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0 꼭두각시 인형의 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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쑨더창은 눈물을 닦더니 가까스로 말했다.
“대체 왜 여기 나타난 것이오?? 당신이라면 직접 나타나지도 않고 부하들에게 시켜 모든 일의 전말을 파악하고 상황을 정리할 수도 있었을 텐데······.”
“아니. 아니지. 그건 내 성향이 아니야. 나에 대해서 들어보지 못했나, 쑨더창???”
그러자 쑨더창은 이 자에 대한 이야기를 떠올렸다. 현재 부주석 직에 앉아있는 자로, 보시라이가 몰락함으로 인해 이 자가 주석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아졌다. 혹은 리커창??
그러나 현재 리커창은 부총리. 총리도 아닌 자임에야 부주석이 돼있는 시진핑에 비해선 차기 주석 자리에서 한참 멀다고 봐야겠지······. 시진핑의 경력은 특이했다.
아버지는 섬서성 출신의 토착 공산주의자인 시중쉰으로 모택동의 공산당 지도부가 장제스의 국민당을 피해 대장정을 하는 동안 섬서성으로 피난을 왔는데, 이때 섬서의 공산당 기지를 잘 건설해놓은 공로로 당 고위직에 진입했다.
하지만 문화대혁명이 오자 6.25전쟁의 명장 팽덕회는 모택동에게 대약진운동의 폐해에 대해 항의를 하다가 실각해버렸고, 이때 팽덕회의 파벌이었던 시중쉰 역시 가족 전체가 시골로 추방되어 박해를 받았다.
이후 시중쉰 가족은 일반적인 집도 아닌 토굴 같은 데에서 7년 동안 거지 같이 생활하여야 했고, 시진핑의 누나는 홍위병에게 두들겨 맞다가 견디지 못하고 자살을 했다.
그러니 시진핑의 어린 시절도 어마어마하게 고달팠을 것이다. 이 이야기는 유명해 쑨더창 역시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시진핑은 그런 곳에서도 다시 기어올라왔다고 했던가······.’
쑨더창은 떠올렸다. 시진핑은 추방당한 상태에서도 노동자들을 지도하여 좋은 성과를 이루었다고 하며, 아버지가 당 고위부에 찍혀 여러 번 공산당 입당신청을 퇴짜 맞았으나 문화대혁명의 광풍이 지나간 이후 겨우 입당할 수 있었다.
시진핑은 이후 북경으로 올라와 북경대와 쌍벽을 이루는 중국 최고의 대학, 청화대 화공과에 입학했으며, 모택동 사망 이후 모택동이 후계자로 지명한 화국봉이 정치적 기반, 수완의 부족함으로 인해 등소평에게 밀려나자 다시 집권한 등소평에 의하여 시중쉰은 정계에 복귀했다.
시중쉰은 70년 대 말부터 다시 당고위직으로 일하기 시작했으며, 그때쯤 대학을 졸업한 시진핑도 자연스럽게 중국 3대 정치계 파벌 중 하나인 태자당에 입성하게 되었다.
특이한 것은, 시진핑이 대학 졸업 후 아버지가 당고위직에 복귀하고 본인도 공산당 혁명 원로들의 파벌인 태자당 소속으로 인정받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북경이 아닌 지방근무를 자청했다는 점이었다. 이 순간, 쑨더창은 어떤 결심이 들었다.
그는 대략 자신의 운명을 이미 예측하고 있었지만, 예전부터 궁금한 것이 있다.
그것을 쑨더창은 물어보기로 했다.
“시 부주석. 당신은 대학 졸업 후 얼마든지 본인이 원했더라면 북경에서 근무하며 엘리트 관료로서의 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을 텐데, 졸업을 하자마자 하북성으로 향했소. 그 후에는 복건성, 절강성 등 지방 외곽으로만 떠돌았는데 그 이유는 뭐요??”
“뭐야, 그것이 궁금했었나?? 하긴. 이상하게도 나를 만나는 사람들은 그 점에 대해 자주 물어보더군. 그 점이 그렇게들 궁금한가??”
“당연한 것 아니오?? 나라를 불문하고 정치, 사법, 재계의 엘리트들은 수도권에서 살고 거기서 근무하는 것이 대부분이오. 그것이 최우선이지. 하지만 당신의 행보는 너무나 이상했어. 대체 무슨 의도로 그러한 것이오??”
“좋아. 그리 대단한 것도 아니니 말해주지. 나는 수년 동안 지방을 떠돌며 인맥을 쌓았네. 매일매일 술을 마시며 형제들을 늘렸고, 그들이 바로 지금의 내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지. 이해가 가나???”
‘아!!!’
