며, 그들이 다가오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당진철과 견문호.


그리고 불안한 눈빛으로 그들을 보고 있는 주변 인물들.


의약당의 인원들만이 입가에 웃음을 가득 피우며, 세명이 인영들이 오기를 학수 고대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지척에 도착하자, 의약당주가 더 기다리지 못하고, 그들에게 달려갔다.


“어서오십시오, 도사님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에 따라 방립을 쓴 세명의 인영이 제자리에 선다.


의약당주는 염소 수염을 만지작 거리며, 당진철을 향해 성토하기 시작했다.


“저녀석이 바로 사천에 호열랄을 뿌린 장본인입니다. 얼른 가셔서 사천의 정의가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주십시오.”


하지만 방립을 쓴 세명의 인영은 그런 그의 말에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저 무언가 당혹스럽다는 듯, 자기들끼리 시선을 교환하더니, 곧 의약당주에게 반장하며 인사를 했다.


“아미타불. 무언가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저희는 도사가 아닙니다.”


방립 밑에서 들려오는 늘그수레한 목소리.


많이 갈라져 있었지만, 여기 있는 사람들은 그 목소리를 똑똑히 들었다.


‘여자?’


의약당주의 표정이 기괴하게 구겨졌다.


그러던가 말던가, 방립을 쓴 세 인영은 그런 의약당주를 쉬이 지나치더니, 곧바로 당진철을 향해 다가와, 반장을 하며 고개를 숙였다.


“혹시 사천신의(四川神醫) 당진철이라고 아십니까?”


“사···천신의라구요?”


주변 사람들의 얼굴이 당혹으로 물들면서 머리위에 물음표가 하나씩 생겨난다.


‘뭐냐 그 센스 따윈 하나도 없이 그저 들리는 대로 대충 지은 듯한 별호는?’


당진철 또한 다르지 않았지만, 그래도 대답을 해줘야 한다는 생각에, 입을 열었다.


“사천···신의는 잘 모르겠지만, 제가 당진철이 맞습니다.”


“아, 당신이······.”


말을 걸었던, 인영이 반갑게 웃으며 방립을 벗었다.


“인사가 늦었습니다.”


민머리와 함께 주름진 여성의 얼굴이 떠오른다.


“저는 아미파의 복호승, 지현사태라고 합니다. 이름 높은 사천신의를 만나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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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화살 받이 NEW +2 18시간 전 164 8 13쪽
56 청성파의 등장 +3 24.06.28 293 12 12쪽
55 떠나려는 사람을 붙잡아 두는 방법. +3 24.06.27 324 8 13쪽
54 음모. +3 24.06.26 328 11 13쪽
53 마교의 수상한 그림자. +3 24.06.25 380 13 12쪽
52 무상금광신공(無想金光神功) +2 24.06.24 432 9 11쪽
51 연화스님의 고민. +2 24.06.21 454 14 12쪽
50 그는 제가 치료해야 할 병마였을 뿐입니다. +3 24.06.20 467 10 12쪽
49 서, 설마 사천···당문······? +2 24.06.19 506 12 12쪽
48 피비린내나는 전투. +2 24.06.18 476 11 12쪽
47 그들의 위기. +2 24.06.17 479 12 12쪽
46 청성파의 제자와 격돌. +2 24.06.16 511 13 11쪽
45 우리는 손에 쥘 수 있을 만큼만, 사람들을 구할 수 있습니다. +2 24.06.15 505 12 13쪽
44 아미파에 만연해 있던 병. +2 24.06.14 495 13 12쪽
43 손목 터널 증후군. +2 24.06.13 497 13 13쪽
42 비무 +2 24.06.12 519 14 12쪽
» 네놈이 의원이더냐! +2 24.06.11 503 15 12쪽
40 수상한 오해. +3 24.06.10 545 16 12쪽
39 음모의 싹 +3 24.06.09 554 16 12쪽
38 소금은 확보해놨소 형님. +2 24.06.08 550 13 12쪽
37 영웅이 되실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2 24.06.07 561 15 12쪽
36 나도 사람을 살릴 수 있구나 +2 24.06.06 588 18 13쪽
35 호열랄(虎列剌:콜레라) +2 24.06.05 588 17 12쪽
34 사천의 의약당. +4 24.06.04 636 17 14쪽
33 초월의 선택. +3 24.06.03 651 15 12쪽
32 복수의 시간. +4 24.06.02 703 14 12쪽
31 천변만화공의 위력. +3 24.06.01 698 1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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