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끄뚤루 님의 서재입니다.

헌터 아카데미의 교장이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끄뚤루
작품등록일 :
2020.12.05 03:27
최근연재일 :
2021.02.18 08:28
연재수 :
38 회
조회수 :
187,530
추천수 :
9,210
글자수 :
183,136

작성
20.12.05 04:09
조회
8,903
추천
315
글자
8쪽

교사모집 (2)

DUMMY

헌터란 이계의 침식, 즉 게이트로부터 쏟아지는 괴물과 맞서 싸우는 사람들을 말한다.


돌연변이.

영웅.

초인.

각성자.


부르는 말은 시대마다 다르지만, 그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



지상을 침략하는 괴수를 죽이는 몬스터 헌터.

게이트 너머로 들어가 보물을 구해오는 트레져 헌터.

빌런들을 전문적으로 잡는 바운티 헌터.



세월이 흐르며 세상이 요구하는 바는 달라져만 갔고, 자연스럽게 헌터의 모습도 바뀌어 간다.

게이트 이후의 역사에 흥미 깊은 호사가들은 변화의 큰 주기를 대략 20년으로 잡고 각 세대의 특징을 구분했다.



처음 게이트가 열리고부터 20년, 1세대 헌터들은 나이를 불문하고 살아남기 위해 싸워야 했다.

본부와 연락이 끊긴 군부대가 허가도 없이 소년병을 징집하는 모습은 그리 드물지 않은 시절.

강태환 본인도 총을 주워들었고, 총알이 떨어지면 야구방망이를 들었다.

그조차 없을 때는 주먹을 쥐었다.


이른바 몬스터 헌터의 시대다.



2세대. 나라가 옛 모습을 조금씩 되찾기 시작할 무렵.

만 19세를 넘고 시험을 통과하면 누구나 헌터 라이센스를 발급받을 수 있도록 법이 제정된다.

국가에서 운용하는 교습소에서 짧으면 3개월, 길면 1년의 속성훈련 후 신속하게 전선으로 보내졌다.

끊긴 무역을 대체하기 위한 활로를 게이트 너머에서 발견된 신비한 재료들에서 찾아낸 뒤 시장이 활성화되었다.


생존이 아니라 부를 위해 싸우니, 그들은 트레져 헌터라 불렀다.



지금, 현역의 헌터들이 3세대라 불리는 오늘날.

소년들은 헌터를 꿈꾼다.

사냥하는 자가 아닌, 금을 캐는 자가 아닌, 정의를 집행하는 우상이 되는 존재를.

힘을 남용하는 존재를 처리하고 돈과 명예를 받는다.


공공을 위하되 사익을 추구하니 시니컬한 사람들은 오늘을 바운티 헌터의 시대라 말한다.



그리고 다가오는 미래의 새로운 세대.

아직 꿈나무에 불과한, 그러나 언젠가 새 시대의 주역이 될 젊은이들이 있다.


조금씩 증가하는 게이트의 추세에 맞추어 전문적인 헌터의 육성이 요구되니, 60년의 세월을 지나 안정화된 나라에서 국비를 지출해 거대한 학교를 지었다.

그것이 바로 헌터 아카데미.


그리고 강태환은 지금 그 신설된 아카데미의 교장 자리를 부탁받고 있었다.



"거기는 박재성이가······ 아니. 됐네. 대충 알겠어."



강태환은 몇 주 전 뉴스에서 시끄럽게 무어라 떠들었던게 기억났다.

관심이 없어 채널을 돌렸던것이 새삼 후회된다.

친분있는 사람의 안좋은 소식이라 주변 사람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된 적이 없었기에 자세한 정보는 강태환으로서도 알지 못했다.



"그래··· 뭐, 나야 요즘 한가하고. 다 늙어서 선생 노릇 못할 것도 없지."



강태환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못할게 뭐 있단 말인가.

이렇게 집 안에서 썩어갈 바에는 젊은이들을 가르치는게 훨씬 더 낫다.

아직도 자신을 좋게 평가해주는 나라에 놀랐을 따름이다.



"헌터 아카데미. 그래. 뉴스에서 많이 듣기는 했지."

"네. 건물은 이미 다 완공된 상태입니다. 훈련시설도 최신식으로 준비했고, 의료시설도 만전입니다."

