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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령 님의 서재입니다.

회천삼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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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오리형
작품등록일 :
2014.07.29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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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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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2.23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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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지록위마(指鹿爲馬)

DUMMY

가규가 남겨두고 온 엄여의 마지막 비책은 허공의 손에 들리게 되었다. 그 비책을 읽는 허공은 온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엄씨 일가의 민낯을 바라보게 된 허공은 끓어오르는 화를 어디에 낼 수도 없었다. 당사자는 북기군에 잡혔고 그들의 종주라는 엄백호는 사라졌다. 그리고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화를 내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었다. 만일 엄백호가 이를 이행하기 위하여 도망 친 것이라면 매우 심각한 일이었다. 허공은 집무실에서 뛰어 나와 군에 명을 내려 태호의 방비를 강화하라 명했다. 그리고 돌아오며 화촉을 밝히는 허공의 뇌리에 하나의 생각이 ‘파박’하고 지나갔다.


‘실수를 했다.’


이렇게 군을 움직이면 군세에 크게 개입된 왕랑이 알 수밖에 없었다. 왕랑이 왜 문제가 되느냐? 그것은 엄백호나 다름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들의 본거지는 오현이 아니었다. 그들은 단지 북기에게 큰 피해만 줄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할 것이다. 그것이 자신들의 안전을 보장 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기에 오현이 무너지든 말든 그 행위를 할 것이었다.


‘그것이 냉혹한 현실이다. 차라리 가문의 식객으로 있는 임협들을 시키는 것이 나았을 터인데.’


너무도 급한 나머지 군을 움직인 자신을 탓했다. 아무리 급하다지만 언제나 평정을 지키고 뒷일을 생각했어야 했다.


‘그러나 왕랑도 쉬이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다. 그의 머리로 악독한 방도를 떠올리기 힘들 것이니 문제는 시간인데.’


허공은 집무실에서 서성거리며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그러나 그의 머리에 생각나는 묘수는 떠오르지 않았다. 단 한가지의 생각이 떠올라서 가시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쉬이 결정하여 하면 안 되는 일이었다. 장고에 장고를 거듭한 뒤에 계책이 없을 때 해야 되는 일이었다.


“내가 방도를 찾을 수 없으면 물어서라도 찾아야지.”


허공은 집무실에서 옷을 바꾸어 입은 채로 급히 관에서 나가 자신의 가택으로 향하였다.


허공의 저택은 저녁이 되었음에도 많은 인원들이 이리저리 움직이며 바쁘게 움직였다. 하긴 전란이 앞에 있는데 그 당사자의 가문이 조용하면 그것이 더욱 이상하리라.


그가 가문 안에 들어서자 수많은 사람들이 나와 그를 맞이하였다. 그들은 모두 허벅지에 검을 매고 있었고 기운들도 단순히 병사들로 보기 어려운 이들이었다. 모두 포권으로 허정을 맞이하자 허공도 그들에게 포권을 하며 그들의 인사를 받아들였다.


“태수 무슨 일로 이 위중한 와중에 가택으로 향하셨습니까?”


“신기묘검 서원직을 가주실로 불러주시오.”


“알겠습니다.”



허공이 가주실에 앉아 시비를 시켜 차를 준비하는 동안 밖에서 한 인물이 서복이 왔다는 말을 전하였다.


“신기묘검 서원직이 왔습니다.”


“들여보내게.”


서원직(元直) 그는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서서였다. 그러나 모두가 알고 있는 서서라는 이름은 그의 말년에 바꾼 이름이다. 지금은 서복이라는 이름으로 유협의 무리로 이리저리 떠돌고 있었다. 원래는 189년 특수한 계기로 인하여 고향에서 학문을 배우러 갔어야 했으나 어떤 일인지 아직 유협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었다.


그는 자리에 앉아 허공이 내어주는 차를 들고 그의 말을 기다렸다. 허정은 말이 없이 죽간 하나를 꺼내어 서서에게 보이자 서서는 인상을 쓰며 말했다.


“태호의 둑을 모두 터버린 다라 그리한다면 오현은 말 그대로 지옥이 되겠군요. 물론 이 일로 왕태수도 힘든 전투가 될 것이고요.”


