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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뚤루 님의 서재입니다.

헌터 아카데미의 교장이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끄뚤루
작품등록일 :
2020.12.05 03:27
최근연재일 :
2021.02.18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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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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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83,136

작성
21.01.17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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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무기 선택 (2)

DUMMY

"저는 활을 쓰고 싶습니다."


그 한마디에 주변의 모든 시선이 함우빈에게로 몰린다.

웬 관심병자를 보는 듯한 눈빛.

심지어 무림에서 온갖 병기를 경험하며 활에 익숙할 여령환조차 비슷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그 정도로 현대에서 활을 사용한다는 것은 이단이나 다름없다.

오직 강태환만이 덤덤한 눈빛으로 자신의 학생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활을 써본 경험이 있습니까?"


"아니요."


턱을 잠시 쓰다듬던 강태환이 다시 물었다.


"그럼 특성이군요. 함우빈 학생의 특성은 전기였지요."


"네. 활이 제 특성과 가장 어울린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있습니까? 검에 전류를 흘려도 충분히 위협적이라고 생각합니다만."


함우빈의 시선이 여령환에게로 향했다.

함우빈이 검을 포기하고 활들 들기로 결심한 결정적인 이유.

시작점도 늦고, 압도적인 재능도 없으니 차라리 다른 분야를 파보자고 생각한 것이다.


"여러가지 궁리를 해봤는데··· 제 특성에는 칼보다 활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해서요. 검으로는 대성할 자신이 없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이번에는 김태양을 향한다.

머리를 금색으로 물들인 소년이 그를 비웃고 있었다.


"···누가 추천해 줬거든요. 활을 한번 써보라고."


이미 답을 알고 있다고는 말할 수 없다.


"흐음."


잠시 함우빈의 특성과 활이라는 무기의 상성을 생각해본 강태환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럼 로랜스 선생님에게 가보세요. 나름 쓸만한 것을 만들어 주실 겁니다."


3D프린터와 현대의 과학 기술을 사용하면 웬만한 무기는 즉석에서 만들 수 있다.

긴급한 상황에선 총도 만들 수 있으니 활과 화살 정도는 껌이라고 할 수 있겠다.


"감사합니다, 교장 선생님."


"아니요. 저도 나름 흥미가 있습니다. 다만 만일의 경우를 생각해서 검술의 훈련도 빼먹지 말아주세요."


"예."


"그럼 지금 가보세요. 함우빈 학생이 현대의 호크아이가 될 수 있기를 기원하겠습니다."


"??"


역시 MCU는 너무 낡은 것일까.

강태환은 쓴웃음을 지으며 함우빈을 배웅했다.


어깨를 으쓱거리고는 본관으로 향하는 함우빈.

그런 학생의 등을 바라보며 강태환은 잠시 침묵에 빠졌다.

궁술은 건드려 본 적이 없기에 함우빈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고민하는 것이다.


아예 궁술을 가르치지 않고 검술을 강제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이런 것은 최대한 학생들의 자율에 맡기고 싶었다.

정말로 잘못된 길을 간다면 모를까, 자신만의 길을 찾아 헤매이는 노력을 부정할 수만은 없다.

그리고 비록 병아리조차 되지 못한 달걀이라지만 그 안에 내재된 사냥꾼의 본능을 무시할 수도 없지 않은가.


정 안되겠다 싶으면 그때 가서 추가수업을 해주면 된다.


검술 연습을 아예 포기하겠다는 것도 아니니 그 정도는 교장의 재량으로 어떻게든 해줄 수 있었다.


"자아. 잠시 수업이 멈췄습니다만···"


함우빈의 뜬금없는 발언으로 어수선해진 학생들을 정리하며 그리 말했다.


"여러분들도 부담가지지 말고 자신이 원하는 무기를 편히 골라보세요. 설령 사용 방법을 모른다고 해도 괜찮습니다. 자신의 기공, 마법, 그리고 특성과 잘 어울리는 무기를 선택하는 것은 무척 중요한 일이니까요."


강태환의 말에 학생들은 더 신중한 표정으로 무기를 고르기 시작한다.


여령환이 자신의 손에 쥐어진 검의 칼날을 쓰다듬어 보는가 하면, 이진회는 팔뚝 정도의 길이로 줄어든 막대를 창으로 되돌리며 전개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재보기도 했다.


"비록 보조무기라지만, 괴수를 죽이는데 충분한 위력이 있어야 합니다. 너무 무거워서 걸리적거리면 안되지만 너무 작거나 가벼워도 좋지 않지요."


강태환은 학생들 사이를 돌아다니며 무기를 고르는 학생들에게 조언을 주었다.


