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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령 님의 서재입니다.

회천삼국지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퓨전

완결

오리형
작품등록일 :
2014.07.29 13:29
최근연재일 :
2018.01.1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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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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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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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2.26 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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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지록위마(指鹿爲馬)

DUMMY

국의를 죽이겠다는 말은 그들에게는 매우 오묘한 수이기도 했고 현실로는 애매한 수였다. 그것이 성공한다면 단순히 사기를 떨어트리는 것을 넘어서서 북기의 내분을 일으킬 수도 있는 일이었다. 국의는 왕하와 같이 일어난 창립멤버나 마찬 가지였다. 그가 거병을 할 때 같이한 것은 아니었지만 기주에 들어선 왕하의 병을 담당하여 가장 높은 자리에 올라, 북기의 틀을 만들고 북기의 무패 명성을 만든 장본인이었다. 그런 그가 죽으면 군을 총책임 지는 인물이 비어버리는 것이다.


물론 그들이 알고 있는 사실과 현실과의 괴리는 있었지만 세상의 편판은 그들에게 색안경을 끼게 만들었다. 마치 국의를 왕하의 뒤에서 모든 것을 진두지휘하는 여불위로 보게 하였고 왕하는 능력은 있지만 우유부단한 군주(軍主)정도로 여기게 하였다.


“국의는 왕하의 휘하 무장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어째서 그러는가?”


“기주에서부터 왕하의 군을 모두 담당하는 것은 왕하가 아니라 국의였습니다. 국의는 본디 업성을 다스리던 왕굉을 모시던 이로 왕굉이 떠나고 그의 족자가 그 땅을 다스리자 그를 왕굉으로 여기고 따라온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고 하여도 그것이 휘하 무장이 아니라는 것은 좀... 도리어 깊은 관계를 가지는 모신이라 생각할 수 있지 않는가?”


“아니요. 이것은 거래로 보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국의가 군을 전담함으로써 왕하를 돕는 것입니다. 즉 군에서 국의가 죽는다면.”


허공은 서복의 입을 바라보며 침을 삼키었다.


“여강태수는 근 몇 개월은 군을 정비하는 곳에 힘을 써야 할 것입니다.”


“마치 내란이 날 수도 있다고 말하는 것인가?”


서복은 잠시 뜸을 드리며 말을 하지 않고 찻잔을 바라보다가 잠시 기우리고 잔을 이리저리 돌렸다.


“내란이라, 그것은 태수님의 능력에 달린 일 아니겠습니까? 잔이 아무리 기우려도 흘러내리는 것은 한 순간이지요. 그 순간을 만들지 않으면 잔은 흐르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자 허공은 인상을 찌푸렸다. 능력에 달린 일이라는 말이 매우 거슬렸기 때문이었다. 마치 자신의 능력이 모자라 그 정도는 이루는 것이 어렵다는 말 같아서 자리를 박차고 나가고 싶었다. 그러나 아직 국의를 잡는 방도를 듣지도 못했기 때문에 자리에서 일어 날 수가 없었다.


“그럼 방도를 알려 주시게 북기의 방호 속에 마치 거북이처럼 있는 국의를 어찌 잡는 다는 것인가?”


서서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허공에게 물어 보듯 말했다.


“저는 국의를 잡고 이만 공부를 위하여 자리를 뜨고 싶습니다.”


그러자 허공은 놀란 눈으로 서복을 바라보았다. 판을 짠 사람이 사라지면 그 판을 어쩌라고 떠나는지 허공으로써 이해 할 수가 없었다.


“그것이 말이 되는가? 할 일이 이렇게....”


서복이 인상을 찌푸리면서 허공을 바라보자 허공은 순간 흡 하는 소리와 함께 살기에 겁이 질렸다. 서복의 눈은 아무런 감정이 느껴지지 않았고 기세는 그저 고요한 겨울의 거센 바람과 같았다.


‘내가 태수이거늘 감히!’


“태수님 제가 이곳에 온 것은 금액에 맞는 일을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보니 제가 해야 할 일은 그 금액을 넘어 제 목을 위협하는 일입니다. 그것을 제가 굳이 해야 하겠습니까?”


