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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마마마바 님의 서재입니다.

죄악과 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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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마마마바
작품등록일 :
2018.11.09 16:08
최근연재일 :
2019.08.2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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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8.2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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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기억(3)

DUMMY

4.

우리는 계속 전진해서 동부의 한 마을에 닿았다. 내가 참전한 이후 처음 있는 성과였다. 그곳에 가기 전에 적의 본격적인 반격이 있었지만, 우리 쪽도 많은 지원을 받았기에 많은 피를 흘리고 나서 그럭저럭 뚫어 낼 수 있었다.

마을에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전선이 뚫릴 거라고 생각하지 못한 모양이다. 우리는 먼저 빠져나가는 사람이 없도록 마을을 포위했다. 그리고 달 없는 밤에 마을로 조용히 들어갔다.

글쎄....... 우리가 그곳에서 한 일을 설명할 말들은 많다. 우리는 그동안 많은 동료를 잃었고, 동부인이라면 치를 떨게 되었다. 게다가 마을 사람 중에 첩자가 있을 수도 있는 것이었고, 저항하는 마을 사람들도 너무 많았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변명하고 싶지 않다. 우린 모두 개새끼들이었다.

우리 중 대부분은 마을 안에 있는 물건들에 눈이 뒤집혀서 달려들었다. 마을 안에 있는 음식들과 가축과 깨끗한 옷, 귀금속을 찾기 위해 다른 놈들보다 기민하게 움직이려 애를 썼다. 몇몇은 그런 것들보다 마을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뒤틀린 관심이 있었다.

나는 선발대로 마을 안에 먼저 들어와 집들을 수색했다. 몇몇 집안에는 칼을 든 주민들이 숨어 있었다. 그들은 문 뒤나 옆이나 가구 밑에 숨어 있다가 갑자기 튀어나왔다. 위험한 순간이 몇 번이나 있었다. 레너드가 없었으면 죽었을 지도 모른다.

소녀가 있던 그 집도 마찬가지였다. 들어가자마자 고요한 정적이 반겨주었다. 우리는 안심하지 않고 주위를 구석구석 살피며 안으로 들어갔다. 집 중앙에는 식기가 세 세트 놓인 탁자가 있었다. 식기에는 음식이 담겨 있었다. 그걸 보고 있자니, 갑자기 탁자 밑에서 남자가 단검을 들고 튀어나왔다.

나는 그와 대치하며 기회를 보며 기다렸다. 그는 성급하게 파고들었고, 나는 그의 검을 든 팔을 붙잡은 뒤에 다른 손에 들고 있는 검 손잡이로 머리를 찍어 제압했다. 뒤에서 레너드가 검을 빼든 채 다가오자 나는 고개를 돌렸다.

뜻밖에도 그곳에는 한 사람이 더 보였다. 여자 한명이 침대 밑에 웅크리고 있었다. 나는 그것을 레너드에게 말하지 않았다. 여자는 살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했다.

그녀는 레너드가 검을 들어 남자를 내려찍는 것을 보며 소리 없이 울고 있었다. 남자는 칼날이 파고드는 고통에도 비명을 지르지 않았고, 곧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확인 끝났어?”

레너드는 검을 거둬들이고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말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레너드가 순순히 나가기를 바랐다. 그는 그러지 않고 주위를 한 번 더 천천히 둘러봤다. 그가 침대 쪽으로 다가가자 나는 주의를 끌고자 침대 옆에 있는 장롱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쪽에 뭔가 있는 거 같다.”

그때 뜬금없이 여자가 침대에서 튀어나와 버렸다. 여자는 나에게 달려들었다. 내가 당황한 사이에 레너드가 침착하게 그녀를 찔렀다.

여자는 남자가 그랬듯이 배를 파고드는 칼날에도 비명한번 지르지 않았다. 그녀는 고통에 몸부림치며 경련하면서도 나를 똑바로 쳐다보며 분노와 증오가 섞인 눈길을 보냈다.

곧 그 눈에는 감정이 사라졌고 텅 빈 흐릿한 눈알만이 남았다.

“여기는 챙길만한 것이 별로 없군.”

레너드가 중얼거리면서 여자를 눈으로 훑어보다가 손가락의 반지를 보고 빼서 손에 들었다. 동시에 장롱 안에서 작은 소리가 들렸다. 훌쩍이는 소리였다. 레너드는 말하느라 못들은 것 같았다. 자세히 보니 장롱이 약간 열려있었고, 그 틈에서 누군가의 눈이 잠깐 보였다.

“거기 뭐가 있다고?” 레너드가 장롱을 보며 말했다.

