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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다 해먹는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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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comex
작품등록일 :
2020.03.02 02:56
최근연재일 :
2020.07.15 08:00
연재수 :
90 회
조회수 :
263,876
추천수 :
4,548
글자수 :
381,136

작성
20.03.02 08:00
조회
6,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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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글자
8쪽

회귀하다

DUMMY

50년 전 지구에 게이트라는 것이 생성되었다.

그를 통해 던전이 활성화되었고 몬스터가 날뛰었다.

몬스터에 의해 지구가 점령되어 가던 중에 뛰어난 육체적 능력을 갖게 된 각성자들이 헌터라는 이름으로 몬스터에게 대항하게 되었고, 서로 균형을 이루게 되었다.

이렇게 몬스터와 헌터 간에 균형이 맞춰지고 세상은 헌터의 세상이 되었다.




오늘이 2099년 2월 22일.

첫 번째 게이트 생성으로부터 정확히 50년이 지난 오늘.

대한민국 S급 헌터 임태정.

심지어 단 한 명 뿐인 S급 헌터.

그게 나였다.

죽기 전까진.


빌어먹을.

주변에서 말릴 때 못이기는 척 지켜 보고 있을 것을.

공연히 나섰다가.

주변에 노익장 좀 과시하려다 이렇게 생을 마무리할 줄은 몰랐다.

죽었다는 것을 한참 만에 깨달았다.

몬스터의 앞발에 심장을 관통당하는 끔찍한 고통을 느끼면서도 살아있는 줄 알았다.

한동안 날 죽인 몬스터에 대해 복수할 생각뿐이었다.

그러다가 문득 내가 생각만 하고 있음을 깨달았고.

그리고... 죽었음을 깨달았다.

젠장.


그런데···

여긴 어디지?

지옥?

천국?

죽었다는 것을 깨닫고 비로소 주위를 둘러볼 여유가 생겼다.

아무것도 없다.

물도 없고 나무도 없다.

땅도 없고 하늘도 없다.

그냥 아무것도 없는 텅 빈 공간일 뿐.

말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움직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냥 그냥 있을 뿐.

점점 동화되어 간다.

텅 빈 허공과.


시간이 흐른다.

시간에 대한 개념이 없어지다.

그래도 계속 시간은 흐른다.


얼마나 그렇게 시간이 지났을까?

그저 한 번씩 이젠 기억하지도 못했을 아쉬움과 후회에 몸서리치기도 하고.

한 번씩 떠오르는 인간의 욕망에 허우적거리기도 하고.

아무것도 없는 텅 빈 허공에 의식마저도 가물가물해지는데 어쩌다 떠오르는 기억의 편린을 붙들고 힘들어하며 그렇게 있었다.


시간도 공간도 나도 점차 잊혀져 가던 그때,

‘이제 돌아갈 시간이 되었다.’


뭔가 소리가 들린 듯하다.

너무도 오랜 시간에 소리를 듣는다는 것이 너무나 생소하여 아닌 줄 알았다.


‘그간 네가 진 멍에는 다 내려놓았구나. 이제 기회를 주마.’

응? 이게 무슨 소리지?

사방을 느껴 보았다.

텅 빈 허공만 있었다.

‘이제 다시 되돌려 주마. 이번에는 잘 살아야 한다.’

이건 소리가 아니다.

뭐지? 전음?

그럴 리는 없고.

“누구냐?”

‘자 떠나라. 네 기억과 몇 가지는 가져갈 수 있게 해주마.’

“무슨 말이야?”



* * * * *



“으윽.”

내 몸이 내 몸이 아닌 것 같다.

손끝, 발끝, 머리카락 하나하나. 모든 것이 느껴진다.

하나같이 엄청나게 무겁게 느껴진다.

어디지?

내가 느껴진다. 어떻게 된 일이지?

몸을 움직일 수가 없다.

있는 힘껏 눈꺼풀을 들어 올려보았다.

