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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다 해먹는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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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comex
작품등록일 :
2020.03.02 02:56
최근연재일 :
2020.07.15 08:00
연재수 :
90 회
조회수 :
263,655
추천수 :
4,548
글자수 :
381,136

작성
20.05.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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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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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춘추 게이트 시대 (16)

DUMMY

임태정과 윤수지는 한국으로 귀환하는 길이다.

전 세계에서 생성된 게이트와 몬스터러쉬를 클리어하고 귀환하는 길이다.

한국의 헌터관리국에서 개인 전용기를 준비해서 모스크바에 보내줘 그 비행기를 타고 귀환하는 길이다.

비행기에 타자마자 헌터관리국 김치행 국장에게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

“임 헌터님 수고하셨습니다.”

“네. 수고했습니다.”

“서울에서 게이트가 생성되었습니다.”

서울 개봉동에 B급 게이트가 생성됐다고 한다.

지난번 양산 게이트에서 미처 각성하지 못한 헌터 지망생과 추가 헌터 지망생이 있으면 게이트 앞에서 대기시키라고 했다.


미국 시애틀에서도 게이트가 생성됐다고 한다.

이제부턴 어디에서 어떤 게이트가 열리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하루에도 몇 개씩, 몇십 개씩 게이트가 생성될 터인데, 그걸 어찌 기억할 수 있을까.

하지만. 중요한 게이트는 언제 어디서 생기는 지 기억한다.

그럼 됐지. 뭐.


중국에 관해 물었다.

“중국은 하이난 게이트는 아직 정보가 없습니다. 하이난 섬에 모든 인터넷 및 CCTV가 꺼져버렸어요. 어떤 발표도 없습니다.”

“알겠습니다. 도착하면 개봉동 게이트로 바로 가게 준비해주세요.”


수지는 화장실에서 갈아입었는지 편한 옷을 입고 있다.

아주 편한 슬리퍼와 청반바지. 그리고 하얀색 면티를 입었다.

꼭 끼는 면티다.

수지가 몸이 저렇게 좋았던가?

승무원도 미녀들에 글래머들인데, 수지만 못하다.

“하. 비교되네.”

비행기 탈 땐 헐렁한 옷이 좋은데.

나중에 가르쳐···.

아니. 가르쳐주지 말아야지.


승무원에게 이번엔 기내식 꼭 먹을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하고 잠들었다.

개인 전용기가 이륙했다.



* * * * *



중국 하이난 게이트에서는 무인 둘이 부상당한 무인 둘을 데리고 산에서 내려가고 있었다.

원래라면 경공을 써서 이깟 산길 잠시면 내려갈 수 있었을 텐데, 부상당한 무인들 때문에 생각보다 하산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한 명은 팔만 다쳤기에 경공을 쓰는 데 큰 무리가 없지만, 막내는 중상이다.

스스로 간신히 걸을 수는 있지만 경공은 무리다.

그래서 사형이 업고 내려가고 있다.

경공을 사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혼자 움직일 때보다 훨씬 느리다.


올라갈 때 제법 시간이 걸린 길이었다.

물론 몬스터를 해치우며 올라갔자만, 경공을 써서 걸린 시간이긴 하다.

많이 내려왔다.

이제 조금만 더 내려가면 될 것 같다.

저 멀리 산 아래 입구 쪽에서 낯선 소리가 들렸다.


치지직. 치지직.


“이게 무슨 소리지?”

“이곳에 변화가 있을 징조인가?”

“자, 빨리 가세나.”

무인들은 최대한 속도를 높여 내려가기 시작했다.


치지직. 치지직. 치지직.

소리는 더 심해지고 심지어 산에 지진이 난 것처럼 진동이 느껴진다.

막내가 소리쳤다.

“사형. 저를 내려놓고 어서 나가십시오. 이상합니다.”

“안돼. 말도 안 되는 소리. 우린 같이 살고, 같이 죽는다.”

“사형. 제발 저를 내려놓으세요.”

막내를 업은 무인이 다른 두 무인에게 소리쳤다.

“너희는 먼저 나가라. 나도 금방 나가겠다.”

“사형!”

“시간이 없다. 어서.”


치지직. 치지직. 치지직. 치지직.


“어서 움직여.”

“사형. 기다리겠습니다.”

두 무인이 속도를 높였다.

저기 보이는 입구가 일렁이기 시작한다.

등에 업힌 무인이 자기의 손을 높이 들면서 외쳤다.

“사형. 은혜는 다음 생에 갚도록 하겠습니다.”

천령개를 내리쳤다.

퍽!

“사제!”

어쩔 수 없었다.

막으려 했지만, 그럴 사이도 없이 사제는 스스로 천령개를 내리치고 말았다.

