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마마마마바 님의 서재입니다.

죄악과 위선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마마마마바
작품등록일 :
2018.11.09 16:08
최근연재일 :
2019.08.25 20:00
연재수 :
31 회
조회수 :
994
추천수 :
17
글자수 :
175,388

작성
19.08.13 20:00
조회
18
추천
0
글자
4쪽

막간 3

DUMMY

1.

호화롭고 세련된 방에 한 남자가 앉아서 글을 적어 내려가고 있었다. 그는 글을 적다가 때때로 멈추어서 생각하고 다시 적어내려가기를 반복했다. 책상 위에는 그의 서명을 필요로 하는 문서들이 쌓여있었다.

누군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남자는 들어오라고 부드럽게 말했다. 단정한 정복을 입은 사내가 들어왔다. 남자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입을 열었다.

“저기 책상 앞에 있는 편지 세 통. 거기 적힌 대로 보내주게. 그리고 가는 길에 그 옆에 있는 종이 좀 근위대장에게 전해 주게.”

“집사님. 편지가 왔습니다.”

“그게 뭐 특별한 일인가? 놓고 나가게.”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제야 남자는 고개를 돌려 정복 사내를 봤다. 사내는 인장이 찍힌 작고 납작한 나무 상자를 들고 있었다.

“주고 나가게나.”

남자가 말했다. 사내는 그에게 상자를 주고 가볍게 목례한 뒤 나가고 문을 닫았다. 남자는 인장을 뜯고 상자를 열었다. 안에는 특이한 인장이 찍혀 봉인된 종이가 들어 있었다. 밀랍 인장에는 X자로 교차된 막대기 두 개를 꽃이 잔뜩 핀 덩굴이 감싸고 있는 문장이 새겨져 있었다.

그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궁을 향해 걸어갔다. 걸으면서 이 문장이 마지막으로 쓰였던 시기에 대해 생각했다. 벌써 시간이 꽤나 흘렀다. 4년? 5년 쯤 되었던가?

남자는 어느새 알현실 앞에 도착해 있었다. 화려하고 거대한 문은 왕과 만나려 하는 자가 그 안에 있는 사람의 격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 졌다. 아까 출발하면서 왕과 급한 일로 독대를 청한다고 전하라고 해두었기에 얼마 기다리지 않아 문이 열렸다.

왕과 정식 일정이 아닌 요청으로 게다가 혼자서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남자가 신뢰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 주었다. 그는 왕에게 예를 갖추고 앞으로 다가가서 편지를 건넸다.

왕은 흰머리가 늘어나는데다가 이마도 슬슬 넓어지는 중이고 몸 여기 저기 군살이 붙기 시작했다. 그래도 아직은 왕관과 옷, 그리고 얼굴에 나타나는 위엄으로 가릴 수 있었다.

그는 편지의 인장을 보고 좌우의 사람들을 물렸다.

“예상하셨습니까?”

편지를 보고 놀라지 않는 왕의 모습에 남자가 말했다.

“정확히 예상하지는 않았네.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을 뿐이지. 그러지 않기를 바랐네만.”

그러나 편지를 다 읽고 나자 조금 의외라고 생각한 듯 했다. 왕은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

“생각과는 다르군. 어쩌면 최악은 아닐지도 몰라.”

“제가 봐도 되겠습니까?”

남자는 고개를 숙이고 왕에게 나아가 편지를 건네받고 제자리로 돌아와 읽었다.

“그렇군요. 이제 하기 나름이다 그 말씀이십니까?”

그는 편지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로 말했다.

“그렇지. 다만 장소가 걸리는 군 하필이면 동부야. 놈들이 머리를 쓰고 있는 걸까? 우리와 동부의 관계를 예상할 정도로 영리한가?”

“지나친 걱정이십니다. 그저 황무지에서 나와 정처 없이 걷고 있는지도 모르죠. 일단 8군에서 몇 명 믿을 만한 놈들로 보내겠습니다. 8군은 드러나 있지 않으니 안전할 지도 모릅니다.”

“그럴까? 동부 녀석들은 프리기스보다 우리 왕궁에 첩자를 더 많이 두었을 텐데? 뭐 일단 보내기는 해 보자고. 그리고 회의를 소집하지, 그 때랑 같은 인원으로. 무엇보다 새어 나가지 않는 것이 중요해.”

“주의 하겠습니다. 자문 귀족들한테는 그럴듯한 거짓말을 흘려두겠습니다. 이 독대도 그렇고 왕실에서 비밀회의도 열릴 테니 자기들이 중요한 사안에서 배제되었다고 생각할 겁니다. 잘 달래놓지 않으면 멍청한 짓을 할지도 모릅니다.”

“그래. 그리고 마법 협회 쪽도 주시하도록 해.”

“예 알겠습니다.”

남자는 예를 표시하고는 알현실을 나섰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죄악과 위선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1 6.기억(3) 19.08.25 33 0 16쪽
30 6.기억(2) 19.08.24 13 0 10쪽
29 6.기억(1) 19.08.24 12 0 16쪽
28 막간5 19.08.23 15 0 7쪽
27 5.성(5) 19.08.22 11 0 10쪽
26 5.성(4) 19.08.21 17 0 10쪽
25 5.성(3) 19.08.20 21 0 16쪽
24 5.성(2) 19.08.19 18 0 13쪽
23 5.성(1) 19.08.18 16 0 12쪽
22 막간 4 19.08.18 16 0 3쪽
21 4.도시(5) 19.08.17 18 0 13쪽
20 4.도시(4) 19.08.16 16 0 17쪽
19 4.도시(3) 19.08.15 15 0 22쪽
18 4.도시(2) 19.08.14 15 0 17쪽
17 4.도시(1) 19.08.13 20 0 16쪽
» 막간 3 19.08.13 19 0 4쪽
15 3.성길(3) 19.08.12 21 0 15쪽
14 3.성길(2) 19.08.11 18 0 12쪽
13 3.성길(1) 19.08.10 15 0 13쪽
12 막간 2 19.08.10 29 0 8쪽
11 2.마을(5) 19.08.09 20 0 13쪽
10 2.마을(4) 19.08.08 16 0 14쪽
9 2.마을(3) 19.08.07 22 0 11쪽
8 2.마을(2) 19.08.06 28 1 13쪽
7 2.마을(1) 19.08.05 34 2 15쪽
6 막간 1 19.08.05 43 1 9쪽
5 1.탑(5) +2 19.08.04 59 2 11쪽
4 1.탑(4) 19.08.03 54 2 12쪽
3 1.탑(3) +2 19.08.02 76 2 17쪽
2 1.탑(2) 19.08.01 77 3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