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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 님의 서재입니다.

첫사랑은 이루어진다

웹소설 > 자유연재 > 로맨스, 드라마

ceco
작품등록일 :
2017.12.09 20:07
최근연재일 :
2018.02.24 20:00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3,563
추천수 :
8
글자수 :
161,902

작성
17.12.1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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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여름방학 외전 -사랑이야기(2)-

DUMMY

다음날 기은과 함께 학원버스를 기다리면서 기은이 어제 샀던 티셔츠가 마음에 안 들어서 바꾸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다가 오정이야기가 나왔다.

“야야 맞다. 어제 백오정 봤잖아? 내가 문자해봤거든?”


사랑은 기은의 말에 뜨끔했지만 모른척하고 들었다.


“어? 뭘?”


“어제 여자랑 같이 있었잖아. 누구냐고 물어봤었지.”


사랑은 가끔 자기 속을 꿰뚫어보는 것 같은 기은이 무섭다.


“누구라는데?”


“근데 되게 애매하게 말하더라. 그냥 아는 사람이라고.”


“아는 사람?”


“여자 친군데 감추는 건지 그냥 진짜 아는 사람인지.”


“여자 친군데 감출필요 있나? 그럼 그냥 썸타는 사람 아냐?”


“내가 그래서 그것도 물어봤는데 그냥 아는 사람이라고만 하던데”


“그래?”


“아 그때 쫒아가서 사진을 찍었어야 했는데... 혹시 너랑 있다고 해서 감추는 건가??”


“어? 무슨 소리야. 걔 이제 나 안 좋아해.”


“아니야. 어제 너도 같이 있었냐고 물어봤거든. 얘가 아직 너한테 맘 있어서 둘러댄 거 아냐?”


“에이 아니야”


기은이 은근 사랑을 놀리는 것 같지만 사랑한테는 기은과의 이런 대화가 편치만은 않다.

이것이 사랑이 오정과 사귀지 않은 또 하나의 이유이다.

사실 맨 처음 오정의 이야기를 들은 것은 기은한테서였다.

학기초 기은은 오정의 앞자리에 앉아있었는데 언제부턴가 기은이 오정에 관한 이야기만 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뒷자리에 앉은 애가 되게 재밌는 애 같다고 하더니 날이 갈수록 오정이 했던 말이나 행동들을 말하며 즐거워했다.

기은한테 오정이야기를 들은 사랑도 오정에게 흥미가 생겼고 기은이 오정과 친해질수록 자신도 같이 친해지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부턴가 기은이 오정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줄어들었다.

기은의 말로는 오정이 사랑을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랑은 기은이 오정을 좋아한다고 생각했으며 오정도 자신보다는 기은과 더 친하다고 생각했는데 그 말을 들으니 문득 중학교 2학년 때 성당오빠가 생각나며 그때처럼 기은이 또 상처받지 않을까 걱정됐다.

기은은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좋아하던 2년 위에 오빠가 있었다.

착하고 친절하며 성당 식구들 모두에게 잘해줬고 특히 사랑과 기은을 더 챙겨주는 것 같았다.

사랑도 어쩌면 그 오빠에게 호감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감정들이 미안해질 정도로 기은은 그 오빠를 좋아했으며 사랑은 그 조력자 역할을 자처하며 둘을 이어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어느 날 그 오빠는 사랑한테 고백을 하였다.

사랑은 거절 했지만 그 사실을 알게 된 기은은 충격을 받아 사랑과 1주일 동안 말도 안 한 적이 있었다.

물론 사랑한테 뭐라 그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자신도 알았는지 미안하다며 다시 돌아오긴 했지만 그때 이후로 기은과 자기 사이에 남자가 얽히면 껄끄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이번엔 그때처럼 마음이 깊지 않았는지 아니면 감추는 건지 모르겠지만 아무렇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호감이 있었다는 것은 어느 정도 사실일 것이다. 사랑은 기은의 행동과 말투를 보면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오정은 기은한테 사랑과의 관계에 대해 상담을 하는 둥 눈치 없이 굴더니 심지어 사랑한테 고백하는 날엔 기은을 불러내 사랑의 집을 물었고 사랑의 집 앞 공원에서 했던 고백 역시 숨어서 지켜보게 했다.

