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8 최후의 전투
강순은 그런 채홍무광검을 맨손으로 베어냈다. 하지만 순간 천만홍의 왼손에서 무저갱 같은 검은빛의 강기 검이 솟아올랐다.
부왁!!!
푹!!
천만홍의 검이 강순의 어깨를 찌르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강순은 살짝 인상만 찡그린 채로 바로 검을 베어 떼어냈다. 그리고 천만홍 역시 발로 차서 날려 보냈다.
쾅!!!
그때 강순의 등 뒤에서 무언가 강순을 붙잡았다. 그건 바로 헐크G였다.
헐크G는 강순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으려 했다. 헐크G의 어마어마한 힘이 강순에게 가해지고 있었다. 허나 강순은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의 온 몸에서 갑자기 어마어마한 냉기가 전해졌다.
그 바람에 헐크G는 순간 온 몸이 얼어붙어버렸다. 강순은 그 틈을 타 헐크G의 옆구리에 가볍게 팔꿈치를 날렸다.
쾅!!!
가볍게 날린 팔꿈치였지만 절대 그 위력은 가볍지 않았다. 헐크G는 얼어붙은 채로 그대로 나가 떨어져버렸다. 온 몸이 얼어버린 헐크G의 몸이 부서졌다.
우직!! 쾅!!!
산산조각 나버린 헐크G에 눈이 돌아버린 무림인들이 일제히 돌격했다. 허나 일격에 쓰러지고, 다치고, 또한 무너질 뿐이었다. 강순이 말했다.
“하하!!! 이것이 바로 세계를 구한다 말하는 무림인들인가!!! 하지만 고작 나 하나에 막혀 쓰러질 뿐인 자들이 아닌가!! 모두 다 흙으로 돌아가라!! 그리고 내가 건설할 새로운 세계의 초석이 되어라!!!”
쾅!!!
다시 한 번 충격파가 터져 나왔다. 강순이 가볍게 박수만 쳤을 뿐인데, 사방으로 충격파가 다 울려 퍼졌다. 무림인들은 귀와 입, 코 등 모든 구멍에서 피를 다 흘리며 처참하게 쓰러졌다.
쿵!!!
그런 무림인들을 보며, 강순은 안타깝다는 듯 말했다.
“딱하구나······. 참으로 딱해······. 힘이 없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지······. 하지만 이제 됐다. 너희는 충분히 잘 싸웠다. 그런 약한 무공으로도 여기까지 해왔다는 것 자체가 칭찬받을 만한 일이지······. 하지만 이제 쉬어라. 더 이상의 투쟁은 필요가 없다. 세계는 새로운 질서에 둘러싸일 것이다. 그리고 너희는 영원히 아무에게도 알려지지 않은 채 조용히 죽어가겠지······. 아주 순식간에 말이다.”
붕!!
강순의 양 손에서 불과 얼음이 동시에 튀어나왔다. 그가 열양진경과 한빙신공을 동시에 운용한다는 증거였다.
게다가 얼마나 극성으로 운용했는지, 불꽃은 이글거리고 있고 얼음은 쩌적쩌적 소리를 내며 얼어붙어가고 있었다.
그가 양손의 불과 얼음을 동시에 합치기만 하면 다시 어마어마한 충격이 일어나 무림인들은 모두 그 생명을 잃을 것이다. 그때 쓰러졌던 원륭이 천천히 일어났다. 강순이 인상을 찡그리며 말했다.
“정말로 지독한 놈들이로군. 너희 혈귀라는 놈들은 말이야······. 대체 얼마나 되야 죽을 것이냐!!! 이 정도면 그냥 좀 죽어!!!”
펑!! 강순이 고드름을 날리자 원륭의 머리통이 박살나며 뇌수가 흩뿌려졌다. 그러나 원륭은 죽지 않았다. 그의 머리가 스멀스멀 되돌아오며 원륭의 미소 또한 되살아났다.
씩-!!
강순은 그걸 보며 말했다.
“좋아. 너희 혈귀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온 전신을 다 봉인해놔야겠군. 좋다, 원하는 대로 해주지!!!”
쾅!!!
땅속에서 어마어마한 높이의 얼음관이 튀어나왔다. 이 관은 그대로 원륭을 봉인해 영원히 놓아주지 않겠지. 강순의 막대한 내공으로 이뤄진 얼음관은 강순이 마음먹기만 하면 영원히 녹지 않을 것이다.
언제까지라도. 그러나 원륭은 그 공격에 잡히지 않았다. 그는 솟아오르는 얼음들을 피하며 혈사마검을 들고 들려들었다. 그 모습을 보고 강순이 웃었다.
