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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령 님의 서재입니다.

회천삼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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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오리형
작품등록일 :
2014.07.29 13:29
최근연재일 :
2018.01.18 17:30
연재수 :
17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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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72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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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2.18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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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글자
12쪽

지록위마(指鹿爲馬)

DUMMY

가후는 오군의 병력이 모여들기를 원했다. 가후가 언하는 것은 강동의 쓸모없는 모든 호족들을 이번 전쟁에 쓸어버리기 위함이었다. 지금은 그의 계획대로 유요가 다스리고 있던 지역의 비리 호족들을 몰아낼 수 있었다. 그곳에서 비인당의 활약은 그야말로 대단했다. 비리의 증거들을 모아낸 그들은 즉시 그들의 재산을 압수하도록 했고 가후는 일부러 그 정보를 살짝 흘려주었다. 특히 육가를 지원했던 호족들의 반응은 매우 빨랐다.


“그 결과가 지금 이곳에 나타나고 있지.”


무엇인가 뒤가 구린 호족들은 알아서 기거나, 반 왕하의 기치를 들어 올리며 오현으로 모이거나, 야반도주 후 신분을 세탁하여 사라진 것이다. 그리고 반 왕하의 기치를 든 그들을 확장하지 못하게 오현에 가두어두고 기다리고 있었다.


비릉과 오정을 틀어막고 그들의 기수 노릇을 하는 엄여를 사로잡은 후 마치 무엇인 가를 기다리듯 군의 진군을 막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오현으로 향하는 호족들이 많아졌다. 과거의 영화를 그리워하며 그것을 다시 세우기 위함일 것이었다. 화흠과 순유, 곽가 등의 정책은 그야말로 호족들의 희생을 대놓고 하라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모이면 모일수록 좋다. 도리어 적으면 균열이 갈 수가 없는 법이지.”


큰 덩어리가 쪼개지기 쉬운 법이었다. 특히 저들은 이득을 노리는 자들이다. 가만히 두면 알서 싸우고 이득을 노리며 조그만 땅에서도 자신이 위로 올라서기 위해 위험한 일을 자행할 것이다.


“호랑이가 앞에 있음에도 말이지.”


혹은 그들이 자신들에게 손을 내밀며 오현의 문을 열겠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저들의 생각으로는 이정도 거래라면 자신들을 살려줄 것이라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주공이나 가후 본인이나 그들을 살려둘 생각이 일절도 없었다. 차라리 처음부터 대항한 엄백호나 왕랑, 허씨일가 정도라면 모를까.


가후는 귤을 까서 이리저리 쪼개서 입안에 하나를 집어넣었다.






오현의 회장 많은 인원들이 모두 자리에 앉아 큰소리로 서로의 주장을 이야기했다. 무조건 자신의 주장이 옳다는 이들 뿐이었다. 그들을 중재할 수 있는 이는 해봐야 왕랑이나 허공뿐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그들을 말릴 겨를이 아니었다. 그들에게 전해진 어떤 죽간 때문이었다.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호족들의 큰 목소리 따위는 들이지 않았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죽간의 내용이었다. 왕랑과 허공은 그들을 두고 회장을 나가버렸다. 그들이 나가자 호족들은 눈을 껌벅이다. 고개를 젓고 밖으로 나갔다. 저 둘이 없으면 어차피 아무런 소용이 없는 싸움이었기 때문이었다.


“엄백호가 사라졌소.”


왕랑은 인상을 쓸 수밖에 없었다. 병신 같은 것이 끝까지 사람의 속을 썩이고 있었다.


“엄백호를 감시하는 군세가 없었나?”


그러자 허공은 고개를 저었다. 분명히 엄백호를 감시하는 군세를 배치하고 있었다. 그것도 이중삼중으로 엄백호를 감시하며 어떠한 일을 할지 지켜보고 있었다. 엄여가 적군의 손에 넘어간 일이었다. 그렇게 된다면 이번의 전투에서 북기를 이긴 다고해도 월족을 끌어 들이지 못하면 왕하를 압박할 수 없고 결국 세를 유지를 할 수 없었다.


“엄백호가 없으면 어찌되는지 알지 않소. 태수 지금 저기 대전에 모여 있는 시끄러운 이들보다 엄백호 한명이 중요하다 이 말이요!”


허공은 왕랑의 말에 무엇인가 올라왔다. 자신이 왕랑보다 못한 것이 무엇인가? 해봐야 군력이 부족해서 엄백호에게 손을 벌린 것뿐이었다. 그것은 왕랑도 마찬 가지였다. 그러나 요즘 우번의 노력으로 군력이 모이자 왕랑은 과거의 자신을 생각하지 않았다. 마치 자신의 능력이 뛰어나 모든 것을 행한 듯이 행동했다.


‘우번의 공을 뺏는 쓰레기 같은 인물이 내게 이래라저래라 하지?’


