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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렇게 크게 웃어본 것도 오래간만이군. 고맙다, 장원륭. 감옥에서는 웃음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약이지.
-웃기고 있네. 지랄하지 마라, 보시라이. 뭘 자꾸 태연한 척 하고 있는 거냐. 어차피 네 인생은 패배자잖아. 그렇지 않나??? 권력을 손에 얻는 덴 실패를 했고, 넌 평생 감옥에서 썩어갈 인생인 것이지. 평생을 그렇게 살아라, 보시라이. 너에겐 그런 게 어울려.
-후후후후후후. 그러고 보니 넌 강유걸의 일로 인해 나에게 앙심이 있었지. 어떠냐, 장원륭. 날 처리하겠나??? 여기에서 날 죽여서 악연의 끝을 맺는 것도 좋을 텐데! 후후후!!!
-아서라, 애송아. 어디서 감히 도발질이냐. 네놈 같은 건 죽이고 싶었다면 그때 죽였어도 된다. 네놈을 쓰러트렸던 날 말이지. 난 네놈을 고통 속에서 살게 하려고 일부러 살려둔 거야. 크크크······. 평생을 고통에 살아가도록 해라. 영원한 고통 속에서 말이야! 하하하하하하!!!
-과연 그럴까, 장원륭??? 어차피 난 고통 받지 않아, 크크큭······. 난 이 감옥 안에서 VIP같은 대우를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크크큭······. 고급 음식, 보장된 여가, TV시청, 그 외 산책을 하며 햇빛과 바람을 만끽할 수도 있지.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나? 크크큭!!!
-사육당하는 짐승이 대우가 만족스러우니 거기에 만족한다는 소리나 다름이 없군. 넌 거기에 만족을 해라, 보시라이! 하하하!!! 거세당한 자유에 평생을 만족하면서 말이다! 하긴 네가 저지른 죗값을 생각해보면 그것도 감지덕지군! 하하하하하하!!!
-장원륭!!!
보시라이가 분노해 소리쳐버렸다. 그는 주먹으로 감옥 문을 쳐대며 분노를 표출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이 진성 교도소는 자살조차 하지 못하게 되어있는 곳이라, 여느 감옥이 다 그렇듯 목을 매기 위해 끈 같은 것을 구할 수 없는 건 같지만, 온 감옥 벽이 다 고무로 되어 있다.
탄력 있는 고무 벽은 아무리 머리를 박아도 타격을 입히지 않는다.
이 교도소에는 과거 수많은 고위 정치인 출신 범죄자들이 잡혀 들어왔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강청이다. 모택동의 부인이자 4인방의 일원.
수많은 무고한 자들에게 무시무시한 탄압을 가하던 그녀는 원륭 등에게 잡혀 문화대혁명의 말 이곳 교도소로 끌려오게 됐고, 그녀 역시 수없이 자살을 시도했다.
하지만 감옥 벽은 고무였기에 그녀 역시 머리를 박는다든가 하는 방식의 자살 방식은 택하지 못했고, 결국 그녀는 감시의 눈길이 소홀해진 틈을 타 손수건으로 목을 매어 죽었다.
그것이 바로 1991년. 지금으로부터 24년 전의 일이다. 원륭 역시 그 일을 기억하고 있었다.
솔직히 말해서, 본래는 자살도 하지 못하게 교도관들이 온 사방에서 죄수들을 감시하고 있어야 하나, 지금은 원륭이 그들을 세뇌한 상태라 감시의 손길이 느슨해질 수도 있었다.
그때 교도관 한 명이 다가왔다. 아까 원륭이 세뇌시킨 교도관들 중의 하나다.
그는 마치 원륭이 눈에 보이지 않는 듯, 감방 문 앞으로 다가오더니 감시구를 통해 보시라이의 상태를 살폈다. 그리고 보시라이가 잘 있는 것을 보자, 다시 자기 자리로 되돌아갔다.
그 모습을 보자 보시라이는 말했다.
