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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령 님의 서재입니다.

회천삼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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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오리형
작품등록일 :
2014.07.29 13:29
최근연재일 :
2018.01.18 17:30
연재수 :
17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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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720,632

작성
17.03.12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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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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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글자
11쪽

지록위마(指鹿爲馬)-結

DUMMY

황제는 마일제의 도움으로 순욱과 독대를 할 수 있었고 순욱은 황제의 앞에서 오체투지(五體投地)를 하며 황제를 배알하였다. 황제는 준엄하게 말했다.


“되었네. 굳이 이럴 필요 없다네.”


“폐하 어찌 이리 황망한 말씀을 하신단 말이십니까?”


황제는 참람한지 고개를 숙여 얼굴을 손으로 덮었다.


“내 하늘을 보기가 너무 부끄럽네. 난 동탁의 손에 강제로 이 자리에 오른 뒤에 지금까지 한 번도 내 손으로 무엇인가를 해본 적이 없네. 이 못난 황제를 어찌 한단 말인가?”


황제의 모습에 순욱은 차마 말을 이어나가지 못했다. 그러나 순욱은 황제에게 꼭 해야 할 일이 있었다. 순욱은 시중의 여러 말을 전하다가 이내 원술의 위험함을 알리기 위하여 말을 꺼내었다. 물론 원술과 황제의 관계를 가르기 위함의 계책이기도 하였다.


“폐하, 원술 그자는 위험한 자이옵니다.”


그러자 황제는 힘들게 입을 뗐다.


“그러나 대장군은 저를 구한 사람입니다.”


“그 모든 것이 권력을 위한 욕망이니 어찌 그를 믿을 수 있겠습니까?”


황제는 놀란 눈으로 순욱을 바라보았다.


“어찌...”


“그는 동적의 길을 갈 것입니다.”


“동적이라면...”


“자신의 길에 방해 된다면 그 어떤 이들이라도 치워 버릴 것입니다. 그의 힘은 단순히 동적의 그것보다 크니 감히 누구도 거부치 못할 것입니다.”


황제는 더욱 두려운 눈으로 순욱을 바라보았다. 황제를 오랜 시간 보필한 순가라면 믿을 만하다고 여긴 듯하였다.


“어찌 하면 되겠소?”


“기다리소서. 그리고 언제나 그의 행보에 주의하고 언제나 경계하고 기회를 탐하소서 언제나 충신들은 폐하의 곁을 향하며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다입니까?”


황제는 무엇인가 두려운 지 순욱을 바라보았다. 순욱은 안타까운 마음으로 황제를 바라보았다.


‘어찌 이리 유약하신분이 이리 고초를 당한단 말인가?’


순욱은 죽간을 마일제에게 내어 주었다.


“소신 낙양에 주둔 중인 황친들의 서를 가져와 바치옵니다.”


황제는 순욱의 말에 반색하며 마일제에게 그 죽간을 내어 받고 말했다.


“허어 이리 고마울 때가...”


죽간에는 유비와 진왕의 병세가 수만을 넘었으니 황상을 돕기에 충분하다는 말과 유표, 진왕, 유선, 유비 모두가 황제를 위하여 기다리고 있다고 말하니 황제는 기쁨에 겨워 다시 한 번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참으로 충성스런 이들입니다. 짐은 해준 것이 없는데.”


“폐하께서는 지켜 주는 것으로도 충분 하옵니다.”


황제는 자리에서 일어나 순욱의 손을 꼬옥 잡았다. 순욱은 놀랐으나 용안을 보비 않고 고개를 더욱 숙였다. 그리고 그 순간 황제의 입에는 비웃음이 스쳐지나갔다. 순욱은 알아차리지 못했고 황제는 그저 고맙다는 말을 할 뿐이었다. 그리고 다시 자리했을 때는 유약한 황제가 되어있었다.


순욱이 나가자 황제는 싸늘한 얼굴을 하며 마일제를 바라보았다. 마일제는 부복하며 황제에게 예를 표하였다.


“태부(太傅) 그대의 말이 맞구려. 내가 아무리 유약하다 알려졌어도 이렇게 어린 아이 다루듯이 할 줄은 몰랐어.”


“그 덕에 이곳까지 오신 것 아니겠습니까?”


황제 유협은 이마를 짚었다. 그리고 마일제에게 물었다.


“그것이 좋은 것인지 알 수가 없음이네. 원술이 나은 인물인 지 알 수가 없어.”


