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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천삼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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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오리형
작품등록일 :
2014.07.29 13:29
최근연재일 :
2018.01.18 17:30
연재수 :
17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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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2,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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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720,632

작성
17.04.08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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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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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글자
11쪽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

DUMMY

업성의 대전은 마치 모든 이의 입을 막아 놓은 듯이 조용하였다. 신하들은 자신의 눈을 믿을 수가 없었고 순우경도 원소를 보며 놀라 눈을 크게 떴다. 원소는 마치 아무런 일이 아니라는 듯이 저벅저벅 걸어 나와 가장 상석에 앉았다. 그리고 원상을 불러 그간의 이야기를 들었다. 원상은 원소가 크게 화를 낼 것을 두려워 눈을 감았으나 원소는 그저 수염을 쓸어내며 입맛을 다셨다.


“그놈이 결국 일을 치는구나. 보아하니 원담 홀로 그렇게 임한 것은 아닌 것 같은데 그의 옆에 누가 돕고 있는가?”


그러자 원상이 나서 말했다.


“연주목의 장자인 조휴가 형님을 돕고 있습니다.”


그러자 원소는 헛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것도 자신이 한 것이 아니라 조조에게 도움을 받아 한 것이라니.”


원소는 이리저리 생각을 하자 원희가 나섰다.


“허나 이미 청주를 점하였으니 이를 무르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이미 천하의 세인들의 입에 오른 일입니다.”


“그래,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일이 되긴 했지. 허면 본시 북해의 상이던 공문거(文擧)는 어찌되었는가? 혹 죄를 묻는다고 참하지는 않았겠지? 내 그랬으면 담아를 불러 목을 베어버릴 것이다.”


원소의 서슬 퍼런 말에 다른 신료들이 놀라 고개를 더욱 숙일 수밖에 없었다. 특히 곽도는 속으로 딸꾹질을 감추며 고개를 아래로 숙였다. 그의 코에 식은땀이 고여 아래로 흘러내렸다. 원담은 청주를 차지함으로 공을 세우고 지지기반을 얻었다고 생각하겠지만 업성에서 그를 지지하는 기반을 무너져 버리게 하는 일이었다. 특히 그를 열렬하게 지지하는 곽도는 목을 조심하게 하는 일이었다.


원소는 고개를 숙이고 있는 곽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잠시 생각하더니 곽도를 불렀다.


“공칙(公則)”


곽도는 허겁지겁 나와 공손하게 손을 모으고 예를 표하였다. 원소는 그런 곽도를 무심하게 바라보며 그의 행태를 빤히 바라보았다.


“예! 장군!”


원소는 잠시 그를 바라보며 기다렸다. 곽도는 침을 삼키며 그의 침묵에 발발발 떨었다.


“그대가 담아에게 이런 계책을 낸 것인가?”


그러자 곽도는 고개를 숙여 원소의 말에 극렬하게 반박하였다.


“소신, 낙양의 황친들을 맞이하는 것에 최선을 다하였습니다. 그런 생각조차 하지 않았고 만일 그런 일을 알았더라면 극구 반대했을 것입니다.”


원소는 수염을 쓸면서 곽도에게 물었다.


“그래 그대는 어찌 생각하는가?”


곽도는 자신의 침을 넘기는 소리가 이렇게 큰지 처음 알았다. 그는 처음으로 이러한 적막이 너무나도 시간이 길게 느껴졌다.


‘말을 해야 한다.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어찌 생각한다고 해야 하는 것인가?’


그는 예주세력의 거두요. 그들을 이끌고 원담을 진정한 하북 원가의 종주로 만들기 위하여 움직이는 적장자 지지자의 기수였다. 그러나 지금 가장 큰 시험에 들어간 것이다. 만일 원담을 지지하는 말을 하면 원소가 과연 곽도 자신을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아니 과거의 예주의 인물들 같이 쥐도 새도 모르게 쳐나갈 것이다. 이미 순심은 원소가 추방하여 지금 어디로 갔는지 알 수 도 없었고, 신평은 한 번의 실책으로 목이 잘렸다. 결국 신비도 원소의 곁을 떠나 버렸다. 예주의 거두는 지금 자신 홀로 남아 버린 것이다. 물론 각광을 받으므로 좋을 수도 있으나 점점 자신의 목이 조여 온다는 것을 안 느껴지려야 안 느껴질 수 가 없었다.


‘이제 예주라는 이름을 벗어 던질 때이던가?’


물론 원담을 계속 지지하며 원담의 곁에서 중용 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마음속 깊은 곳에 더 이상 원담은 답이 없다고 생각했다. 차라리 원소가 병색이 완연했다면 원담을 배반할 생각을 하지 않았겠지만 원소가 너무나 정정해보였다.