-이미 교도관들을 다 세뇌시켜 놨군. 무서운 녀석······.
-크크큭. 이 정도 쯤이야 당연히 다 해야 하는 것 아니겠나. 이걸로 네가 자살할 방법도 없어졌으니 만약의 생각은 하지 말라구. 만약 내 눈앞에서 네가 혀 깨물고 자살을 시도한다고 해도 나라면 너를 살릴 수 있다. 그건 알고 있겠지?? 크크큭!!!
-······.
그 말에 보시라이는 말을 잃었다. 확실히 틀린 말은 아니다. 무림인이란 단순히 부수기만 하는 존재가 아니다.
특별히 의술을 전공하지 않더라도 인체에 정통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구명 행위는 할 수가 있다.
만약 보시라이가 여기서 자신의 혀를 끊어버린다 해도 원륭은 그걸 이은 뒤, 심지어 수혈까지 할 수가 있다.
혈귀는 수많은 이들의 피를 빨아대기에, 반대로 그들의 피도 항상 가지고 있다.
또한 본인이 마시기만 했다면 그 피의 혈액형도 항상 보유하고 있고, 이미 혈액형이 정해진 피도 그 혈액형을 바꿀 수 있다. 그리고 나서 수혈.
솔직히 말해서 피로 할 수 있는 건 혈귀는 뭐든 다 할 수 있었다.
그야말로 피의 전문가. 밤의 귀족. 그런 것이 바로 혈귀다.
거기다가 화경에 이른 원륭의 무공은, 인체에 대한 지식이 가히 보통 수준이 아니다.
보시라이는 똥 씹은 표정으로 말했다.
-애초에 자살할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런 것을 시도할 예정이라면 이미 진작에 했겠지.
-그래, 잘 생각했다. 하하하!!! 평생 그렇게 같잖은 짓은 시도를 하지를 말고 얌전히 살아라!!! 어차피 네 인생은 이미 끝이 났잖아? 하하하!!! 같잖은 인생이라도 부지를 하려면 얌전히 살아야겠지! 하하하하하하!!!!!!
원륭은 그렇게 웃으며 감방 문 앞을 떠났다. 그러자 보시라이가 분노해 소리쳐버렸다.
-장원륭!!!
-하하하. 어차피 이제 곧 전음도 못 보내게 될 거다. 내가 너에게 보내는 내공을 끊어버릴 거거든. 자살을 시도한다면 간수가 막을 것이고, 육성으로 소리쳐봤자 나는 차음막을 펼쳐 네 소리를 차단할 것이다. 어디 마음껏 해봐라. 무슨 짓을 하든 네 말은 나에게 닿지를 않는다. 넌 그만큼 가치가 없는 존재이니까! 하하하하하하!!!
“장원륭!!!”
보시라이는 크게 소리쳤다. 하지만 그 목소리는 원륭에게 닿지를 않았다. 원륭은 정말로 보시라이의 목소리를 차단해버린 것이다.
원륭이 차음막으로 보시라이의 감방 전체를 다 둘러싸버렸기에, 그의 목소리는 원륭 뿐만이 아니라 그 어디에도 닿지를 않았다.
그렇게 보시라이는 소리 없는 아우성을 치다가 제풀에 지쳐 그만두게 되었다.
알 수 없는 허무함만이 보시라이를 감쌌다.
그렇게 원륭은 과거의 적들을 뒤로 하고 앞으로 나아갔다. 천량위, 류즈쥔, 왕리쥔, 저우융캉, 보시라이. 저마다 지은 죄는 다 다르지만 똑같이 쓰레기 같은 놈들이다.
이놈들의 특징은 대부분 엄청난 액수의 횡령 등 부패를 저질렀으며, 심지어 개중에는 살인을 지시한 놈들도 있다는 점이다. 원륭은 이런 놈들을 좋게 볼 생각이 없었다.