다시 수업에 집중하기 시작하는 학생들.

무기를 선택하는 그들의 뇌리에서 방금의 사소한 해프닝은 잊혀져만 갔다.



**



함우빈은 알고 있다.

이 세계를 제3자의 입장에서 부감한 빙의자는 알고 있다.


'원작'에서 활이 얼마나 위력적으로 될 수 있는지를.


<하, 하하하!! 그래. 내가 어리석었어. 검 따위에 의존하지 않아도, 나는 강해.>


저기서 자신을 비웃고 있던 금발의 태닝 양아치가 잘 알려주지 않았는가.


<너는 나에게 접근조차 하지 못하고 쓰레기처럼 죽는거다!!>


김태양. 본디 함우빈의 기연을 얻었어야 할 악역.

질투와 자기혐오에 빠져 허우덕대다 우연히 산 속의 폐기장에서 황뢰(黃雷)를 습득하여 순식간에 강자로 거듭난다.

함우빈과는 달리 기초가 제대로 잡혀있었기에 오행신뢰의 하나를 수월히 사용할 수 있었던 우등생.

그렇게 아카데미 편의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주인공 여령환과 대적하지만――


<조잡한 벼락이로군.>


결국 허무하게 쓰러지고 만다.


<이 마기··· 너는 설마!>


TS무림맹주를 NTR하려고 찌질거리다가 TS천마에게 개털리고 황뢰마저도 빼앗기는 것이다.


<그래. 내가 바로――― 천마다.>


나름 1부의 최후를 장식하는 악역이었으나 결국 최종보스의 강력함을 묘사하는 발판이 되고는 끝.

그렇지만 결코 경시해서는 안된다.

비록 최종보스에게 허무하게 패배하지만 나름 중간보스랍시고 주인공을 위기에 몰아넣지 않았는가.

그 전투력은 이미 증명되어 있다.

게다가 함우빈은 원작의 김태양과는 달리 철의 백뢰(白雷)도 얻었으니 성장 가능성만큼은 큰 폭으로 오른 셈.

당장의 전투력은 미약하지만 수련하면 할수록 원작의 김태양보다 강해질 수 있다.


'철저하게 오마주해주마.'


오행신뢰는 '원작'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키 아이템.

그에 대한 설명이나 활용법도 자세히 풀려 있다.

번개를 화살에 담거나, 아예 번개 자체를 화살 형태로 변형시킨 다음 쏘아보내는 것도 그 중 하나였다.


총은 구조가 복잡하여 망가지기 쉽고 총알 탄두의 질량도 화살보다 작다.

그러나 활에 오행신뢰를 담으면 강력한 번개 화살을 쏘아보낼 수 있다.

심지어 김태양이 쏜 화살의 속도가 번개에 필적했다는 묘사도 있었다.


그 외에도 오행신뢰의 사용 방법은 많이 묘사되었다.


'예를 들어서, 하나의 번개를 메인으로 하고 다른 번개들을 서브로 돌리는 방법.'


원작의 주인공 여령환은 불의 적뢰(赤雷)를 메인으로 하고 나무의 청뢰(靑雷)를 서브로 돌림으로서 그 화력을 극대화시켰다.

이는 원래 잘못된 방법으로, 본디 오행신뢰는 다섯개 모두를 메인으로서 사용해야 옳다.

실제로 세개의 신뢰(神雷)를 조금의 치우침없이 단련한 TS천마는 압도적인 힘으로 여령환과 그 동료들을 몰아붙인다.


'그렇지만 내가 그런 짓을 했다간 몸이 터질지도 모르지.'


그러나 TS천마와는 달리 그 기량이 미천한 함우빈으로서는 더 안정적인 여령환의 방법을 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세계의 순수한 에너지를 몸에 흡수했으니 이대로 단련만 한다면 A급은 따놓은 당상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이대로 안주할 수만도 없다.

그가 앞으로 맞서야 할 적은 너무나도 강했으니까.


'흙의 황뢰와 철의 백뢰는 이미 얻었어. 불의 적뢰와 나무의 청뢰가 어디에 있는지도 알아. 문제는 물의 흑뢰야.'


한밤의 폭풍우 속에서도 굳건히 버티는 나무는 번개를 부른다.

숲을 직격한 번개는 불꽃을 만들기도 한다.

철탑에 떨어지면 강철을 따라 흘러 나간다.

흙으로 뒤덮힌 대지는 그런 번개를 포용하며 흐트린다.


그러나 물은, 비는 다르다.


번개의 결과이거나, 혹은 그 번개를 유도하는 다른 속성과는 달리 수(水)의 속성을 띈 흑뢰(黑雷)는 오행신뢰 중 가장 위험하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수기(水氣)를 잔뜩 머금은 구름이야말로 번개의 근원이기 때문이다.