눈에 보이는 것은.

음.

여긴?

아! 내 방!

너무나 오래된 기억 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눈을 최대한 돌려 보았다.

보이는 건 천정과 천정에 달려 있는 전등뿐.

서서히 목에 힘을 주고 고개를 돌려 보았다.

맞다.

그때, 아주 오래전의 내 방.

아주 오래전?

고개를 조금 돌렸을 뿐인데, 너무 힘이 든다.

목에서 기운을 빼고 눈을 감았다.

이게 어떻게 된 것일까?

설마 그 목소리. 머리속에 울려왔던 그 목소리.

죽었던 나를 되돌려 보내 주겠다고 했었지.

그럼 회귀했다고?

너무 기운이 없다.

다시 잠속으로 빠져든다.


얼마나 잤을까?

눈을 떴다.

이번엔 눈이 잘 떠진다.

고개를 돌려봤다.

고개도 잘 돌려진다.

손도 움직여보고 발목도 돌려봤다.

움직여진다.

상체를 일으켰다.

그리고 방을 둘러봤다.

“여긴..”

그래 맞다.

어렸을 때 살던 내 방.

응? 어렸을 때?

꿈을 꾼 건가? 70살까지 살다가 죽은 꿈?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다? 현실성이 없다.

긴 꿈을 꾼 게 맞나 보다.

벌떡 일어났다.

너무 목이 말랐다.

간이 냉장고에 들어 있는 물병을 꺼내서 병 채로 들이켰다.

거의 물 한 통을 다 마셔버렸다.

물맛이 너무 좋았다.

마치 수십 년 만에 물을 마신 것처럼.

그러고 보니 너무 배가 고팠다.

냄비에 물을 붓고 가스레인지에 올려놓고 가스 불을 켰다.

그리고는 싱크대를 뒤져 라면을 찾았다.

라면을 좋아해서 또 금전적인 이유까지 해서 라면을 자주 먹었었다.

돈이 생기면 라면부터 박스로 들여놓았다.

라면을 3개를 넣고 끓였다.

평소엔 1개씩 끓여 먹었는데.

나도 모르게 3개를 끓이고 있다.

라면을 먹으면서 너무나 행복해짐을 느끼며 의아해졌다.

행복이란 것이 고작 라면에..

순식간에 냄비를 비우면서 무지 오래간만에 뭔가를 먹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거 참.


지금이 몇 시지?

책상 위의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난 시계가 없다.

핸드폰에 다 나오는데, 굳이 시계를 찰 일이 없다.

뭐, 시계를 살 만한 여유도 없긴 하지만.


2049년 2월 21일 오후 2시 31분.

뭐야!

이렇게 늦잠을 잤단 말이야?

아르바이트.

조졌다.

가만 오늘이 2월 21일?

그렇지 어제가 2월 20일이었으니까.

꿈에서의 기억이 생각이 났다.

첫 번째 게이트 생성이 2049년2월 22일, 맞지?

2월 22일 10시에 세계 최초로 게이트가 계룡산에서 생성됐었는데..

너무나 쇼킹했던 사건이었기에 시간까지도 기억이 났다.

음. 꿈일까?

아직도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겠다.

그래. 그럼 가보자.

게이트가 생성되었던 그곳으로.


2월 22일 9시 30분.

계룡산 갑사에 도착했다.

여기 어디선가 게이트가 생성되었다고 했는데..

기억에는.

꿈에는.

빌어먹을.

아직도 꿈이었던지 생시였던지 구분이 안 간다.

왜 이렇게 헷갈리는지 모르겠다.

“나 이거 병 아냐?”

일단은 게이트가 생성되었다고 하는 곳으로 바로 가지 않고 주변을 돌아봤다.

꿈이 아니고 기억이 맞는다면, 굳이 게이트가 생성되자마자 그 내부로 들어갈 필요가 없다.


그렇게 갑사 근처를 서성이고 있었다.

산속이라 그런지 아직 춥다.