그제야 쑨더창은 깨달았다. 시진핑은 지방을 돌며 자신의 발톱을 감추고, 잠룡이 되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현재 중국 공산당은 태자당과 상해방, 공청단(공산주의청년단)의 세 파벌로 갈리어 치열한 암투를 벌이고 있었다.
하지만 시진핑은 한번 가족 전체가 정쟁에 휘말려 귀양돼 권력의 중심에서 멀어졌던 몸이고, 그가 단번에 정계의 중심을 노리려 하면 사방의 경계를 받을 우려가 있었다.
그래서 시진핑은 지방을 돌며 매일 같이 술을 마시고 파락호 같이 행세하며 언뜻 한량처럼 보이는 생활을 살고 있었던 것이다. 쑨더창은 그 순간 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는 말했다.
“시 부주석, 당신 생각보다 더욱 더 무서운 인물이었구려······. 설마하니 그게 다 계산된 행동이었다니······.”
“하하, 쑨더창!! 정치인의 행동엔 다 의미가 있네. 그것이 옳은 행동이든 그른 행동이든, 성공한 행동이든 실패한 행동이든 모두 다 그 의미가 있지!! 나뭇잎이 바람에 실려 날아가는 행위는 언뜻 보면 아무런 의미가 없을지 모르지만, 그 바람이 부는덴 다 이유가 있는 걸세! 하하하하하하!!!”
“······.”
시진핑의 웃음소리를 들으며, 쑨더창은 눈을 질끈 감았다. 이런 줄도 모르고 상해방과 공청단, 심지어 태자방의 경쟁자들도 시진핑을 매우 우습게 보고 있었다.
그 결과 결국 보시라이는 제 풀에 지쳐 나가떨어지고 말았던 것이다.
보시라이는 정계의 실력자인 저우융캉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사실에 우쭐해지고 말았고, 그 결과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이런 멍청할 데가 있나······.
하지만 냉정하고 현명한 보시라이도 그럴 만도 했다.
저우융캉이 맡고 있던 정법위 서기란 자리는, 200만 공안과 무장경찰, 검찰, 국정원, 법원을 모조리 밑에 두고 있는 초 요직 중의 요직이었다.
그야말로 막강한 힘의 실권. 만약 중국에서 쿠데타를 일으킨다면 그것은 정법위 서기 자리를 맡고 있던 저우융캉이 가장 일으킬 가능성도 높고, 성공확률도 높았으리라.
아 물론 저우융캉도 그렇게까지는 하지는 않았지만, 결국 본인과 보시라이 부부의 부패가 만천하에 드러나면서 그의 힘도 나락으로 떨어졌다. 이제 다시는 재기(再起)를 할 수도 없겠지······.
쑨더창은 한참 생각을 하다 시진핑에게 물었다.
“다시 한 번 묻겠소. 왜 굳이 부주석인 당신이 일개 시체처리자인 나에게 정보를 알려줘 그것을 반동분자들에게 전달하게 하고, 또 다시 내 앞에 나타난 것이오?? 당신이라면 그저 말 하나 만으로 내 처우를 결정하는 건 간단할 텐데??”
“으음, 말했지 않나, 쑨더창?? 나는 사람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네. 그 자의 결말이 어떻게 되든 안 되든, 사람을 만나는 것을 매우 좋아하지. 이 세상은 결국 인연과 이야기로 돌아가는 것일세. 사람이 만드는 이야기가 말이야······. 사람이야말로 이 세상의 중심이고, 모든 행복과 고통은 사람이 만드네. 그렇지 않나??”
“······.”
쑨더창은 아무런 말조차 하지를 않았지만, 그 말에 공감하고 있었다.
사람이야말로 만물의 중심. 만물의 근본. 물론 동물이나 식물의 세계에서도 이야기는 일어난다. 우리는 흔히 그것을 다큐멘터리라고 불리는 것을 보면 알 수가 있다.
하지만 세상은 동물 중심의 이야기로 흘러가지 않는다. 사람 중심의 이야기로 흘러간다.
사람이야말로 만물의 주인이기 때문이다. 만물의 영장.
시진핑은 밤하늘을 바라보더니 조용히 말했다.
“쑨더창, 세상은 변하려 하고 있네. 과거 등소평 주석은 도광양회라 하며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때를 기다리라 하며 실력을 기르라 했었지. 하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다르네. 중국은 이미 충분히 발전을 했어. 그리고 또 무한한 내일이 그 앞날에 기다리고 있지. 이제 와 미국을 두려워 할 이유가 뭐가 있겠나??”
“미국과 전쟁을 벌일 생각이오?!?”
쑨더창은 화들짝 놀라 말했다. 그건 안 된다. 미국과의 전쟁을 해서는 안 된다. 그런 건 계란으로 바위치기, 기름지고 불섶으로 들어가기, 그야말로 자살행위인 것이다.
쑨더창은 경악하며 급하게 말했다.