“그러네, 그러나 그것은 자충수라는 것을 잘 알겠지?”


“허나 시도는 해볼 만 하지 않겠습니까?”


그러자 허공은 ‘쯔쯔’라는 소리를 내며 말을 이었다.


‘아직 어리군, 아니면 떠보는 것인가?’


“진정 그렇게 생각하는가? 왕태수의 기반이 북기군이라고 하지만 여강의 군세는 무시 할 것이 아니네. 거기다 우리 오현의 모든 기반은 무너져 더 이상 항전이 불가 할 수도 있겠지. 정확히는 나는 죽고 왕랑은 아주 오래 버틸 수 있겠지.”


서서는 비싼 차(차 자체가 쉽게 먹기 힘든 것이다.)를 음미하며 웃음을 흘렸다. 오랜만에 먹는 차향이 입안에 들어오자 그 향긋함에 눈을 감고 그 향을 잠시 그 향에 취한 것이다. 그러나 지금 그렇게 오래 차를 음미할 때는 아니었다. 허공의 표정이 굳어지고 있는 것이 서서의 실눈에 보였기 때문이다.


“혹여 병사를 보낸 것은 아니겠지요?”


그러자 허공의 표정이 풀어지며 말을 이었다. 서복이 아무리 젊은 유협이라고 하나 유협계에서는 굉장한 머리로 인정받은 그였으니 차를 음미한다고 뭐라 할 수 있겠는가? 뭐 겨우 유협 나부랭이가 차 맛에 취한 것에 우월감을 주기도 했고 말이다.


“급한 일이었네 내가 실수를 한 것이지.”


“그럼 왕랑이 곧 알게 되겠군요.”


“그러네, 왕랑은 곧 알게 될 것이네 그가 아무리 군에 조예가 없다고 해도 주변의 인물까지 멍청한 것은 아니니까.”


서복은 허공의 말에 입맛을 다시며 무엇인가를 떠올렸다.


“엄백호는 어디로 갔습니까? 죽간의 주인은 엄여인 것 같은데...”


“없어졌다. 그래서 급한 일이라 하지 않았는가.”


서복은 한쪽 눈을 찡그렸다. 그리고 눈이 살짝 살짝 떨렸다. 파르르 떨리는 그의 눈은 무엇인가 고민하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허공은 정적 속에서 차를 마시며 서복을 바라보았다. 젊은 유협은 한번 보고 판단하면 단순히 유협으로 볼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예주에서 명성은 단순한 것이 아니었다. 격검(검술)으로 예주에 명성을 알린 것이 아니라 그를 방해했던 이들이 모두 어떠한 이유로 몰락했다는 것이다. 예주만큼은 강한 장악을 나타내는 관의 인물까지 말이다.


서복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그 상황을 보고 서복을 두려워했다. 서복은 말은 없었지만 자신이 안했다고는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후일 복수라는 이름으로 일가를 공격하고 후일 관인에게 잡혔음에도 그를 고발하는 자들이 없어 풀어주었다고 한다.


‘어린 나이에 유협계에서 단독 명호를 얻은 사람이다. 그것도 머리로 말이다.’


즉 믿을만한 머리라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서복의 머리에는 오현을 살리려는 생각이 아니라, 다른 생각들이 가득했다.


‘이거 외통수인 것 같은데, 이 문제를 해결한다고 해도 왕랑과 같이 북기를 상대하기 힘들 것 같군. 그럼 받을 것을 다 받고 형주로 떠야겠다.’


서복은 멀쩡한 얼굴로 돌아가고 허공에게 말을 꺼냈다.


“혹여 왕랑을 공격하시려는 행동은 하시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지금 이곳에 이루어진 대다수의 군은 단순하게 오현을 위한 군들이 아니라 왕하에게 쫓기듯 도망친 호족들이 대다수이니, 왕랑을 공격하여 그들을 자극하면 혹 군세가 반 토막이 날 수도 있습니다.”


허공은 고개를 끄덕이며 서복을 말에 찬동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이곳까지 온 것이 아니겠는가?


“그렇기 때문에 내 이곳에서 그대를 부른 것이 아니겠는가? 나는 도저히 생각이 나지 않는 다네.”


