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22 그의 강림
“크아아아아아!!!!!!”
“크악!!”
“컥!!!”
원륭이 괴성을 내지르며 양팔을 휘젓자, 공안 무림맹 요원들이 우수수 떨어져나갔다.
현재 요원들은 홍콩 경찰들로 위장을 하고 시민들을 탄압하고 있었지마는, 원륭의 눈을 속일 수는 없었다. 그들의 몸짓, 손짓, 하나하나가 일반인들과는 달랐다.
원륭은 판별을 끝내자마자 그 즉시 공안 무림맹 요원들을 박살을 냈다.
원륭이 공안 무림맹 요원들을 박살내자 거기에 고무가 된 강경파 홍콩 시위대들이 따라 붙었다.
“모두들!!! 저 사람을 따릅시다!!! 저 사람을 따라 갑시다!!!”
“바보들!!! 네놈들이 상대할 놈들이 아냐!!! 이들은 정예 특수부대인 공안 무림맹!!!”
“크악!!!!!!”
쿵!!!
원륭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달려든 시민들이 쓰러져갔다. 그 모습을 보고 원륭은 크게 혀 차는 소리를 냈다.
“칫, 바보 놈들이!!!”
폭력시위를 하는 것의 당위성은 둘째 치기로 하고, 공안 무림맹 요원들은 일개 시민들로 대항할 수 없는 전력이었다. 아니, 애초에 일반 경찰도 그들은 당해낼 수 없다.
총과 물대포, 최루탄과 방패, 삼단봉으로 무장한 경찰들은 압도적인 전력을 자랑했다.
시위대가 쓸 수 있는 무기 중 가장 강한 건 화염병이 고작이었다.
물론, 화염병 역시 잘 맞추기만 하면 막대한 타격을 줄 수가 있다. 숙련된 시위대들이 화염병을 던졌다.
쨍그랑!! 화르르르르륵!!!
화염병이 깨지며 그 안의 가연성 물질들이 불타올랐다. 온 몸에 불이 붙은 경찰들이 비명을 질렀다.
“살려줘!!!”
“사람 살려!!!!!!”
그러나 불길이 워낙 거세 동료 경찰들 역시 그들을 구해주지 못했다. 결국 불타오른 이들은 땅바닥에 구르며 불을 끄거나, 동료 경찰들이 구해온 소화기로 가까스로 불을 껐다.
그러나 이미 그들의 몸은 만신창이였다. 땅바닥에 구르고 소화기 가루로 인해 온 몸이 엉망진창이었다. 크게 화상을 입어 얼굴조차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뭉개진 그들을 보고 동료 경찰들이 분노했다.
“이런 지독한 놈들!!!”
“모조리 죽여 버려!! 다 죽여 버려!!!!!!”
탕!!!
일제히 권총이 발사되었다. 홍콩 경찰이 실탄을 발사한지는 조금 됐지만 그렇다 해도 조금 자제하는 것이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이제 인정사정 봐주지 않고 총을 발사하기 시작했다.
“크악!”
“악!”
“으아아아아악!!!”
시민들이 일제히 쓰러졌다. 그 모습에 분노한 다른 시민들 역시 각종 흉기를 들고 휘둘러댔다. 본래 중화권 사람들의 특징이 흉기를 잘 휘두른다는 것이다.
먼 옛날 중앙정부의 지배가 대륙 구석구석까지 미치지 못할 때 사람들은 스스로 무공을 배우고 무기를 휘둘러 자신들의 자유를 지키고, 또한 다른 사람들의 자유를 억압해댔다.
그러나 그러한 풍습이 현재 악영향을 끼쳐, 중국인들은 별의 별 것도 아닌 일에 흉기를 다 휘두르고 있었다. 그에 영향을 받은 조선족들도 마찬가지였다.
홍콩에서는 7~80년대 이후 범죄조직들이 거의 다 소탕이 되고 이렇게 흉기를 휘두르는 일은 잘 없었지만, 홍콩 민주화 시위 이후로 다시 흉기난동은 일어나기 시작했다.
주로 시위대를 향해 정체불명의 괴한들이 휘둘러대는 칼부림 등이었지만, 시위대들 중에도 과격 성향인 자들은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전 세계에서 반 중국 시위가 일어나자 이때다 하고 자신들 역시 들고 일어났다. 곳곳에서 흉기를 들고 싸우는 강경파 시위대들을 보며, 천만홍은 말했다.
“저놈들 중에 시위대들을 부추기기 위한 프락치들도 있을 법 한데, 그것까지는 잘 모르겠구려.”
“내가 한번 알아보기로 할까??”
“그래주시겠소??”
“물론······.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지!!”
탕!!!
원륭이 땅을 박차고 날아가 버렸다. 그는 아마도 혈귀의 권능을 이용해 강경파 시위대들의 피를 통해 기억을 훔쳐볼 것이다.
