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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 님의 서재입니다.

첫사랑은 이루어진다

웹소설 > 자유연재 > 로맨스, 드라마

ceco
작품등록일 :
2017.12.09 20:07
최근연재일 :
2018.02.24 20:00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3,548
추천수 :
8
글자수 :
161,902

작성
18.02.2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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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가을 -축제(2)-

DUMMY

실력파 가수도 나오고 걸그룹도 나오면서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특히 걸그룹이 나오면 미친 듯이 날뛰는 친구들에 맞춰 나도 날뛰긴 했지만 사실 크게 흥미 있던 것은 아니었다. 그냥 기다렸다는 듯이 날뛰는 게 재밌어서 같이 날뛰었다. 그러면서도 괜히 그녀한테 문자를 보내 걸그룹 얘기를 하면서 질투를 유발했다. 공연이 끝나면 사라져버리는 연예인보다 얘기하고 들어주는 여자친구가 더 흥미롭다.


모든 공연이 끝나고 주점으로 가서 축제의 밤을 시작됐다. 솔로인 친구 놈들은 축제의 꽃은 헌팅이라며 여기저기 찍접대기 바빴다. 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합석을 했지만 마음이 편치 않아 별 말없이 그냥 술자리만 즐겼다. 합석한 여자애들이 별로였던 것은 아니다. 여자친구한테 들킬 일도 없었다. 하지만 그냥 마음이 안 생겼다. 누구도 대신할 수 없다는 것은 이미 잘 알기 때문이었다.


그냥 술이나 한잔 하고 싶어서 계속 자리에 남아있긴 했지만 그녀가 끝날 때쯤 빠져나와 전화를 걸었다. 힘들게 일 끝나고 가는 그녀가 걱정됐다. 통화를 하면서 굳이 말할 필요는 없었지만 헌팅한 얘기를 들려줬다. 괜히 캥기는 일을 만들기 싫었다.


처음에는 기분나빠하는 것이 느껴졌으나 주저리주저리 해명하고 너보다 매력적인 여자는 없으니까 걱정마라고 했더니 그래도 좀 기분이 누그러져 보였다. 그리고 이제 바로 집으로 들어가기로 약속하고 자리로 돌아갔다. 테이블은 흥이 오를 대로 올라 집에 간다고 말했다간 분위기를 깰 것 같아 잠깐 닥치고 앉아있다 말없이 빠져나왔다.

내일 되면 친구들이 왜 토꼈냐고 뭐라 하겠지만 계속 있으면 그녀가 불안해 할 것 같아 있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집으로 가면서 문자를 남겼다.


니가 없으니까 재미없다. 내일은 늦게까지 놀아야지


그녀는 구라치지 말라며 내일 만나면 죽었다며 협박을 했지만 마냥 귀여웠다.


다음날 오전수업이 끝나고 집에 있다가 시간 맞춰서 그녀를 데리러 갔다. 카페에 가서 사장님한테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같이 학교로 갔다. 나오자마자 어제 일로 그녀한테 한 대 맞았지만 기대된다며 한껏 들떠 있는 모습을 보니 나도 기분이 좋았다.


학교에 도착했을 때는 한창 공연 중이라 적당한 자리가 없어 뒤편에서 서서 공연을 관람했다. 다리가 아프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오늘은 힙합그룹 위주로 편성되어 공연 분위기가 오히려 앉을 틈이 없게 진행되었다.

우리 둘은 날뛰는 사람들 무리 중 하나가 되어 공연을 즐겼다. 얼마나 날뛰었는지 공연이 끝나고 서로의 젖은 앞머리를 보고 웃었다.

끝나고 돌아다니며 노점상에서 뭘 사먹기도 하고 동전던지기 같은 것도 하며 어제 보지 못 했던 축제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그녀는 이런데 처음와본다며 즐거워했다. 역시 데리고 오길 잘한 것 같다.

볼만한 건 다 봤다싶어 주점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갔다. 큰 음악소리와 왁자지껄한 사람들 때문에 시끄럽지만 축제분위기라는 게 느껴졌다. 사람이 많아 두 바퀴를 돌고나서야 겨우 앉을 수 있었다.

