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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 님의 서재입니다.

첫사랑은 이루어진다

웹소설 > 자유연재 > 로맨스, 드라마

ceco
작품등록일 :
2017.12.09 20:07
최근연재일 :
2018.02.24 20:00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3,552
추천수 :
8
글자수 :
161,902

작성
18.02.1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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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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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또 다시 여름 -또 다른 고백-

DUMMY

“누나, 한 가지 물어봐도 되요?”


“뭘?”


“저한테 그러셨잖아요. 그럴 상황이 아니라고. 제가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그게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어요.”


“말한 그대로야. 난 연애 같은 거 할 그럴 여유가 없어.”


“도대체 얼마나 빡빡하게 살길래 그럴 여유가 없어요?”


“각자 나름의 사정이 있는 거지.”


“그러니까 그 사정이 뭔지 말 좀 해주면 안돼요? 전 도무지 이해가 안 가서 그래요.”


그녀는 걸음을 멈추고 경직된 표정으로 한숨을 푹 쉬면서 말했다.


“왜 내가 그런 거까지 일일이 말해야 되는데?”


“그니까 제가 납득을 못 하겠다고요. 그걸 모르니 누나를 어떻게 대해야할지도 모르겠고.”


“왜 자꾸 말귀를 못 알아들어? 싫다구!”


“뭐가 그렇게 싫은데요?”


“그냥 니가 싫다구! 난 너랑 사귈 맘 없어!”


“그럼 처음부터 싫다고 하지 왜 그렇게 말해요?”


“그만 좀 해!”


소리를 버럭 지르지만 거기에 굴하지 않았다.


“뭘요!”


“나 솔직히 너 이러는 거 부담스러워.”


“부담스럽다고요?”


“난 너랑 사귈 맘 없는데 왜 자꾸 그래? 아니 니가 날 좋아한다고 해도 그걸 왜 내 직장에서까지 티내면서 다니는데? 왜 내가 직장에서까지 너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야 하냐구? 넌 공과 사도 구분 못 해?”


“그게 그렇게 큰 잘못이에요?”


“넌 그냥 잠깐 하는 알바일지 모르겠지만 난 거기가 직장이야. 진지하게 일하고 있다구. 근데 넌 뭐야? 방학 때 잠깐 용돈벌이 하면서 덤으로 연애질이나 하려고 하는 거잖아? 난 아니란 말이야.”


“제가 시답잖은 연애질이나 하자고 그러는 줄 알아요?”


“그럼 뭔데? 니가 날 정말 좋아해? 나에 대해 얼마나 안다고?”


“꼭 그렇게 잘 알아야만 좋은 건 아니잖아요.”


“그만 좀 해. 나 좀 힘들게 하지마!”


그녀가 화를 내자 덩달아 울컥했다.


“힘들다구요? 뭐가 힘들어요? 힘든 쪽은 제 쪽 아니에요? 전 실연당했고 힘들어해야 할 쪽은 분명히 제 쪽 같은데 왜 그쪽이 힘들다 그래요? 그쪽은 거절한 입장이고 가슴 아프고 슬프고 눈물날거 같은 건 제 쪽인데 왜 그쪽에서 힘들다 하냐구요!”


술이 들어가니 결국 둘 다 감정이 폭발하였다. 진심을 몰라주는 그녀에게 서운했고 그녀 역시 참아왔던 것들을 드러냈다.

그녀는 말없이 나를 노려보았고 나 역시 그 쏘아대는 눈동자를 피하지 않고 마주했다.

그렇게 얼마나 서로를 쏘아보았을까? 그녀의 눈빛이 약간 촉촉해지는 것이 보였다.

그녀가 다시 말을 꺼냈다.


“니가 나의 뭘 보고 좋아하는지 모르겠지만 나 니가 생각하는 그런 여자 아니야.”


“누나가 어떤 여자든 상관없어요.”


“너 나 감당할 자신 있어?”


“그럴 자신도 없이 제가 고백한줄 알아요?”


“아니, 넌 나 감당 못해”


“제가 왜 못하는데요?”

“넌 나에 대해 모르잖아. 내가 어떤 앤지,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떤 각오로 살아가는지.”


“아니 그런 건 지금부터 알아 가면 되잖아요. 저한테 누나에 대해 알 기회를 주고 나서 그런 얘기해야 되는 거 아니에요?”


“쉽게 생각 하지마! 너 나 감당 못 해. 넌 아직 어리고 앞날이 창창하기 때문에 나 같은 거 감당 못 한다구!”


“저랑 한 살 차이 밖에 안 나잖아요? 누나는 얼마나 어른이라고 그래요? 도대체 뭐가 그렇게 문젠데요?”


“너 우리 주희 봤지?”


“주희가 왜요?”


“우리 주희 언니 딸 아니야. 내 딸이야.”아니 이게 무슨 소린가? 신종 거절법인가?