“하하!!! 결국에는 혈사마공인 것이냐!!! 그럴 만도 하지!!! 제 아무리 음양혼돈공을 익혔다 해도 네 수법은 외도!!! 제대로 음양혼돈공을 익힌 것이 아니다!!! 비급도! 가르쳐주는 자도 그 어디에도 없지!!! 음양혼돈공은 절대 갑자기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긴 그러다보니 몸에 익숙한 혈사마공을 다시 한 번 사용하게 되는 건 당연한 거겠지!! 하하하하하하!!!”
“마음대로 생각을 해라. 내겐 다 이유가 있으니까. 그리고 당하고 나면 너도 생각이 달라지겠지!!!”
써걱!!!
원륭의 검이 허공을 갈랐다. 강순은 그걸 쉽게 피해냈지만,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아니 잠깐, 이건?!?”
“그렇다. 이것이 바로 음양혼돈공, 그리고 암살공에 혈사마공까지 섞은 나만의 무공이다!! 이젠 오리지널이지!!!”
쾅!!!
원륭의 검이 허공에 빗나갔지만, 그 위력만큼은 절대 예사로운 것이 아니었다.
원륭은 검을 휘둘러댔다.
퍼어엉!!!
강순은 계속해서 피해댔지만, 그렇다고 해도 검의 위력은 줄어들지 않았다.
강순은 피하면서 외쳤다.
“이런!! 음양혼돈공에 암살공, 그리고 혈사마공까지!!! 암살공은 그렇다 치고 혈사마공까지 섞다니!!! 그딴 게 섞이는 것이냐!!! 그런 저주받은 무공이!!! 애초에 무공도 아닌 그저 혈귀의 잡기 같은 것인데!!!”
쐑!!!
그러나 검은 너무 매서웠다. 계속해서 피하던 강순은 결국 앞섶을 베이고 말았다.
그의 가슴팍에서 한줄기 선혈이 흘러내렸다. 그걸 보며 강순은 길길이 뛰었다.
“내 피가!! 신의 피가!!!”
“신은 무슨. 얼어 죽을 신이겠지. 아님 병신이던가. 내 무공에 나도 자부심을 가질 생각은 없다. 이건 네 말대로 음양혼돈공에 암살공, 그리고 혈사마공을 끼얹은 나만의 무공이다. 어찌보면은 쓰레기일지도 모르지. 하지만 나는 옛날부터 온갖 무공을 다 섭렵해왔다. 그런 내가 내린 결론은, 지금 내 무공이 뛰어난 것인진 모르겠지만 너 하나 상대하기에 부족함은 없을 거라는 사실이다!!!”
“오만한 노오옴!!! 그 오만의 대가를 치르게 해주마!!!”
써걱!!!
강순 역시 손에서 두 자루의 얼음 검을 꺼내어 마구 휘둘러댔다. 얼핏 마구 휘돌러대는 것처럼 보였지만은 그건 그가 일정 형식을 이미 옛날에 벗어났기 때문이었다.
범인은 이해할 수 없는 비범한 검의 궤도. 강순은 검을 휘두르며 계속해서 한빙신공과 열양진경, 그리고 음양혼돈공의 내공을 뿌려댔지만 원륭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아니, 실제론 그도 역시 타격을 받고 있다. 강순이 내뿜는 한기와 열기에 몸이 얼어붙어가고, 또한 동시에 몸이 타들어가고 있었다. 허나 원륭은 혈귀다. 보통 인간이 아니다.
보통 인간이라면 단번에라도 얼어붙거나 타죽을 만한 일인데, 원륭은 꾸역꾸역 재생하고 있었다.
그가 가진 네 개의 무공, 한빙신공과 열양진경, 그리고 암살공과 혈사마공은 모두 치료와 재생에 특화된 무공이었다. 그것이 원륭을 버티게 해주고 있는 이유이겠지.
그러나 원륭의 밑천 역시 곧 드러났다. 재생을 반복해 버티고는 있었지만, 어느새 그 재생이 점점 느려지고 있었다. 사람인 이상 어쩔 수는 없는 일이다.
제 아무리 강하다 해도 분명 약점 정도는 있다는 말이 되겠지. 원륭의 온 몸이 도륙 났다.
첫째는 팔이 잘려나가고, 둘째는 머리가 잘려나갔다. 세 번째로 전신이 다 잘려나갔다.
사지육신이 다 잘려나가고, 나중엔 몸통마저 남은 상황. 그것도 다 잘려졌다.
그래도 원륭은 일어섰다. 일어서고 또 일어섰다. 어느덧 너무나 당해 재생조차 느려질 무렵, 누군가가 나섰다.
“좋아, 이제 좀 푹 쉰 것 같군. 그럼 나도 밥값을 해보기로 할까??”
“!”
“!!”
원륭과 강순, 그리고 모든 이가 다 돌아보니 그곳엔 불사왕이 있었다. 강순이 코웃음 치며 말했다.
“불사왕. 네놈은 저기 저 원륭처럼 한빙신공도, 그렇다고 열양진경도 익히지 않은 그저 혈귀에 불과할 뿐인데, 어찌 나를 막겠다는 거냐. 여기서 죽어보겠다는 거냐?? 하하!!”