“왕랑도 쉽게 태호의 보를 부수는 것에 찬동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도리어 그 문제를 공론화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공론화라?”


“호족들은 분명 자신의 이득으로 돌아가기는 하지만 머리가 없는 자들은 아닙니다. 그들도 자신의 기반으로 돌아가거나 왕하를 타도하기 위해서는 태호의 보를 터트리는 것은 자충수라는 것을 알 것입니다.”


“허나 사람이 몰리면 알지 못하는 것이네.”


“그것은 태수님도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끝에 몰리면 무엇인가는 해야지요.”


“그것이 태호의 보를 터트리는 것이라는 것인가? 단순한 시간 벌기에 불과 하네 군은 다시 움직일 것이야.”


“그럼 이 일을 이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시고 이 상황을 만든 것입니까?”


“무엇이?!”


“모든 것을 설계한 엄여도 결국에는 이정도인 것입니다. 유요와 대결을 하며 힘을 빼고 이곳 까지 왔으면 승산을 이야기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방도는 하나입니다.”


“무엇인가?”


“굴종, 혹은 암살”


“여강태수를 암살하라는 것인가?”


서서는 탁자를 탁탁 건드리며 다시 고심을 하기 시작했다.


“그것이 가장 좋은 방도일 것입니다. 그러나 차선도 택하실 필요는 있습니다.”


“차선?”


“예 태수가 죽는 다면 그를 중심으로 한 이들이 뿔뿔이 흩어지는 것은 맞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는 분명하겠지요.”


차선이라는 물음에 답하지 않고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서복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그냥 듣기로 결정하였다. 어차피 자신은 그에게 묻는 입장이다.


“복수! 복수를 꿈꿀 것입니다.”


그의 말에 허공은 갑자기 두려운 마음이 앞섰다. 왕하의 휘하의 장수와 문관들은 만만한 이들이 아니라 들었다. 보아라, 북기를 이끄는 국의만 보아도 알 수 있듯이 그들은 패배를 모르는 이들이다. 그런 이들이 죽음을 도외시하고 자신에게 달려든다는 것은 굉장히 무서운 일이었다.


“물론 귀신처럼 달려들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모두 기주에서 오롯이 여강태수만 바라보고 이곳 양주까지 내려온 이들이죠. 그런데 그가 죽는다? 어찌 될 것 같습니까? 그는 후계도 없고 친인들은 의인이라는 칭을 받으며 장례를 치렀습니다.”


“결국 그들은 원술에게 귀하고 이곳을 노릴 것입니다. 조조의 서주학살은 그저 유흥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것이 유흥이라고?”


“조조의 서주 공격은 그래도 목적이 있는 공격이고 그를 방해하는 세력이 있으며 내부에서 재동을 걸어줄 이들이 있습니다.”


허공은 서복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서주를 공격하고 있는 조조는 진군 와중에 학살을 자행했으나 그것은 겨우 몇몇 구역이었다. (물론 실제 역사에서는 난장판이 되었다. 아주 그냥 쑥대밭이 되었습니다.) 그 외의 지역은 반항에 막혀 진군이 어려울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곳은 다를 것입니다. 원술의 비호아래 모든 것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강동의 허씨의 흔적은 사라질 것이고, 오현의 백성들은 모조리 죽거나 수춘에 노예로 끌려 갈 것입니다.”


허공은 두려운 눈으로 달달달 떨며 서복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원술이 폐하의 봉대를 천명하겠다는 소문이 들려오는 것 보면 큰일이 벌어질 것입니다.”


서복은 황제가 있을 서쪽에 포권을 취한 뒤 말을 이었다.


“차선이지만 도리어 더욱 나을 수 있는 선택이 있지요.”


“그럼 도대체 누구를 죽인 다는 것인가?”


이정도로 말해 줬는데 모르는 허공을 바라보는 서복은 인상을 찌푸릴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작자가 태수를 맞고 있으니 한숨이 나왔다. 서복의 마음속에는 어떻게든 빨리 은자를 챙기고 형주로 가서 공부를 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 생각했다.


“국의를 죽이자는 것입니다.”


“국의?”


작가의말

서복 등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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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 지록위마(指鹿爲馬) +5 17.03.03 3,825 69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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