무얼, 지나가면서 슬쩍 손톱으로 찔러 피를 한 방울 얻기만 해도 모든 것이 다 가능하다.
아마도 희생자는 고통도 느끼지 않고 아무 일도 모든 채 지나가버리겠지.
그렇게 원륭이 떠나고, 세 총수는 회의를 했다.
“역시나 공안 무림맹이 출동을 했군. 저놈들,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단번에 출동을 했어!!!”
천만홍의 말에 진흑창이 턱을 쓰다듬었다.
“흐음······. 하지만 정말 강한 자들은 보이지 않아. 개중에 제일 강한 놈이 바로 저 크리스 탕일 정도일 뿐이니······.”
그들은 크리스 탕과 싸우는 헐크G를 바라보았다. 그들은 정말 무시무시한 기세로 싸우고 있었다. 그들 주변에 있는 온 건물, 지반, 벽들까지 다 부서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이 일부러 그런 파괴행각을 벌이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태풍은 그저 지나갈 뿐이지만, 그곳에 파괴흔적을 남길 뿐이지. 그들에겐 현재 주변을 파괴한다는 인식도 없었다. 그저 지나갈 뿐!!!
퍽, 쾅, 쾅!!!
소름끼치는 소리를 내며 헐크G가 타격을 갈겼다. 크리스 탕은 그걸 그대로 맞고 도리어 다시 반격을 날렸다.
쾅!!!
움찔!!!
헐크G는 움찔했으나 턱을 당기고 다시 정신을 차렸다. 지금 난투전은 어마어마한 경지에 이르고 있었다. 그들 주위로 폐허가 생기고 있었다. 모든 건물이 다 부서진다.
와르르르르르!!! 크리스 탕이 헐크G를 붙잡고 벽으로 밀어붙이자, 벽이 부서지며 그들은 벽을 뚫고 나갔다. 그들이 건물 벽을 뚫고 나오자 작은 2층 건물은 순식간에 무너졌다.
쾅!!!
본래는 기둥이나 벽이 여러 개 있어 하나가 부서져도 그 무게를 지탱하게 만들어졌지만, 둘의 기세가 너무나 강해 어쩔 수가 없었다.
벽 밖으로 밀려나온 헐크G는 크리스 탕의 턱을 잡고 갈긴 뒤, 발로 차서 떨어트렸다.
뻥!!!
그들이 싸우는 모습을 본 천만홍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완전 짐승들이군. 저 싸움엔 끼고 싶지 않은데.”
“뭐, 크리스 탕은 예전부터 무투파로 유명했으니까······. 한번 싸워보고 싶어지는군!!!”
씨익, 하고 웃는 진흑창에게 당화가 냉정한 얼굴로 말했다.
“아서. 우리의 할 일은 어디까지나 파천황과 그의 직속 부대들을 처리하는 것이다. 그들은 아직 코빼기조차 보이지 않아. 파천황이 나서지 조차 않았는데 우리부터 나서면 우리는 순식간에 표적이 되어 죽고 말 것이야······.”
“그렇다지만 모두 싸우고 있는데······.”
진흑창이 시무룩하기까지 한 표정으로 말했다. 본래 전투광인 그는 이렇게 싸움을 참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대의를 위해 때를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이 그를 괴롭게 했다.
그의 몸에서 김이 올라왔다.
“크르르, 파천황은 어디냐!!! 크르르르르르!!!”
“짐승 같은 소리 좀 그만 내고······. 누가 전투광이 아니랄까봐······. 때가 되면 전투는 질리도록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때 너의 원은 성취될 수 있겠지······.”
“그 날이 오는 것인가!! 크하하하하하!!!”
“······.”
크게 웃는 진흑창을 보며, 당화는 안쓰러운 표정을 지었다.
‘진흑창, 너는 몰라. 그 공포를······. 파천황을 보는 순간, 너는 절망에 빠지고 말겠지······.’
내노라하는 고수들인 의화단과 백련교, 마교의 고수들이 일제히 도망갔던 이유.
수없이 설명해줬지만 아직 진흑창은 체감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 언젠가는 깨닫게 되겠지. 언젠가는······. 그때가 언제일지는 몰라도······.’
아마 그때가 되면 진흑창은 진정한 공포를 체험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선 절망과 희열에 삼켜지게 되겠지.
“뭐, 그건 그렇고 당문의 일원들은 제 역할을 하는 것 같군, 당화.”
“무얼, 누구 자손들인데······. 저 정도는 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나.”
“······.”
당화의 말에 천만홍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과거부터 암기와 독으로 유명했던 사천당문은 여전히 그 명성을 떨치고 있었다.