“아냐. 내가 착각한 거 같아.”

레너드는 주변을 한 번 더 눈으로 훑어봤다. 그는 아무 위험 없다고 생각했는지 나가려다가, 한마디 덧붙였다.

“이건 네가 가져라. 나는 이런 거 필요 없으니.”

그는 반지를 나에게 건네고 나갔다.

나는 주변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다시 들어왔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장롱 문을 열었다.

문이 천천히 열리면서 아직은 어린 티가 남아있는 여자아이의 모습이 보였다. 그녀는 울면서 나에게 덤벼들었다. 동부말로 날카로운 소리를 질러댔기에 그녀의 입을 틀어막고 못 움직이게 껴안듯이 몸을 붙잡았다. 그녀가 진정할 때까지 귀에 대고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버둥대는 것을 멈추자 천천히 놓아줬다. 그녀는 힘없이 탁자 앞에 놓인 의자에 주저앉았다.

나도 뒤로 물러서서 침대에 무너지듯 앉았다. 모든 것들이 머릿속을 파고들었다. 탁자에 놓여있는 식기 3벌과 나를 향해 달려들던 남자의 모습, 침대에서 나오던 여자, 그리고 고통을 견디며 조용히 죽어가던 그들의 모습까지. 이 모든 것들이 내가 무슨 일을 저지른 건지 알려주었다. 그동안 비겁하게 외면해 온 나의 모습을 알려주었다.

그래서 나는 그녀에게 집착했던 것 같다. 그녀를 돌보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속죄라고 여겼기 때문에. 추악한 이유였다. 나는 내가 성자라도 되는 양 생각하고 다녔지만, 내가 한 일들을 봐라. 나도 나의 전우들과 다를 바 없었고, 나의 죄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지금도 소녀의 모습이 보인다. 너무도 생생하게. 그녀는 항상 나를 비난하듯이 바라본다. 나는 그녀에게 최선을 다했노라고 말하는 것밖에 할 수 없다.

그때는 이게 어떻게 끝날지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저 내 죄를 가볍게 하는 데에만 정신이 팔려 아무것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래, 그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나는 그녀가 진정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가지고 있던 반지를 주었다. 내가 위험하지 않다고 믿게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쉽게 받지는 않았다. 그 일이 있은 후로 하루 동안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고, 나를 보려고 하지도 않았다. 계속 노력하자 그녀는 내키지 않는다는 듯이 반지를 받았다.

아마 그게 전환점이었던 것 같다. 그녀는 서서히 마음을 열어갔다. 나는 그녀에게 이것저것 해주려고 노력했다. 우리 부대는 이 마을의 울타리를 보강해 간이 진영을 만들기로 하였기에 그녀 옆에 머물 수 있었다. 보급되는 식사를 전우들 몰래 숨겨서 그녀에게 가져다주었고, 되도록 그녀와 같이 식사했다. 또 밖으로 나가지 못하여 심심할 거라 생각해서 이런저런 잡동사니를 가져다주었다.

소녀가 동부말만 할 줄 알았고, 내 동부말 실력에는 문제가 많았으므로 의사소통은 꽤나 힘들었다. 내가 서툰 동부말로 띄엄띄엄 말을 걸면 소녀는 희미하게 웃으면서 틀린 부분을 정정해주었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손짓발짓에 의존해서 대화를 했다.

내가 소녀에게 신경 쓰는 동안 부대 내에서는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처음에는 잠시 머문다고 했던 마을에서 길게 머물고 있었으며, 언젠가부터 보급도 눈에 띄게 줄었던 것이다. 불안은 병사들 사이에서 빠르게 번져나갔다.

나 또한 불안에 떨고 있었다. 그들과 같은 불안은 아니었다. 누군가 그녀를 숨겨둔 그 집 근처를 어슬렁거릴 때면 불안이 가슴을 옥죄고는 했다. 그녀가 들킨다면 어떻게 될지는 지난 경험으로 잘 알고 있었다.

특히 레너드가 신경 쓰였다. 그는 내가 식사 때마다 어디 가는지 궁금해 했고, 몇 번 그 집 근처까지 따라온 적도 있었다. 집에 도착하기 전에 눈치 채어 화를 내 떨쳐내기는 했지만, 그에게 들키는 것이 시간문제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결과부터 말하자면 나의 불안과 달리 마지막 날 전까지 그녀는 들키지 않았다.

마지막 날. 그날도 다른 날들과 다르지 않아 보였다. 일상이 되어버린 불안한 하루가 흘러가고 있었다. 그러나 그 일상은 거대한 화염과 함께 깨지고 말았다. 그 불이 어디서 시작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것은 지평선 너머에서 초목을 불태우며 빠르게 다가왔다.