허공은 어이가 없어 서복을 바라보았다. 살기의 두려움 보다는 어이없음의 감정이 그를 압도하게 하였다.


“그것이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태수님 저는 수하가 아니라 식객입니다.”


“크윽.”


서복의 말을 도저히 당해낼 수가 없었다. 필요한 쪽은 허공이고 그것을 제공하는 쪽은 서복일 뿐이었다. 그리고 그 책안을 내어 준 것도 아니고 그저 전체적인 실루엣만 보여주고 그를 내칠 수도 없는 일이었다.


“내가 무엇을 해주면 되겠는가?”


“원래 내어 주기로 했던 금과 제 목숨값을 더 내어 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내 이번 년도...”


“그래서 부족하시다는 것입니까?”


서복의 분위기에 허공은 말하지 못하고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그저 서복의 말을 기다릴 뿐이었다. 국의만 죽여 줄 수 있다면 무엇을 못하겠는가?


“그리고 식객들의 지휘권을 제가 가지려 합니다.”


“그러나 그들이 따르겠는가?”


그러자 서복은 슬쩍 웃음을 흘렸다. 허정은 그의 웃음에서 이미 유협들이 서복의 말에 의문을 품지 않을 정도이거나 그 정도는 쉬이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일 것이다. 이는 놀라운 일이었다. 개성이 강한 유협들을 하나의 통제권 아래 통솔 할 수 있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다.


허공은 치욕을 속으로 삼키며 서복에게 물었다.


“그럼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잘 버티시는 것이 다입니다.”


허공은 이해하지 못하여 서복에게 다시 한 번 물어 볼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인가?”


서복은 마치 비웃듯이 허정을 보며 웃음을 흘렸다.


“살아만 계시지요. 국의가 죽어도 태수께서 죽으면 의미가 없지 않겠습니까?”


클클 거리는 웃음소리를 흘리면서 서복은 자리에서 나갔고 허공은 서복이 나가고 찻잔을 꾸욱 잡고 힘을 주었다. 뿌득거리는 소리와 손에 힘이 들어가며 힘줄이 튀어 나왔다. 그리고 찻잔을 가지러 온 시비가 오자 허정은 소리를 지르며 찻잔을 던지고 탁자의 위에서 찻주전자나 부수 품들을 쓸어버렸다. 와장창 소리가나며 다구들이 모두 박살이 났고 시비는 주저앉아 귀를 막았다. 허정은 그 모습을 보고 더욱 화가나 시비에게 다가가 머리를 잡고 일으켜 차구 파편들이 있는 곳에 던져버리고 소리 질렀다.


“내가! 내가! 이런 수모를 격어야 하는가!”


그리고 깨어진 차구 위에서 피를 흘리는 시비에게 다가가 눈을 부라리며 다시 머리카락을 잡고 들어 올렸다. 시비는 눈물을 흘리면서도 입에서 나오는 비명을 내놓지 않으려고 입을 틀어막았다. 허공은 얼굴을 가까이 대며 말했다.


“너도 내가 만만하더냐?”


시비는 차마 말을 하지 못하고 히끅거리기만 하였다. 그러나 말이 입 밖에 나오려 하지 않았다.


“말하지 않느냐? 너도 내가 우습지 우습구나!”


허공은 시비의 머리를 잡고 아래로 세게 내리쳤다. 깨어진 다구들이 시비의 피부를 파고 들었고 피가 다실에 이리저리 튀어나갔다.


“내가! 내가! 우스워!”


허공은 자신의 수치심을 자신이 어쩔 수 없는 서복에게는 말하지 못하고 자신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노비에게 풀고 있었다. 그것도 어쩔 수 없음을 그의 가습 속에서도 알고 있음에도 그 감정이 들 때마다 더욱 과격히 시비의 머리를 내리쳤다. 결국 시비의 소리는 잦아들었고 더 이상 소리는 내지 못했다. 피는 흥건하게 다실을 채웠고 허공은 사람을 불러 시비를 치우라 명했다. 허공의 표정은 매우 개운한 표정을 지으며 그 자리를 나왔다. 마치 가슴에 막힌 음식이 소화된 것 같은 표정이었다.


