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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령 님의 서재입니다.

회천삼국지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퓨전

완결

오리형
작품등록일 :
2014.07.29 13:29
최근연재일 :
2018.01.1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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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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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0,632

작성
17.04.11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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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글자
12쪽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結

DUMMY

사마의가 가후 독대를 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가후는 그런 사마의를 바라보며 웃음을 지었다. 사마의는 가후의 표정을 보지는 못했지만 그가 굉장히 만족하는 기분은 알 수가 있었다. 물론 사마의 본인도 굉장히 만족하고 있었다. 가후는 일어서서 커다란 중국의 전도를 스르르 어루어 만졌다.


“나는 주공이 원하는 바는 잘 모른다. 주공의 그 뜻은 감히 이 가모가 알아차리기 어려울 정도여서 그저 그늘을 바라보며 달릴 뿐이란다.”


사마의는 그저 고개를 숙이며 가후의 말을 들었다. 가후는 그 뒤로 자신의 말을 이어갔다. 가후는 결의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러나 주공께서 전일 욕을 보이며 기주를 떠나올 당시 이 가모는 하나의 다짐을 했다. 천하의 중심을 주공이 서있는 곳으로 만들자. 주공을 버린 기주를 불태워 버리자고 말이다. 그리고 그에 관계된 모두를 자기들끼리 치고 박으며 스스로 사라지게 만드는 것을 원했다.”


사마의는 그런 가후의 말에 찬동하며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바닥을 내리치며 말하였다.


“당연한 일이십니다. 주공께서 그렇게 큰 은혜를 내려주셨는데 그렇게 반하는 얼굴을 하는 이들... 모조리 벌을 받게 할 것입니다.”


그리고 가후는 돌아서 사마의를 바라보며 희미하게 웃었다.


“궁금하지 않느냐? 네가 던진 그 커다란 화두가 천하가 얼마나 흔들릴지 말이다.”


그러자 사마의도 가후에게 담담하게 말하였다.


“저희가문이 숨긴 화두만 있겠습니까? 손가에게 어려운 진실을 알려주신 그 일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자 가후가 중원의 전도를 바라보며 중원과 하북을 톡톡 건드렸다.


“궁금하군. 저들에게 무슨 난리를 겪을지 그리고 그 후에 누가 새로운 질서로 설지 말이다.”


그러자 사마의는 가후와 달리 냉정한 눈으로 중원을 바라보았다.


‘군사께서는 차마 한(漢)이라는 이름은 못 버리신 듯 하지만 저는 이미 사마(司馬)라는 성씨의 근원을 고향을 떠나며 버렸습니다.’


사마(司馬)라는 이름의 근원은 주(周)나라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들은 군부를 담당하며 주의 창과 방패가 되었다. 그러나 주의 힘이 약해지고 전국의 시대가 도래하자 그들은 권력에서 멀어지기는 했으나 그들의 오랜 시간 버티며 지켜온 시간의 힘은 강력하였다. 사마가문은 주나라를 욕보이고 멸한 진나라에 구정을 얻지 못하게 만들었고 결국 주의 연결고리를 완벽하게 끊어버렸다.


처음 사마의는 하늘의 의도가 자신의 가문에 있는 것으로 생각하였다. 구정이라는 것이 하의 우왕이 제후들의 인정을 받아 얻은 정(鼎 솥)으로 천하의 인정을 받은 자라는 뜻이다. 즉 구정을 얻는 것은 단순히 과거 주를 계승하는 것만 아닌 천하의 잃어버린 유가(儒家) 권좌를 얻는 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 사마의는 그런 욕심을 버렸다. 구정의 소멸과 함께 자신의 대에서 사성을 해준 주와의 인연을 끊을 생각이었다. 그리고 유가라는 거인의 속에서 자라나 천하를 암약하는 거대한 폐습을 없애버릴 시기가 온 것이었다.


‘더 이상 중원에서 질서는 없습니다. 아니 더 이상 중원은 중원이 아니게 될 것입니다.’




