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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령 님의 서재입니다.

회천삼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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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오리형
작품등록일 :
2014.07.29 13:29
최근연재일 :
2018.01.1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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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720,632

작성
17.03.06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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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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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글자
9쪽

지록위마(指鹿爲馬)

DUMMY

원술은 신식현(新息縣)을 신도(新都)라는 이름으로 개칭하여 한의 새로운 도읍으로 명명했다. 아직은 완공이 되지는 않았지만 회수를 끼고 있는 신도의 모습이 어느 정도 나타나고 있었다. 그리고 가장 먼저 완성된 것은 황제의 임시 궁과 원술이 일할 여러 관청들을 제일 먼저 지었다. 그리고 그 신도가 처음으로 사방에서 사신을 맞이한 날이었다.


원술의 회맹 소식에 직접 몸을 움직인 군웅들은 없었다. 원술은 그 행태에 분노가 머리끝까지 차올랐지만 그래도 그들이 보낸 이들의 면면을 보고 그 화는 많이 가라앉았다. 왕하는 관녕을 대표로 순유, 노숙, 설종등이 도착했고 도겸은 전쟁의 와중에도 진가를 보내어 원술의 칭찬을 받았다. 유장측은 방희를 대표로 엄안, 장송 등이 따라 왔고 그의 적이라 생각한 조조도 순욱을 대표로 희지재 등을 보내왔다. 유표는 손가와의 충돌이 두려워 가장 나중에 사신을 보내왔다. 그래도 격을 세운다는 목적으로 괴가를 보내왔으니 원술의 체면도 사는 바였다. 그러나 황친이라 불리는 이들과 여포, 원소, 공손찬은 사신 한명 보내지 않았다.


원술은 사택에서 불편한 심기를 한껏 들어내며 한창 짜증을 부리고 있었다. 그들의 면전에서 자신의 위치를 생각하여 크게 험담을 하지는 않았지만 괘씸한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원술은 관복을 이리저리 풀어헤치고 침상에 기대듯 앉았다. 그의 관모와 대는 시녀들이 나타나 그를 조심히 들어 옮겼다.


“여강태수는 자신이 가장 아끼는 수하가 죽었다고 하여 오지 않는다 하였지?”


염상은 원술의 화를 식히기 위하여 일단은 원술의 짜증을 다 들어줄 요량이었다.


“예, 주공 그의 기둥이자 그의 오른팔이라 불리던 국의가 죽었으니 상심이 매우 클 것입니다. 들어보니 삼 일간 음식 하나 뜨는 것을 보기 힘들 정도라 합니다.”


원술은 수염을 만지작거렸다. 그는 속으로 과연 그럴 수 있을까? 가늠해 보고 있었다. 이내 고개를 저었다. 그의 모친의 삼년상도 하지 않은 그였다. 물론 거짓으로 하는 것은 도리어 모친을 모욕하는 것이라 생각하여 일부로 하지 않은 것이지만 말이다.


‘뭐 거짓으로 하라하면 못할 것은 없지만 영 내키지 않았지.’


그 거짓으로 한 이가 원소였다. 그 삼년상을 함으로써 천하에 청렴한 인물이라 알렸지만 그 사이에 희첩과 정통하여 원담을 낳았으니 할 말 다한 것이다. 원술이 알기로는 술도 하고 고기도 한 것을 알고 있었다. 그것도 자신의 어머니 앞에서 말이다. 마음속에 그 검은 마음을 가지고 제를 지내는 원소를 어찌 좋아할까.


“그래도 내 천하의 군웅들에게 회맹을 알렸거늘 오지 않은 것이 말이 되는가? 그는 나에게 부월을 받아간 이임을 잊었는지 안타까운 맘이로다.”


“그러나 여강태수는 관유안(幼安)을 보냄으로써 더욱 예를 가춘 것이 아니겠습니까? 아픈 그가 온다면 천하가 주공을 무엇이라 하겠습니까? 대신 천하에 명성이 자자한 관유안(幼安)보내어 그 격을 높였으니 주공께 충성을 다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자 원술은 ‘나쁠 것은 없는 일이었다.’ 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욕먹는 것보다는 주변 신하들이 저런 사람이 오는 구나라고 생각한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었다. 거기다 원술은 첫인상이 좋은 인물에게는 매우 후하였다. 그리고 원술에게 왕하는 첫인상이 꽤 좋은 편에 속했다. 자신이 능력이 있음에도 자신에게 무릎 꿇고 예를 다한 것이니 그를 싫어할 수가 없었다.


“그래, 그래 그렇게 생각하네. 왕태수가 강동의 역적들을 잡는 일에 얼마나 고되었는가? 칭찬을 못할망정 내 이리 의심을 하고 있으니. 험험, 내 그래도 기분 나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네. 그 낙읍의 황친이라는 작자들이 하나도 오지 않음이야. 유표나 유장도 사신을 보냈는데 말이야. 여포는 폐하를 빼앗겼다 싶어 항의하는 마음으로 할 수 있다지만 그 황친이라는 놈들은 어찌 한명도 보내지 않았는지,”


“회맹이라는 말이 거슬렸던데 아닐지 싶습니다.”


원술은 어이가 없어 염상을 바라보았다.