물론 왕랑이 아주 능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가 다스리는 건안이 다른 전문적인 일은 약할지는 모르나 백성들은 왕랑의 통치를 좋아했다. 시의적절한 법을 이용하니 무리한 형벌이 줄어들었고 호족들은 법을 어기기 어려워졌다. 그 혜택은 백성들에게 돌아갔으니 그를 싫어할 자는 없었다. 그러나 약간 모순적인 일이기는 하지만 법을 제외한 거의 모든 방면에는 언제나 결단력을 보여 주지 못해서 거의 모든 일을 우번에게 맡겼다. 즉 왕랑은 법을 집행하는 인장하나만 들고 우번을 노예처럼 부린 것이다.


그것을 알고 있는 허공으로써는 왕랑의 말이 아무리 맞는 말이라고 하더라도 듣고 싶지는 않았다. 자기보다 못한 사람에게서 진실을 듣게 되면 그것을 받아드리는 일은 고된 일이니까.

물론 허공이 왕랑보다 나은 사람인가 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엄백호는 가규와 요화에 의하여 이리저리 돌리며 질질 끌려가고 있었다. 엄백호는 극심한 스트레스 때문에 더더욱 틱증상이 거세졌고 이에 가규가 가죽 덮개를 들어 올려 엄백호의 입에다가 천을 우겨넣었다. 그는 웃는 얼굴로 엄백호의 입을 억지로 잡아 천을 집어넣는데 그 모습이 매우 고매한 고문가의 그것과 같아 매우 무서웠다.


“닥치고 입 열고 천을 물고 있으라고. 엉? 엉?”


“양도(梁道) 너무 하는 것 같다 불편 자 아닌가?”


그러자 가규가 웃음을 지었다. 요화의 눈에는 자신의 말을 비웃는 듯 보였다. 속이 끌어 올랐으나 이내 참았다. 가규의 행동이 그릇 된 것은 지금까지 없었다. 요화가 가규와 같이 붙어 있는 시간도 굉장히 오래 되었으니 그의 행동 하나하나에 모두 뜻이 있을 것이라 생각할 정도였다. 비웃음에도 요화가 반응이 없자 가규는 놀랍다는 표정을 짓고 요화의 옆에 앉았다.


“저놈 때문에 신성이 아작 날 뻔한 것 봤잖아. 일단 위치를 알려줘야 할 것 아냐.”


“그래도 몸이 불편한 것 같은데. 엄백호가 아니라 엄여가 했겠지”


그러자 가규는 볼을 긁적이며 말했다.


“주공의 언행을 들어보면 엄여를 중용할 듯 하니 이놈을 패야해.”


“말이 되는 말을 해라 그놈은 그놈이고 이놈은 이놈이지.”


그러자 가규가 손가락을 까닥였다. 그리고 엄백호를 질질 끌고 와 바닥에 굴렸다.


“그놈은 자기 자신이 당하는 것은 두려워하지 않아 그런 놈 매우 위험한 놈이야.”


“그래서 저놈을 굴려야 한다?”


“이놈이 굴복해야 한다. 이 말이지.”


그러자 요화가 콧방귀를 뀌었다.


“허 그러니까 그렇게 과격하게 하면 이놈이 항복 할 것이라고?”


“할 거야 사람이나 개나 다 똑같거든 약하면 약할수록 폭력에 약해.”


“흠.”


요화가 앓는 소리를 내자 가규는 웃음을 흘렸다.


‘네가 그렇게 해줘야지 그래야 기대야 할 사람, 무서워해야 할 사람을 아주 잘 알게 되거든.’


처음부터 가규의 행동은 계획된 것이었다. 현대의 착한 경찰, 나쁜 경찰 작전을 사용한 것이다. 가규가 나쁜 경찰로 신성 전투를 이유를 들어 엄백호를 매우 거칠게 다루었다. 엄백호는 증오를 가질 수도 있고 두려움에 떨 수도 있었다. 이는 가규가 보이는 곳에서 엄백호는 머리를 조아리며 어떻게든 지나가길 빌 것이다. 그러나 그 시기가 지나가면 어떨까? 그것도 권력을 누려 본 자라면 뻔 했다. 굴욕감을 갚을 방도를 찾을 것이다. 그것은 마치 한번 권력을 누려본 자들의 생리와 같아 어쩔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를 그 때 당시 부드럽게 다루어 주는 자가 있다면? 그렇다면 분명 그를 은인으로 여길 것이다. 폭력적인 인물을 막고 그에게 달콤한 휴식을 주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혹은 그자의 곁에 서서 어떻게든 억압하는 자를 피하려 할 것이다.


‘그것을 단순히 떨어져 있으면 원한과 호구로 보일 뿐이지. 그러나 그 둘이 같이 있으면 매우 달라지지.’


멀리서 요화가 엄백호를 안심시키는 것을 보며 가규는 머리를 짚었다. 분명 분란을 조장하는 일을 만든 것은 맞으나 저들이 막다른 곳에 몰리게 되면 가후의 행동이 자충수가 될 수 도 있기 때문이었다.