이부와 장비는 서로 차 한잔을 기우리며 시를 짓고 서로의 시를 평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관인이 되어서 이렇게 논다고 뭐라 할 수는 있으나 야왕현을 돌아보며 농작물 점검이 끝나고 한가로 움을 즐기고 있었다. 사실 원겸의 치세아래서 하내지방은 치안이나 경제적인 면에서 크게 성장하였다. 과거 낙읍이 불탔을 당시만 하여도 흑산적이 날뛰는 지역이었는데 왕하와 원겸의 케어를 받으면서 쑥쑥 커나가고 있었다.


장비가 마치 술을 마시듯 찻물을 입안에 떨어 넣으며 웃었다. 이 평화로움에 취하는 듯 하니 절로 시 구절이 튀어나왔다. 그러자 이부는 박수를 치며 좋다고 흥을 돋았다.


본시 장비는 사대부 집안의 인물이며 시화에 능하고 특히 화에는 일가견이 있는 인물이었다. 이부는 장비의 문재에 놀라 그에게 차를 권하며 시와 그림을 청했다. 장비도 이를 거절하지 않고 이부와 붙어 지내니 현의 백성들은 그를 치안감으로 여겨 그를 따랐다.


그리고 그들의 평화는 온현에서 달려온 이의 소식에 모든 것이 박살났다. 한 인물이 허겁지겁 달려와 이부를 찾았다. 그는 어마어마한 땀을 흘리고 전서를 건네었다.


“트...특급...헉 이옵니다.”


이부는 그 자리에서 죽간을 펼쳐내고 죽간을 떨어트렸다.


“이...이 이 말이 사실이렷다!”


그러자 전령은 고개를 숙이며 말하였다.


“소인 죽간안에 있는 글을 알지 못하여 허나 현장께서는 너무나도 급한 것을 보이시니 소인도 달렸을 뿐이옵니다.”


하긴 글을 아는 이들이 많을 일은 아니었다. 거기다 이정도 일이면 많은 이들에게 말이 나오지 않는 것이 차라리 나을 것이었다. 이부의 당황한 모습에 장비는 인상을 찌푸리며 그에게 다가왔다. 그러자 죽간을 접으며 장비를 보았다가 이내 한숨을 쉬고 장비가 기분 나쁘지 않게 그 죽간을 말아 놓은 상태로 내어 보이려 하였다. 그러자 장비는 이부의 상황을 알고 한발 뒤로 물러서 주었다.


“보여주기 힘든 일인가?”


그러자 이부는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잠시 눈을 감고 생각하다가 장비에게 물었다.


“이를 보게 된다면 자네의 거취를 확실히 해야 하네.”


“웬만한 일이 아닌가 보구만?”


이부는 고개를 끄덕이고 답답한지 관복의 일부를 풀고 자리에 앉았다.


“왜 이리 하북에 악운이 계속 되는지 모르겠네.”


그러자 장비는 눈을 살짝 감고 생각을 정리하더니 이부의 죽간을 빼앗아 보았다. 이부가 놀라 장비를 막으려했으나 그의 악력을 이길 수는 없었다. 이부는 장비에게 뭐라고 하려했으나 이내 장비의 말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제 나도 자네와 같은 길을 갈 것이네 내가 무슨 개자식도 아니고 자네 도움을 다 잊어버리고 다른 곳으로 가겠는가?”


장비는 이내 죽간을 보며 혀를 찼다.


“이것이 가려질 것 같은가?”


장비의 말에 이부는 놀라 장비를 바라보았으나 장비는 아무런 표정도 없이 그저 생각을 정리하며 그에게 말을 이었다.


“자네는 그 구정이라는 물건이 아니 구정이라고 하기에는, 좀 뭐하군. 하나만 나왔으니 말이야.”


“지금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지 않는가! 가려지지 않는다니?”


이부는 목소리가 커진 것을 느끼고 자신의 입을 막았다. 그리고 주변을 바라보는데 장비는 그런 이부의 모습에 웃음을 지었다.


“걱정 말게 이미 내 주변의 사람을 모두 물렸으니 말이네.”


그의 말에 이부는 놀라 장비를 바라보았다. 아니 물릴 시간이 언제나 있었다고 물렸다고 하는가? 그러나 주변을 둘러보니 있었던 사람들이 모두 없어진 후였다.


