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출령 님의 서재입니다.

회천삼국지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퓨전

완결

오리형
작품등록일 :
2014.07.29 13:29
최근연재일 :
2018.01.18 17:30
연재수 :
177 회
조회수 :
1,262,214
추천수 :
18,254
글자수 :
720,632

작성
17.03.18 23:18
조회
3,800
추천
67
글자
12쪽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

DUMMY

유비의 사택, 작은 인공 호수 주변의 과거 도원결의를 추억하게 하는 복숭아나무들에서 꽃이 펴서 그곳에 날리고 있었다. 그리고 호수위의 서너 명 정도만 들어갈 수 있는 아담한 정원에 장비와 관우가 술 한 잔을 기우리며 유비가 무슨 말을 꺼낼 것인지 기다리고 있었다.


유비는 무엇인가 뜸을 들이다가 이내 한마디를 꺼냈다.


“역적 공손찬을 공격하려고 한다.”


“큰형님 뭐요?”


유비의 말에 장비는 어이가 없어 유비에게 반문을 했고 관우도 눈을 감고 유비의 말에 당황한 내색을 감추었다. 그래도 유비는 아무런 변화 없이 말을 이었다.


“이는 폐하의 명이다.”


유비가 폐하라는 말을 하며 황제가 있는 곳에 예를 표하고 자리에 앉았음에도 장비는 이해하지 못했다. 아니 하고 싶지 않았다.


“형님 공손형님은 과거 우리를 많이 도와준 형님이오. 그것은 기억나요?”


“대의를 위함이다. 폐하의 명이 있는데 어찌 이를 어길 수 있겠느냐?”


“대의? 전번에 연주목을 돕지 않을 때는 뭐 그러려니 했소! 진왕전하와 여러모로 일을 하는데 도움이 된 것은 인정하니까! 그러나! 이건 아니잖소! 엉 형님 입이 있으면 말 좀 해보쇼 관형!”


관우는 대답 대신 술병을 집어 입에 집어넣었다. 그도 뭐라 할 말이 없었던 듯싶었다. 그러자 장비는 더욱 화가 났다.


“대형! 대형의 대의가 뭐요? 도대체 뭐란 말이요? 내가 지금 보는 형님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소. 과거 황건에 백성들을 가여워하며 협의를 일으킨 형님은 도대체 어디로 갔소이까? 내 과거 형님의 말 한마디면 지옥불도 들어갈 수 있었소. 헌데 지금은 모르겠소. 많은 도움을 준 공손형님을 도와주지 못하는 것은 알지만 사람으로서 어찌 어찌!”


장비는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하고 상을 내리쳤다.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상이 부서지며 술잔들이 비산하고 모두 깨어졌다. 관우가 일어서 장비를 막아서자 장비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흥 이젠 못 믿겠소. 대형의 대의를 위한단 말”


“아우야!”


“관형도 그러는 거 아니오! 잘못된 것이 있으면 말을 하는 것이 맞는 일 아니오!”


유비도 화가 났는지 그 자리에 일어났다.


“지금 내가 해온 일들이 잘못 끝난 적이 있느냐? 지금은 어떠냐? 진왕전하와 지금 천하를 논하는데 서지 않았느냐? 그리고 공손형님이라니! 폐하를 욕한 역적일 뿐이야!”


장비는 유비의 말에 더욱 분노해 발을 굴렀다.


“대형! 아니 유비! 지금 민초들을 보기는 하느냐! 엉! 낙양 황도에 갇혀서 아무것도 안보지? 큰일이라는 핑계로 성 밖을 나가 본적은 있냐! 변했구나. 변했어! 과거의 현덕은 없고 권력이라는 허무한 것에 갇힌 우매한 현덕만 남았구나!”


“말이 심하구나!”


그러자 관우가 장비를 향하여 주먹을 내질렀다. 그러나 장비는 그것을 피할 생각도 하지 않고 그냥 맞아주었다. 장비의 입에서 피가 튀어 나왔지만 그저 씨익 웃으며 몸을 돌렸다.