그래도 많은 등산객이 오고 간다.

알록달록 가지가지 색깔의 등산복을 입고 가족끼리 또는 단체끼리 산을 오른다.

계룡산은 용의 정기가 모여 있는 산이라고도 하고 음양의 기운이 뭉쳐 있는 세계에서 기가 가장 강한 세 곳 중 하나라고도 한다.

그래서 이곳에 세계 최초로 게이트가 생겼다고 하는 사람도 있었지.

또, 또. 꿈인지 기억인지. 젠장.

꿈이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고.

전생의 기억이라면 게이트로 들어가야 한다.

해서 각성을 하고 아무도 차지하지 못했던 것들을 차지해야 한다.

물론 서둘러서 일찌감치 들어갈 필요는 없다.

그리고 맨손으로 들어갈 수도 없지 않은가.


파지직.

파지직.


마치 전선이 합선되어 전기가 튀는 듯한 소리가 허공에서 들렸다.

순간 고개를 돌려 허공을 바라봤다.

허공이 출렁, 물결치듯 울렁였다.

게이트다.

꿈이 아니었다.

전생의 기억이 맞았다.


이런.

게이트가 생성되고 있다.

기록에는 게이트 근처에 있던 사람들이 빨려 들어갔고 그중 생존자는 없다고 되어 있었지.

게이트를 중심으로 반경 5km 정도엔 사람과 동물을 잡아먹는 괴물들이 숲을 장악하여 한 동안 출입이 통제되었다고 되어 있었다.


울렁거리던 허공에서 빛이 뻗쳐 나온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너무나 놀라 입이 쩍쩍 벌어진다.

비명을 지르는 사람도 있고, 자리에 주저앉은 사람도 있다.

울렁거리며 빛을 내던 허공이 위아래로 쭉 찢어진다.

그 허공에서 쭈욱 하고 아치형 구조물과 같은 것이 빠져나왔다.

물리적인 실체가 있는 듯 없는 듯.

게이트다.

공중에서 땅으로 서서히 착지했다.


‘쿵’


육중한 소리와 함께 땅을 흔들며 게이트가 안착했다.

홀로그램처럼 실체가 없는 것 같으나 실존한다.

온통 알아볼 수 없는 문자와 심볼들이 게이트를 장식하고 있다.

붉은색 게이트였다.

가장 낮은 레벨인 F급 게이트.

게이트 주위에 있는 사람이 적어도 수십 명은 될 듯 싶었다.

놀라움. 공포. 신기함.

지나치게 놀라면 몸이 얼어붙는다.

마치 얼어붙은 것처럼 움직이는 이는 없었다.

사람들이 머뭇거리는 사이에 게이트가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다.


구우우우우우웅.


사람들이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몇몇은 뒤로 돌아 달리기 시작했다.

걸리적거리는 것은 모두 팽개쳐버리고 도망간다.


꿈이었다고? 젠장.

아니 모두 사실이었다.


작가의말

좋은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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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아! 북한 (1) +9 20.06.05 1,891 37 12쪽
75 미국, 중국, 평양, 그리고 또 … (10) +8 20.06.03 1,881 41 14쪽
74 미국, 중국, 평양, 그리고 또 … (9) +5 20.06.01 1,895 45 12쪽
73 미국, 중국, 평양, 그리고 또 … (8) +12 20.05.29 1,964 4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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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미국, 중국, 평양, 그리고 또 … (3) +5 20.05.18 2,050 50 12쪽
67 미국, 중국, 평양, 그리고 또 … (2) +7 20.05.15 2,101 51 11쪽
66 미국, 중국, 평양, 그리고 또 … (1) +5 20.05.13 2,179 5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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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춘추 게이트 시대 (15) +5 20.05.08 2,279 45 12쪽
63 춘추 게이트 시대 (14) +2 20.05.06 2,283 52 12쪽
62 춘추 게이트 시대 (13) +1 20.05.04 2,339 4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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