“그게 말이 되는가? 이미 한황실은 무너진 것이나 다름없네. 북방의 이적(夷狄)들이 몰아치거나 그런 것은 없었으나 이미 안으로는 썩어 버려 새로운 하늘이라 칭하는 이들이 한둘이었나? 그것이 이적들보다 더한 것이지 내 그것을 처단한다는 이유로 회맹을 외쳤거늘 허 어이가 없음이야. 혹 내가 폐하를 봉대하지 않았으면 어찌 됐겠는가?”


“유대가 흉을 일으켰을 것이옵니다.”


“바로 그거네 더 웃긴 것은 무엇인지 아는가? 그 역적 놈이 원소에게 간 것이야. 그럼 황친들은 도리어 내게 유대를 쫓아 원소를 참하겠다고 성토해야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그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네.”


염상은 아무 말 하지 않았다. 그것은 쉬이 말하기가 어려운 바였다. 그저 낙양하나만 차지하고 있는 이들이지만 그들의 군이 황친이라는 이름으로 모여 있기에 공격 자체가 힘든 일이었다. 만일 원술의 말에 답하다가 그가 군을 일으킨다는 말을 한다면 큰일 아니겠는가?


그러나 그 말에 원술이 먼저 답했다.


“내 그들을 공격하겠다는 것이 아니네.”


“단지 그들이 폐하의 친족이라는 생각이 있는가 묻는 것이네.”


염상은 고개를 끄덕였다. 단순히 가족이라는 피를 말하는 것과 다르게 황족이 지켜야할 정통성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유대 같은 자는 황친들이 먼저 나서 처단해야했다. 그런데 그들은 도리어 공격하지 않고 길을 열었다고 하니 다른 생각이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의 시대는 힘 있는 자들이 모두 사슴을 쫓는 시기가 아니겠습니까?”


그러자 원술은 고개를 저었다.


“그런 자들이 천하에 가득 찼다면 한이라는 제국이 이제까지 버텼겠는가?”


현문현답이었다. 원술은 그 같지 않은 발언으로 염상을 놀라게 하였고 그의 시선에 원술은 기침을 하고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마치 ‘뭐? 뭐?’ 라는 표정을 짓고 나서 관복을 벗어 버리고 나서 소복 차림으로 의자를 끌고 앉아 염상이 앉아있는 찻상에 턱을 괴며 물었다.


“뭐 그건 그렇고 요상한건 조조 그 영악한 놈도 사신을 보냈다는 것이네. 왜 보냈을까? 원소 그 종놈이나 미쳐 날뛰는 공손찬도 그렇다고 여겨지기는 하는데 원소 놈 쫓아다니던 자식이 굳이 왜 그러냐 이거지.”


“주공의 힘이 커져서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그의 힘은 우리가 불면 날아갈 정도이니까요.”


원술은 염상에 말에 기분이 좋았으나 염사의 달달한 말에 이상함을 느꼈다. 그가 이런 사람이 아닌데 라는 생각이 떠올라 그를 보며 물었다.


“단 말이 귀에 달라붙지만 내 지금은 쓰고 옳은 말을 듣고 싶네.”


그러자 염상은 웃음을 지었다. 그간 매번 열등감에 다급해 하던 원술은 더 이상 없었다. 지금은 명예를 생각하며 호방하고 싫으면 싫다 좋으면 좋다고 말하는 솔직한 원술만 남았을 뿐이었다.


“반은 맞는 말입니다. 주공의 힘이 천하의 주도권을 가져왔기 때문이옵니다. 그러나 다른 것도 있습니다.”


“그것이 무엇인가?”


“주공께서 지록위마의 책을 생각했을 때 저들도 놀고 있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보이는 수작을 할 것입니다.”


“보이는 수작?”


“사신단을 보면 대다수가 군주를 대신하여 전권을 대신할 만한 세력가들입니다. 그리고 어쩐 것이 이득일지 잘 아는 이들이기도 합니다.”


“내가 만든 판에서 그놈들이 편을 짜먹을 것이라는 것인가?”


조금 세속적인 말이기는 했지만 현실을 아주 잘 반영한 말이었다. 그리고 염상이 원술의 말을 잘 포장하여 답해주었다.


“예 그러합니다. 전국시대의 합종연횡이 조조가 원하는 바가 아닐까 사료되옵니다.”


“합종연횡이라..... 내가 만든 판에서 감히 그런 짓을 한다 이건가?”


원술은 화가 올라오는지 뒷목을 주무르며 그 모습을 생각하고 있었다.


“주공”


“응?”


“도박판의 주인이 손님을 위해 배푸는 것이지 속이는 것까지 생각할 필요는 없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염상은 싸늘한 눈을 하고 차를 넘기며 말했다.


“장난친 놈의 손모가지를 잘라내는 것이 도박판의 주인이 할 일 아니겠습니까?”


원술은 염상의 말에 클클클 웃으며 박수를 쳤다.


“이거 유사의 입에서 이렇게 걸걸한 말이 나올 줄 몰랐음이야 하하하하!”


작가의말

지록위마가 끝으로 달리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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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 +2 17.04.07 3,348 6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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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 +2 17.03.21 3,741 6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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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 +4 17.03.17 4,098 61 12쪽
132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 +5 17.03.14 4,086 65 9쪽
131 지록위마(指鹿爲馬)-結 +4 17.03.12 4,045 65 11쪽
130 지록위마(指鹿爲馬) +4 17.03.07 3,876 7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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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 지록위마(指鹿爲馬) +5 17.03.03 3,814 69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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