“퉤 이걸로 더 이상 보지 맙시다. 내 눈깔이 잘못 되어 의형을 잘못 모셨으니 눈알이라도 파버리고 싶지만 부양할 가족이 있어 그것은 못하겠소. 내 고향으로 돌아가 그대들 소식은 잘 들어주겠소.”


“비야!”


관우가 장비를 막으려했으나 장비는 이내 관우의 손을 쳐버렸다.


“운장, 현덕 내 분명히 말하지만 인의(仁義)는 수심(獸心 모진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측은(測恩 은혜를 아는 것)과 측은(惻隱 가엾게 여기는 것)에서 나오는 것이오.”


관우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 뒤로 물러섰고 유비는 인상을 쓰고 장비의 뒷모습만 보았다. 관우는 뒤를 돌아 유비를 바라보았다.


“형님 이대로 비를 보낼 것이오?”


“내 의지를 이해하지 못하면 어쩔 수 없음 아니냐. 천하를 위하는 일이다. 나의 사사로운 감정을 앞세우는 것은 대저 촌부가 할 일이다.”


관우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채 그저 도원의 꽃잎이 날리는 것을 바라보았다.


‘도원의 결의가 이리도 허무한 것이었던가?’


다음날 장비는 하인을 시켜 유비의 가택에 자신의 틀어 올린 머리카락을 잘라 보내고 과거의 장비는 이제 없다는 표문을 보냈다. 유비는 그저 담담하게 그 머리카락을 보며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그저 그 머리카락을 보며 오랜 시간 생각에 잠겼을 뿐이었다.


유비가 오랫동안 역경을 겪지 못해서 일까? 아니면 조조라는 인물이 크게 성공하지 못해서 일까? 유비는 진짜 유비가 맞는지 싶을 정도로 변했다. 여러 관인들과 교류하고 사인들과 어울리며 학식은 깊어지고 큰 그림을 보게 되었지만 처음 그가 일어섰던 백성의 위치를 잃어버린 것이다. 어쩌면 유비는 원래의 역사의 조조의 반대편에 섰던 것처럼 명망에 집착하는 원술의 반대편에 선 것과 같았다.




원담은 밀리고 밀려 청주 일대의 천승현에 주둔하며 강을 방패삼아 기병이 넘어오는 것을 막아내고 있었다. 그의 곁에서 군략을 짜는 진우는 머리가 아파왔다.


본디 진우는 원술의 곁에서 일해야 한는 인물이지만 원술이 왕하를 중용함에 따라 그는 원술에게 원한을 가지고 원소에게 향하였다. 원소는 그에게 고안도위(故安都尉)라는 직책을 내리고 원담의 부장으로 임하게 하였다. 그러나 전해의 강함이 생각보다 강하여 원담의 세력은 밀리고 밀려 이곳까지 천승현까지 밀려났다.


‘빌어먹을 투항하여 자리를 얻었으면 공을 세워 입지를 세워야함인데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하는 구나.’


원담은 분기에 차서 진우를 바라보았고 진우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


“공위(公瑋) 할 말이 있는가?”


“없습니다.”


“유자황(子璜 유훈의 자)의 도움이 아니었으면 이곳까지 후퇴도 하지 못했을 것이네. 그것은 아나보군?”


진우는 원담의 말에 인상을 쓰면서 속으로 욕을 했다. 물론 고개를 숙이고 있었기 때문에 그를 알아볼 인물은 없었다.


‘제 놈의 능력은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인가?’


물론 뛰어난 책략가의 부재가 크기는 했으나 원담의 실책도 그에 못지않았다. 정석이라도 따랐으면 이렇게 물러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원역사였다면 그의 휘하에서 전풍이나 저수 등이 서포터 하여 청주를 무리 없이 공손찬의 손에서 벗어나게 하고 공융을 물러나게 해야 했지만 그의 밑에는 그런 책사는 없었다. 보통의 인물들을 이끌고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야 했으나 그의 능력은 그 정도를 만들 정도는 아니었다.


“북해상에게 도움을 바라는 것은 어떤가?”


원담의 말에 모두가 인상을 썼다. 북해상이 왜 갑작스럽게 원상을 돕는 단 말인가? 아무런 접촉점이 없는데 말이다. 그러나 원담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듯이 말했다.