소주 한 병에 제육볶음을 시키고 앉았다. 주변이 시끄러워 가까이 붙어서 얘기를 나누는데. 어디서 갑자기 한 남자 4명이 와서 우리 옆에 서 있어 쳐다보니 과동기 녀석들이었다. 나랑 눈이 마주치자 여자 친구한테 인사를 하고 냅다 자리에 앉았다. 상태를 보아하니 이미 어디서 한잔 걸치고 온 것 같았다.


“뭐야 너네 저리 꺼져.”


하지만 이 녀석들은 내말이 들리지 않는 것 같았다. 문득 저번에 백록이와 석재랑 같이 술자리 하던 날이 오버랩 됐다. 내 주변엔 이런 놈들 밖에 없는 것 같다.


“안녕하세요. 저는 오정이 같은 학과 친구인 김경인이라고 합니다.”


“뭐야 갑자기 니 소개를 왜 하는데.”


“저는 박성연입니다.”


“저는 박형진입니다.”


“저는 김상주입니다.”


그녀는 그게 재밌었는지 같이 통성명을 했다.


“저는 김새롬이라고 합니다.”


“저희보다 한 살 많다고 들었는데 누나라고 부를게요.”


“이 자식이 지 주제에 연애한다고 해서 어떤 자비로운 분이시기에 이런 녀석을 만나줄까 궁금했는데 정말 성격 좋아 보이시네요.”


“뭐래 저리 꺼지라니까.”


“아 혹시 저희 있는게 불편하지 않으시죠?”


“아 괜찮아요.”


“내가 불편하니까 좀 꺼져.”


“그럼 같이 노는 걸로 하죠.”


꼬라지 보니까 오늘도 헌팅 하다가 안 돼서 지들끼리 마시다가 안 될 것 같으니까 이쪽으로 온 게 분명했다. 한 잔 걸친 김에 넉살 좋게 들이대긴 했으나 더 이상 어떻게 말을 이어가야 할지 몰랐는지 잠깐 서로 눈치 보다가 말을 꺼냈다.


“저 같이 게임하실까요?”


난 게임에 강했지만 그녀는 술자리 게임이라는 게 익숙하지 않았고 괜히 걸려서 술만 마실까 걱정돼서 끊으려 했다.


“무슨 게임이야. 게임은 집에 가서 컴퓨터로 해.”


“게임 좋다. 게임하시죠?”


“저 게임 같은 거 잘 모르는데...”


“저희가 알려드릴게요. 혹시 만두 알아요? 만두?”


녀석들은 마치 OT에서 신입생에게 게임을 가르쳐 주듯 한번 설명해주더니 마시면서 배우자며 대뜸 게임을 시작했다.


“그럼 누님먼저 하시죠.”


“5의 배수 말하면 된다고 했죠? 음... 5”


그때 상주 혼자 손가락을 폈고 그녀는 한 번에 빠져나갔다.


“쩐다. 안 해보신거 맞아요?”


“와 이거 이긴 거 맞아요?”


그녀한테 엄지손가락으로 치켜세워줬고 기분이 좋은 듯 배시시 웃었다. 첫 게임은 결국 경인이가 걸렸고 다음 게임으로 딸기 게임을 했다. 이건 걸리겠다 싶었는데 그녀는 의외로 잘 했고 녀석들만 돌아가면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와 장난 아니신데요? 사실 못 한다는거 다 뻥 아니에요? 왠지 설계당한 기분인데.”


“니들 진짜 못 한다. 대학생활 하는 동안 뭐했냐?”


“내 기필코 이 둘을 마시게 하고 만다.”


그때부터 우리 둘에게 집중공격이 들어왔으나 어쩌다 한두 잔 마셨을 뿐 대부분이 녀석들이 나눠마셨다. 그러다 제풀에 지쳤는지 게임은 그만 두고 그녀의 친구를 소개시켜달라는 둥, 나를 왜 만나냐는 둥, 제정신이 아닌 듯이 떠들어댔다. 그 중 게임에서 계속 걸린 경인이가 많이 취했는지 갑자기 전 여자친구 이름을 불러대고 전화를 한다고 난리쳐서 빨리 보내려고 했는데 안 간다고 실랑이를 했다.


그녀는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하여 그 실랑이 틈에 빠져나와 잠깐 바람을 쐬려고 걸었다. 처음엔 그녀가 불편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그녀는 간만에 사람들과 어울리니 재밌다며 자신도 대학을 가보고 싶다고 얘기했다. 왠지 그 말이 너무 슬프게 들려 양 볼을 쓰다듬었다.