사제는 등 뒤에서 축 늘어졌다.

이미 죽은 것이다.

사제를 내려놨다.

내려놓으면서 애도의 마음을 내려놨다.

이제 나가야 할 시간이다.

지체하면 못 나갈 수도 있다.

경공을 최대로 펼쳤다.


“파!”

외마디를 지르면서 게이트에서 빠져나왔다.

게이트를 바라보면서 소리쳤다.

“사제!”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다.

기운이 하나도 없다.

눈물이 난다.

게이트도 사라졌다.

사제와 함께.


미리 나온 두 사형제와 같이 부둥켜안고 막내의 죽음을 애도했다.

이 세상에 전혀 인연이 없는 사람들이다.

일 년에 한번 세상 흘러가는 것을 보러 나올 뿐.

산에서 네 명의 사형제들이 의지하고 살았다.

보이기에는 사십 대의 나이로 보이지만 실제 나이는 아흔 살이 넘었다.

웅후한 내공 덕분이었다.

하산해서 하는 또 하나의 일이 후계자를 찾는 것이었다.

무재를 갖추고 성격이 올곧은 아이들 네 명을 찾아 무공을 전해주고 세상 하직할 준비를 할 것이었다.

마침 네 명의 아이들도 찾아 놓은 상황이었다.

이번 일을 마치면 이 네 명의 아이들을 데리고 입산할 계획이었다.

그러던 차에 사제를 잃은 것이었다.


한참을 그렇게 넋 놓고 있다가 맏사형이 말했다.

“자. 이제 떠나자.”



* * * * *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게이트가 생성된 지 채 하루가 지나지 않았다.

이십여 대의 군용 헬기가 게이트 앞에 모여들었고, 헬기에서 내려서 모인 병력이 백 명이 넘었다.

미국의 특수부대 역사상 이렇게 많은 특수대원이 하나의 작전에 투입되는 것은 처음이었다.

이는 전격적인 백악관의 결정 때문이었다.

보통은 하나의 작전에 1팀이나 2팀이 투입된다. 특별한 경우 4개 팀이 투입된 경우도 있다.

4개 팀이라고 하면 보통 30명 내외로 구성이 된다.

이렇게 백 명이 넘는 특수부대가 투입된 것은 이미 공개된 다른 나라의 게이트 대응 결과를 보고 결정한 것이다.

독일, 일본, 체코 등 모두 특수부대를 투입해서 게이트를 클리어하려고 했으나 모두 실패한 바 있다.

한국에 지원 요청을 하는 방법도 있지만, 국가의 자존심이 이를 허락하지 않는다.

세계 최강의 특수부대 보유국인 미국이 게이트 하나 때문에 정말 한국에 지원요청을 할 수 있을까.

일본의 경우 도쿄 시내의 한복판인 신주쿠를 잃었다.

그 후 어쩔 수 없이 한국에 지원요청을 하면서 억지로 점유하거나 시비를 걸고 있던 영토분쟁을 모두 포기해야만 했다.

독일과 체코도 국가적인 자존심으로 먼저 자력으로 게이트를 클리어하기 위해 군 병력을 투입했으나, 실패하고 몬스터러쉬가 발생하고 난 뒤에야 한국에 지원요청을 했다.

백악관에서도 이런 모든 정보를 파악했다.

그래도 한국에 지원 요청을 먼저 할 수는 없었다.

세계 최강의 국가, 세계 최강의 군사력 보유 국가.

그 자존심이 아시아의 한 작은 나라에 도와달라고 손을 내밀지 못하게 했다.


그리고 이미 세도나 게이트에 특수부대 1개 팀을 투입했다가 모두 잃은 적이 있었다.

왠지 모르지만, 그 당시 게이트는 사라졌었다.

짐작건대, 돌아오지 못한 특수부대가 게이트 내에서 뭔가를 해서 게이트를 사라지게 한 것으로 추측했다.

사실은 임태정이 게이트를 클리어했었는데, 이를 전혀 모르는 미국의 대단한 오해였다.

그래서 1개 팀이나 2개 팀이 아닌 무려 15개 팀을 합동으로 꾸려서 게이트에 투입하기로 한 것이었다.

이번에도 게이트를 클리어하고, 단 몇 팀이라도 살아서 나오기를 바라면서.



* * * * *



타고 왔던 헬기를 불렀다.

넷이 하이난 섬에 들어왔다가 셋이 되어 나간다.

사형제들은 참담한 심정이었다.

막내가 같이 가지 돌아가지 못하니 그 마음에 떠나려는 발걸음이 무겁다.

시신조차 수습하지 못하니 더 안타깝다.

두 대의 헬기가 도착한다.

굳이 두 대에 나눠 타지 않고 한 대에 탔다.