"좋아. 그럼 나는 내 몸 하나만 챙겨가면 되는 건가?"

"···············"

"음?"



김현석의 침묵에 강태환은 의아해했다.


아니 여기서는 고개를 끄덕일 때가 아닌가? 불길한 침묵에 강태환은 다시 물었다.



"애들 가르칠 선생님들은 이미 다 준비되었겠지? 누구누구 있나. 나도 아는 친구들인가?"

"···기존에 계약된 사람들은 전부 제외하기로 결정됐습니다."

"······························"



그놈의 정치질. 그놈의 나랏일.


또 누가 뒷돈 받아먹다가 걸린 거겠지.

지지도 유지하려면 희생양이 필요했을 테고.

이리저리 사태를 키우다 원래의 계획은 조용히 흐지부지되는 장면이 눈에 훤하다.

그래. 뭐 그 정도는 이해할 수 있다.



"알겠네. 그럼 나도 개인적으로 알아보지. 커리큘럼은? 교과서는 정해뒀나?"

"아직 확정된건 없습니다."



이놈들이?


애초에 커리큘럼도 제대로 정리 안 해둔 놈들을 고용했었던가, 아니면 해고된 보복으로 커리큘럼을 들고 튀었던가.

어느 쪽이든 제대로 된 일처리가 아니다.


강태환은 한숨을 억지로 삼키며 물었다.



"그래. 알겠네. 그럼 학생 인원 수는?"

"건물은 최종적으로 한 학년 당 300여명을 수용하는 걸 목표로 건설되었습니다."



한 학년에 약 300명. 최종적으로 대충 1000여명의 학생을 가득 채우겠다는 뜻이다.

애들을 30명으로 나눠서 가르친다고 하면 학년당 10개의 반이 필요하다.


즉, 각 반의 단임 교사만 최소 30명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최소 30명.



"흐음."

"무, 물론 이번 연도는 실험적인 성격이 강하니 100명 정도를 커트라인으로 잡았습니다. 첫해이기도 하니까요."



잠시 수를 헤아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당장 받아들일 학생의 수가 100여명. 그거라면 아직 괜찮다.


한 반에 25명씩 4개 반으로 나눠서 집어넣고, 일반 과목을 가르치는 선생과 성인 교습소 출신의 교관 몇 명을 데려오면 끝난다.

개인의 인맥을 의존해도 좋다.

강태환은 잠시 자신의 전화번호부에 기록된 사람들을 떠올렸다.

그 중에 나름 괜찮은 사람들이 몇몇 있으리라.


그럼 필요한 교사 수는 대략 10명.

경비원이나 기타 관리인은 셈에서 제외한 숫자다.

그런 사람들까지 포함하면 고용 인원수는 더욱 늘어나겠지만 그 부분은 나라를 믿어도 되겠지.


스케줄을 조정하고, 교사들과 협상하고, 커리큘럼을 만든다.

어렵지만 불가능하지는 않다.


넉넉히 여유를 둬서 2개월, 서둘러도 1개월로 충분하다.



"이해했네. 그럼 개교일은 언제인가?"

"2주 후 입니다."

"··················"

"입학시험은 1주 뒤 입니다."

"··················"



그래.

웬일로 나라에서 저자세로 나오는지 했다.



**



현석을 배웅한 강태환은 한숨을 내쉬었다. 벌써부터 후회가 몰려오는 듯했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꿈을 쫓아 노력하는 젊은 학생들에게는 죄가 없는 것을.


교장이라고 해서 뒤에서 허수아비마냥 뒷짐만 쥐고 가만히 서 있으면 될 줄 알았거늘.

필요한 건 얼굴마담이 아니라 임기응변에 뛰어난 역전의 헌터였다.


못 미더운 정부를 생각하면 자신이 직접 나서는게 최선이라 생각됐다.


강태환은 우울한 얼굴로 자신의 스마트폰을 쥐었다.

10년 전까지는 현역으로 뛰던 물건이건만, 홀로그램 기술이 발전한 요즘에서는 그저 구식 기계에 불과하다.


'요즘에는 스마트 워치라는게 유행한다지?'


손 안의 오래된 스마트폰이 마치 자신처럼 느껴져 다시 한번 한숨을 내쉬는 강태환이었다.