비구름은 곧 번개의 원인이 되는 자연 현상.

그렇기에 흑뢰는 오행신뢰 중 가장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다.


그 능력은, 주변의 뇌기를 침식하고 조종하는 것.


작중 여령환이 발출한 강력한 적뢰의 일격은 천마가 마주 내뿜은 흑뢰와 맞닿자마자 그 색이 검은색으로 변하며 천마의 지배에 놓이게 된다.


'흑뢰는 처음부터 천마에게 있었어. 그래서 그게 어디에 있었는지는 나도 몰라.'


문제는 그것 뿐만이 아니다.


'학교 근처에 묻혀있던 황뢰. 기념품점의 한 낡은 골동품에 봉인되있던 백뢰. 이 둘은 깔끔하게 얻을 수 있었지만, 적뢰와 청뢰는 타이밍이 중요해.'


적뢰는 게이트 너머의 던전에서 발견되었고, 청뢰는 아예 어느 괴수가 흡수한 상태였다.


'솔직히 이건 운이 따르겠지만··· 천마에게 넘어가지만 않으면 되니까. 정 뭣하면 원작처럼 여령환이 먹는 것도 괜찮고.'


여령환이 오행신뢰를 얻는 것은 최대한 지양해야 될 일이지만 정말로 어쩔 수 없다면 그녀가 습득해야 한다.


'아니면 교장 선생님에게 주던가. 여령환이 먹는 것보단 나으니까.'


생각해보니 강태환에게 오행신뢰를 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듯 했다.


고심하며 걸어가던 와중 로랜스 선생과 맞닥뜨렸다.

함우빈을 본 로랜스는 언제나 그렇듯 가짜 외국인 억양으로 입을 열었다.


"아, 함우빈 학쉥. 교좡 선생님에게 연롹 받았습니돠. 일단 설계도는 Complete했으니 한번 봐보실까요?"


"네. 감사합니다, 선생님."


"뭘요."


로랜스는 함우빈을 위해 문을 열어주면서 말했다.


"Bow의 훈련도 좋지만 Sword의 훈련도 잊지 말아주세요. 이번에 가정통신문 받으셨지요? 현장학습에서 직접 Monster와 싸울지도 모른다구YO?


물론 괴수와 싸운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기껏해야 멀리서 견학하는 정도일까.


이번 현장학습은 안전한 여행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학생들의 안전이 가장 중요하니 말이다.


작가의말


늦어서 죄송합니다! 새학기가 시작해서 이러저러 준비할게 많습니다. 게다가 자신의 낡은 방식을 학생들에게 강요하시는 교수님들이 과제를 내는터라...

원작 김태양은 검을 버리고 타락해서 활을 들지만 주인공에게 "차라리 검을 든 네가 더 무서웠다"라고 말해지는 왕도 전개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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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개인교습 (1) +58 21.01.19 2,474 165 11쪽
» 무기 선택 (2) +20 21.01.17 2,528 137 10쪽
30 무기 선택 (1) +30 21.01.11 2,840 159 13쪽
29 달리기 수업 (2) +36 21.01.10 3,060 184 14쪽
28 달리기 수업 (1) +26 21.01.09 3,187 165 13쪽
27 회의 +35 21.01.05 3,606 194 13쪽
26 마음이 싱숭생숭해지는 날 (3) +33 21.01.04 3,616 237 11쪽
25 마음이 싱숭생숭해지는 날 (2) +15 21.01.04 3,735 191 13쪽
24 마음이 싱숭생숭해지는 날 (1) +48 21.01.01 4,421 262 11쪽
23 첫 수업 (5) +43 20.12.31 4,460 247 11쪽
22 첫 수업 (4) +46 20.12.30 4,594 253 14쪽
21 첫 수업 (3) +39 20.12.28 5,051 268 13쪽
20 첫 수업 (2) +25 20.12.27 5,074 256 9쪽
19 첫 수업 (1) +23 20.12.26 5,286 238 10쪽
18 징조 (2) +43 20.12.23 5,857 271 15쪽
17 징조 (1) +44 20.12.22 6,010 329 9쪽
16 입학시험 (6) +86 20.12.20 6,141 355 13쪽
15 입학시험 (5) +26 20.12.17 5,716 291 8쪽
14 입학시험 (4) +24 20.12.17 5,693 276 9쪽
13 입학시험 (3) (+수정) +14 20.12.17 5,878 269 8쪽
12 입학시험 (2) +16 20.12.13 5,818 279 8쪽
11 입학시험 (1) +16 20.12.13 6,152 26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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