“아.. 알았네. 그 무슨 뜻인가?”


“온현이 무슨 땅인가?”


그러자 이부는 이마를 치고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다리를 떨면서 불안감을 표출하였다.


“미쳐버리겠군. 이미 낙양에는 소식이 들어갔겠군. 그 후는 아마도...”


장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원소가 알게 될 것이고 조조 알 것이고 원술도 알게 되겠지. 말 그대로 하내에서 전쟁이 터질 것이네.”


이부는 부들부들 떨다가 못 참겠는지 서성이며 한숨을 쉬었다.


“이제 겨우 흑산적의 흔적을 지웠는데! 이제 주공은 하동을 얻어 염전을 얻었고 그 부를 바탕으로 유민들을 모아 다시 농지를 개간하고 있네. 병주는 과거와 단절하고 서서히 부유해지고 있네. 그런데! 하늘은 무슨 억하심정이 있어 이런 고난을 계속 내리는지.”


이부의 말에 장비는 입안에 당과를 굴리듯이 턱을 움직이며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수염을 만지작거리며 한 가지를 떠올렸다.


‘너무나도 작위적이란 말이지 이제 계후와의 전쟁이 끝나 아직 황폐한 하북이다. 그런데 수습도 되지 않았는데 전쟁의 구렁텅이 속으로 들어가다니 말이야. 이번에 잘못하면 하북이나 중원은 말 그대로 앞날을 알 수 없는 꼴 아니던가?’


그러다 장비는 이부에게 물었다.


“그대의 주공께서 진정 백성들의 안전을 바란다면 내 힘 한번 쓰려 하는데 어떤가?”


그러자 이부는 고개를 갸웃 하였다. 하긴 자신이 누구인지 말하지도 않았다. 사실 이름은 말해 주었지만 그가 그 장비인지 알 수가 없는 노릇이었다. 물론 뭐 낙양에서 온 장비라고 말했어도 알아들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힘?”


“지금 빠르게 움직여하는 시기이네. 그렇지 않으면 이곳이 전장이 될 것이야.”


“그러나 그것은 명이 내려오지 않았는데...”


그러자 장비는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가슴을 두드리며 말했다.


“나 장익덕은 그대 군의 인물이 아니지 않던가. 내가 구정을 훔치겠네,”


“허나 구정은 매우 무겁다던데.”


그러자 장비는 그 말에 크게 웃었다.


“솥단지가 무거워 봐야 얼마나 무겁다고.”


물론 장비는 후일 그 말을 후회했다.




며칠 후 원겸도 그 소식을 받고 놀라 소리를 치며 죽간을 내던지고 또다시 관복을 풀어헤치자 전풍은 마치 ‘아 또...’라는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눈을 감고 이마를 쳤다.


“주공 분명 관복을 후... 후우 아니 그건 무슨 예법입니까! 급전으로 받은 죽간을 내던지다니요!”


원겸은 전풍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죽간을 더럽다는 듯이 가리켰다.


“한번 보시면 그대도 이런 내 반응을 이해 할 것이오.”


전풍은 걸어가 죽간을 들어 고개를 내려 그 글을 읽어 내려가면서 인상을 찌푸렸다. 원겸은 그런 전풍을 보며 업무에는 무표정을 유지하는 그의 얼굴을 찡그리게 했다는 약간의 기쁨이 들었으나 이내 다시 걱정이 그의 가슴을 무겁게 짓눌렀다.


“군사 분명 전령이 이곳까지 오려면 시간이 있었을 것이네. 이미 늦은 것 아닌가?”


전풍도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늦은 었을 것입니다. 정별가는 지금 병주에 있으나 병주로 가는 동안에도 이미 늦은 판단 일 것이라 생각하는데 차라리 전쟁을 준비하는 것이 나을 것입니다.”


그러자 원겸은 앓는 소리를 내며 드러누워 버렸다. 전풍은 그런 원겸을 신경도 쓰지 않고 죽간을 바라보며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럼 가용 가능한 군세가 얼마인가.”