“무슨 말이에요?”


“내가 왜 이런 말까지 너한테 해야 되는지 모르겠다.”


“아니 무슨 말이냐고요.”


“주희 내가 낳았어.”


“그... 그럼 결혼하신 거에요?”


“아니 나 결혼도 안한 미혼모야. 그런데 니가 날 감당할 수 있겠어?”


순간 무슨 말이라도 내뱉고 싶은데 아무 말도 못했다. 머릿속이 복잡해서 섣부르게 대답을 할 수 없었다. 그런 내 반응을 보고 그녀는 더 세게 쏘아붙였다.


“거봐, 감당 안 되지? 연애? 나한테 그런 거 사치야. 주희 아버지가 될 각오 없으면 나한테...”


머릿속이 복잡해져 이것저것 생각하다 톡톡 쏘아대는 게 짜증나서 그냥 그녀를 와락 껴안아 버렸다.


“뭐하는 짓이야?”


“아 거참 되게 시끄럽네.”

그녀는 팔로 몸을 밀쳐내 내 품에서 빠져나가선 말했다.


“놔. 이거. 나 너 떼어놓으려고 장난치거나 거짓말 하는 거 아니야. 니가 그렇게 섣불리.....”


다시 한 번 그녀를 세게 껴안았다.


“이거 놓으....”


“뭐 이렇게 말이 많아요. 겨우 그런거 가지고. 난 그래봤자 그쪽이 좋은데.”


그녀는 밀쳐내려다 말고 멈칫했다.


일단 안긴 했지만 사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녀 입에서 나온 충격적인 얘기는 아닌척하지만 정말로 충격적이었고 정말로 만나야 하는지 고민되었다. 하지만 그 고민도 잠시, 그것보다는 그녀가 너무 안쓰러웠다. 그녀가 그렇게 가시를 세우고 나왔던 이유도 알 것 같았고 그 동안 품어왔던 모든 의문들의 조각이 맞춰졌다.

지금 안고 있는 이 여인의 상처가 너무도 가슴 아팠고 그동안 내 행동이 어쩌면 그녀에게 더 상처 받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더 아려왔다. 그래서 지금 이러면 안 되는지 알면서도 너무도 가녀린 여자를 꼭 안을 수밖에 없었다. 가시에 찔리는 한이 있더라도 그냥 그녀의 상처를 이렇게 덮어두고 싶었다.


그녀의 뒷머리를 조심스럽게 쓰다듬었다. 무슨 말을 해야 그녀의 상처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지 몰랐기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 말처럼 그녀에 대해 모르는 게 많았기에 어떤 말을 해도 섣부를 것이다. 그냥 조용히 파고드는 가시에 찔리고 있는 게 낫다.

그녀는 잠시 안겨 있다가 코를 훌쩍 거리기 시작했고 조용히 흐느끼는 게 느껴졌다.

조금씩 떨리는 그녀의 등을 토닥이니 그 떨림이 온몸으로 느껴졌다.

그렇게 그녀는 잠시 내 품에 안겨 울었다.


잠시 후 울음이 진정되었는지 조심스레 떨어졌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다시 걸어갔다. 그런 그녀의 걸음에 맞춰서 나란히 걸어갔다.

아무런 말없이 걸었다. 그러다 집 앞에 도착했고 그녀는 인사 없이 그냥 들어갔다.

들어가는 그녀의 모습을 그냥 바라보았다. 들어가고 나서도 한참을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다음 날 카페에 가니 사장님이랑 지권이형이 은근슬쩍 어제 데려다주면서 무슨 일 없냐고 물었다. 물론 아무 일없었고 그냥 집에만 데려다주고 왔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거짓말 하지 말라며 안 믿는 분위기였으나 거듭 부정하자 결국 그 둘은 남자도 아니라느니 쪼다라느니 고자 아니냐느니 별 희괴한 소리를 하면서 나무라기도 하고 조언해준답시고 여러 가지 말들을 해댔다.


어제는 분명 별일 없긴 했지만 그렇다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 결과로 우리 둘 사이에 분명한 변화가 있었다. 그녀가 가시를 잔뜩 세우며 자신을 드러낸 날 그 가시마저 품에 안은 후, 그전처럼 마냥 가시세우며 대하지 않았다. 대신에 이제는 피하는 느낌이 들었다.

가끔 일하다 눈이 마주치면 그전에는 무표정에 눈이 마주치면 마주친 건가보다 했지만 지금은 눈을 피했다.

저번에 고백했다가 차였을 때도 피하는 느낌은 들었지만 그때는 무시하는 느낌이 이었다면 이번에는 피한다는 느낌이랄까?


남들한테 말 못하는 자신의 비밀을 털어놔서 그런 건가?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지만 기분 나쁜 느낌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때의 상황으로 보아 고백을 받아준 것도 아니고 확실하게 거절한 것도 아니었기에 더 이상 뭘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다.