“그만두시오! 대체 무슨 생각이오, 시 부주석?!? 아무리 당신의 능력이 대단하다곤 하나, 미국과 전쟁이라니?!? 그런 건 과거 국력이 하늘을 찌르고 미국보다 먼저 우주개발을 시도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소련마저도 금기시했던 것이오!!! 그런데 미국과의 전쟁이라니!!! 아무리 당신이라도 그건 안 돼!!!”
“내게 명령하는 건가??”
찌릿!!
시진핑의 시선이 쑨더창을 직격했다. 그러자 쑨더창은 자신도 모르게 심장이 쥐어짜지는 고통을 받으며 바닥에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컥, 커헉!! 당신, 무, 무림인?!?”
“시골에서의 귀양생활에도 불구하고 명문 청화대에 들어간 나일세. 무공 비급만 있다면, 무공 따위를 익히는 것은 식은 죽 먹기보다 더 쉽지. 무공이란 건 결국 화학과 비슷하다네. 정확한 공식과 반응만 알 수가 있다면, 충분히 그 성과를 예측해 얻을 수 있지. 하하, 하하하하하하!!!!!!”
“컥!!!”
몰아치는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쑨더창은 쓰러졌다. 그러자 그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도 겨우 물어본 것이다.
“나는 당신이 시키는 대로 정보를 그들에게 전달했소!! 그런데 왜?!?”
“그 결과 자네는 특급 기밀 정보를 반동분자들에게 전달했지. 그런 건 반란행위가 아닌가?? 그래서 내 직접 자네를 벌하려 온 것이네. 공사다망한 와중에도 말이야.”
“하, 하지만 그렇게 따지면 애초에 정보를 알려준 당신이 더 범인······!! 커허억!!!”
그 순간 더 심해지는 고통에 쑨더창의 눈이 부릅떠졌다. 그리고 시진핑이 다가와 부드럽게 쑨더창의 턱을 잡고 들어 올린 것이다.
부우웅!!!
시진핑은 한손만으로 가볍게 쑨더창의 온 몸을 들어 올리더니, 다른 한손으론 주머니에 손을 꽂고 태연하게 말했다.
“있잖아, 쑨더창. 세상만사란 불공평한 것일세. 똑같은 일을 저지른다고 해도 누군가에겐 처벌이 오는 것이고, 누군가에겐 그렇지 않지. 내가 이 세상이 부조리하다는 것을 언제 깨달았는지 아나?? 바로 문화대혁명 때일세. 하하하하하하!! 모택동에게 일침을 가한 팽덕회는 오히려 반란의 주범으로 몰려 비참한 최후를 맞았고, 단지 그 파벌이었단 이유로 우리 아버지, 우리 가족 역시 반동분자로 몰려 시골로 귀양을 가야만 했지!! 7년 동안 그 시골 토굴에서 홍위병에게 얻어맞으며 내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아나?? 결국 세상은 힘이라는 것일세!! 세상은 힘!! 힘이 있으면 홍위병들을 동원한 광기도 모든 부정을 제거하려는 숭고한 행동이 되고, 힘이 없으면 그릇된 행동을 지적한 용기도 반란분자의 헛소리가 될 뿐이라는 걸세!! 하하하하하하!!! 거기서 나는 세상의 진실을 보았어!! 빛과 어둠이, 진실과 거짓이 하나로 뒤섞여 오히려 반대가 되는 세상을! 하하하하하하!!! 세상에 절대적이란 없네!! 그저 힘과 무력에 의한 상대적 정의만이 있을 뿐이야! 하하하하하하!!!”
시진핑은 미친 듯 웃고 있었다. 놀랍게도 그는 그것을 진짜라 믿고 있었다.
문화대혁명의 광기 아래서 하루하루 죽음의 공포로부터 살아남기 위해서 노력을 하다가 보니, 어느새 그것이 시진핑의 사상이자, 철학이자, 근본개념이 되어있었던 것이다.
그것이 바로 행동원리, 시진핑이라는 인간을 이루는 사상이었다.
쑨더창을 들고 바라보던 시진핑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그는 흥미를 잃었는지, 쑨더창을 멀리 던져버렸다.
“컥!!”
털썩!!
그리고 시진핑은 가까이 다가가 쑨더창의 귓가에 대고 속삭이듯 말했다.
“쑨 동지. 자네는 자네의 임무를 충실히 완수를 했네. 그러니 이제 조용히 평안의 세계로 들어가게나. 그곳엔 이제 더 이상 자네를 괴롭히는 임무도, 크나큰 고통도 없을 터겠지. 고요와 안식의 세계! 그것이야말로 모든 인간이 추구하는 게 아니겠나?? 아, 어떤 의미론 이제 자네가 부럽군!! 내가 벌여야할 투쟁의 고통을 생각한다면 말이야!!!”