전풍은 그저 죽간을 바라보며 원겸을 바라보지도 않았다. 웃기는 것이 전풍이 그렇게 예를 그렇게 많이 따지는데 정작 자신은 중요한 때 자신의 예를 그리 챙기지 않았다.


“북벽의 군은 어찌하시겠습니까?”


“북벽? 빼면 난리 나겠지?”


“그럴 것입니다. 계후의 그림자가 아직 남아있으니까요.”


“그럼 그것은 그냥 두기로 하지요, 그럼 가용할 수 있는 병력이 해봐야 수 만 정도 겠구려?”


“그 정도나 나오면 다행일 것입니다.”


“그냥 그 구정 내 버리면 안 되오?”


“이미 군을 몰고 달려오고 있을 것입니다. 그다음은 이미 손에서 벗어난 일이 되겠지요.”


“군사가 말한 그 가후라는 작자 참으로 무섭소... 이정도까지라니...”


“이것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입니다. 구정으로 격안관화(隔岸觀火)의 계책을 썼지만 이것만으로는 그가 모시는 주공이 세상의 중심이 되지는 않을 것이니까요.”


“군사의 말은 그럼 하북뿐만 아니라 중원도 난장판이 될 것이라 이 말이오?”


“작금까지 세상의 중심은 중원과 하북이니 모두 불타 버려야 하지요.”


“마악도 그런 마악이 없군.”


원겸이 왕하를 비난하자 전풍은 그저 수염을 쓸었다.


‘그를 자극한 이는 원가와 유씨들이니 자업자득 아니겠습니까?’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라는 말은 주인의 의심을 사지 않게 오이 밭에서 끈을 매지 말라는 말이다. 그러나 이미 주인이 의심을 한다면 어찌 해야 할까? 훔치지도 않은 오이를 내어 놓으라 하면? 물론 이런 작은 일에는 그냥 지날 갈 수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권력에서는 의심은 암귀로 목숨이 오가는 일이 다반사이다. 허니 의심을 받을 바에야 그 의심조차 못할 정도의 일을 만들어 주면 된다. 밭을 모조리 불태워 버리면 오이 훔친 것을 생각 할 수 있겠는가? 뭐 주인이 그 화마에 죽어 나자빠지면 더 좋고 말이다.


작가의말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가 끝났습니다. 

장비가 과연 어디다 구정을 내던질 까요? 장비도 강에다 내던지고 없어졌다고 말하는 것이 안통하는 것은 잘 알것이니 말입니다. 그리고 손가는 무슨 판단을 할까요?

뻔히 보히는 암시는 뭐 다 아시겠지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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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 암중난투(暗中亂鬪) +3 17.05.03 3,397 55 13쪽
151 암중난투(暗中亂鬪) +4 17.04.30 3,352 54 12쪽
150 암중난투(暗中亂鬪) +5 17.04.28 3,313 6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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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 암중난투(暗中亂鬪) +4 17.04.23 3,324 54 14쪽
147 암중난투(暗中亂鬪) +8 17.04.21 3,344 55 13쪽
146 암중난투(暗中亂鬪) +5 17.04.14 3,641 64 11쪽
»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結 +2 17.04.11 3,572 64 12쪽
144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 +5 17.04.09 3,439 68 11쪽
143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 +2 17.04.08 3,482 58 11쪽
142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 +2 17.04.07 3,348 64 11쪽
141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 +3 17.04.04 3,447 64 14쪽
140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 +3 17.04.01 3,495 62 11쪽
139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 +7 17.03.28 3,463 68 12쪽
138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 +8 17.03.27 3,591 63 12쪽
137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 +8 17.03.25 3,844 70 11쪽
136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 +8 17.03.24 3,676 63 12쪽
135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 +2 17.03.21 3,741 65 10쪽
134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 +9 17.03.18 3,800 67 12쪽
133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 +4 17.03.17 4,098 61 12쪽
132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 +5 17.03.14 4,087 6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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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 지록위마(指鹿爲馬) +5 17.03.04 3,803 66 7쪽
126 지록위마(指鹿爲馬) +5 17.03.03 3,814 69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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