물론 기은이 재밌다며 숨어서 본 것도 있지만 아무래도 마음에 걸렸다.

이전에도 몇 몇 남자들이 이런 식으로 기은을 이용해 사랑과 친해지려고 한 적은 있고 기은역시 이를 약간 즐기며 이런 역할을 자처하기도 했으나 기은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랑의 입장에선 아무래도 이번만큼은 미안하 마음이 들었다.

비록 그런 상황이 있었지만 그 후에도 기은은 여전히 오정에게 관심이 있어 보였다.

그러다보니 어제 그 장면을 목격한 후 오정에게 자꾸 신경 쓰인다는 사실을 더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신경 쓰이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학원에 도착하고 기은이 선생님한테 뭐 좀 물어본다고 자리를 비운동안 사랑은 기은이 두고 간 핸드폰이 자꾸 눈이 갔다.

기은이 오정한테 문자를 보낸 것도 그렇고 어떻게 말했기에 기은이 아직 자신한테 마음이 있는 거 아니냐고 했는지 궁금했다.

결국 아닌줄 알지만 참지 못하고 핸드폰을 열었다

어제 둘 사이에 오고간 문자내용은 이러했다.


“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올 축하”


“뭘??”


“여친 생긴 거 축하 ㅋㅋㅋㅋ”


“뭔 개솔???”


“나 오늘 시내에서 너 봤음 ㅋㅋㅋ 너 옆에 있던 여자는 뉴구????ㅋㅋㅋ”


“아는 사람”


오정은 정말 기은 말대로 어제 그 여자를 아는 사람 딱 네글자로 표현했다.


“에이 아는 사람이랑 무슨 사이가 그렇게 좋아??ㅋㅋㅋ”


“야 어디서 봤는데? 난 너 못 봤는데?”


“던킨도넛 지날 때 나 맞은편 윗집 스파게티 집에서 다 지켜보고 있었지ㅋㅋㅋ”


“야 설마 사랑이도 같이 있었냐?”


“어ㅋㅋㅋ 사랑이도 같이 봤는데ㅋㅋ 왜? 사랑이한테 들키면 안돼??”


“개솔ㄴㄴ”


“그럼 누군데ㅋㅋㅋ 썸녀??”


“아는 사람”


“에이 뭘 그렇게 감추시나??ㅋㅋ”


이걸로 끝으로 문자가 없다.

갑자기 자신의 이름이 언급된 건 문자를 보낸 시간이 자신이 문자 보낸 시간이랑 비슷하여 아마 동시에 문자를 보낸 건지 떠본 것 같았다.

사랑은 문자를 보고 오정이 자신뿐만 아니라 누구한테나 짧게 답장하고 씹어버린다는 사실이 약간의 위안이 됐다.

하지만 예전의 오정은 안 그랬다.

그때는 정말 자신의 문자 하나하나에 성의껏 답장했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았다.

이제 오정에게 사랑은 기은이나 다른 친구들과 똑같다는 것이다. 그러한 생각이 드니 왠지 열 받으면서도 더 신경 쓰였다.

그 후에도 몇 번 오정에게 문자를 보냈지만 돌아오는 것은 쌀쌀한 단답이었다.

간혹 이런저런 얘기를 문자로 하다보면 길어지기도 했지만 대부분이 짤막짤막 토막 난 문자들이었다.

그럴수록 더 오기가 생겨 계속 문자를 보내게 되었고 그렇게 알 수 없는 감정만 헤집어진 채 여름방학이 끝나가고 있었다.


여름방학이 끝나고 개학이 됐다.

다시 오랜만에 교복을 입고 거울 앞에 선 사랑은 평소보다 더 머리와 옷차림에 신경 쓴다.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 들뜬 마음도 있지만 만족할만한 모습으로 교실에 들어서고 싶었다.

방학동안 몇 번의 문자를 주고받았지만 계속 까칠하게 굴던 오정을 실제로 만나 그동안의 설움을 응징하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들뜬다.