바로 후퇴명령이 내려왔다. 병사들은 모두 최소한의 짐만을 들고 빠져나가야 했다. 나는 대열에서 몰래 빠져나가 그녀가 있는 집으로 달렸다. 이미 부대로 돌아가지 않기로 결심한 채였다. 그녀가 안전한 곳으로 도망갈 수 있도록 부대를 피해 동부국가로 데려가 주려고 마음먹고 있었다. 그래....... 그러려고 했는데.......


댄은 잠시 말을 멈추고 나무 그루터기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는 얼굴을 양 손에 파묻고는 한 동안 가만히 있었다. 머리가 아프고 현기증이 났다. 더는 말하고 싶지 않았다. 생각하고 싶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가 말을 멈추고 있는 이 순간에도 머릿속에서는 영상이 결말을 향해 흘러가고 있었다.


문을 열자 당황한 표정의 소녀가 보였다. 그녀는 주변이 소란스러워 진 것에 놀란 것 같았다. 많이 무서웠는지 나에게 안겨왔다.

그때 레너드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댄. 여기서 나가야 해. 뭐하는.......”

그는 소녀를 보고 말을 흐렸다.

“무슨 생각이야. 동부인과 함께 있다니.”

그는 바로 검을 빼들었다. 나는 소녀를 등 뒤에 숨겼다.

“레너드. 그냥 못 본 척 넘어가줘. 어린 애일 뿐이야.”

“지랄 말고 나와.”

“그게 안 된다면 네 친구를 봐서라도 넘어가줘.”

“되는 게 있고 안되는 게 있는 거야.”

그는 나를 옆으로 밀치려 했다. 나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런데....... 그런데 왜 빨리 움직이지 않았을까?

그녀가 그의 검에 찔릴 때 나는 뭐하고 있었던 걸까? 그녀는 어떤 감정을 담은 눈으로 나를 보고 있었을까? 실망? 배신? 분노? 기억나지 않는다. 아니, 기억하고 싶지 않은 거겠지. 레너드가 검으로 찔리던 순간을 잊고 싶어 하는 것처럼.

분명한 것은 그녀가 죽었다는 것. 배에서 피를 쏟으며 죽었다는 것. 그리고 레너드가 검에 찔렸던 것.

그녀가 피를 흘리며 죽어갈 때 나는 그녀의 손을 잡고 왜냐고 물었던 것 같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난 건지 궁금했겠지. 지금 생각해보면 이유는 분명하다. 내가 잘못했기 때문에 그런 일이 벌어진 거지.

그녀가 죽고 난 뒤에 불을 피해 그곳을 빠져나왔다. 뒤에서는 시체가 불에 타는 냄새가 났다. 역한 냄새가 떠나질 않았다.

그 이후로 한참을 방황했다. 어디로 가야할지도 몰랐고,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몰랐다. 그저 나의 죄만이 내 곁에 남아 나를 괴롭혔다. 그것은 계속해서 내 잘못을 속삭였다. 내가 이 모든 일의 책임에 대해 생각했을 때는 시간이 좀 흐른 후였다.


댄이 이야기를 마쳤다. 동쪽에서 해가 떠오르려는 지 희미한 햇살이 산 능선을 넘어 뻗어 나오고 있었다. 댄과 데릭은 둘다 앨런을 보고 있었다. 잠시 정적이 감돌았다. 이야기의 여운이 남아 저마다 다른 생각을 하느라 말을 하지 못했다.

댄은 간만에 마주하는 과거에 힘들어 하고 있었다. 여전히 이것들은 아프게 다가왔다.

“그래서 저번에도 실패했으니 이번에도 그럴 거다?”

데릭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그는 밤 동안 이야기를 듣느라 피곤해보였다.

“나는 그것밖에 안 되니까.”

“허.”

데릭은 혀를 차더니 손으로 턱을 만지작거렸다. 댄은 여전히 그루터기에 앉은 채로 앨런을 바라봤다. 머릿속이 엉망이었다. 그가 못 마친 일, 그리고 지금 포기하려 하는 일이 모두 그를 혼란스럽게 했다.

“앨런과 같이 있으면 내가 뭐라도 된 것 같이 느껴져. 뭔가 할 수 있는 게 있을 것 같고,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내가 그렇게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근데 그러면 안 되잖아. 내가 한 짓들을 봐. 나는 고통을 견디면서 내 죗값을 치러야해. 여기 있어서는 안 돼. 앨런을 소녀의 대용품으로 삼는 것도 해서는 안 될 일이야.”