‘쓰레기 같은 놈들······. 국민들 중의 상당수는 먹을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생 양파에 밀가루 빵이나 먹으며 생활을 하고 있는데 감옥에서도 샥스핀이라니······. 그냥 확 죽여 버릴까???’
원륭은 갑자기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항상 이것이 문제였다.
죄를 지은 자들을 감옥에서 복역하게 만드는 것이 진정한 형벌일까, 아님 죽이는 것이 형벌인 것인가. 답은 누구도 정확히 말할 순 없다.
다만 너무 쉽게 사형을 시켜버리면 혹시 그가 무고한 사람일 경우 되돌리는 것이 불가능하겠지.
그렇다고 해도 이렇게 확실한 범죄자들을 감옥에서 호의호식 시키며 국민들의 세금으로 그들의 뒷바라지를 시키는 것도 정당한 것일까. 원륭 역시 확신이 서지 않았다.
성질 같아선 그냥 확 죽여 버리고 싶지만 그랬다가는 그들에게 너무나 쉽게 안식을 주는 것 같았다. 원륭은 이를 악물고 다음 감방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이 찾던 인물을 발견을 했다. 그는 바로 린룽지였다.
실종 사건이 일어난 퉁뤄완 서점의 점장. 원륭은 입을 열었다.
“당신이 바로 린룽지인가???”
“!!!!!!”
그러자 구석에 우두커니 앉아있던 린룽지가 문 쪽으로 다가왔다. 그는 말했다.
“당신은 누구요??? 왠지 간수로는 안 보이는군.”
“나는 당신을 구하기 위해서 온 자요.”
“정말이오???”
린룽지는 의심스러운 눈으로 원륭을 쳐다보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이곳에 잡혀온 이후 그는 수도 없이 많은 협박과 회유, 고문을 받았다.
그는 아무래도 이게 중국 정부의 함정이 아닌가 의심하는 것 같았다.
그가 느끼기에 중국 정부의 함정과 음습한 계책은 수도 없이 많았다.
이것도 그 중 하나가 아닌가 의심하는 듯 하다. 원륭은 린룽지가 그런 표정을 짓자 어깨를 으쓱하더니 태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의심하는 것도 어쩔 수 없지. 감옥에서 이렇게 태연히 죄수들과 얘기를 나누는 건 교도관이 아니면 불가능하니까 말이야. 솔직히 말해도 좋소. 집에 돌아가고 싶소? 아니면 여기서 평생을 썩고 싶소??? 만약 여기서 나가지 않으면 당신은 쥐도 새도 모르게 죽어 없어지겠지······. 어떻게 할 거요??? 여기서 그냥 죽고 말 거요???”
“나는······.”
린룽지는 아직도 고민하는 듯 했다. 이게 함정인지 아닌지 필사적으로 판단하려는 듯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여기에 그의 목숨 줄이 달렸다. 함정이냐, 아니냐!!!
거기에 그의 생사가 달린 것이다. 린룽지가 대답을 못하고 있자 원륭은 말했다.
“좋소. 망설이는 것 같군. 내가 당신에게 해답을 주지. 이걸 보시오.”
“??????”
린룽지는 경악해버렸다. 갑자기 써걱!! 하는 소리가 나더니 감방 문이 열렸다.
린룽지가 나와 보니 감방 문의 잠금장치가 베여있었다.
‘뭐지??? 아무 도구도 들고 있지 않은데??? 심지어 마치 칼로 벤 것처럼 베여있다???’
그러나 린룽지는 곧 그 방법을 알 수가 있었다. 원륭은 다음 감방으로 향하자 그에게 물었다.
“안에 있는 사람이 당신 서점의 주주인 뤼보가 아니오?”
“맞소. 정말 바로 그요.”
“그렇군.”
원륭은 검지를 펼쳤다. 그리고 감방 문을 그었다.
써걱!!!
그러자 다시 문이 열렸다. 그제서야 린룽지는 어떻게 원륭이 자신의 감방 문을 열었는지 알 수가 있었다. 그저 검지가 스치고 지나갔을 뿐인데, 감방 문은 예리하게 베여있었다.