물론 그것만은 아니지만.


기은과 함께 등굣길에 오르면서 그동안 못 봤던 친구들과 마주치며 마치 몇 년 만에 동창을 만난 듯한 반가움으로 안부를 주고받는다.

교실로 들어가 친구들과 수다 떨며 있다 보니 개학이라는 압박감이 잊어지는 듯 했다.

교실 문이 열릴 때 마다 들어오는 친구들을 보며 하나하나 반기기 바쁘다.

아침조회시간이 다가올 때 쯤 오정이 뭔가 불편한 표정으로 교실로 들어온다.

사랑은 오정을 보고 조용히 뒤로 돌아가 오정의 등 뒤에서 밀친다.


“야!!!”


갑자기 뒤에서 밀린 오정은 밀려나며 균형을 잃어 비틀거리다 겨우 균형을 잡고 미간을 찌푸리며 뒤를 돌아본다.


“야 너 누가 문자 씹으래?”


“뭐야??”


“누가 문자 씹으랬냐고!!”


“거 그러게 게임하느라 바빠 죽겠는데 왜 문자하고 난리야.”


사랑은 오정에게 다가가 발길질을 한다.


“야 죽고 싶냐?”


오정은 발길질을 가볍게 피한다.


“뭐야 이 짧은 다리는?”


사랑은 더 다가가 발길질 하지만 오정은 다시 피해버린다. 계속 발길질을 해대자 오정은 손을 쭉 뻗어 사랑의 발이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한다.


“거 짧은 다리로 애쓴다. 애써.”


사랑은 씩씩거리며 다가가려 하지만 도무지 거리가 좁혀지지 않는다.

그렇게 둘이 다투다 담임선생님이 들어오고 손을 놓고 자리로 돌아가려는 오정의 엉덩이를 걷어 차버린다.

오정은 ‘악’소리를 내며 뒤를 돌아 응징하려 하지만 자리에 앉으라는 담임선생님의 말에 ‘이따 보자’라는 눈빛을 보내며 자리에 앉는다.

사랑은 만족스럽게 자리로 돌아갔다.

단지 걷어찬 것에 대한 만족감은 아니었다.

방학동안 문자를 해와서인지 고백이후 둘 사이에 존재했던 알 수 없는 어색함이 사라졌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작가의말

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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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가을 -2년전 이야기- 18.02.23 79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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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외전 -형민이야기- 18.02.16 60 0 10쪽
26 또 다시 여름 -불청객- 18.02.15 84 0 15쪽
25 또 다시 여름 -비밀연애- 18.02.14 97 0 9쪽
24 또 다시 여름 -결국엔- 18.02.13 76 0 9쪽
23 또 다시 여름 -또 다른 고백- 18.02.12 54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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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외전 -석재이야기- 18.02.10 84 0 13쪽
20 또 다시 여름-바다(2)- 18.02.09 82 0 10쪽
19 또 다시 여름 -바다- 18.02.08 83 0 10쪽
18 또 다시 여름 -고백- 18.02.07 83 0 13쪽
17 또 다시 여름 -보충학습- 17.12.26 102 0 10쪽
16 또 다시 여름 -니전화번호- 17.12.25 78 0 10쪽
15 또 다시 여름 -쉬는날- +1 17.12.24 105 0 10쪽
14 또 다시 여름 -질투- 17.12.23 109 0 8쪽
13 또 다시 여름 -아르바이트(2)- 17.12.22 70 0 11쪽
12 또 다시 여름 -아르바이트- 17.12.21 99 0 17쪽
11 여름방학 외전 -사랑이야기(3)- 17.12.20 89 0 11쪽
» 여름방학 외전 -사랑이야기(2)- 17.12.19 85 0 9쪽
9 여름방학 외전 -사랑이야기(1)- 17.12.18 123 0 10쪽
8 여름방학 -첫데이트- 17.12.16 128 0 5쪽
7 여름방학 -재도전- 17.12.15 150 1 7쪽
6 여름방학 -머저리- 17.12.14 191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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