“왜 아무도 답이 없나? 역적을 막는 우리가 그들의 도움을 받는 것이 당연하지 않는가? 우리가 없으면 그들이 공격 받을 것이 뻔한데.”


진우는 속으로 비웃음을 지었다.


‘머리가 저렇게 없단 말인가? 공손찬이 노리는 것은 원가이고 저들은 남하하다가 우리가 괴멸하면 평원을 노리겠지 정말 생각이 없나?’


그러나 그의 생각과 다르게 경포가 나서 말했다.


“제가 해보겠습니다.”


그러자 모두가 놀라 경포를 보았다. 물론 원담도 경포를 다시 보았다. 원담도 말은 그렇게 했지만 스스로도 잘 알고 있었다. 공융이 자신을 도와줄 일은 없다는 것을 말이다. 다들 안 된다고 하면 욕이라도 실컷 하기 위해서 한말이었는데 자신의 말을 들어주는 이가 나타난 것이다.


“진정, 진정 하겠는가?”


“예, 대공자”


경포가 예를 표하자 원담이 그에게 다가가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하여 손을 꼭 잡았다. 그리고 약간 눈물이 고이며 말했다.


“정말, 정말 꼭 부탁하오. 그것이 내 유일한 부탁이오.”


원담의 부탁에 경포는 더욱 몸을 낮추었고 원담은 그길로 자리를 파하였다. 그러나 이제 진우는 자리가 매우 위험해졌다. 경포의 행동이 만일 성공한다면 안 그래도 계속된 패배에 백척간두 위에 서있는 진우인데 만일 경포가 성공한다면 어찌 되겠는가?


‘빌어먹을 이놈의 원가 자식들은 마음에 들지 않아’


진수는 고민을 하다가 이내 눈을 감았다 떴다.


‘떠나자 어차피 원담은 하북 원가의 종주가 될 수 가 없다. 이번 전투도 살아남을지 알 수가 없는데 클클’


진우는 어차피 이렇게 된 거 원담이 절대 이기지 못하게 판을 만들어 버리고 이 자리를 완전하게 뜨려는 생각을 했다. 서주에 자신의 종질인 진규가 있으니 도겸의 밑에서 다시 자리 잡는 것은 문제가 없으리라, 또한 자신의 능력이면 못해도 태수는 노릴 만 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경포가 출발했을 때 진우도 자리에서 떠났다. 진우는 경포를 따라잡아 그들의 행렬을 막았다.


“공위(公瑋)공 무슨 일이오?”


“대공자께서 시킨 신 일이 있어 급하게 왔소이다.”


경포가 방비를 풀고 진우를 맞이하였다. 진우와 그의 호위가 말을 달리며 그들에게 다가갔으나 경포는 이상함을 느끼지 못하고 그저 급하다 여기고 모두 그들을 맞이하려했는데 그들은 그대로 경포의 호위를 베어버리고 들이 닥쳤다. 경포는 별다른 대응도 하지 못하고 그들에게 포위당하였다. 경포는 큰소리로 진우에게 꾸짓었다.


“네 이놈! 이런 짓을 과연 원가가 가만히 둘 것 같은가?”


그러자 진우가 그의 말을 비웃으며 말했다.


“원가? 원담이 이끄는 군이 몰살당했는데 누가 그런 줄 알고 그러겠는가? 난 그저 그 전장에서 겨우 살아남았을 뿐이네.”


“네 컥커”


진우는 인상을 쓰면서 검을 털어냈다.


“말이 길군.”


진우는 마치 도적들이 이들을 습격한 마냥 정리하고 그 자리를 떴다. 그리고 원담의 진영에서 불길이 올라왔고 마치 그것을 예상했다는 마냥 전해가 강을 건너왔다. 원담은 어떻게 하지도 못하고 그저 멍하게 그 화마를 바라보고 있었다. 붉은 불이 올라오는 그 모습은 원담을 빨아들이는 것 같았고 검은 연기는 원담을 감싸 안았고 감싸 안은 그 연기는 원담의 다리의 힘을 빼앗았다.