“소신의 판단으로는 천하의 세인들의 비난을 잠잠하기 위해서는 청주자사를 불러 크게 벌하심이 옳을 줄로 사료되옵니다.”


그러자 원소는 웃음을 지었다. 곽도의 모습을 보아하니 원담이라는 나무를 버리고 다시 나온 듯 하였기 때문이었다.


“청주자사를 불러 죄를 징치하라?”


“그러하옵니다.”


원소는 곽도를 확실하게 돌아서게 만들고 싶었다. 원담이 더 이상 힘을 쓰지 못해야 자신이 쓰러지기 전에 후계구도를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어느 정도 죄를 내리면 될 것 같은가?”


곽도의 식은땀이 대전의 마루에 뚝뚝 떨어졌다. 원소의 시험이 과를 넘어 갔다. 그러나 곽도는 원소의 의도를 알아차렸다. 자신을 완벽하게 원담에게 돌아갈 수 없도록 하기 위하여 마지막 패를 던진 것이었다. 그러나 이것은 후일 자신의 위치가 보이는 답변을 해야 했다. 아무리 죄를 지은 폐족 된 원담이지만 원가의 인물이었다. 원담에게 강한 벌을 내리면 그 후 원상이 후계에 오른 다고 하여도 곽도는 큰 짐을 가지고 갈 수 밖에 없었다.


곽도는 눈을 질끈 감으면서 원소가 그리 원하는 말을 하려고 하는 순간 그를 보호하듯 고간이 나서 말했다.


“주공, 허나 그리하여도 청주자사는 주공을 위한 일을 한 것이라 사료되옵니다. 부디 천륜을 안타까이 여겨 죄를 고려해 주소서.”


원소는 고간의 발언에 인상을 찌푸렸으나 원상이 나서 고간을 지지하자 고개를 끄덕였다. 어찌하겠는가? 그래도 핏줄이라고 원상이나 원희도 나서 원담의 징벌에 가벼운 처사를 원하니 원소도 어쩔 수 없이 한발을 뒤로 물렸다.


“알았다. 그대들의 얼굴을 보아 크게 사려하여 청주자사의 벌을 생각해 보겠다.”


원소는 그 자리에서 일어나 자리를 파하고 사라지자 그제야 곽도는 그 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었다. 그리고 제일 먼저 원소의 공격을 막아서서 자신을 감싸주었던 고간을 볼 수 있었다. 고간은 그에게 웃음을 지어주며 그의 옆에 서서 말했다.


“잠시 시간을 내어 주실 수 있으십니까?”


곽도는 고개를 끄덕였다. 고간이 무엇을 원하는 지는 잘 모르겠으나 자신을 살려준 인물에게 어찌 시간 한줌을 못 내어 주겠는가?





왕하의 거처에는 학문의 거두인 채옹과 상계의 거두이자 왕하의 휘하에서 공부의 수장을 맡고 있는 견일이 차를 홀짝이며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물론 왕하도 그들과 같이 그저 차를 음미하며 말문이 터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채옹이 먼저 말을 꺼내었다.


“어제 염아를 데려갈 생각인가?”


채옹이 먼저 말문을 트자 견일도 말을 꺼내었다. 마치 한이 많은 듯 하였다. 하긴 그럴 것이 견희의 앞날을 위하여 기반도 버리고 가산도 대다수 팔아 남으로 향했으니 억울 할 수도 있었다.


“강아도 그러네! 이미 두 아이 모두가 소문이 퍼질 대로 퍼져 다른 가문에서 감히 두 아이에게 매파도 보내지 못하는 상황이네 염아나 강아가 이미 혼기가 꽉 찬 나이일세!”


물론 그것은 반대로 왕하를 향하여 요상한 소문을 만들어내기 충분하였다. 그리고 그것은 그 두 사람에게도 매우 중요하였다. 그중에서 직설적인 말도 가리지 않는 채옹이 먼저 말을 꺼내었다.


“혹여 문제가있다면 알려주게 그렇다면 내 직접 발품이라도 팔아야하니 말이네.”


왕하는 찻물을 뿜어낼 뻔 하였지만 그를 참아내고 가슴을 두드리고 목을 가다듬은 후에야 말을 꺼내었다.


“그것은 아닙니다. 저도 아침에 큼큼 그런 사내이옵니다.”


그러나 채옹이나 견일은 의심을 하듯 눈을 흐리면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데 어이하여 기방도 들르지 않고, 정말 무슨 문제가 있는 것처럼.”