'그래. 욕을 먹더라도 늙은이가 먹어야지.'



실수해도 괜찮다. 치명적이지만 않으면 된다.

55년 경력에서 우러나오는 지혜였다.

몇 년 버티다가 유능한 경력직에서 넘겨주면 되리라.


'말년에 이리 고생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더 우울한 것은, 그 고생이 아직 시작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강태환은 연락처에서 한 이름을 발견하고는 전화를 걸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상대방과 연결되었다.



"어, 동식아. 나다."

"――! ――――――?"

"그래. 나야 건강하지. 뭐하냐?"

"――――――――. ――?"

"아니. 그게 말이다."



잠시 뜸을 들인 그가 입을 열었다.



"너 나하고 일 좀 하나 하자."


작가의말


주인공 포지션은 평범한 훈타물에 나오는 길드장, 태상가주, 회장님, 이사장 등등 비스무리.

어린 시절에는 훈타물 주인공 파티의 막내 역할이었습니다


그리고 대충 설정:

1세대: 게이트 이전시절을 기억하는 세대. 침식으로부터 20년 동안 활동한 세대를 말한다. 전세계 인구수가 반 이상 줄어들었다.

2세대: 게이트 이후에 태어난 세대. 침식이후 20년~40년 사이에 활동했다. 기업, 가문 형태의 길드가 등장한다. 정부&민간인들과 갈등이 높아져 전쟁직전까지 갔다.

3세대: 40~60년 사이에 활동한 세대. 이 시기에 나라가 안정되고 치안이 좋아졌다. 헌터들의 아이돌화는 이 시기에 시작되었다. 말만 아이돌에 히어로고, 본질은 결국 현상금 사냥꾼이다.

4세대: 현재 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들 세대를 가리킨다. 전문적인 헌터 육성이 시작되는 시대.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헌터 아카데미의 교장이 되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13화 수정 (묘사 추가) 20.12.24 1,010 0 -
공지 팬아트를 받았습니다 (12/27/2020 갱신) +6 20.12.22 5,674 0 -
38 현장학습 (3) +48 21.02.18 2,040 105 15쪽
37 현장학습 (2) +19 21.02.17 1,450 89 12쪽
36 현장학습 (1) +35 21.02.02 1,938 126 11쪽
35 개인교습 (4) +34 21.02.01 1,874 127 9쪽
34 개인교습 (3) +29 21.01.23 2,320 141 10쪽
33 개인교습 (2) +9 21.01.23 1,864 113 9쪽
32 개인교습 (1) +58 21.01.19 2,476 165 11쪽
31 무기 선택 (2) +20 21.01.17 2,529 137 10쪽
30 무기 선택 (1) +30 21.01.11 2,842 159 13쪽
29 달리기 수업 (2) +36 21.01.10 3,061 184 14쪽
28 달리기 수업 (1) +26 21.01.09 3,189 165 13쪽
27 회의 +35 21.01.05 3,608 194 13쪽
26 마음이 싱숭생숭해지는 날 (3) +33 21.01.04 3,618 237 11쪽
25 마음이 싱숭생숭해지는 날 (2) +15 21.01.04 3,737 191 13쪽
24 마음이 싱숭생숭해지는 날 (1) +48 21.01.01 4,423 262 11쪽
23 첫 수업 (5) +43 20.12.31 4,462 247 11쪽
22 첫 수업 (4) +46 20.12.30 4,596 253 14쪽
21 첫 수업 (3) +39 20.12.28 5,053 268 13쪽
20 첫 수업 (2) +25 20.12.27 5,076 256 9쪽
19 첫 수업 (1) +23 20.12.26 5,287 238 10쪽
18 징조 (2) +43 20.12.23 5,859 271 15쪽
17 징조 (1) +44 20.12.22 6,012 329 9쪽
16 입학시험 (6) +86 20.12.20 6,143 355 13쪽
15 입학시험 (5) +26 20.12.17 5,718 291 8쪽
14 입학시험 (4) +24 20.12.17 5,695 276 9쪽
13 입학시험 (3) (+수정) +14 20.12.17 5,879 269 8쪽
12 입학시험 (2) +16 20.12.13 5,820 279 8쪽
11 입학시험 (1) +16 20.12.13 6,153 261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