“빌어먹을 것 같은 이라고. 뭐 해보지 국의놈만 죽일 수 있다면 할 만하지 않겠는가?”



서복과 허공의 휘하 식객들은 허공의 집안에서 우르르 빠져나갔고 허공은 오현에 남아 태호의 보에 대한 내용을 공론화 시켰다. 호족들은 그 말에 패닉에 빠져 무엇인가 말을 이어나가지 못했다. 그러나 이내 허공이 엄백호의 시도를 막았으며 엄백호는 아마 회계방면으로 도주했다고 말을 하자 왕랑은 놀란 눈으로 허공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말은 하지 않고 그를 회가 끝난 뒤 자신의 거처로 불렀다.


왕랑은 자리에 앉기도 전에 허공을 불러 세웠다.


“허태수,”


허공은 여유로운 표정으로 왕랑의 말에 대응하였다.


“왜 그러십니까, 왕태수님?”


왕랑은 그의 달라진 모습에 ‘무엇인가 있구나.’라는 생각은 했지만 그것 보다는 엄백호와 태호에 대한 문제였다.


“그것이 사실이오?”


왕랑의 말에 허공은 웃음을 지었다. 노회한 너구리가 매우 말을 돌려하는 말에 그의 마음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서복과 대화했을 때는 완전히 다른 양상이었다.


“알고계시지 않습니까?”


그러자 왕랑이 기침을 몇 번 흘리면서 말을 이었다.


“크흠, 그것은 뭐 알고 있었네, 그러나 엄백호가 있었다는 사실은 내 알지 못하는 일이네만,”


허공은 왕랑의 말에 마음속 깊은 곳에서 짜증이 밀려올라왔다. 하루도 되지 않았다. 그런데 군의 비밀이라 할 수 있는 일들이 왕랑의 손에 올라 그의 입맛에 맞도록 이리저리 굴리게 되었으니 화가 안 날 수가 없었다.


“그것은 저만 알고 있는 일이지요. 혹여 말입니다.”


“혹?”


“엄백호가 태수님의 말을 듣고 간 것이 아닌지 걱정됩니다.”


그러자 왕랑은 분을 내며 말했다.


“할 말이 있고 하지 못할 말이 있는 법이네! 내가 엄백호와 손을 잡고 태호의 보를 터트릴려 한다고?”


“그러나 그것이 지금 시중에 나도는 소리입니다.”


“시중에 나온다니?”


“엄백호가 회계로 도망간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뭐!”


왕랑이 말도 되지 않는 소리라 분을 토하려 했지만 허공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러니 위치를 아시라는 것입니다. 혹여 그 이상 올라오시려 한다면 많이 힘들어 질 것입니다.”


“허태수! 내 군을 돌릴 수도 있네!”


“그럼 천하가 아마 왕태수님이 오현의 보를 터트리려다 그를 실패하여 도망친 인물로 알겠지요. 클클클 천하가 왕태수를 비난 할 거외다. 천하에 발을 디딜 수도 없겠지 그 비난은 대와 대를 물려줄 것이고 왕씨의 이름을 쓰지 못하고 국씨나 옥씨로나 바뀔 것입니다.”


“네 이놈! 허공!”


허공은 왕랑에게 한걸음 다가가 눈을 쳐다보며 지그시 말했다.


“그냥 조용히 있으라고 빌어먹을 어차피 북기군만 물러가면 아무 일 없다는 듯이 회계로 돌아갈 당신이 이래라 저래라 할 일이 아니야.”





서복은 오현의 모처에 숨어 유협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묘검 진정 국의를 잡을 수 있겠는가?”


그러자 서복은 살짝 웃음을 흘렸다.


“예. 국의는 이 오현에서 죽을 것입니다. 그것도 우리들 손에 말입니다.”


그러자 유협들이 몸이 달아오르는지 당연하다는 말을 하며 크게 웃기도하고 말이 많아졌다. 그러나 그들 중 나이가 좀 있는 인물이 서복의 곁에 와 물었다.


“단순하게 우리가 이곳에서 숨어 있는 것은 아닌 것 같고 무슨 생각인가?”