댄이 앨런을 보면서 말했다. 멀리서, 담요를 덮고 있는 윤곽이 보일 뿐이었지만, 그녀는 이 순간 편안해 보였다. 그는 시선을 고정한 채 말을 이었다.

“대용품으로 삼는다면 결국 같은 결과가 나올 테니까.”

“그건 모르는 일이지.”

데릭은 얼굴을 만지작거렸다.

“게다가 내가 같이 있는 건 도움이 되지 않을 거야. 왕실 근위대가 나를 쫓고 있어.”

“알아.”

“내가 놈들을 유인할 수 있을 거야. 그러면 앨런은 좀 더 안전해지겠지.”

“근위대는 이제 앨런을 쫓고 있을 거다.”

“뭐? 왜지?”

“이유는 말 못해. 저들이 꼬맹이를 원한다는 것만 알아둬라.”

“그렇다 해도 유인할 수는 있겠지. 내가 다른 곳에서 모습을 드러내면 앨런도 같이 있다고 생각할 테니까. 그리고 레너드도 나를 쫓고 있어.”

“인기가 많군. 레너드라면 아까 네 이야기에 나왔던 놈 아니냐? 죽었다면서?”

“나도 그렇게 생각했지. 그런데 성에서 만났다. 근위대에 붙어있더군.”

“허, 그래도 변하는 건 없어. 꼬맹이가 안전하길 바란다면 네가 붙어서 지켜줘라.”

댄이 대답하지 않자 데릭이 말을 이었다.

“하나 묻지. 네가 근위대를 끌고 간다고 해서 저 녀석이 안전해질 것 같냐?”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데.”

“전쟁 이후에 외지인이 안전하게 살만한 곳이 있다고 생각 하냐? 아니, 전쟁 전에도 안전하게 살만한 곳이 있었나?”

“앨런은 마법사잖아. 괜찮을 거다.”

“그래서? 뭐 마을 놈들 한 둘 정도 태워버리면 같이 잘 어울려 살 수 있나? 마을 놈들이 불을 다루는 마법사를 두 팔 벌려서 환영해 줄 것 같아?”

댄은 대답하지 못했다. 데릭은 계속해서 빠르게 지껄였다.

“너는 아까부터 앨런에게 뭐가 최선인지 생각하는 듯이 말하는데, 내가 봤을 때 너는 이기적인 놈이야.”

데릭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댄은 가만히 그를 노려보았다. 데릭이 다시 입을 열었다.

“너는 앨런이 괴로워하지 않기를 바라는 게 아니야. 다만 그걸 네가 보고 싶지 않을 뿐이지. 너는 앨런을 시야에서 지우고 잘 지낼 거라 생각하면서 네 책임을 덜고 싶어 하는 것뿐이다.”

댄은 그런 식으로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처음에는 거부감 때문에 부정했지만, 점점 그럴지도 모른다는 것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댄이 생각할 시간을 조금 준 후에 데릭은 다시 말을 이었다.

“앨런은 너나 나보다 훨씬 강해. 지켜줄 필요는 없어. 다만, 나는 네가 저 애를 지켜보면서 너무 멀리 가지 않게, 지나치지 않게 선을 그어주기를 바라는 거다.”

“앨런이 자신을 지킬 수 있게.”

댄이 말하자 데릭이 고개를 끄덕였다. 댄은 그게 가능할지 의심스러웠다. 그는 자기 자신도 지켜내지 못했었다.

“난 못해.”

“해야 돼.”

데릭이 딱 잘라 말했다.

“저 녀석은 나를 믿지 않아. 저 녀석을 구한 건 내가 아니니까. 네가 앨런을 도와줘야 돼.”

해가 위로 떠올라 이제는 햇볕을 내리 쪼이고 있었다. 앨런이 일어날 것이다. 댄은 이제 떠나기에 늦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다고 같이 가려는 결심이 선 것도 아니었다. 그는 또다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해매고 있었다.

“지금 바로 결정을 내리라는 것은 아니야. 그냥 좀 내가 말한 걸 생각해 보라는 거지.”

데릭이 한발 물러섰다. 저 멀리에서 앨런이 일어나 부스스한 머리로 주위를 둘러보는 것이 보였다. 데릭은 앉아있는 댄에게 손을 내밀었다.

“언제라도 떠나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떠날 거야.”

댄이 손을 잡으며 말했다.

“그러던지. 그럴 수 있다면야.” 데릭이 댄을 끌어당겨 일으켜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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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4.도시(5) 19.08.17 17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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