“나은 인물은 아닙니다. 도리어 명예욕이라면 다른 어떤 이들보다 더합니다.”


그러자 황제는 인상을 찌푸렸다. 그러거나 말거나 마일제는 자신의 말을 이었다.


“그렇기에 추천해 드린 것입니다. 폐하의 주변의 환관들은 이미 양표의 아들인 양수가 잠식했고 황친이라는 이들은 제각기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원소나 조조는 은밀하고 두려운 이들이니 그들에게 어찌 폐하를 모실 수 있겠습니까?”


마일제의 말에 황제는 눈을 감았다.


“그래서 그들 보다 원술이 나은 것이 무엇인가?”


“자신이 끝에 몰리지 않으면 청사라는 것을 너무나도 두려워 할 자라는 것입니다.”


“벌써부터 회맹을 논하는 이가 그런단 말인가?”


“존왕양이(尊王攘夷)란 뜻은 과거 주나라를 지키기 위한 고육지책이나 다름없지 않겠습니까? 원공로가 그만큼 청사를 두려워함을 보이는 것입니다.”


“청사를 두려워한다... 참으로 괴이한 자로구나.”


“힘은 가지되 천하의 눈을 두려워하고 움직일 때는 마치 번개와 같이 움직입니다.”


황제는 마일제의 원술에 대한 칭찬에 껄끄러운 지 다시 물었다.


“그자가 나은 자는 아니라하는데 내 그대의 칭찬을 듣자니 다른 이보다 대단한 사람이 아닌가?”


마일제는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난세에는 그자만큼 힘든 자가 어디 있겠습니까? 본디 군주는 무치(無恥)라고 합니다. 그러나 원술은 스스로 치욕을 자주 느끼니 어찌 쉬이 움직일 수 있겠습니까?”


“움직일 때는 번개와 같다 하지 않았는가?”


“그러나 그의 움직일 때는 번개와 같다하지 않았는가?”


“그러나 그 움직임을 지을 때 그는 수많은 눈을 봅니다. 즉 명리의 중심에서 이익은 뒤에 둘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의 말에 황제는 웃음을 흘렸다.


“더욱 이용하기 쉬운 인물이라는 거로군. 그렇지 않은가?”


“명분이 있다면 공로는 거부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황제는 웃음을 흘렸지만 마일제는 걱정이 남았다. 진정 후일 원술의 위치가 어디까지 올라갈지 짐작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 명분이 더 이상 황제를 바라지 않는 곳에 선다면 원술은 어떤 선택을 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황제가 직접 주체하는 회가 새로 건립된 궁에서 열리게 되었다. 순욱과 같은 황제를 지지하는 이들은 감격하는 마음과 이상하게도 안타까운 마음이 속안으로 들었다. 동탁을 멸하고 다시 천하의 명사를 불러 회를 여는 새롭게 건립한 궁궐은 놀라울 정도였고 이 궁이 황제의 권위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원술의 권위를 나타낸다는 것에 너무나 안타까워했다. 특히 순욱은 계단 하나하나 오를 때마다 비참함과 설렘이 계속 교차되었다.


‘하늘은 어째서 원술과 같은 이의 손에 폐하를 구하게 하여 이렇게 안타까운 마음을 들게 하는가?’


원술, 이러한 위치에 설 수 없는 인물이었다. 그의 머리에서는 그저 악다구니나 쓰다가 그저 조조의 작은 손짓에 떨어질 인물이었다. 그러나 그의 위상은 이제는 그 정도가 아니었다. 반대로 원술의 손짓 한번이면 조조의 세력은 지옥 불을 경험할 것이다. 그것을 막기 위하여 순욱과 희지재, 장간 등은 발에 땀이 흐르도록 뛰어 다녔다.


그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원술이 부른 회맹의 참석자들도 원술에게 그렇게 도움이 될 자들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들을 원술을 공격하는 데에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그들과 내부의 알력을 이용하면 과거의 원술로 만드는 것은 일도 아니겠지. 그 후 폐하를 모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순욱의 마음은 이미 원술을 물리치고 황상을 융숭히 모시는 그 자리에 서있었다. 그러나 그가 생각하는 원술은 더 이상 그곳에 없었다.





“역적을 비호하는 원소를 토벌하라?”


그 말에 가장 놀란 것은 조조 측 인물들이었다. 제아무리 원소의 위상이 공손찬에 의하여 많이 떨어졌다고 하지만 원소를 역적이라고 칭할 정도로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은 아니었기에 그들은 설마 하는 마음에 그 상황을 마지막으로 치워두었다.