가을밤 바람이 차가웠다. 그녀에게 웃옷을 덮어주고 잠깐 쉬려고 앉았다. 그리고 친구들 얘기를 하며 잠깐 앉아있는데 누군가 이쪽을 보며 다가오는 게 느껴졌다. 처음엔 애들 중에 하나인가 싶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그 사람은 그녀의 전 남친이었다.


“여기서 널 다 보네.”


그 남자는 친근한 척 말을 걸어왔고 좀 전까지 즐거워보였던 그녀의 표정이 달라진게 느껴졌다.


“그냥 갈 길 가줄래?”


그녀는 독기를 세우다 나를 의식했는지 약간 곤란한 얼굴을 지었다.


“그쪽도 오랜만이네요?”


그 남자가 나를 아는 척하자 그녀는 놀라며 물었다.


“둘이 알아?”


“저번에 한 번 봤어.”


그 남자는 뭐가 그리 당당한지 거들먹거리며 말했다. 그래서 괜히 내가 죄인이 된 것처럼 변명을 했다.


“아니 저번에 카페 앞에서 어쩌다가 얘기 좀 나눴어.”


그녀의 표정이 안 좋아지고 있었다.


“니가 얘를 왜 만나?”


“아니 뭐 그냥 물어볼 것도 있고 알려줄 것도 있고 해서.”


“니가 얘한테 물어볼게 뭐 있어?”


“그냥 뭐 주희라던가.”


“너 얘한테 말했니?”


그녀의 날카로워진 신경이 나한테로 향했다.


“아.. 난 아는 줄 알고...”


그 남자의 얼굴에서 여유로워 보이는 미소가 감돌았다.


“근데 그쪽은 이 학교 학생이신가 봐요?”


“그런데요?”


“어쩐지 어제도 여기 있더라.”


“어제 뭐요?”


“어제 저기 인문학과 주점에서 헌팅하던 거 아니었어요?”


그 남자는 그 말을 하며 옅은 미소를 띄며 그녀의 반응을 살피는 것 같았다.


“그래서요?”


“그래서요라뇨?


“그래서 뭐 어쩌라고요?”


“뭐 어쩌라고요라니? 창피하지도 않으세요?


그러면서 그녀와 나를 번갈아보며 반응을 살피는데 예상치 못한 반응에 당황한 듯 했다.


“새롬아 얘 니가 생각하는 그런 사람 아닌 것 같은데? 너 속고 있는거야.”


“그래서 뭐 어쩌라고?”


그녀까지 이렇게 나오자 많이 당황했는지 횡설수설했다.


“아니, 그러니까 무슨 말인지 몰라? 너 놔두고 딴 여자랑 술 마셨다니까?”


“너는 안 그랬냐?”


“어? 나... 내가....”


“더럽고 비겁한 새끼. 그딴 식으로 살고 싶냐?”


“뭐?”


“어떡하냐 나한테 허락 받고 한건데?”


“너.. 미쳤어? 그걸 알고도 가만있어? 너 어쩌다 그렇게까지 됐냐?”


“얘는 너처럼 거짓말하고 딴 여자랑 술 마시고 그러지 않아. 어제도 바로바로 나한테 상황 다 설명했고 그냥 술만 마시고 왔다고 다 얘기했어.”


“너 그걸 믿냐? 술자리에서 뭔 일이 있었는지 어떻게 알아?”


“생각하는 것도 딱 지수준이다. 너 같으면 켕기는 일 했는데 여자랑 술 마셨다고 얘기하겠냐? 지가 그러니까 남도 그런 줄 아나본데.”


“아니... 니가 잘 모르는 거 같은데 아무튼 얘 너무 믿지 마. 남자는 다 똑같다고.”


“하... 너 지금 되게 주제 넘는 짓 하는 거 아냐? 별 그지 같은 게... 제발 모르는 사람으로 살자. 나 니 얼굴 다신 보기 싫고 안 마주쳤으면 좋겠어. 보더라도 오늘같이 아는 척 절대 하지마.”


그녀는 내손을 잡고 자리에서 일어나 걸어갔고 그 남자는 멀뚱히 서서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학교에서 나와 어느 정도 멀어졌을 때 그녀가 물었다.