“혈귀는 죽지 않는다. 다만 재생할 뿐······. 아무리 죽고 죽어도 재생할 피만 남아있다면 얼마든지 재생할 수가 있다. 어디 나의 힘을 보아라!! 혈세천하!!!”
촤아악!!!
갑자기 허공이 붉은 피로 물들어갔다. 이곳 해상발전소에는 아까 내부에서 당한 인민해방군과 공안의 하수인들이 많았다.
불사왕은 혈귀의 권능으로 그런 시체들의 피를 끌어 모아 자신에게 유리한 환경으로 조성한 것이었다. 핏빛 안개 속에서 불사왕이 말했다.
“흐흐, 안보이겠지······. 어느 게 내 실체인지 잡아낼 수 있을까!!”
“나에게 이딴 짓을 가하는 거냐!!! 어느 게 네 실체인지는 눈을 감고 봐도!!! ?!”
순간 강순은 당황했다. 분명히 실체라고 생각한 불사왕의 몸이 스르르 사라지고 있었다.
명백하게 분신이다. 강순이 이를 갈았다.
으드득!!!
“주제에 잔머리만 대단하구나. 이 내가 속을 정도의 분신이라니······. 하지만 너도 곧 끝이다. 너의 그 힘을 증폭시키는 안개 지대가 없다면 너도 역시 끝장이겠지. 한빙설화풍!!!”
쐐애액!!!
한빙설화풍. 차가운 바람과 함께 눈꽃이 실려 날아왔다. 강순의 이 한빙설화풍은 그 위력이 약해 파천황은 절대 쓰지 않은 것이지마는, 묘한 공능이 실려 있다.
사용자의 의지에 반하는 진법이나 기관진식 등을 파괴하는 효능이 있는 것이다.
차가운 기운이 실린 한빙설화풍은 모든 걸 깨끗하게 다 날려버리고, 정화하는 효과가 들어있었다. 강순은 파천황의 핏빛 기운을 다 날려버리고, 침착하게 물었다.
“이렇게 다 끝난 것이냐?? 더 이상 수가 없다면 이제 처리하기로 하마. 난 새 세계를 만들어야 한다. 너희에게 시간을 할애할 수는!! ?!?”
쿵!!
강순이 무릎을 꿇었다. 그러자 불사왕이 킬킬대며 웃었다.
“내 특제 독은 몸에 잘 받더냐?? 큭큭!!!”
“독이라고??”
“그렇다. 오래 산 혈귀의 피는 그 자체로도 맹독이지. 나는 내 피를 안개로 만들어 네 주위로 다 깔아둔 것이었다. 그러자 제 아무리 너라도 이것이 독인 줄은 모르고 그저 안개인 줄만 알았겠지······. 천년 이상을 산 혈귀의 독 안개! 어때, 마음에 들었나? 캬하하하하하!!!”
불사왕이 경박하게 웃는데, 강순이 굳은 얼굴로 일어났다. 그는 침착하게 말했다.
“독의 성분은 다 해독했다. 이 자식 내게 이런 것을 하독하다니······. 더러운 혈귀 새끼 주제에!!!”
쾅!!!
강순의 분노가 불사왕을 덮쳤다. 강순은 불사왕을 개 패듯이 패고, 그걸로도 모자랐는지 미친 듯이 강타해댔다.
쾅! 쾅!!!
“미천한! 미천한 혈귀 따위가!!!”
쾅! 쾅!!!
불사왕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안면이 함몰될 정도였다. 그러나 불사왕은 그런 얼굴로도 피식 웃으며 말했다.
“후후!!! 혈귀도 또한 이 세상의 일부이다!!! 그런 사실을 모르는 너는 이 세계의 주인 될 자격이 없어!!!”
“타인의 피를 빨아서 사는 기생충 같은 존재가 대체 뭘 말하는 것이냐!! 너야말로 그런 말할 자격이 없어!! 이런 기생충 같은 자식!!!”
쾅!!!
강순은 마지막으로 불사왕의 얼굴을 짓이겨놓고, 다시 한 번 일어섰다. 보아하니 이 혈귀란 족속들은 그리 쉽게 죽지 않을 모양이었다. 오직 봉인만이 필요할 터였다.
강순이 얼음을 소환해 불사왕을 봉인하려고 할 때, 원륭이 말했다.
“그만두지.”
“이제 결과에 승복하는 것이냐??”
“아니, 네가 졌다. 더 이상은 이길 방법이 없다. 얌전하게 승복을 해라.”
“뭐라는 거냐······.”
강순은 분노해서 으르렁거렸다. 딱 봐도 다 죽어가는 놈들이 끝까지 발악이라니.
그에게 그런 원륭의 말은 얼토당토않게 느껴졌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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