그런데 그 말이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것이다. 그것도 황제의 측근이라 불리는 자의 입에서 말이다. 마일제가 직접 황제에게 간한 것이다. 순욱은 자신의 편인 것으로 생각한 마일제가 조조 측에서 가장 불리한 결정을 하게 한 것이다. 단순히 조조뿐 아니라 황친들에게도 말이다.


“폐하 지금 역적 원외와 유대가 원소에게 의탁하였습니다. 이는 원소 또한 그들과 같이 했다고 볼 수 있사옵니다. 허니 그들을 토벌하여 제국의 굳건함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원술은 아무 말이 없었으나 주변에서 원소를 토벌하라는 말들이 나왔다. 조조를 지지하는 이들은 원술이 하는 말이 아니었기에 말도 부치지 못했다. 본디는 원술의 행태에 비난하고 황제에게 성토하는 모습을 보이려 한 것인데 지금의 상황은 이상하게 돌아갔다. 황제가 직접 원술에게 물었다.


“대장군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오?”


원술은 예를 표하고 말했다.


“명하면 받들겠습니다.”


“어찌하여 그리 꺼리는가?”


“폐하 그들은 모두가 저의 친인들이니 어찌 소신이 직접 말할 수 있겠습니까? 소신의 한마디에 대저 신하들의 생각이 반발도 있을 것입니다. 본시 옳다고 여기는 이들도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아니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옳다고 생각할 수가 있습니다. 그저 소신은 명신들의 말을 듣고 폐하의 명을 받들겠나이다.”


황제는 원술의 말에 웃음을 지었다. 그러나 주변의 인물들은 원술을 바라보며 놀랐다. 원술의 언행에 그가 진정 원술이 맞는지 의심을 할 정도였다.


그러자 염상이 나섰다.


“폐하 대장군께서 직접 나서는 것은 신도를 건축하는 상황에서 힘들 것입니다. 또한 세간의 비난이 있을 수 있으니 부디 이를 고려하시어 보은을 내려주소서.”


황제는 마치 고민을 하는 척하면서 순욱을 바라보며 말했다.


“내 그대에게 들어 좋은 것을 알고 있네.”


순욱은 황제의 말에 고개를 푹 숙였다.


“예 폐하.”


“황친들께서 역적들을 대비하여 군을 모았다고 하니 이를 이용하였으면 하네.”


순욱은 침을 삼켰다. 당한 것이다. 원술에게 크게 당했다. 이미 황제도 원술에게 넘어갔으니 방도가 없었다.


“폐하의 뜻대로 하소서.”


“황친들과 연주목에게 명하겠네. 짐을 습격한 역적 유대와 원외를 추포하라 원소가 이를 거부하면 그도 토벌하고서라도 이를 수행하라. 그리고 대장군의 친족이라 어려운 점을 고려하여 원소의 일이 끝난 뒤 군을 이끌고 또 다른 역적인 공손찬을 토벌하라.”


원술은 고개를 숙여 읍하며 말했다.


“견마지로를 다하겠습니다.”


황제가 일이 끝나고 자리를 떠나자 원술이 그 자리의 상석에 섰다.


“내 다시 말하지만 폐하의 성지에 견마지로를 다하도록 하게 내 폐하의 성지를 어기는 자! 가벼이 여기지 않을 것입니다. 우마와 같이 이를 따르십시오.”


‘네놈들은 감히 사슴을 쫓을 생각하지 못하겠다. 네놈들의 눈앞에 사슴이 어른 거려도 말이 되도록 만들어주마.’




지록위마(指鹿爲馬)


조고의 말에 사슴이 말로 둔갑되어 옳은 말을 한자들은 모두 죽음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그것은 계략의 완성은 아니다.


말로 보이지 않는 다면 그렇게 보이게 만들면 되지 않겠는가?


조고는 반대파들을 참했지만 새로운 천하는 그러한 참사는 없을 것이다.


그들은 우마가 될 것이고 천하안정의 땔감이 될 것이니까.


천하는 그들을 천하를 노리는 군주가 아니라 천하안정의 우마로 기억하게 만들어주겠다.


-원술


작가의말

민심은 천심입니다. 청사를 두려워 하지 않는 사람은 옳은 사람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그리고 천심이 모이면 천하는 변화합니다. 그리고 그 모습을 우리는 목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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