‘이 양반들이 과거가 깨끗하면 좋아할 일이지 반응이 왜이래? 그리고 나도 기방 갔다가 놀라서 도망 나왔다 이 인간들아 성병 생겨서 죽을 때까지 고생하느니 고상하니 사려고 노력하는 거요.’


물론 그 당시에는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곳이었으니 관리가 부실 한 것일 수도 있으나 현대의 그것과 같다고 볼 수는 없었다. 안 그래도 지금 가장 신경 쓰는 것이 물과 관계된 시설이었으니 제아무리 오랜 시간 과거에 지내 왔음에도 청결은 영 적응이 안되는 부분이었다.


“큼, 두 분도 대충 짐작하셨다고 사료되는 데 아니 그렇습니까?”


그러나 왕하가 원하는 반응은 그들에게 볼 수가 없었다. 마치 둘은 아무것도 모른 다는 듯이 눈을 굴리면서 대답하였다. 왕하는 눈을 꽉 감으면서 답답함을 감추지 못했다. 물론 오랜 시간 자신들의 금지옥엽 딸을 괴롭혔으니 자신들도 왕하를 괴롭히기 위함인 것을 왕하도 모르는 바는 아니었다.


왕하는 그 자리에서 나와 그들에게 절을 하면서 말하였다. 물론 그둘은 약간 놀라기는 했으나 흐뭇한 표정으로 왕하를 바라보았다.


“제가 큰 죄를 지었습니다. 부디 죄를 용서해 주셨으면 하옵니다.“


그러자 견일은 너스레를 떨면서 왕하의 팔을 붙잡고 말하였다.


“허어 관인으로 지역을 다스리는 사람이 속관에게 이러는 것이 아니네.”


그러자 채옹은 웃으며 말하였다.


“나는 상관없네! 나는 솎관도 아니고 전일의 관직으로 보면 그대가 바라보기도 어려운 자리이니 말이네.”


“허! 채학사님.”


“알았네, 알았어. 크게 고생만 시키지 말게나. 아비를 잘못 만나 고생이 많았던 아이이네.”


견일은 수염을 쓰다듬으면서 왕하에게 당부하듯 말하였다.


“부인 둘이 총명하니 이리 저리 힘들 수도 있네. 그러나 그대가 아량을 높이 가져 부디 평안 할 수 있기를 바라네.”


왕하는 흐뭇하게 그들을 올려다보며 말하였다.


“허락하시는 것입니까?”


“별수 있겠는가? 이미 저자에 그 애들은 자네의 부인이라고 소문이 퍼져있는데.”


처첩의 결정은 의외로 쉽게 이루어졌다. 견일이 한발 물러남으로써 해결된 일이었다. 지금 누군가는 모두가 처가 되면 되는 것 아닌가 라고 생각하겠지만 이시대의 신분에 따른 처첩의 구분은 매우 뚜렷하였다. 제후가 되는 일이 아니고서야 3처를 둘 수가 없으니 한명은 처가 되고 나머지는 첩이 되어야 하는 입장이었다. 그러자 견일은 천하에 이름이 높은 채옹의 딸이 첩이 될 수는 없는 일이니 자신이 한발을 물러나겠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그는 한 가지를 당부하였다.


“자네가 노력하여 강아가 처가 될 수 있도록 해주시게. 아니 그렇게 될 것이니 부디 내 말을 잊지 말고 꼭 기억해 주시게.”


왕하는 견일의 말에 명심하겠다는 말을 전하였다. 왕하의 혼사가 알려지자 강동은 들썩이기 시작하였다. 왕하의 서슬 퍼런 칼날을 피한 여러 가문들과 이족들이 어떻게든 왕하에게 잘 보이기 위하여 움직였고 여강의 육가와 같은 대가들도 왕하를 축하하기 위하여 움직였다. 더욱 재미난 것은 작금의 하남 원가의 상황을 잘 알 수 있게 각각의 축하인원들이 왔다는 것이다. 손가와 원요의 인물이 다르게 와서 신경전을 하고 돌아갔다. 도겸은 조조의 공세를 막은 후 건강이 많이 안 좋아지기도 하고 재건에 바빠 아무도 보낼 수가 없었다. 그러나 왕하는 그보다 더한 선물이 돌아와 별로 서운하지 않았다.


작가의말

결국 결혼 했습니다. ㅎㅎ ㅎㅎ ㅎㅎ ㅎㅎ 나는 지금 돈이 없어서 못하는 연애를 주인공은 하네 눈에서 땀이 난다. ㅎㅎ ㅎㅎ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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