검은 연기가 원담의 다리의 힘을 모조리 빼앗자 원담은 그를 거부하지 않았다. 마치 모든 중압감을 내려놓듯이 무거운 몸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끝인가?”


원담은 더 이상 무엇을 할 힘이 없었다. 주변의 군사들은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이리저리 뛰어 다니며 불을 끄고 있었고 유훈은 조금이라도 시간을 벌겠다 며 강에서 그들을 막기 위하여 출군하였고 여광과 여상은 타지 않은 군량을 옮기기 위하여 군을 움직였다. 그 누구도 원담을 위해 옆에 서지 않았다. 그들에게 원담은 그저 짐일 뿐이었다. 장자임에도 원소에게 선택도 되지 못하는 못난 짐말이다.






전해는 군이 도강하는 것을 지휘하면서 부관과 이야기를 건네었다.


“그 서신이 진짜였습니다.”


“그러게 말이다. 혹시 몰라 준비는 했으나 원가의 대공자라는 인물의 주변에서 배신자가 생기다니 말이다. 하긴 하북 원가의 힘이 많이 빠지기는 했지? 하하하!”


“그 중심에 장군이 있었으니 후일 계후께서 크게 상찬하실 것입니다.”


“그래그래! 내 이럴 때 아니고서야 자사직을 받아보겠느냐! 하하하”


전해도 그의 부장도 진군을 한 뒤 그 뒤라는 것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어차피 황실이 하남 원가의 손에 들어가고 이정도 시간이 지났으니 황실에서도 다시 준비하여 군을 보낼 것이었다. 그리고 그 공격에 1년을 버티는 것도 어려우리라 그러나 지금 이 순간만큼은 즐겁게 상황을 즐기고 싶었다.


작가의말

장비는 연인 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9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회천삼국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54 암중난투(暗中亂鬪) +2 17.05.07 3,200 59 11쪽
153 암중난투(暗中亂鬪) +2 17.05.05 3,304 58 12쪽
152 암중난투(暗中亂鬪) +3 17.05.03 3,399 55 13쪽
151 암중난투(暗中亂鬪) +4 17.04.30 3,353 54 12쪽
150 암중난투(暗中亂鬪) +5 17.04.28 3,313 62 11쪽
149 암중난투(暗中亂鬪) +9 17.04.26 3,362 56 12쪽
148 암중난투(暗中亂鬪) +4 17.04.23 3,324 54 14쪽
147 암중난투(暗中亂鬪) +8 17.04.21 3,345 55 13쪽
146 암중난투(暗中亂鬪) +5 17.04.14 3,642 64 11쪽
145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結 +2 17.04.11 3,572 64 12쪽
144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 +5 17.04.09 3,439 68 11쪽
143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 +2 17.04.08 3,482 58 11쪽
142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 +2 17.04.07 3,349 64 11쪽
141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 +3 17.04.04 3,447 64 14쪽
140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 +3 17.04.01 3,495 62 11쪽
139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 +7 17.03.28 3,464 68 12쪽
138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 +8 17.03.27 3,592 63 12쪽
137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 +8 17.03.25 3,845 70 11쪽
136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 +8 17.03.24 3,677 63 12쪽
135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 +2 17.03.21 3,742 65 10쪽
»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 +9 17.03.18 3,801 67 12쪽
133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 +4 17.03.17 4,099 61 12쪽
132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 +5 17.03.14 4,087 65 9쪽
131 지록위마(指鹿爲馬)-結 +4 17.03.12 4,045 65 11쪽
130 지록위마(指鹿爲馬) +4 17.03.07 3,877 72 8쪽
129 지록위마(指鹿爲馬) +6 17.03.06 3,812 69 9쪽
128 지록위마(指鹿爲馬) +10 17.03.05 3,827 67 9쪽
127 지록위마(指鹿爲馬) +5 17.03.04 3,804 66 7쪽
126 지록위마(指鹿爲馬) +5 17.03.03 3,815 69 8쪽
125 지록위마(指鹿爲馬) +3 17.03.02 3,879 71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