다시 한 번 확실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으나 사실 솔직히 말하자면 아직 마음의 준비가 덜 돼있다.

그 순간 덜컥 안아버렸지만 그녀에게 연애란 또래들과 달랐고 나 역시 그녀와 연애하기엔 마음의 준비가 필요했다.

이 나이에 그 어떤 누가 쉽게 아빠가 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그것도 내 핏줄이 아닌 남의 자식을. 당연히 쉽게 결정 내릴 수 없었다.

그녀가 너무도 좋지만 다시 사귀자는 말은 쉽게 꺼내지 못 했다.

그저 평소처럼 그녀를 대했다. 지금 할 수 있는 건 이것밖에 없다.


그렇게 2주일이 지났다.

처음엔 피하던 그녀도 조금씩 평소처럼 돌아오고 있었다.

처음 며칠은 집에 갈 때도 따로 가고 말도 별로 안 했지만 그냥 평소처럼 대하는 모습을 어떤 의미로 받아들였는지 모르겠지만 그녀도 조금씩 원래대로 돌아갔다.

1주일쯤 지나고 다시 집에 같이 가기 시작했고 열흘쯤 지나서부터는 방과 후 보충학습도 다시 시작했다.

우리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일 끝난 뒤 커피를 내리고 그것을 맛보며 품평을 한 뒤 집에 같이 가면서 잡담하고 웃고 떠들었다.

하지만 왠지 뭔가 그전과 달랐다.

평소와 같다기보다는 그녀가 애쓰는 것 같았다.

자신의 치부를 들어냈던 일을 술 먹고 저지른 실수쯤으로 치부해버리려는 느낌이랄까?

아니 어쩌면 더 이상 자신을 흔들지 말라는 경고의 메세지일지도 모른다.

자신도 불편한건 싫으니까 그냥 이정도 거리만 유지하라는 경고의 메세지.

지금 경고를 무시하고 한 발 내딛으려면 여태껏 느껴본 적 없는 규모의 책임감이란 짐을 어깨에 매야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우리 사이엔 보이지 않는 미묘한 선이 있었고 그 선을 두고 갈팡질팡하고 있었다.

그것은 예전에 사랑이와 하던 썸과는 다른 것이었다. 그때는 눈치게임 이었다면 지금은 마피아 게임 같았다.


우리는 매일, 같이 집에 가면서 썸타는 남녀처럼 그 선을 맴돌았다.

어찌됐든 여전히 그녀가 좋았고 그녀도 날 밀어내려고만 하지 않았다.


작가의말

레알임?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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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은 이루어진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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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가을 -장벽- 18.02.24 66 0 11쪽
34 가을 -2년전 이야기- 18.02.23 78 0 10쪽
33 가을 -축제(2)- 18.02.22 115 0 12쪽
32 가을 -축제- 18.02.21 72 0 11쪽
31 가을 -개강- 18.02.20 84 0 11쪽
30 또 다시 여름 -나들이- 18.02.19 88 0 12쪽
29 또 다시 여름 -화해- 18.02.18 50 0 9쪽
28 외전 -형민이야기(2)- 18.02.17 73 0 11쪽
27 외전 -형민이야기- 18.02.16 60 0 10쪽
26 또 다시 여름 -불청객- 18.02.15 84 0 15쪽
25 또 다시 여름 -비밀연애- 18.02.14 97 0 9쪽
24 또 다시 여름 -결국엔- 18.02.13 76 0 9쪽
» 또 다시 여름 -또 다른 고백- 18.02.12 54 0 10쪽
22 또 다시 여름-회식- 18.02.11 77 0 11쪽
21 외전 -석재이야기- 18.02.10 84 0 13쪽
20 또 다시 여름-바다(2)- 18.02.09 82 0 10쪽
19 또 다시 여름 -바다- 18.02.08 82 0 10쪽
18 또 다시 여름 -고백- 18.02.07 82 0 13쪽
17 또 다시 여름 -보충학습- 17.12.26 101 0 10쪽
16 또 다시 여름 -니전화번호- 17.12.25 78 0 10쪽
15 또 다시 여름 -쉬는날- +1 17.12.24 105 0 10쪽
14 또 다시 여름 -질투- 17.12.23 109 0 8쪽
13 또 다시 여름 -아르바이트(2)- 17.12.22 69 0 11쪽
12 또 다시 여름 -아르바이트- 17.12.21 99 0 17쪽
11 여름방학 외전 -사랑이야기(3)- 17.12.20 89 0 11쪽
10 여름방학 외전 -사랑이야기(2)- 17.12.19 84 0 9쪽
9 여름방학 외전 -사랑이야기(1)- 17.12.18 122 0 10쪽
8 여름방학 -첫데이트- 17.12.16 128 0 5쪽
7 여름방학 -재도전- 17.12.15 150 1 7쪽
6 여름방학 -머저리- 17.12.14 191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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