“컥!!!”
쑨더창의 심장에 다시 한 번 압력이 가해져갔다. 그러자 쑨더창은 시시각각으로 안색이 변하면서도 겨우 힘들게 물었던 것이다.
“내, 내 아내, 내 아이는 어떻게 되는 거요?!? 그들은 어떻게 되는 거요?!? 제발 부탁이오! 그들은 살려주시오! 그들은 죄가 있지를 않소!!!”
그 순간 시진핑은 무표정하게 말했다.
“뭐야, 자네 가족이 있었나???”
“!!!”
“아, 그렇다면 당연히 그들도 자네의 품으로 뒤따라가게 해주어야겠군. 자네가 그들에게 기밀 정보를 발설했을지 아닐지 어떻게 안다는 말인가??”
“아, 아니오! 맹세코 그들에게는 아무 정보도 말하지 않았소!! 믿어주시오!! 그, 그래!! 나정도 되는 임무를 하는 자라면 집 안에 도청기가 충분히 설치돼있겠지?! 그렇지 않소?! 그렇다면 당신도 그들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을 터!!!”
그러자 시진핑은 소름끼치는 목소리로 말했다.
“사실, 자네의 말이 맞네. 나는 자네의 가족의 존재를 이미 알고 있었어. 그리고, 도청을 통해 자네가 가족들에게 쓸데없는 발언을 하지 않았단 사실도 이미 알고 있지.”
“그, 그렇다면 가족들은?!?”
“죽일 걸세.”
“왜?! 어째서 죽이려는 것이오?!?”
쑨더창이 처절한 표정으로 말했다. 인간이 지을 수 있는 가장 처절한 표정을 짓고 애원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시진핑은 태연하게 말했다.
“그 편이 가장 확실하니까. 도청기는 있어도 필담을 했다면 알아낼 방법이 없지. 그러니 자네는 죽고, 자네의 가족도 곧 뒤따라 갈 걸세. 잘 가게.”
“그렇게까지 해야만 했나!! 어?! 시진핑!!!”
이제는 애원해도, 울고불고 짜도 소용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쑨더창이 분노해 외쳤다.
얼마나 분노했는지 지금 심장에 가해지는 고통도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던 것이다. 그러나 시진핑은 웃으며 말했다.
“그래. 이것이 바로 중국일세. 그리고 중국의 어둠이지. 자네는 스스로 자청해서 중국의 그늘 밑에서 일하기로 한 것이 아닌가?? 남의 눈이 닿지 않는 어둠의 영역에서 일을 한다면, 그 대가는 좋은 것 뿐 만이 아니라, 나쁜 것 또한 동시에 올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하지!! 길흉화복은 동시에 온다고 하지를 않나? 하하!! 이른바 새옹지마란 거지!! 좋은 일이 있으면 나쁜 일이 오고, 나쁜 일이 있으면 좋은 일이 오는!! 길흉은 선택할 수가 없네!! 그저 인간은 무력하게 거대한 힘 앞에 무릎 꿇을 뿐!!”
“아니. 그런 건 당신이 하고자 하지 않으면 절대로 오지 않았어. 내게 닥친 재앙은 모두 당신이라는 한 인간이 저지른 저주다. 만약 내 가족에게 무슨 일이라도 있다면 나는 죽어서도 너를 용서하지 않겠다. 그것이 바로 내 저주다!!!”
“어이쿠, 무섭구만 무서워!!! 하지만 말했지? 쑨더창. 나는 인간의 이야기를 좋다한다고고. 그리고 인간의 이야기들 중 가장 그 밀도가 높고 충격을 주는 것은 바로 공포의 이야기!!! 인간이 두려워하고 무서워할수록 그 이야기의 가치는 높아지고, 마치 그 맛은 극상의 미주를 마시는 듯 감미로워지는 걸세!! 공포야말로 인간 감정의 진수!! 신이 내린 만찬!! 자네 행동은 공산당과 인류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되었네!! 자네 가족은 빅터 박사에 의해 시체 표본이 돼버리겠지만, 몸은 타락하더라도 혼만은 멀쩡하다면 저승에서 재회할 수도 있겠지!! 그럼 잘 가게, 쑨더창!!!”
시진핑이 눈을 찡긋하자 쑨더창은 절망에 사로잡혔다. 그리고 그 순간 소용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무의식적으로 그는 시진핑을 향해 주먹을 날리고 있었던 것이다.
“안 돼에!!!”
퍽!!
그러나 쑨더창의 손이 시진핑에게 닿는 일은 없었다. 그의 심장이 파열되며 목숨이 끊겨버렸기 때문이었다. 끈 잃은 꼭두각시 인형처럼, 쑨더창의 몸이 무너져 내렸다.
털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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