린룽지는 물었다.
“당신 뭐요?? 마술사요???”
“하하하. 그런 마술사들로는 이런 행위가 불가능하겠지. 나는 마술사가 아니오. 무림인이오. 당신도 서점 주인이라면 무림인이라는 단어를 알고는 있을 텐데. 심지어 홍콩엔 신필 김용 선생이 있지를 않소??”
“그건 그러하지만······. 내가 김용 선생의 작품의 애독자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무림인이 현실적으로 있을 거라는 생각은······.”
“현실은 그저 자신들 사상에 맞지 않는 책을 거래했다고 하여 사람들을 잡아가두는 국가도 있소. 그런 국가에 비하면 무림인들의 존재는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을 하는데.”
“······.”
그 말에 린룽지는 말을 잃었다. 그때 안에서 뤼보가 나왔다.
“린룽지, 정말 당신이오??? 아직 살아있었구려!!!”
“뤼보!!!”
두 사람은 부둥켜안았다. 눈에선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린룽지는 1955년생. 뤼보는 1970년생. 각각 60살과 45살이다.
그 정도 나이를 먹고 이렇게 감옥에 잡혀와있다가 풀려난다면 눈물이 날 법도 하지. 하지만 원륭은 담담하게 있었다. 그가 말했다.
“저기, 상봉의 기쁨을 나누는 것은 좋지만, 빨리 나가야 하오. 나로서는 당신들의 안전을 어지간하면 보장할 자신은 있지만 장담은 못하오. 중국 정부엔 괴물이 있거든······.”
“괴물???”
“파천황이라는 자요. 나로서도 상대할 수가 없는 괴물이지.”
“파천황??? 공안부의 부부장인???”
“후후후. 역시나 사상적으로 금지된 금서들을 다루는 사람들이라 그런지 그런 것도 잘 알고는 있군. 원래 부장 정도면 모를까, 부부장 급은 잘 모르는데 말이지······. 중국 공안부의 실질적인 지배자는 바로 그요. 부장은 장식이고, 부부장인 파천황이 진짜 우두머리지. 이건 아는 사람만 아는 정보요. 아, 그렇다고 해서 깊이 파고들지 않는 게 좋을 거요. 그 정보는 깊이 파고든다면 제 아무리 나라고 해도 당신들을 지켜줄 수는 없으니깐······. 나라고 평생토록 당신들을 구해줄 수는 없는 것이니 말이오.”
“······.”
뤼보와 린룽지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원륭은 그들을 데리고 차례차례로 감방 문을 열어 남은 리보와 장즈핑을 구했다.
린룽지는 처음 퉁뤄완 서점의 문을 연 점주고, 리보와 뤼보는 나중에 주주로 참여한 이들이다. 그리고 장즈핑은 단순한 직원이었다. 원륭은 그를 보고 말했다.
“쯧쯧······. 단순한 직원인 당신마저도 체포하다니. 중국 정부는 정말로 치졸하기도 하군······. 당신들에게서 원한 게 뭐요?? 혹시 당신들 서점의 고객 명부라도 원했나??”
“······.”
그들은 아무 말도 하지를 않았다. 그러나 원륭은 그 반응을 통해 자신의 추측이 사실임을 깨달았다.
“쯧쯧. 중국 정부가 불편해하는 금서를 거래하는 당신들을 체포를 하고 고객 명부를 손에 넣는다면, 중국 정부는 홍콩 내 반 중국 인사들을 대거 잡아들일 수 있을 거라 생각했겠지. 안 봐도 뻔하군. 이게 바로 파천황의 이번 작전인가. 쯧쯧쯧······.”
원륭은 세뇌술이라든지 섭혼술 따위를 쓰지도 않고 몇 가지 질문과 그에 대한 반응만으로 진실을 알아차렸다. 그것에 서점 관계자들은 놀라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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