홍콩을 휩쓴 범죄와의 전쟁에서도 세력을 전혀 잃지를 않고, 그들은 홍콩의 어둠 속에 숨어 홍콩을 지배하는 몇몇 유력자들의 일원으로 남아있었다.
그러나 원륭이 당화 이외의 최고 고수였던 당화의 손자 둘을 죽여 버렸기에, 현재 그들은 일반 공안 무림맹 요원이나 총을 쏘는 홍콩 경찰들을 처리하는 역할만 맡고 있었다.
무얼, 그것만으로도 큰 역할이지. 진흑창이 말했다.
“공안 무림맹 요원들과 홍콩 경찰들은 당문과 나, 천만홍의 조직원들이 처리하고 있고, 저들도 크게 힘쓰고 있지.”
진흑창이 말한 저들은 그들 이외의 다른 홍콩 무림인이었다.
헐크G, 태사향, 일지흔, 궁요, 악무양. 궁요는 당문의 일원들과 같이 총을 쏘는 자들을 저격하고 있었고, 헐크G는 크리스 탕과 혈전을 벌이고 있었다.
태사향과 일지흔, 악무양은 시위대 속에 숨어 그들을 노리는 공안 무림맹 요원들을 처리하고 있었다. 천만홍이 입을 열었다.
“사태가 순조롭게 처리되고 있기는 한데 뭔가 불안하기만 하군. 마치 폭풍 전의 고요와 같은 느낌이야.”
“······.”
그 말에 진흑창과 당화가 슬쩍 눈을 마주쳤다. 그들도 같은 생각이었다.
무림인은 경지가 올라갈수록 직감이 매우 발달하게 된다. 그것은 기존의 오감을 뛰어넘은 제 육감과 같은 것이라, 논리나 판단 이전에 직감적으로 드는 것이라 아무 근거는 없었다.
그러나, 놀랍게도 정확하기만 했다. 그때 진흑창의 부하가 다가와 크게 말했다.
“총수님!!! 도시 외곽에서 인민해방군이 쏟아져 들어옵니다!!!”
“제길, 결국 그 수까지 쓴 건가!!!”
쾅!!!
진흑창이 벽을 때리자 벽이 우수수 가루가 되어 부서져 날렸다. 천만홍과 당화도 입술을 깨물어댔다.
“공안 무림맹이 제 아무리 강하다 해도 인민해방군하고는 또한 별개지. 제길, 파천황이 나서기도 전에 전력을 다 사용해야겠군!!!”
그들은 하늘로 날아 올라가 사방을 살폈다. 그러자 도시 경계에서 밀고 들어오는 탱크가 보였다.
콰드드드드득!!!
탱크는 무한궤도를 통해 모든 것을 다 짓밟고 들어왔다. 그 진격엔 거칠 것이 없었다.
천안문 사태의 재현이 벌어지는 것이다. 세 총수는 홍콩 무림인들을 불러 모으고, 자신들의 부하들에게도 지시를 했다.
“막아라!! 먼저 탱크부터 막아라!!! 그러지 않으면 홍콩이 다 부서진다!!!”
홍콩은 아시아의 금융 허브로 가치가 높지만, 그렇다고 해도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홍콩이 다 부서진다면 중국에도 약간의 타격은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회복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이미 중국 전체로 보면 홍콩은 수 퍼센트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영향력이 줄어들었다.
그것도 상당히 큰 편이기는 하지만, 대체 불가능한 곳은 아니지. 홍콩이란 곳이 말이다.
밀고 들어오는 탱크를 향해, 홍콩 무림인들이 나아갔다.
“타핫!!!”
쾅!!!
천만홍이 양팔에 강기를 두르고 찌르자, 탱크가 폭발했다. 천만홍은 놀라운 반사 신경과 동체시력으로 탱크가 폭발하기 전, 이미 그 자리를 빠져나왔다.
호신강기가 너무나 두꺼워, 폭발한다고 해도 딱히 큰 타격은 없었을 것이다.
그런 식으로 홍콩 무림인들은 탱크를 처리를 했다.
태사향의 창과, 일지흔의 검, 악무양의 손도끼가 탱크를 부쉈다. 멀리서는 궁요의 활이 강기를 두르고 날아와 탱크들을 부수고 있었다.
퍼퍼퍼퍼퍼펑!!!
세 총수 역시 가만있지 않았다. 천만홍의 검은 탱크를 갈랐고, 당화의 철침들은 놀랍게도 탱크의 장갑을 관통하고 들어가 승무원들을 몰살시켰다. 그렇게 탱크들은 처리되는 듯 했다.
그때 하늘 위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가소로운 놈들. 쥐새끼들이 전부 다 모였군······. 좋다, 여기서 처리를 해주마!!!”
콰아아아아아!!!
하늘 위에서 거대한 얼음 덩어리가 내리꽂혔다. 파천황이 강림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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