“적이 오현의 분열을 바라니 그대로 하도록 놔두어야지 않겠습니까?”


“허나 그리 되면 오현은 여강태수가 차지하지 않겠는가?”


“그럼 뭐 어떻습니까? 저희는 국의만 죽이면 됩니다.”


그러자 늙은 유협이 고개를 끄덕였다. 국의를 죽이는 순간 그들의 이름값은 엄청나게 변할 것이고 가시밭인 강동을 떠나 다른 곳으로 갈 생각이었다.


“돈값만 합시다. 돈값만.”


작가의말

윈도우 강매같은 서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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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6

  • 작성자
    Lv.80 작은소
    작성일
    17.02.26 06:09
    No. 1

    돈값 밥값 무겁게 다가오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8 tkwhdghf
    작성일
    17.02.26 13:58
    No. 2

    잘봤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Bilene
    작성일
    17.02.27 10:43
    No. 3

    그 돈값으로 국의가 갈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3 글동
    작성일
    17.02.27 12:01
    No. 4

    아무래도 출령님은 국의를 이쯤에서 퇴장시키려고 하시나 보네요.
    사실은... 국의를 퇴장시키고, 서복을 서서로 변경해서 입장시키는 것이 더 삼국지 다워질 것 같기는 합니다. ㅎㅎ

    건필요.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7.03.04 11:32
    No. 5

    더 삼국지 다워질 것 같다는 말은 일반적인 삼국지 클리셰를 따라간다는 말인데 오히려 저런 서서의 등장부터가(꾸미는 일 부터가) 다른 삼국지 전개를 보여줄 것 같은 기대감을 주는 것 같다고 볼 수도 있음. 어떻게 돼도 노상관이기는 함. 삼국지잘알못이라.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1 잼는축구
    작성일
    17.05.15 19:26
    No.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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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 암중난투(暗中亂鬪) +2 17.05.07 3,202 59 11쪽
153 암중난투(暗中亂鬪) +2 17.05.05 3,306 58 12쪽
152 암중난투(暗中亂鬪) +3 17.05.03 3,403 55 13쪽
151 암중난투(暗中亂鬪) +4 17.04.30 3,357 54 12쪽
150 암중난투(暗中亂鬪) +5 17.04.28 3,318 62 11쪽
149 암중난투(暗中亂鬪) +9 17.04.26 3,365 56 12쪽
148 암중난투(暗中亂鬪) +4 17.04.23 3,328 54 14쪽
147 암중난투(暗中亂鬪) +8 17.04.21 3,349 55 13쪽
146 암중난투(暗中亂鬪) +5 17.04.14 3,646 64 11쪽
145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結 +2 17.04.11 3,576 64 12쪽
144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 +5 17.04.09 3,443 68 11쪽
143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 +2 17.04.08 3,485 58 11쪽
142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 +2 17.04.07 3,352 64 11쪽
141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 +3 17.04.04 3,450 64 14쪽
140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 +3 17.04.01 3,499 62 11쪽
139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 +7 17.03.28 3,467 68 12쪽
138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 +8 17.03.27 3,595 63 12쪽
137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 +8 17.03.25 3,848 70 11쪽
136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 +8 17.03.24 3,681 63 12쪽
135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 +2 17.03.21 3,745 65 10쪽
134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 +9 17.03.18 3,805 67 12쪽
133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 +4 17.03.17 4,102 61 12쪽
132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 +5 17.03.14 4,090 65 9쪽
131 지록위마(指鹿爲馬)-結 +4 17.03.12 4,048 65 11쪽
130 지록위마(指鹿爲馬) +4 17.03.07 3,880 72 8쪽
129 지록위마(指鹿爲馬) +6 17.03.06 3,816 69 9쪽
128 지록위마(指鹿爲馬) +10 17.03.05 3,830 67 9쪽
127 지록위마(指鹿爲馬) +5 17.03.04 3,808 66 7쪽
126 지록위마(指鹿爲馬) +5 17.03.03 3,818 69 8쪽
125 지록위마(指鹿爲馬) +3 17.03.02 3,882 7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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