“왜 나한테 말 안했어?”


“차마 말 못 했어.”


“왜? 말을 못 해?”


“말하면 니 기분만 안 좋을 거라 생각했어.”


“지금 이런 상황이 더 기분 안 좋게 하는 거 몰라?”


“다시는 마주칠 일 없을 줄 알았어.”


“하아.....”


그녀는 깊게 한숨을 쉬고 서 있었다.


“미안해...”


그녀는 아무 말도 않고 서 있었다.

화가 난건지 속상한건지 애매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차마 무슨 말을 꺼내야 될지 몰라 눈치만 살펐다.

그리고 갑자기 눈물을 뚝 뚝 흘렸다. 그 모습에 당황하여 안으며 어깨를 토닥였다.


“미안해...”


“나... 너무 비참하고 자존심 상해.”


“미안해...”


“아니... 니가 미안해 할거 없어.”


“그래도...”


“난 그보다... 지금 내처지가 너무 초라해... 아직도 그 새끼한테서 벗어나지 못 하고... 그자식이 널 찾아가게 한 것도.... 너한테 이런 꼴까지 보인 게 너무 속상해... 그깟 놈 때문에 이렇게 괴로워하는 내가 싫고 다신 남자 안 만나겠다고 다짐 했는데... 결국 또 남자한테 기대서 위로받는 내가 초라하고 자존심 상해.”


뭐라 위로를 해주며 달래고 싶지만 뭐라고 할지 몰라 어깨만 토닥였다. 아직도 괴로워하는 그녀가 너무 가여웠다. 그녀는 한동안 품속에서 가늘게 떨었다. 그녀를 달랬지만 아직 그 남자와의 악연이 완전히 끝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녀의 울음이 멈출 때 까지 그녀를 달래줬고 더 이상 축제를 즐길 분위기는 아닌 것 같아서 그녀를 집에 데려다줬다. 그리고 그녀의 집 앞 공원에 다다랐을 때 그 동안 의도적으로 회피했던 그 남자와의 일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아니 그녀 역시 더 이상 피할 수 없다고 느꼈는지 먼저 말을 꺼냈다. 2년 전 그때의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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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가을 -장벽- 18.02.24 66 0 11쪽
34 가을 -2년전 이야기- 18.02.23 78 0 10쪽
» 가을 -축제(2)- 18.02.22 115 0 12쪽
32 가을 -축제- 18.02.21 72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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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외전 -형민이야기(2)- 18.02.17 73 0 11쪽
27 외전 -형민이야기- 18.02.16 60 0 10쪽
26 또 다시 여름 -불청객- 18.02.15 84 0 15쪽
25 또 다시 여름 -비밀연애- 18.02.14 97 0 9쪽
24 또 다시 여름 -결국엔- 18.02.13 76 0 9쪽
23 또 다시 여름 -또 다른 고백- 18.02.12 53 0 10쪽
22 또 다시 여름-회식- 18.02.11 77 0 11쪽
21 외전 -석재이야기- 18.02.10 84 0 13쪽
20 또 다시 여름-바다(2)- 18.02.09 82 0 10쪽
19 또 다시 여름 -바다- 18.02.08 82 0 10쪽
18 또 다시 여름 -고백- 18.02.07 82 0 13쪽
17 또 다시 여름 -보충학습- 17.12.26 101 0 10쪽
16 또 다시 여름 -니전화번호- 17.12.25 78 0 10쪽
15 또 다시 여름 -쉬는날- +1 17.12.24 105 0 10쪽
14 또 다시 여름 -질투- 17.12.23 109 0 8쪽
13 또 다시 여름 -아르바이트(2)- 17.12.22 69 0 11쪽
12 또 다시 여름 -아르바이트- 17.12.21 98 0 17쪽
11 여름방학 외전 -사랑이야기(3)- 17.12.20 88 0 11쪽
10 여름방학 외전 -사랑이야기(2)- 17.12.19 84 0 9쪽
9 여름방학 외전 -사랑이야기(1)- 17.12.18 122 0 10쪽
8 여름방학 -첫데이트- 17.12.16 128 0 5쪽
7 여름방학 -재도전- 17.12.15 150 1 7쪽
6 여름방학 -머저리- 17.12.14 190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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