조종 장교가 전문을 내밀었다.


‘하이난 게이트를 클리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상하이에도 게이트가 생성됐습니다. 이 게이트도 클리어해 주시기 바랍니다. 구국의 힘에 감사드립니다.’


그들은 생각에 잠겼다.

구국의 힘이 발동되었기에 여기에서 그만두고 돌아갈 수는 없었다.

황궁의, 아니 현재 정부의 부탁을 들어주어야 했다.

그것이 자신들의 존재 이유였던 것이었다.

그 옛날 무림이 살아남기 위해 당시 황궁에 했던 약속.

무공으로 나라의 위급함을 해결할 수 있다면 해결해주겠다고 약속하고, 전 무림의 비기와 영약을 모아 ‘구국의 힘’을 만들었고, 수백 년을 준비했다.

자신들은 바로 그 구국의 힘 자체였고, 그렇게 준비된 중국이란 나라의 최종 병기였다.


하지만 무인들 중 첫째는 뭔지 모르게 느껴지는 괴리감에 마음이 무거워지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총과 대포, 미사일 등 발전하는 최신 무기들은 세상에서 무공을 사라지게 했다.

최신 무기들이 무공을 대신해 나가기 시작했다.

세상의 변화였다.

일 년에 한 번씩 세상에 내려가 이런 세상의 변화를 확인해 왔었다.

그래도 비전되어온 비법과 영약 덕분에 자신들은 아직 구국의 힘으로 남아있을 수 있었다.

핵무기가 아닌 이상 아직 자신들을 막을 것은 없다고 자부해왔다.


하지만 이번에 몬스터와 싸우면서 또 다른 것을 느꼈다.

몬스터들이 가지고 있는 힘이 원천이 무엇이었는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내공과 외공.

이런 류의 힘이 아니었다.

마지막에 싸웠던 두 마리의 호랑이처럼 생긴 몬스터는 도검불침이었다.

심지어 검기와 검강으로도 깨버리지 못했다.

내공과 외공으로 만들어진 도검불침이 아니었다.

뭔지 모르는 다른 힘.

이 힘이 뭔지 알아야 한다.


그리고 이 힘을 이겨낼 비책을 찾아야 한다.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겼다.



* * * * *



“깨웠어야지. 또 기내식 못 먹었잖아.”

또 착륙하고 난 뒤에 깼다.

깨웠는데, 못 일어나더란다.

으아악.


“아니, 어떻게 직접 나왔어요?”

“가시면서 드릴 얘기도 있고 해서요.”

김포 공항에 김치행 국장이 마중 나와 있었다.


특수 밴이었다.

가운데 회의 테이블이 있고, 네 명 정도가 마주 보고 회의를 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나와 수지, 그리고 김치행 국장이 앉았다.

“임 헌터님, 말씀드린 대로 미국에서 게이트가 생성됐는데, B급이라고 하고요, 중국 하이난 섬의 게이트는 중국 자체적으로 클리어했다고 합니다. 어떻게 클리어했는지는 아직 밝혀진 바가 없습니다. 중국도 발표하지 않고 있고요.”

“네. 뭐 그런 게 있었을 겁니다.”

김치행 국장은 그게 뭐냐는 물음 대신 나를 빤히 쳐다봤다.

“중국의 비장의 한 수이겠지요. 그리고요?”

중요한 내용은 아니다.

그리고 나도 자세한 건 모른다.

중국인이 워낙 음흉해야지.

회귀 전에도 이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별로 없었다.

살짝 흘렸다.

이 정보 때문에 일부러 김포 공항으로 나온 것은 아닐 테니, 다른 중요한 안건이 있을 터였다.

김치행 국장이 목소리를 낮췄다.

“중국 상해에 게이트가 생성됐습니다. 그리고 북한 평양에 게이트가 생성됐습니다.”

김치행 국장이 온 이유가 북한 때문이겠군.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다.


“상해는 A급, 평양은 B급인가요?”

“네. 맞습니다. 어떻게···”

내가 검지 손가락을 들어 올려 좌우로 흔들었다.

“내일부터 전 세계에 게이트가 우후죽순처럼 생길 겁니다. 지금처럼 찔끔찔끔 생기는 게 아니에요. 우리나라에도 하루에 몇 개씩 게이트가 생성될 겁니다.”

한 나라에 하루에도 몇 개씩의 게이트가 생성된다.

전 세계 거의 모든 나라에 게이트가 생성된다.


그야말로.

“춘추 전국 시대가 아니고, 춘추 게이트 시대라고 할 수 있을 거예요.”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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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아! 북한 (2) +7 20.06.08 1,792 4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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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춘추 게이트 시대 (13) +1 20.05.04 2,337 4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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