‘태호를 터버릴 것이라는 것을 문화공이 알고 있는 것이 매우 놀라 우나 그것이 혹여 아군의 발목을 잡지는 않을까?’


단순히 둑이 터지는 것이 아니었다. 군사를 막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칼을 피해 천리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것이었다. 그것을 모르는 가규는 아니지만 사람이 끝에 몰리면 이해 할 수 없는 일을 벌이기 때문이었다. 가규가 보지 못하는 것을 가후는 무엇을 보고 판단하였을까?


아니면 가규가 모르는 가후의 판은 무엇인지 매우 궁금했다.





국의는 장합과 대결을 마치고 땀에 젖은 천 옷을 던진 후 몸을 씻기 위하여 움직였다. 통에 몸을 담구는 국의는 눈을 감았다. 적을 앞에 두고 스스로 몰락하기를 기다리는 것은 매우 지루한 일이었다. 빠르게 오현까지 진군하기는 했지만 그들만 성장하는 것은 아니었다. 주변의 세력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으니 갑갑한 마음은 어디 가지 않았다.


‘그래도 문화선생의 계획을 어그러트릴 수는 없지.’


군사들이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가후는 매우 어려웠다. 기주를 잃은 것을 그의 탓으로 돌렸던 국의였으나 지금껏 보아온 가후라면 기주를 던져버린 것이 가후의 계략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게 했다.


국의는 그리고 물이 식어 갈 때 쯤 손으로 물을 휘저으며 가후의 생각을 잡기 위해 계속 고민했다.


‘내가 주공의 옆에서 우뚝 서기 위해서는 문화공의 생각을 잡을 수는 없어도 그를 방해하지 않을 정도의 머리는 가져야한다. 그래야 후일 다시 기주로 돌아갈 때 직접 군을 이끌고 갈 수 있다.’


천하를 노리는 것이 아니라면 북기는 급할 것이 없었다. 어차피 가만히 틀어막으면 알아서 고립 될 것이고 여강 부터 곡아 까지 차지한 왕하의 군세와 차이는 점점 날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 저절로 찍혀 눌려 버릴 것이다.


‘그러나 우리도 시간이 촉박하다.’


왕하군은 단순히 오를 차지하는 것으로 끝내는 것은 아니었다. 물론 왕하는 그것으로 다했다 여길 수는 있었다. 그러나 국의나 가후, 만총과 십패 일원들은 절대 그것으로 끝내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물론 왕하도 자신의 아버지와 왕윤, 왕굉의 일 때문인지 한실에 굉장히 적대적이었다.


‘강동은 기반일 뿐이다. 그리고 원술은 단지 방패에 불과하다. 물론 방패를 넘어서는 행보를 보인 다고 보고는 받았으나 그 것이 바뀌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 촉박한 시간 때문에 할 일을 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절대자.’


그렇다. 지금의 과정은 왕하를 절대자로 만드는 과정이었다. 과거의 진시황과 같이 한마디로 모든 것을 판단 할 수 있는 절대자 말이다. 국의는 왕하가 다른 이들을 무릎 꿇리고 모든 이들 보다 위에 서서 있었으면 했다. 어찌 보면 대리만족일 수도 있었다. 자신은 그저 서북에서 기주로 와 군을 잡게 된 얼뜨기에 불과했다. 물론 능력으로 일군을 이끌었으나 그것이 한계였다. 그 위로 올라가는 것은 매우 힘들었다. 군웅이 되는 것도 운과 핏줄이 있어야 했다. 자신은 그저 서북의 촌놈이었고 사용하고 버려지는 것이 예정 되었다고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왕하는 달랐다. 보는 눈이 틀렸다. 마치 저 하늘의 신선과 같이 지역을 그저 하찮은 것 치부했다. 앞으로의 능력과 성품을 우선했다. 그리고 무능한자는 멀리하였고 법을 어긴 자는 끝까지 처벌하였다.


“사람이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열릴 것이다.”


왕하는 국의의 다짐 덕에 귀가 매우 간지러웠다.


“주공 귀가 간지러우십니까?”


허저가 묻자 왕하는 웃음을 지었다. 웃음을 지었으나 곰곰이 생각하며 노숙을 바라보았다


‘형님이 내 욕을 했나? 분명 어제 술을 먹인 것에 매우 꽁한 것 같아. 그런 식으로 나오면 나도 그 막춤을 널리 알리는 수밖에.’


국의의 찬양에 이상하게 노숙이 경을 치르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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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 지록위마(指鹿爲馬)-結 +4 17.03.12 4,056 65 11쪽
130 지록위마(指鹿爲馬) +4 17.03.07 3,887 72 8쪽
129 지록위마(指鹿爲馬) +6 17.03.06 3,825 69 9쪽
128 지록위마(指鹿爲馬) +10 17.03.05 3,838 67 9쪽
127 지록위마(指鹿爲馬) +5 17.03.04 3,813 66 7쪽
126 지록위마(指鹿爲馬) +5 17.03.03 3,825 69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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